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3기 신도시 본격 공급을 앞두고 공공택지의 아파트 민간분양 몫에서 임대주택을 더 짓게 하는 방침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전세난 해소에 고민이 큰 정부가 임대주택 물량 늘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3기 신도시 고양 창릉지구 모습. [연합]
정부가 3기 신도시 본격 공급을 앞두고 공공택지의 아파트 민간분양 몫에서 임대주택을 더 짓게 하는 방침을 내놨다. 시장에서는 전세난 해소에 고민이 큰 정부가 임대주택 물량 늘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4분의 1값 아파트’인 지분적립형 주택의 3기 신도시 공급 논의도 진행하고 있어, 이에 따라 3기 신도시의 민간 분양 규모가 더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임대주택 공급 실적이 많은 건설사에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공동주택 용지를 우선 공급한다. 기존에는 단순 추첨을 통해 공급돼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하는 이른바 ‘벌떼 입찰’ 등 편법이 발생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민간분양 아파트용지를 ▷공공임대주택건설 의무화 ▷공모 리츠를 통한 국민과 이익공유 ▷설계공모전을 통한 특화설계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평가제로 선정할 방침이다.
내년에 공급되는 용지의 30%선에 이같은 경쟁 방식을 적용하고 오는 2024년까지 전체의 60%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렇게 만들어진 임대주택은 민간분양 주택과 구별되지 않도록 무작위로 동·호수를 선정하고 매입해 공공임대 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내달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내 임대주택 비율은 최소 35%다. 현재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공공택지를 조성할 때 전체 공급량의 최소 35%를 공공임대로 지어야 한다. 남양주 왕숙1·2(6만6,000가구), 고양 창릉(3만8,000가구), 하남 교산(3만2,000가구), 부천 대장(2만가구), 인천 계양(1만7,000가구) 등 공급물량 총 17만3,000가구 중 6만가구 이상이 임대주택 물량인 것이다.
전체 공급량의 25%인 4만3,000가구는 공공분양 몫이고, 나머지가 40%인 6만9,000가구가 민간분양 분이다.
향후 민간 분양 아파트 용지를 공급받으면 임대주택을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민간분양 몫에서 임대주택이 더 늘어나게 된다.
일각에서는 임대주택이 더 늘어나면 분양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난 해소 방안을 두고 고민이 큰 정부 입장에서는 3기 신도시에 공공임대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주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반면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자들은 청약 경쟁률 상승 등으로 임대주택이 확대되는 것에 반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새로운 개념의 주택 공급방식인 지분적립형 주택을 3기 신도시에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8·4 부동산 대책에서 ‘로또 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주 때 일부만 내고, 거주하면서 지분을 사는 지분적립형 주택을 서울 도심 부지에 시범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28년까지 지분적립형 주택 1만7,000가구를 공급할 방침이다.
최근 초기 자금이 부족한 2030세대의 내집 마련 수단으로 지분적립형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3기 신도시 내 도입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지분적립형 주택은 8·4 대책 때 서울시 중심으로 검토 중이고 유사한 형태를 3기 신도시 할 때 구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3기 신도시가 준공될 때 다양한 임대주택의 새로운 모습이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관련 법령이 마련되면 서울시 외 다른 지역에서도 지분적립형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분적립형 주택을 도입하려면 관련 법령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다른 지자체도 필요하다면 서울시처럼 지분적립형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원:헤럴드경제 2020.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