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5일 금요일 8시40분 김포발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아갔다.
제주공항에 내리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고,
일행 8명이 택시요금 18,000원으로 합의를 보고 두대의 택시로 숙소인 한화콘도로 갔다.
그런데 기사분들이 대체로 친절하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어봐도 대충 대답해주고 퉁명스럽고...상냥한 맛이 없다..
늦은시간에 숙소에 도착한 관계로
예정대로라면 제주 똥도야지를 먹으러 가야 하는데
(백록담 못본 것보다 더 많이 아쉬웠음..큭~~)
내일 산행을 위해서..그리고 준비해온 온 음식이 많아 그것으로
늦은저녁을 먹기로 했다.
도토리무침, 어묵탕, 녹두부침개, 김치부침개.....기타등등..푸짐한 식사로
제주입도의 기분을 나누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에 다들 잠을 설쳤다.
일부..남자들의 코골이의 소음도 있었지만... ㅎㅎ
새벽 4시반부터 기상하여 산에서 먹을 주먹밥을 만들고..(동생들이 수고했음 )
6시경에 숙소를 떠나 택시를 타고 성판악으로 향했다.
성판악에 도착하니 비는 여전히 주룩주룩 내리고..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와 더불어 까마귀들의 '까악까악' 우는소리..
마치 전설의 고향 한장면인 듯..
앞트임 우비를 준비해서 갔지만 바람에 찟기울 수도 있다하여
거금 3천원을 내고 다시 준비한 통우비를 입고 보니
키 작은 나는 .......내가 보이지도 않는다...ㅠㅠ
한라산 산행을 함께 한 8명중의 7명..
우리 동창이 4명이고 '은화산악회'회원이 4명이다.
친구가 은화 산악회 산악대장이라 그 빽으로 은화산악회 한라산 원정산행에
낑겨서 함께 다녀오게 된 것이다.
'은화산악회'.
공교롭게도 내 이름 '은화'가 들어있어 반갑고 정겨웠다.
그런 인연으로 종종 함께 산행하기도 하여
동창들만큼이나 편했던 산우님들이다.
'은화산악회'의 명칭의 유래는
서울 은평구와 일산의 화정구에 사는 사람들의 산모임이다.
그러나 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참가해도 반겨주는 곳이다.
http://cafe.daum.net/eunhwasanjigi
어디론가 여행을 가게 되면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큰볼일을 못보는 것인가 보다.
이곳 성판악에서 몇명의 친구들이 화장실 큰일을 치루느냐... ^^;;
7시24분에 산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곳의 고지가 750M 이고
이곳에서부터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코스가 시작이 된다.
앞으로 9.6키로를 올라가야 한다..
힘내고..홧팅~!!
화산암..돌길로 이어진 산길.. 대부분의 산길이 이런 돌길이다.
구멍이 숭숭 뜷린 돌덩어리를 보면서 걷다보니
문득, 돌의 모양새가 선지국에 담겨 있는 선지의 모양으로 보였다.
돌길만 내내 걷다가 이런 나무길을 만나면 폭신폭신 이런 비단길이 따로 없다.
'조릿대'라는 식물인데 올라가는 내내..그리고 하산하는 내내..
조릿대가 온 산을 뒤덮고 있어
마치 한라산에 조릿대잔디를 깔은 듯 싶다.
중간중간 얼마큼 올라왔는지 알려주는 표지판과 더불어 진달래대피소에 12시30분까지 도착을 해야만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알림표지판을 볼 수 있다.
12시30분이 지나면 하산을 시킨다.
그래서인지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앞만 보고 올라갈 뿐이다.
사실 진달래대피소까지는 별다른 경치를 볼 것도 없는 숲길이기 때문에 그곳까지는
앞만 보고 올라가도 된다.
벼락에 맞았나?? 부러진 나무도 보이고...기괴한 나무도 보이고...
좀 과장해서 영화 '아바타'에서 보았던 원시림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안개는 자욱하고..
마치 꿈속의 길을 걸어가는 듯..
지금 꿈길인지.... 진짜 산행인지... 헷갈린다.
꾸준하게 알림을 해주는 알림표지판을 보다가
때론 아직도 먼길이라 한숨을 짓게도 하지만
이 표지판은 앞으로 0.2키로..
갑자기 씩씩하게 발길을 재촉하게 된다.
"조금만 더 가면 돼~!"
드디어 진달래 휴게소이다.
이 휴게소에 도착하기까지..나는 자칫 산길에 2만원의 통행료를 낼뻔 했다.
