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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용산 참사가 일어날 뻔 했습니다. 그것도 주민, 한 여성이 죽을 뻔 했습니다. 위험한 지형이라 사람들이 경찰에게 계속 경고를 줬음에도 불구, 경찰은 다리 난간에 앉은 여성을 팔꿈치로 밀었습니다. 비디오(링크)를 보면 안 믿길 정도입니다. 그 경찰 그 난간을 볼 수 있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위태로운 난간에 앉은 여성을 팔꿈치로 밀어요? 인명보다는 하달받은 직무를 중요시하는 기계가 된 오늘 날 한국 경찰의 단면을 보는 듯 합니다. 지인 한 사람은 오늘 경찰에 의해 강제로 고착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당합니다. 뒷 모습으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한 여경이 그의 모바일폰을 낚아채려 한 것입니다. 지인은 너무나 놀라고 기가 막혔음은 물론, 분노를 삭일 수 없었습니다. 소위 경찰... 살인 미수에 절도라? 이것을 보통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있나요?
김미량님의 추락 사건에 대한 언론의 왜곡 조작 보도는 말도 못합니다. 어떤 언론은 그를 활동가라 합니다. 활동가라는 단어를 언제 쓰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쌩' 강정 주민입니다. 그는 강정에서 태어나고 구럼비에 추억을 묻은 쌩 강정 토착민입니다. 더우나 추우나 평화센터 앞에서 그의 오빠와 남동생이 새벽부터 잡은 생선들을 팔기 위해 어머니와 형제들과 쉴 새없이 생선을 파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정의 딸 김미량에게 구럼비를 돌려달라." 그는 5월 3일 노란 피켓에 당당하게 쓰여진 이 피켓을 몇 시간이고 들었습니다.
그 뿐입니까? 어떤 언론은 그가 떨어질 때 두명의 경찰이 같이 떨어졌다 합니다. 소설 씁니까? 아니면 그의 추락 사고에 당황한 경찰이 흘린 거짓 영화 시나리오입니까? 쌩 비디오가 있으니 사실을 확인하고 책임있는 글을 다시 쓰십시오. 최소한 정정 보도 및 사과를 부탁드립니다.
그의 추락에 오늘 한 여성 지킴이가 목매어 울었습니다. 경찰들에게 고착되던 그 잔약한 여성 지킴이는 무지막지한 남경들 군화 사이로 나오려 몸부림치면서 "미량이 떨어졌어, 떨어졌어" 하며 통곡하였습니다. 힘없는 몸이 통곡을 못견뎌 토하기 까지 하고.. 그는 끝내 기운이 쇠잔하여 친구에게 업혀 가야 했습니다. 한 연약한 몸뚱이가 앙상한 가지처럼 너무도 가볍게 얹혀지는 모습을 보며 저 같이 둔한 사람도 기가막혀 무거운 슬픔에 발걸음이 휘청거렸습니다.
오후에 제 머릿 속에는 쇠사슬에 옥좨며 눈물을 흘리신 강회장님, 김종환 삼촌, 체포되던 이종화, 고광성 선생님 그리고 미량이 와 통곡하던 지킴이들 생각 뿐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한 충격적인 장면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합니다. 2012년 2월 27일 제주시에서 기자 회견에 참가한 후 버스를 타고 마을에 돌아오는 길에 포구에 들린 적이 있습니다. 왼쪽 버스 창가로 영화같이 한 장면이 지나갔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미량이 남경들에게 밀쳐지더니 콘크리트 방파제 위로 마치 튕겨진 공처럼 내동댕이쳐지는 것이엇습니다. 저도 모르게 갑작스런 울음 섞인 비명이 나왔습니다. 나중에 그의 목을 한 남경이 짓밟고 그를 구하려 한 그의 형제들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그 과정에서 폭력적으로 연행당해 온 몸이 멍으로 뒤덮인 그의 오빠를 유치장에 만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설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나 미량은 항상 꿋꿋합니다. 강정 마을에 해군 기지 이슈가 들어오기 전에도 그 후에도 그에게는 많은 아픔이 느껴집니다. 그 많은 아픔을 어떻게 견디는 지 의아할 정도로. 해군 기지 반대 싸움과 관련, 그는 두 번이나 교도소를 들락날락 거려야햿습니다. 강정 마을 여성 주민들 치곤 흔하지 않은 구속의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2년 2월 27일 그는 많이, 아주 아주 많이 울었습니다. 그는 또 혼자 많이 울 것 같습니다. 그 많은 울음이 속에 있기 때문일까요? 그는 항상 밝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제일 먼저 시원스런 웃음과 음식으로 달려옵니다.
5월 10일, 참 힘든 날, 그에게는 너무도 또 힘들고 슬픈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찾아오는 지인들을 웃게 하고 오히려 위로하는 그..어디서 그 힘이 나오는지 모르겟습니다...
미량, 사진 찍어도 될까? 찍어요. 그는 담담합니다. 형제들에 의하면 그가 병원에 온지 5분도 안돼 경찰이 나타나 동태를 파악하고 갔다 합니다. 동료 경찰이 저지른 끔찍한 일의 후과에 대해 경찰, 왜 안 켕기겠습니까?
의사가 왔습니다. 의사는 꿰맨 상처에 고름이 생기는지 몇일간 주의깊게 보라 하고 애기해 줍니다.
