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를 거치면서 해방과 전쟁을 겪은 세대로 어머니의 삶을 지키며 삶의 한을 아라리로 풀어내는 해학의 미를 소유한 진정한 소리꾼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항상 들었던 정형화된 아라리가 아닌, 삶속에서 아라리를 읊어내는 할머니의 구성진 아라리는 맘속에 깊이 남을 것입니다. 정선아리랑 명창/토종소리꾼/전옥선할머니 (꽃날 바람의 선율방에 올라온 글 그대로 옮김) ♣정선아라리는 한을 넘어서는 미학이다. 그 소리는 가슴에 어린한이 응어리를 삭이고 정한을 풀어내는 카타르시스 작용과도 같다. 정선 땅에 사는 사람들이 유달리 아리랑에 애착을 갖는 이유는 이들의 삶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쓸쓸하고 피곤한 삶을 엮어 풀어나가던 소리가 아리랑 이었다. 명창이나 소리꾼이라는 이름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아리랑과 산골마을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아리랑이 다른점은 가사의 내용이 아니라 삶에서 우러나는 소리의 맛이다. 나는 정선 땅 곳곳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누룽지 맛 같은 구수한 아리랑을 많이 들어왔다. 그래서 어디가면 누가 어떤 맛이 나는 아리랑을 부르는가 하는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어쩌면 이들은 지금의 소리꾼들이 있게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소리를 귀 동냥으로 배우면서부터 소리꾼들은 아리랑에 빠져들었다. 내가 만난 정선의 할머니 가운데 구수한 누룽지 맛이 우러나는 대표적인 사람은 정선군 북평면 나전2리 장평마을의 전옥선(全玉仙)할머니다. 투박한 소리 뿐만 아니라 변화 무쌍한 얼굴 표정으로 엮어가는 가사 해설 또한 일품이다.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에 가득한 주름살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욕심없이 살아온 토박이의 삶을 일게 해준다. 그녀는 1925년 정선군 북면 숙암리 벗밭이라는 골짜기에서 아버지 전문여와 어머니 정복덕의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하나 뿐인 자식이다 보니 딸이어도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컸다. 두메산골 마을 벗밭에 살면서 어려서부터 접한 소리가 바로 정선아라리였다. “매일 낭구하러 산에 올라가는 나무꾼들이 지게 작대기로 태장이를 치면서 부르는 아리랑을 들었지요. 듣고시리 따라 해보니 재미시럽길래 배운거래요” 그녀 자신의 삶이 애정해서인지 들으며 배운 정선아라리를 입에 달고 다녔다. 열 여섯 살에 시집을 가 진부면으로 이사를 했지만 고향땅을 떠나서는 살지 못했다. 칠십평생 살아온 삶은 아리랑과 함께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곡절이 많은 삶을 살았기에 더욱 그랬다. 그녀는 요즘도 새벽녘이면 밭일을 나갈 정도로 건강하다. 일손을 놓지 않고 사는 것은 몇푼 이라도 더 벌려고 하는 탓도 있지만 멀리 정선 땅 곳곳을 다니면서 평생 소리처럼 친숙한 땅을 벗하고픈 마음 때문일 것이다. 여기저기서 일하러 온 할머니들과 김도매고 배추도 심고하면서 아리랑을 부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녀는 무대에 서 본적도 없고 특별히 좋아하는 가사도 따로 없다. “해보면 재미시러워 싹다 좋아하지요” 모든 가사를 다 좋아한다는 그녀가 들려주는 아리랑은 들어도 들어도 끝이 나질 않는다. 몇 년 전인가. 나는 민국의 민요학자인 로버트 레이글과 함께 그녀를 찾아간 적이 있다. 구구절절한 아리랑을 네시간 넘게 녹음을 했지만 총기가 넘치고 자세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소리에 푹 빠져 들어 가는것이었다. 얼굴에 파인 깊은 주름살도 펴져가는 것만 같았다. 녹음테이프가 떨어져 아쉬워하는 내게 머릿속에 잔뜩 담아가라고 했다. 세계 곳곳의 민요를 찾아 지구촌 곳곳을 두루 다녀 본 그 미국인은 이렇게 오래 이어지는 토속민요는 자기가 가 본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KBS ‘6시 내고향’ ‘다큐멘타리-한을 노래하며’와 교육방송 등에 출연한 뒤로 멋이 들어가지 않은 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서울, 부산 등지에서 사람들이 이따금씩 찾아오기도 한다. 