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박 2일 일정으로 '가평 남이섬'과 남양주에 있는 '봉주르스퀘어 카페'를 찾았다.
봄이면 꽃이 섬을 뒤덮고, 여름이면 짙게 드리워진 숲 그늘 아래로 강바람이 불어 오는 곳, 가을이면 낙엽이 양탄자처럼 깔리고, 겨울이면 고드름과 눈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는 14만 평의 정원과 숲이 있는 '남이섬'을 친구들과 함께 찾았다.
인근에는 매년 재즈페스티벌이 개최되는 곳, 말로만 많이 들었지 막상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는 잘 모르는 섬, 바로 그 '자라섬'이 곁에 있다. 봄꽃 축제에 이어 가을이면 가을꽃밭으로 변신하여 가을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자라섬은 남이섬 약 1km 상류에 있는 섬으로 남이섬(14만평)보다 큰 약 20여 만평 규모이다. 자라섬은 생긴 모양이 마치 자라의 모양을 하고 있고 비가 오면 물이 불어 섬이 약간 잠기었다가 다시 나타난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한데, 1986년 가평군에서 지명위원회까지 열어 지었을 정도로 유래깊은 이름이다. 이번 주말은 행락객들로 인해 서울 용산역에서 남이섬까지 3시간이 소요된 관계로 미처 찾아볼 기회가 없었지만, 남이섬을 방문한다면 꼭 연계하여 자라섬을 함께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남이섬
남이섬은 본래 홍수 때만 섬이 되는 지역이었는데, 1944년 일제가 청평댐을 건설하면서 북한강 수위가 상승하게 되었기에 지금과 같은 완전한 섬이 되었다. 남이섬 관광지는 개인 설립자 민병도씨가 1965년경 땅을 매입하여 개발하였는데, 1979~1989년까지 'MBC 강변가요제'가 개최되었고, 2000년대 들어 KBS2 TV 드라마 '겨울연가(2002.1.14~3.19)'를 이 섬에서 찍게 되어 한류 팬들의 관광지로 더욱 유명해졌으며, 이로 인해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서울, 제주, 부산 다음으로 외국인인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나미나라공화국 입국심사대(IMMIGRATION)
남이섬을 가상의 '나미나라공화국'이라는 컨셉으로 운영한다. 그래서 나미나라공화국(남이섬)에 들어가는 입국심사대인 것이다. 실제로는 입장권을 검표하는 곳이다.
만국기를 단 여객선이 관광객들을 태우고 남이섬선착장에서 남이섬을 향하여 출항하고 있다. '남이섬 입장료'(도선료 포함)는 성인 16,000원(70세 이상, 국가유공자 3,000원 할인)이며, 주차요금은 12시간 이내 기준 6,000원이다. 하지만 무료주차 팁은 남이섬주차장 부근의 닭갈비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남이섬을 다녀오는 시간까지 무료 주차를 보장해 주는 곳이 대부분이니 활용하면 된다.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짚와이어와 여객선
'짚와이어'는 서로 다른 높이로 설치된 고정형 구조물에 와이어로프(wire rope)를 연결하여 형성된 경사면에 트롤리(trolley)를 이용하여 별도의 전기적 장치없이 무동력으로 하늘을 날으듯 활강하는 친환경 레저(leisure)시설이다.
2010년에 세워진 짚와이어 타워에서 남이섬으로 가는 코스와 자라섬(남도)에 이르는 2개의 코스가 있다. 남이섬행은 길이 940m, 이동 소요시간 약 1분 30초에 이용요금은 49,900원이다. 남이섬의 타조만 깡패(깡타)가 아니라 이용 요금면에서 짚와이어도 깡패(짚깡)라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남이섬선착장에서 출발하여 남이섬으로 들어가며 바라 본 우측 언덕 위의 지우리조트가 멋지다.
남이섬 입장 관문(남이섬 드날리고)
스토리투어버스(섬 일주, 20분 8,000원)
깡타(깡패 타조의 준말)
남이섬에는 타조, 청설모, 까치, 다람쥐, 금계, 공작, 거위, 오리, 기러기, 토끼, 칠면조, 두더지, 딱따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 타조는 원래 방목하였으나 관광객들에게 행패를 많이 부려 '깡타'라는 불명예스런 이름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에 갖혀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기타 모든 동물들은 풀어놓고 기른다. 누구든 만져보거나 먹이를 줄 수 있으니 동물들을 만나면 함께 열린 마음으로 놀아 주시기를...
