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연구팀 ‘인더스 문명, 종전 5500년 전보다 이른 최소 8000년 전 시작’
논문 네이처에 발표...“인더스 문명 쇠퇴, 기후 변화 때문”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인더스 문명이 최소한 8000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인도 최대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TOI)가
29일자에서 1면 톱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인도 동북부 웨스트 벵갈(West Bengal)주 카라그푸르(Kharagpur)
인도공과대학(IIT)과 인도 고고학연구소(ASI)가 지난 25일 발간된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
인더스 문명이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5500년 전이 아닌
최소한 8000년 전에 시작됐다며 이는 이집트(BC 7000~3000년)
·메소포타미아(BC 6500~3100년) 문명보다 이른 시기라고 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인더스 문명의 선(Pre·先) 하라파(Harappan) 시기가 최소한
1000년 동안 지속됐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와 함께 3000년 전 이 문명의 쇠퇴 이유가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인더스 문명은 파키스탄 펀자브(Punjab)주 하라파에서
최초로 유적지가 발견돼 하라파 문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신문은 이번 연구로 문명 발상지의 연표를 재작성해야 할지 모른다도 했다.
아닌디야 사르카르(Anindya Sarkar) 카라그푸르 IIT 지질·지구 물리학과 학과장은
발견된 토기의 파편에 대해 광자극 냉광(Optically Stimulated Luminescence)
방법으로 연대를 측정한 결과, 초기 하라판 문명은 6000년 가까이,
선 하라판 시기는 8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했다.
연구팀은 아울러 인더스 문명이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파키스탄 펀자브주
하라파와 신드(Sindh)주 모헨조 다로(Mohenjo Daro),
인도 중서부 구자라트(Gujarat)주 로탈(Lothal)과 돌라비라(Dholavira),
라자스탄(Rajasthan)주 칼리반간(Kalibangan)뿐 아니라
수도권 하리야나(Haryana)주 비라나(Bhirrana)·
라키가리(Rakhigarrhi) 지역에서도 꽃을 피웠다고 했다.
비라나 발굴현장에서는 소·염소·사슴·영양 등의 뼈·치아·각골 등이 발굴됐다.
연구팀은 이 유물의 산소 동위원소 조성을 탄소 14를 통해 분석,
기후와 인더스 문명 발달의 상관성을 밝혀냈다.
이에 따르면 지금부터 7000~9000년 전에는
우기 몬순의 강우량이 많아 선 하라파 문명이 시작된 가가르 하크라(Ghaggar-Hakra)
강 주변은 농업과 정착을 하기에 적합한 조건이었다.
이에 중기 하라파 문명 시기에는 도시화가 상당히 진행됐고 직물과 공예가 매우 발달했다.
하지만 7000년 전부터는 몬순기의 강수량이 적어지기 시작해 인구가 줄고
정주지를 포기하는 탈도시화 현상이 나타났다. 토기에 새겨진 기호로
인류 최초의 추정되는 문자도 사라지게 된다.
주민들은 강수량에 맞춰 밀·보리 등 알곡이 큰 작물 대신 가뭄에
강한 쌀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수확량 감소에 따라 후기 하라파 시기에는 중기 때 나타난
정착지 단위의 저장시설 대신 개개 가구별 농작물 처리와 저장 시스템이 발달했고,
이는 탈 도시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인더스 문명이 갑자기 붕괴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쇠퇴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