그는 신장 이식을 오래 전에 받았던 사람입니다. 이 사고로 휴유증이 있을까 걱정됩니다.
'생과 사'는 다리 난간 하나, 그리고 경찰의 팔꿈치 회전 각도와 힘에 달려 있었습니다.
그의 추락 사고는 도-해군-삼성 등 대기업-검-경 권력에게 얼마나 큰 당황함이었을까요? 권력의 말단 서귀포 시장은 당일 아침 7시, 150여명의 시청 직원들과 용역들을 진두지휘, 주민들의 천막을 강제 철거라는 대집행을 한 장본인입니다. 사실 그는 우근민 반역 세력에게 '발탁' 된 또 하나의 몸종에 불과합니다. 그 몸종은 한 줌의 권력 총합 (영어로는 Oligarchy, 소수 또는 과두 독재 정치)의 티끌 또는 말단으로서 지금 빌라도 행세를 하려 합니다. 주민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후 자신의 손을 씻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미량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미소로 맞아줍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차분하고 조용하게 그에게 말합니다. 그를 생각하면 괄괄한 그의 이미지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 날 미량은 저에게 충격을 줄 정도로 저의 선입견을 뒤집어버렸습니다. 그의 잔잔한 말에는 몸종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이 아니라 안타까움과 슬픔이 짙게 배어나옵니다. "같은 괸당이지 않수과? 같은 제주 사람끼리 탄압하면 안되지 않수과. 당신도 제주 사람인데 괸당 문화를 소중히 여깁서'
"지금 건설되는 기지는 미 해군 기지인데 그 기지가 아름다운 공동체 마을을 파괴하면 어떻게 그 후과를 책임지려 하과?"
몸종은 여전히 아무 말도 못합니다. 그는 때로 먼산을 , 바닥을, 허공을 쳐다봅니다. 마고 할망의 지혜로운 나즉한 음성이 미량을 통해 나오는 것을 그는 느끼고 있었을 까요? 제주 태고의 영혼을 그는 잠시나마 더듬는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듣고만 있습니다. 꿀먹은 벙어리처럼.' 자신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아주 모르지 않기에, 그리고 한 여성이자 주민인 그에게 일어난 사고에 대해 자신 역시 무거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신이 용기없다는 것을 아는 최소한 양심은 있기에 , 아니면 그래도 또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를 떠나보내며 미량이 한 마지막 말입니다. "제 희생으로 족하다 생각해 줍서게. 제 희생을 봐서라도 오늘 연행된 사람들 모두 석방해 줍서." 미량의 낮으나 간곡한 호소를 위해 몸종인 그가 얼마나 뛸 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떠난 것 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해군 기지사업을 철회해 마을이 파괴되는 것을 고통스러워하는 미량의 아픔을 덜어주는 것, 눈물을 흘리며 쇠사슬에 기꺼이 목이 옥죄져 지는 것을 감내했던 강동균 회장님 등 주민 세분, 그리고 강회장님과 함께 연행되었던 지킴이 한 분과 제주 활동가 한 분, 모든 강정 주민들, 이 모두의 피눈물을 닦아줄 무거운 책임이 쇠사슬처럼 다시 우리 앞에 드리웁니다.
강동균, 이종화, 고광성을 즉각 석방하라!
이날 강정 마을에서는 양윤모 100일, 김영재 30일, 이종화 14일, 박석진 5일....기념 촛불 행사가 파괴가 진행되는 공사장을 마주하고 평화롭게 그러나 뜨겁게 지펴졌습니다. 낮의 통곡을 뒤로 하고.. 남녀노소가 어우러져 다시 평화롭게 모인 가운데.. 평화를 위한 노력은 아프고 고름이 흐르나 그 속에 다시 평화를 위한 기원의 새 살이 아프게, 그러나 눈부시게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조용히..이제는 하도 깊고 커서.. 눈물도 안나는 상처를 보듬으며...
미량씨가 5월 10일, 병실에서 그린 첫 그림입니다. 예쁜 물고기네요. 지인들이 돌아간후 조용히 혼자 저녁에 그렸나봐요. '강정의 딸'이라고 쓰여 있네요. 언제 어느때 본 물고기였을까요. 어릴 때 중덕 바당 에서 였을까요? '저 바다 깊이 길을 잃은 물고기처럼, ...큰 상처 입어 더욱 하얀 살로 갓 피어나는 그 날울 위해' 뜬금없이 한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그림, 사진: 김미량)
'좌빨포털 다음에서 오늘 강정관련 댓글을 보다
첫댓글 영상을 어제 처음 보고 오늘 다시 봤어요. 미량을 도발키 위해서 일부러 밀었다는 걸 자연스럽게 연상들 하실 것 같아요. 추락하는 과정에서 민 경찰만 고개를 의식적으로 돌리지 않았다는 것도...경찰에겐 익숙한 방법임이 분명하네요. 실제로 현장에선 무전으로 도발을 유도하라는 지시를 많이 합니다.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촬영중 중대장이 지시하고 실행케 하는 걸 보기도 목격하기도 했구요. 도발케 하여서 연행하고 집시법부터 특수공무집행방해 경찰관폭행 등으로 연행 구속영장 청구란 치졸한 방법이요/ 왜 하필 미량에게 이리 큰 시련이 생기는 것인지...빠른 회복만을 기원합니다...
천벌을 받을놈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