진한 루즈같은 붉은색 단풍나무 아래에서 소녀적 감성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이섬 북쪽 선착장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강변을 따라 걷는 이 길이 가장 매력적인 길이다. 선착장에서 남쪽 끝까지 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우는 가을숲 그늘 아래로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 이 세상에 이보다 더한 낭만과 정취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멋진 곳이기에 남이섬에 올 때마다 가장 먼저 발길을 향하는 코스이다. 북쪽 음지인 곳이라 아직 단풍이 들지않고 푸르고 생생한 모습이다. 화려한 단풍터널을 상상해 본다.
메타세콰이어길
남이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타세콰이어길'은 70년대 초 서울대학교 농업대학에서 가져온 묘목을 심은 것으로 시작되었다.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모습과 웅장한 자태가 매력적인 이 길은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 장소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남이섬의 상징이 되었다. 한 때는 배용준의 일본 팬들이 찾은 필수코스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아시아 여러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바쁘기만 한 곳이다.
재미있는 '모자조형물'이다.
중앙광장 NAMI SHOP
겨울연가 포스터 앞에서 다정한 모습으로 인증샷 / 엘리시안폭포정원
은행나무길에서
'23.10.28 현재 남이섬의 단풍이 절정이다.
잣나무길
남이섬에는 가평군의 상징인 '잣나무'길도 길게 조성되어 있다. 선착장 남이나루에서 중앙광장으로 향하는 중앙 잣나무길이 대표적인데, 우거진 잣나무 향기는 마음까지 맑게 해준다.
봉주르스퀘어
'봉주르'는 프랑스어 인사말이다. 직역하면 '좋은 날'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정도에 해당된다. 이곳은 원래 1976년에 음식점으로 허가받아 팔당댐 건설에 투입된 인부들에게 식사를 제공해 주던 함바집에 가까운 임시 업소였는데, 2016년에 폐업을 하였고, 다시 2018년에 재개업을 하여 2022년에 재폐업하였다가 이번에 다시 세번째로 재재개업을 한 곳이다. 봉주르라고 불리게 된 것은 1982년 대학로에 개업한 봉주르라는 카페가 1992년 현재의 위치로 이사오고 난 후부터의 일이다. 마라토너 이봉주의 별명이 봉주르인 것 알고 계시겠죠?
1975년부터 팔당호변 주변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허가를 받을 수 없는 곳이었지만(1976년 영업허가가 난 것은 그 이후인 1980년 양주군의 일부가 남양주군으로 행정구역 분리 과정에서 관련서류가 사라져 허가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불법영업을 계속하여 그 수익이 과태료보다 높았기에 베짱영업을 할 수 있었다. 결국 지역주민의 민원과 관공서의 불법영업 근절 의지, 언론의 고발 프로그램 등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였다가 이번에 다시 번듯하게 개업(개인이 아닌 재단에서 운영한다는 소문)한 것을 보니 그런 제반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나 보다. 하여튼 입지조건 하나는 최상인 곳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차값과 빵값이 쬐끔 비싼 편이지만 명불허전 값은 하는 곳이다. 들러보시면 실망하지 않을 곳이니, 한번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지금은 새로 개장한 봉주르스퀘어가 주인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 때 명성을 날렸던 구 봉주르터에 위치한 '구 봉주르 카페'이다. 예전에 방문한 분들에겐 추억의 장소다. 그래서 옛분위기를 음미하기 위해 들러 보았다. 아련한 향수를 느낀다.
구 봉주르 카페를 둘러보고 봉주르스퀘어를 향해 가면서 바라본 전경
카페 앞 잔디마당
(위 사진) 봉주르 카페 옥상(3층)에서 상류방향 한강을 바라본 전경이다.
(아래사진) 봉주르 카페 옥상(3층)에서 하류방향 한강과 팔당댐을 바라본 전경이다.
아름다운 단풍, 땅바닥에 수북하게 내려앉은 낙엽과 함께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