중간의 쉼터에서 속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다가
속주머니에 있던 돈 2만원을 흘렸다.
쉼터에서 길을 떠나 산행중에 일행중의 동생하나가 돈 천원을 주었고
그것을 보고 혹시나 해서 내 주머니를 뒤져보니 돈이 없다..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조금 올라가다가 일행들에게
누군 천원을 주었지만 나는 2만원을 잃었다고 하니
마치 지나가던 등산객 한분이 이 말을 듣고는 2만원 주은 사람을 봤다는 것이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남자분이고 아마도 올라오고 계실 것이라고 하여
그자리에 서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지나갈때마다 '2만원 주으신 분~!'
올라오시는 분들 마다 '뒤에 와요~! 뒤에 와요~!
언제 오실려나??
한참을 기다리니 어떤 남자분이 그런 사람 없는데..하시면서
자신의 뒷주머니에서 2만원을 꺼내주신다.
부산에서 오신 그분께[부산공고 '금강 산악회' 소속]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
진달래 대피소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이곳 진달래 대피소 부근이 봄이면 진달래로 온 산이 붉게 물든다 하니
상상만 하여도 황홀한 기분이다.
작년 강화의 고려산 진달래 축제에서 느꼈던 그기분 그대로이겠지...
불쌍해보인다. ㅎㅎㅎ
비맞아 새앙쥐모양에 춥고..주먹밥을 먹고 있는 사진을 보니..
이해못할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ㅎㅎ
산행중에 만난 어느 여자분이 내게 말한다.
'시어머니가 시키면 누가 이렇게 백록담까지 올라갈까요?"
좋아서 하는 일과 억지로 하는 일..그 차이가 느껴지는 질문이다.
좋아서 하는 일은 그만큼 즐겁고 활기가 생기고 신나는 일이다
세상 사는 일 어찌 좋아하는 일만 하겠냐마는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만 있다면 조금이라도 더 신이 날텐데...
진달래 대피소까지는 눈을 별로 보지 못했는데 여기서부터 올라가는 길은
계속 눈길과 돌길이 이어져 걷기가 힘들어졌다.
스틱을 꺼내서 길이 조정을 하고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드디어..1500고지이다.
내가 가장 높이 올라간 산이 덕유산인 듯 싶은데.. 그곳의 산 높이가 1594미터 ????
그럼..지금부터는 한발자욱 한발자욱..하늘과 점점 가까운 곳으로 가는 것이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일행들보다 나는 먼저 출발을 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부터 백록담까지 깔딱이라고 방송도 나오고..기운이 빠진 사람은
지금이라도 하산하라고 하여 겁먹기도 했지만
일행들에게 민폐도 안끼치고 찍고 싶은 사진도 찍어야 하고..
먼저 올라가니 바쁘지도 않고 여유로왔다.
올라가는 도중에 내 돈 주어주신 그분도 다시 만나고..
나이 지긋하신 여자분하고 대화도 나누고..
나름 외롭지 않게 산행을 했다.
깊은 골짜기에 이끼가 낀 계곡...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계곡물소리..
그 차가움에서 느껴지는 느낌.. 너무 맑고 청아해서 녹음해오고 싶었다.
이제 슬슬 고목이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 좀만 더 힘내자~!
조랫대가 안보이고 거친 바람에 정신없이 흐트러진 잡풀이 반겨주는 정상부근..
이제 정말 코앞이다..
한라산의 높이가 1950미터...
바로 코앞이긴 한데..안개가 자욱해서...정상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하늘 가까이 올라온 듯한 느낌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아~~ 백록담은 어디에 있는거야??
하얀 안개속에 감춰진 백록담..
일곱번을 올라와도 못보고 간 사람도 있다는 백록담...
쉽게 보여주질 않는 다는 것을 실감하며..
한편으론 다시 맑은 날의 한라산 산행을 기약해본다.
정상 인증 샷은 해야지.. ㅎㅎ
한라산 정상의 사람들..... *^^*
2편은 백록담에서 관음사까지....
첫댓글 우중 산행이지만 정말 잊을수 없는 추억이될 듯....부럽습니다~!
