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은 태생적으로 우수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다. 어릴 때 부터 착실히 공부해 의대에
진학하고 주위의 부러움을 받으며 젊음을 바쳐
예과 2년 졸업후 본과 4년의 학부생활을 마친 뒤 국가고시를 응시하고 합격해야 의사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의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의사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인턴 1년과
레지던트 4년의 전공의 과정을 밟는 의사선생님들이 대다수이다.
단순 겉으로만 볼때는 의사가 되는 과정이 무척 간단하고 의사면허증만 취득하면 될 것처럼 보이는 부분들도 있지만, 의사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꽤 길고 힘든 시간을 겪어 내야한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의사가 되어 남을 돕는 보람으로 일해 왔는데 국민들의 존경을 받기는 커녕 이유도 모르게 모욕적인 취급이나 당하는 의사들을 보니 딱하게 보인다.
이는 연봉 십억을 줘도 지방 의사가 없다는 뉴스나 의료진 부족으로 응급실에서 문전박대 당한
환자가 앰뷸런스 타고 뺑뺑이 돌다 사망했다는
뉴스 등을 보고 국민의 분노가 차곡차곡 쌓인 게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의사들 중에는 이 힘든 일을 하는 것이 꼭 경제적 안정성 때문이라기 보다 의사라는 직업이 남을
돕는 일이어서 다른 어떤 직업보다 보람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막상 진료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의 삶은 그리 행복해 보이질 않는다.
가끔 언론매체 등에서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직업 만족도'
를 조사해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놀랍게도 의사들의 직업만족도가 거의 모든 직종 사람들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그들의 직업만족도가 낮은 이유를 주로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과 의사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 인식'에 둔다. 이것이 맞는
판단인지 아닌지는 일단 제쳐두고라도,
그동안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의료계와 정부와의 갈등이나, 날로 증가하는 의료분쟁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런 이유가 저절로 개선되고, 그래서 의사들의 직업만족도가 더불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느냐이다.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의사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들 스스로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은 없는 것인가?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대부분 의과대학들에서는 의학지식과 기술 못지않게 인성을 기르는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의사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학 내지 의료의 본질, 그리고 의료윤리를 포함한 직업전문성, 등 소위 '의료인문학' 관련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고 그 일에 종사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고 하고 있다.
안도현 시인의 시(詩) 중에 단 세 줄짜리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있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너는/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이 짧은 시는
무엇이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사람들 마음에 참으로 긴 여운을 남기는 시로 유명하다.
의사라는 직업이야말로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매일 매일 그 누군가에게 뜨거운 감동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직업이다. 이보다 더 가치 있고 '행복한' 직업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