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염색하는 법
오랜만에 머리를 자르려고 이발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서 와!”하면서 주인께서 활짝 웃는 얼굴로 반겨주었다.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그런데 설날은 잘 지내셨어요?” “나는 잘 지냈어! 그리고 자네도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소. 그런디 자네는 으짠가?
애기들도 다 왔다 갔는가?” “큰 애는 바쁘다며 설 날 왔다 그냥 가고. 작은 애는 ‘처가 집에 들렸다온다!’며 설 전날 집에 왔다 어제 갔어요!”
“그러면 시원하겠네.” “아들들이 집에 왔다 갔는데 시원할 것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집안이 조용해서 좋데요.” “그러면 이제 설날 행사는 모두
끝난 셈이네.” “설날 행사라고까지 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명절이 다가오면 왠지 모르게 머리가 무겁고 그러는데 지나가고 나니 시원하네요.
그런데 올 설에는 이발소에 손님들이 평소보다 많이 오셨나요?” “손님들 많이 왔냐고?” “아무래도 명절이고 그러면 손님들이 더 많이 오지 않을까?
싶어서요.” “에이~ 그건 옛날이야기여! 어렵고 살기 힘들 때는 이발비라도 아끼려고 명절이 가까워지면 ‘조금 더 기다렸다 설에나 해야겠다!’ 하니까
너도나도 설날 이삼일 전부터 이발소로 몰려오거든. 그래서 그때는 보통 밤 12시까지 또 새벽 2시까지도 이발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거든.” “그러면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이야 옛날처럼 명절 가까이 기다려 이발하는 사람도 없고 그러다 보니 평일 때나 명절 때 손님은 거의 같거나 몇 사람 더 있거나
그러지 월등히 많지도 않고 또 옛날에는 남자들이 ‘미장원에서 이발하라!’고 하면 ‘그래도 내가 남자인데 어떻게 여자들에게 머리를 맡기냐?’며
거기 가서 머리 자르면 불알이라도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미장원을 더 선호한다고 하더라고.”“그런데 선호하는 것도 있지만
시골 같은 경우에는 이발소가 없으니 할 수 없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긴 그럴 수도 있겄제!” 하면서
머리를 자르는데 갑자기 “자네 머리 염색은 어디서 하는가?” 물었다. “저의 집사람이 해주지 어디서 따로 하겠어요” “그러면 언제 했는데?”
“어제했는데 왜 그러세요? 무엇이 잘못되었나요?” “아니 잘못된 것이 아니고 상당히 신경써서 빠진데 없이 잘했구만 그란디 자네는 염색이
끝나고 나면 머리가 가렵거나 그러든 않든가?” “저는 아직 머리가 가렵거나 그러든 않더라고요.” “그러면 다행일세. 내가 아는 누구는 그걸하고
나면 머리가 굉장히 가렵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왠만하면 하지 않은데 혹시 집안에 결혼 같은 큰일이 있고 그러면 할 수 없이 하는데 그러면‘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을 정도로 머리를 계속 감는다고 하더라고.” “하긴 제가 아는 후배는 만약에 그걸 했다. 그러면 그날부터 몇 날 며칠을 머리가 가려워
죽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머리에 염색은 왜 이발하기 전에 하는가?” “저의 집사람이
그러는데 이발을 하고 염색을 하면 머리가 뻣뻣해서 약이 잘 묻지 않은데 이발하기 전에는 머리가 많이 길어 더 부드럽기 때문에 더 쉽다고 하더라고요.”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 “그러면 머리 자르고 나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아니 별다른 방법은 아니고 이발을 하고 염색을 하는
방법인데 머리에 약이 잘 묻지 않으면 며칠 기다렸다 머리가 조금 자란 다음에 하면 괜찮거든. 그러면 얼마되지 않겠지만 염색약을 조금이라도 절약할 수
있고 또 특별히 날짜를 잡지 않고 아무 때나 염색을 해도 되니 일석이조(一石二鳥)아닌가?”
요즘 계속되는 빗속에서도 나라꽃 무궁화는 예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