저는 비를 무척 좋아해서 우중산행도 좋았답니다. 재미난 추억들이 많아서 당분간은 이 추억을 먹고 잘 살 것 같아요.. ^^
비오는날..여러일들 생겼네요~기억에 더 많이 남겠어요~~정상인증확인..ㅎㅎ녹음안해와도 계곡 맑은물소리 들려옵니다..골골골..^^좀전에 아바타보고 사진보니 그런것같아요~^^산에가면 누구나 가까워지나봐요~감상 잘했구만요~^^
계곡물소리가 너무 맑고 시원하고 상쾌해서 힘든 것이 쏴악 사라지더라구요... 안개로 인해 한라산의 일부분만 보고 온 것 같아요... 또 가고 싶답니다. 백록담 봐야지요.. ㅎㅎ
잘 대단한 산행이였군요....그바쁜 와중에 기록은 제대로 하고 잃었든 돈도 찻고 백록담을 보지못한것이 아쉽네요..
대부분 산행이 성판악에서 등산하고 관음사쪽으로 하산하는 관계인 것도 돈 찾는 것에 도움을 준 것 같아요. 내려가는 등산객이었다면..찾지 못했을텐데..... ^^
잘 다녀오셨다니 부럽습니다. 글과 그림을 보니 제가 다녀온 듯싶은 시원한 기분입니다.
한라산에는 곰은 없고 까마귀들만 많았어요... ^^ 가족의 도움이 없었다면 저도 가지 못했을꺼예요... 제가 산행하던 토요일에 우리 딸이 가게를 봐주었답니다.
추억 가득한 산행이셨네요
네.... 추억 많이 쌓고 왔어요... 부산에서 오신 분들이 많아서 산행하는 내내 부산사투리 무지무지 들었답니다. ㅎ
우비 삼형제하고 잡풀 언덕 눈여겨보고 갑니다. 글은 나중에 볼게요..
언제요? 꼭 보세요.. ^^
같이 산행한 기분 ~~!!!
즐겁게 산행하신거죠? ^^*
수고하셨어요...
네..감사합니다. 한라산 멋진 산입니다. ^^
우리 주인장 님이 있으니 돈 안들이고 자세히도 봤습니다 ...~! 빛님 ! 감사 드립니다 !!
종아리..땡기죠?? 저도 지금까지 종아리가 땡긴답니다.
한달에 한번 쯤은 가는 길이지만 빛님의 글솜씨에 함께 따라가다보니 같이 산행한 기분입니다. 제주까지 오셨는데 뵙질 못해 미안했습니다. 산철쭉이 피는 유월경이면 돈네코 코스로 해서 영실로 내려오는 산행도 환상적일 겁니다. 담엔 함께 산행 기약해 볼랍니다....
같이 산행하는 줄 알고 좋아했는데....많이 아쉬웠습니다. 가기전에 한라산에 대한 정보를 흝어보면서...돈네코코스가 참 멋질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했었습니다. 다음에 꼭 안내해주세요. ㅎㅎ 한라산 산행은 종아리 근육운동에 좋은가봅니다..아직도 땡깁니다.
치 존데는 혼자 다 댕기궁
안그래도 같이가자고 전화했는데 받지 않으시더라구요...(믿거나 말거나..) 옵빠는 못가셨지만 비는 쫓아왔더구만요..... ㅎㅎ
결혼 하든해 백록담 갓는데 그 후로 갈 생각이 안나 무셔~~ 즐건 산행에 푹 빠진 사빛 박수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ㅉ
와~~ 언니가 백록담까지?? 이거 신문에 날 일이네.... 언니도 짝짝짝~!
정말 아름답네요~~~~~~~~~~~~~~~~~~~~~~~꼭 가봐야징
포포님은 산행하기 좋을꺼예요...진달래 대피소까지는 숲속의 바람과 향기를 맡으면서 완만한 길을 올라가면 됩니다.
멋지다..! 한라산.. 큭. 시어머니가 시키면 안갈거예요ㅎ ..쭈그리고 먹는 주먹밥맛 꿀맛이었지요?. 산에서 먹는것은 다 맛나죠..언젠가는 나도 가볼끄.. 좋은친구들과 즐건산행으로 행복하시죠?.. 오래 간직하세요~~
김치볶음밥으로 만든 주먹밥이었는데 정말 꿀맛이었지요....모카님도 꼭 가보세요.
이제 한라산까지, 장족의 발전이...이러다 곧 마나슬루로 향할 듯...
감사합니다..늘 지켜봐주셔서~~ *^^*
성판악코스, 어찌나 오래 걸리던지. 백록담을 못보셨다니 저도 아쉽네요. 그런곳은 미련이 많이 남던데 다음에 한번 더 올라보시길.
실로 26년만에 제주도에 갔는데 이제 테잎 끊었으니 자주가야지요. ㅎㅎㅎ 한라산코스별로 다 가보고 싶어요... 올레길도 가야하고..관광도 해야하고... 돈 모아야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