龜溪 高祖할아버지의 遺訓
-거북이 같이 느리지만 여유 있게 흐르는 시냇가의 물과 같이 매우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 주시는 말씀을 기억하자.-
무릇 사람은 책을 읽어야하며, 독서법은 고전을 읽은 다음에 실용문장을 읽을 것이며, 한갓 넓게 보기보다는 그 뜻을 요약할 수 있어야한다.
글은 한갓 읽는 것만이 귀한 것이 아니요, 먼저 성현(聖賢)의 말씀을 더욱 힘써 행하는 것이 곧 참되고 바른 학문이니라.
사람은 짐짓 그 몸가짐을 삼가해야한다. 군자(君子)는 몸가짐을 삼가는 것이 가장 큰 것이라고 했느니라.
사람의 기질은 바뀔 수 있으니, 편협한 곳은 바르게 하고, 가벼운 곳은 무겁게 하며, 게으른 곳은 부지런케 하고 모진 곳은 부드럽게 고칠지니라.
사람의 처세(處世)는 안으로는 깨끗하고 밝게 하고 밖으로는 부드럽게 하여 매사에 착오가 없고 원망을 듣지 않아야 하느니라.
집을 다스림에는 모든 관계 간에 언제나 인정과 뜻을 두텁게 하여 부드럽고 온화한 말로 서로 권면하고 서로 화목함으로 가정의 복을 이루어야 되느니라.
부지런히 공부를 하도록 어린이를 가르치되, 성질이 급하고 성냄을 없이하고 수다스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집을 다스리는데 먼저 할 일이니라.
술은 사람의 성질을 쳐서 미치게 하는 약이니, 과하게 마시면 안으로는 마음이 거칠고 바깥으론 위엄이 떨어지게 되므로 경계를 깊이 해야 함이니라.
시(詩)는 사람의 성정(性情)을 나타냄이니 비록 버리지 못할 것이나, 너무 한길로 빠져 들어가면 심지(心志)를 상하게 할지니, 술은 넘치면 반드시 생명을 해치고 시(詩)는 너무 즐기면 혹 방탕하기 쉽게 됨을 잊지 않았노라.
사람의 욕심은 재물과 여자를 탐하게 하고, 사람을 해치는 것도 이것이니, 이는 행실과 몸을 상하게 하는지라, 이 두 가지 욕심을 능히 극복할 수 있음은 착한 자의 큰 용기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느니라.
사람은 능히 사람의 도리를 다한 연후에 바야흐로 사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니, 만약 사람의 형체만 갖추고 사람의 도리를 행하지 못하면 비록 八·九十세를 산다하여도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아니함만 같지 못하니라.
<원문>
사람은 글을 읽지 아니해서는 아니 되며, 책을 읽되 함부로 읽어서는 아니 된다.
독서의 법은 모름지기 먼저 四書와 六經을 읽은 다음에 제자백가의 문장을 읽을 것이니라.
한갓 넓게 보기만 힘쓰면 유익함이 없을 것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요약함에 있다.
넓게 아는 것은 모든 이치에 통달함이요, 요약함은 마음을 바르게 하느니라.
글은 한갓 읽는 것만이 귀한 것이 아니요, 먼저 성현(聖賢)의 말씀을 체험하여 나의 행함이 합당하고 합당하지 아니함을 살펴서, 합당치 못하면 고치고 합당하면 더욱 힘써 행하는 것이 곧 참되고 바른 학문이니라.
사람의 몸가짐은 삼가지 아니 해서는 아니 되나니, 孔子도 말씀하시기를 君子는 모든 일에 삼가지 아니하는 곳이 없으나, 몸가짐을 삼가는 것이 가장 큰 것이라고 했느니라.
사람의 기질(氣質)은 변화하는 것이니 나의 기질의 편협한 곳을 살펴서 바르게 하되, 가벼운 곳은 무겁게 하고, 게으른 곳은 부지런케 하고 모진 곳은 부드럽게 고칠지니라.
사람이 처세(處世)를 함에 있어 안으로는 정명(精明)하고 밖으로는 부드럽고 후할 것이니 속이 정명하지 못하면 매사에 착오가 많고 바깥으로 부드럽고 후하지 못하면 원망을 듣기가 쉬우느니라.
집을 다스리는 데에도 法이 있나니 父子之間과 형제지간과 夫婦지간에도 언제나 인정과 뜻을 두텁게 하여 비록 약간의 잘못이 있더라도 아랫사람은 부드럽게 윗사람에게 간(諫)하고 윗사람은 온화하게 아랫사람을 타이르면, 서로 화목함을 잃지 않을 것이니 화목하고 순한 것이 가정의 복이 되느니라.
윗대를 받드는 도리는 제사가 가장 중요한 것이니 자손의 성의가 있고 없음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물질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니라. 만약 마음이 정성스럽지 않으면 비록 진수성찬을 제사상에 차렸더라도 귀신이 흠향치 않을 것이니 제사를 지내지 아니함만 같지 못하니라.
부지런히 공부를 하고 바깥 유혹을 금하게 하는 것이 어린이를 가르치는 가장 좋은 법이요. 성질이 급하고 성냄을 없이하고 수다스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집을 다스리는데 먼저 할 일이니라.
술은 사람의 성질을 쳐서 미치게 하는 약이니, 만약 과하게 마시면 선비의 행실이 땅에 떨어져서 안으로는 마음이 거칠고 바깥으론 위의(威儀)가 떨어지게 되고, 적으면 망신을 당하고 크면 패가를 하나니, 하우(夏禹)도 사랑하던 의적(儀狄)을 멀리 한 것은 경계함이 깊으니라.
詩는 사람의 성정(性情)을 나타냄이니 비록 버리지 못할 것이나, 너무 한길로 빠져 들어가면 또한 심지(心志)를 상하게 할지니, 내가 옛적 수학(修學) 할 때에 스승께서 항상 나에게 경계하시기를 술은 생명을 보호할 것 같으나, 넘치면 반드시 생명을 해치고 詩는 본래 성정을 화창하게 하는 것이나, 너무 즐기면 혹 방탕하기 쉽다하였기로 나는 이제까지 잊지 않고 있노라.
사람의 욕심은 재물과 여자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없으며, 사람을 해치는 것도 재물과 女色보다 더 큰 것이 없나니, 세상에는 재물을 대하면 행실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色에 임해서는 몸을 생각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많은지라, 그러므로 사람의 착하고 착하지 아니함을 보려면 먼저 재물과 여색에 대한 것으로 경험을 해 볼 것이나, 이 두 가지 욕심을 능히 극복할 수 있음은 큰 용기가 아니고는 할 수 없느니라.
사람은 능히 사람의 도리를 다한 연후에 바야흐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니 孟子의 말씀에 어진사람의 자취를 밟아서 행하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니라. 만약 사람의 형체만 갖추고 사람의 도리를 행하지 못하면 비록 八·九十세를 산다하여도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아니함만 같지 못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