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몰래 흐르는 눈물(Una furtiva lagrima)>은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 2막에 나오는 유명한 테너 아리아입니다. 이 곡은 짝사랑하던 여인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네모리노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르는 노래이니만큼 환희와 기쁨이 넘치는 노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노래 전체에서 아픔과 슬픔이 배어나옵니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이 아리아의 묘미이자 매력입니다.
시골의 순박한 소작농 청년 네모리노는 지주의 딸 아디나를 짝사랑하지만 거듭되는 구애에도 그녀는 요지부동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는 마을에 나타난 떠돌이 약장수에게 속아서,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랑의 묘약"을 , 사서 마시지만 이는 그저 보통의 포도주였습니다. 네모리노는 어리석게도 약을 사 마신 이상 아디나가 자기에게 돌아설 것이라 믿었지만, 그녀는 부대 이동 명령을 받고 곧 마을을 떠나게 된 벨코레 하사가 급히 청혼하자 덜컥 결혼을 약속해 버립니다.
네모리노는 절망적이 되지만 이때 반전이 일어납니다. 도회에 사는 네모리노의 삼촌이 네모리노에게 거액을 상속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자, 마을의 처녀들이 네모리노에게 몰려가 그의 마음을 사려고 구애를 합니다. 모두에게 무시 당하던 가난뱅이 네모리노에게 냉담했던 아디나는 네모리노가 거액의 상속을 받게 된다는 것은 몰랐지만, 마을 처녀들에게 둘러싸인 네모리노를 보자 왠지 마음이 덜컥 흔들려버립니다. 마음 속으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아디나는 마을의 다른 처녀들에게 빼앗겨 네모리노를 잃게 되었다는 상실감에 한숨 지으며 홀로 눈물을 흘립니다. 이를 보게 된 네모리노는 기쁨에 가슴이 벅차오르게 됩니다.
자신에게 매몰차게 대하던 사랑하는 아디나의 속마음을 알게 된 네모리노가 부르는 노래가 "남 몰래 흐르는 (아디나의) 눈물(Una furtiva lagrima)"입니다. 내용은 기쁨의 노래이지만, 단조 곡으로 전체적으로 자못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사랑하던 여인의 오랜 냉대에 속으로 깊이 멍든 아픈 가슴을 안고 지내다가, 머리로는 그녀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간의 마음 고생과 가슴 앓이가 가시지 않은 채 부르는 노래로, 네모리노의 아디나를 향한 순박하고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감정을 이입하여 듣다 보면 아련한 옛사랑의 추억들이 떠오르며, 그립고 아쉽고 가슴 아픈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남 몰래 그녀의 눈에서
한 방울 눈물이 흘러 내렸어
마치 웃으며 그녀 곁을 지나치는
(나를 좋아하던) 그 처녀들을 질투하는 것처럼 말이야
이제 내가 바랄 게 무엇이 있겠어?
이제 내가 바랄 게 무엇이 있겠냐구?
그녀는 나를 사랑한다구!
그래, 그녀는 날 사랑해.
그걸 보았어. 그 눈물을 보았다구.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 속의 설레임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
(그 동안의) 내 한숨이 그녀의 것이 되고
그리고 (지금) 그녀의 한숨이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마음 속의 설레임, 그녀의 마음의 설레임을 느낄 수 있었다구
(그 동안의) 내 한숨이 그녀의 한숨에 섞여서
하나가 될 수 있다면……
하느님! 그래요, (이젠) 죽어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젠 아무 것도 바랄게 없어요, 더이상 아무 것도.
오, 하느님! 그래요, 나는 정말 나는 죽어도 좋아요!
이젠 정말 아무것도 바랄게 없어요, 아무것도.
그래요, 죽어도 좋아요!
그래요, 이 사랑 때문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해도….
47세의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의 독창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연주를 마치고 스스로 만족하여 활짝 웃는 파바로티의 얼굴이 인상적입니다. 1982년 런던의 로얄 알버트 홀에서 열린 연주회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여왕의 어머니 모후께서 참석했습니다. 영상의 마지막에 카메라가 이분들을 잠간 잡습니다.
첫댓글 안들어 볼 수 없게 재미난 스토리 소개네요~^^
환희의 의미가 참으로 가슴아프지만.... 그래도 그녀의 사랑을 받고 있었음에 기쁨이네요. ㅎㅎㅎ
올리자 마자 읽으셨네요...^^
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재미있는 코메디 같은 오페라지요.
펜텀싱어 에서 김현수씨가 부르는것 듣고 매료 됐다요~
노래 잘하는 선남선녀들이 넘치는 나라가 우리나라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국제 성악 콩쿨에서도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다수 우승을 하고 있지요.
약장수ㅡ둘까마는
묘약이라고. 팔은게
싸구려 와인이지요
약장수의 사기도 정말 창의적이고 기발한 것이라고 생각....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