210510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2주 연속 '선두'… 이준석 추격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최근 '2030세대 대변인'을 자처하며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차지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기관 PNR에 의뢰해 5월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경원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서 18.5%를 기록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주 실시된 조사에 이어 2주 연속 선두를 지켰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히자마자 적합도 13.9%로 2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3위는 내주 공식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11.9%)가 차지했다. 뒤이어 김웅 의원(8.2%), 홍문표 의원(5.1%), 조경태 의원(4.4%), 조해진 의원(3.1%), 권영세 의원(2.0%), 윤영석 의원(1.7%) 순이었다. 그외 인물(2.5%), 없음(17.6%), 잘모름·무응답(11.1%) 응답도 있다.
세대별로 보면 나경원 전 의원은 60대 이상과 30대에서 큰 지지를 받았다. 나경원 전 의원은 60대 이상에서 23.1%, 30대에서 20.7%로 각각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나머지 세대에서도 다른 후보들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으나 20대에서만큼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20대(만 18~19세 포함)에서 20.4%의 지지를 얻어 나경원 전 의원(11.3%)을 제쳤다.
성별로는 남성들 사이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20.0%)이 나경원 전 의원(19.6%)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고, 여성들 사이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17.4%)의 지지 비율이 이준석 전 최고위원(7.8%)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반(反) 페미니즘 정서'를 두고 한 달 가까이 논쟁을 벌여온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행보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당 대표 출마 결심 이유로도 젠더 이슈를 꼽으며 "제가 85년생인데 제 나이대에서도 '여자이기 때문에 너는 대학 가지마' 소리 들은 경우가 거의 없다. 2030 이슈에 특화된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경원 전 의원(28.6%), 주호영 전 원내대표(18.4%), 이준석 전 최고위원(17.2%), 김웅 의원(10.4%) 순으로 적합도가 높았다. 국민의당 지지층의 선택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 전화조사 무선 100%(휴대전화 RDD 100%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6%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2021년 3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 가중)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野 ‘1+3 낙마론’ 고수… ‘民心이냐 文心이냐’ 고심 깊은 與
더불어민주당이 5월 9일 장관 후보자 3명의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 시한을 하루 앞두고 고심에 빠졌다. 청와대가 국정운영 지지율 반등을 위해 꺼내 든 4·16 개각 카드를 외면하자니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고, 야당 반대를 무릅쓰고 처리하자니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부적격 후보자들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고위 당정청 협의회 참석을 앞두고 지도부 의견을 수렴하는 등 시종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를 5월 10일까지 채택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송부해야 한다. 이와 관련, 당정은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청문 정국 해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박완주 정책위의장, 윤관석 사무총장 등이 자리했다. 정부 측에서는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청와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세 후보자에 대해 절대 수용 불가라며 ‘부적격’ 판정을 내린 만큼 민주당이 야당 협조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들은 물론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도 낙마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굳히며 대여 강공 모드의 고삐를 죄고 있다.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지난 5월 7일 국회 논평에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격’ 후보자들의 실체가 낱낱이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희석 대변인은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후보자 5명 전원 임명 강행은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오고, 청와대 역시 누구를 낙마시킬지 고민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며 “집권여당과 청와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야당 동의 없이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는 방안, 그리고 일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거나 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떤 선택도 민주당에 정치적 부담될 수밖에 없다. 야당 동의 없이 각종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들의 청문 보고서를 단독 채택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일부 또는 전체 낙마로 가닥을 잡을 경우 문 대통령의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임기말 당·청 관계가 흔들리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힘들어지고, 차기 대선 국면에서 정권재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당내 의견은 분분하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노형욱 후보자와 박준영 후보자는 야당이 제기한 의혹에 해명이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임혜숙 후보자는 본인이 직접 걸린 문제여서 당 차원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박준영 후보자와 임혜숙 후보자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당에도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세 후보자 모두에게 부적합 판정을 내려야 한다”며 “적합한 사람을 찾아보면 왜 없겠나”라고 했다. 장관 후보자 인선이 실패했다는 뜻이다. 그는 다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어서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정이 이러니 송영길 대표도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송영길 대표가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앞두고 지도부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내 달라고 요청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송영길 대표가 일차적으로 현황을 파악했으니 내일(5월 10일) 의원총회 이후 입장을 정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협치 거목'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마지막길… 여야 넘나든 애도행렬
5월 9일 서울 건국대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는 좌우명대로 여야를 뛰어넘어 생전 '협치·통합 정신'을 평가하며 '한또'라는 별칭으로 불렸던 고인의 생전 모습을 추억했다. 여당에서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시절의 총리로서 IMF 국난 극복에 나섰던 기억을 주로 끄집어내기도 했다.
정치권의 이날 조문은 여야가 인사청문 정국에서 극심한 대치를 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이날 빈소 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자리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도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조화도 오후 늦게 빈소 안에 놓였다. 전직 국무총리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역시 총리 출신으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황교안 전 대표의 조화도 복도에 자리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초당적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빈소를 찾은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이한동 전 총리와 초선 의원일 때 처음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하며 "까탈스러운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신 게 후배로서 기억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남기 총리 대행은 "IMF 위기를 막 극복할 때 2년 이상 총리로서 경제·사회부처의 정책과제를 잘 조율하고 아울렀던 유능한 총리로 기억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조문을 마친 뒤 "국무총리로 계실 때 외교통상부 차관으로 근무했다"며 "모든 일을 시원시원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조문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복심이었던 박지원 국정원장도 빈소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영민 실장을 통해 "우리나라 정치에서 통합의 큰 흔적을 남기고 지도력을 발휘한 이한동 전 총리님을 기리고,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해달라"는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송영길 대표는 "통합의 정신을 실천해주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여야가 항상 서로 어우러지고 의견이 달라도 대화하고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걸 꺼려 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정치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라며 "그런 모습을 다시 복원하게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한동 전 총리도 지금의 정치를 좀 안타깝게 생각하시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여야간 협치를 잘 해주셨던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별안간에 돌아가셨다고 해 마음이 아프다"며 "정치가 갈수록 각박해지는 데 이한동 전 총리 같은 분의 정치력이 정말 아쉽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5월 10일 오후에 조문할 예정이다. 이한동 전 총리가 16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시절 보좌진으로 국회에 첫발을 디딘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상주 격으로 빈소를 지켰다.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과 이한동 전 총리 고향인 경기도 포천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 김학용·김영우·김을동 전 의원 등도 빈소를 찾았다.
재계의 추모도 잇따랐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고인의 사위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명의의 조화 등이 놓여있었다. 이한동 전 총리는 지난 5월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발인은 5월 11일 6시, 장지는 대전현충원이 유력하나 국가보훈처의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절차가 남은 상태라고 이한동 전 총리측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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