전옥선 할머니의 아리랑은 땅의 느낌처럼 푸근한 둥글게 와 닿기에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이다. ♣ 글 출처 : 정선아리랑 찾아가세 정선 아리랑 가사 (정선아리랑 가사는 파생가사가 많아서 조금씩 다를 수 있답니다)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너 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명사십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며 모춘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울어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 넘겨 주게. 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싸이지 잠시잠간 임그리워서 나는 못살겠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정선의 구명은 무릉도원(武陵桃源) 아니냐. 무릉도원은 어데 가고서 산만 충충하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아질아질 성마령이 야속하다 관음베루 지옥같은 정선읍내 10년간들 어이 가리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아질아질 꽃베루 지루하다 성마령 지옥같은 이 정선을 누굴따라 나 여기왔나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금전을 주어도 세월은 못사나니 알뜰한 세월을 허송치 맙시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청춘도 늙기 쉽고 늙으면 죽기도 쉬운데 호호백발 되기 전에 부지런히 일하세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시집 온지 사흘만에 바가지 장단을 쳤더니 시아버지가 나오시더니 엉덩이 춤만 추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시어머니 죽어지니 안방 넓어 좋더니 보리방아 물 줘보니 시어머니 생각나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오동나무 팔모반에 사기잔을 놓고서 가는 손 오는 손님들 만족히나 들고 가시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삭달가지를 똑똑 꺾어서 군불을 때고서 중방 밑이 다타도록 놀다가 가세요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신발 벗고 못 갈곳은 참밤나무 밑이요 돈 없이 못 갈곳은 행화촌(杏花村)이로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술 잘먹고 돈 잘 쓸 때는 금수강산일러니 술 못먹고 돈 떨어지니 적막강산(寂寞江山)일세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세월아 네월아 나달 봄철아 오고 가지 말아라 알뜰한 이팔 청춘이 다 늙어를 간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월미봉 살구 나무도 고목이 덜컥 된다면 오던새 그 나비도 되돌아 간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높은산 정상 말랑에 단독이나 선나무 날과야 같이로만 외로이만 섰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명사십리(明沙十里) 해당화야 꽃진다고 슬퍼말아라 공동묘지 가신 낭군은 명년(明年)에도 못온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물 한 동이 여다 놓고서 물그림자 보니는 촌살림 하기는 정말 원통 하구나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강물은 돌고돌아 바다로 나 가지요 이 내몸은 돌고돌아 어디로 가나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엮음 아리랑 우리댁의 서방님은 잘 났던지 못 났던지 얽어매고 찍어매고 장치다리 곰배팔이 헐게 눈에 노가지 나무 뻐덕지게 부끔떡 세 쪼각을 새뿔에 바싹 매달고 엽전 석냥 옷집지고 강릉(江陵) 삼척(三陟)으로 소금사러 가셨는 데 백복령 구비구비 부디 잘다녀 오세요.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자자 봉봉에 칠성단을 모아놓고 겉돈벌라고 산제불공을 말고서 힘대힘대 일을하여 자수성가 합시다.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날넘겨 주게
첫댓글 펌글로 편집해 봤습니다.
오늘에사 귀 기울여 들어 봅니다....^^*
어쩜 이렇게 정갈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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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에사 귀 기울여 들어 봅니다....^^*
어쩜 이렇게 정갈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