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저열한 짓거리나 하는구나'류의 답글이 달리겠지만 그래도 저는 이 글을 게시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제 더이상 '인지전(Cognitive Warfare)'은 별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세계에서 공공연히 벌어지는 일상이 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일단 이번 우크라이나측 인지전의 사례는 적인 러시아군와 북한군을 인간이 아닌 그 이하의 존재로 격하시키는데 그 의의가 있어보입니다.
우크라이나 병사에게는 항전의지를 고취시키며 죄책감을 감쇄시키고, 러시아인들에게는 전쟁에 대한 회의감을 증대시키며, 타국인들에게는 우크라이나가 '비문명'내지 '비인간'과 맞서고 있다는 인상을 줄 겁니다.
https://v.daum.net/v/20241102183743521
// 북한군 파병 미리 대비한 듯 인지전 돌입
‘러시아 오크’ 이어 ‘북한 개고기’ 프레임 //
//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사실상 전멸했다는 육성 동영상이 등장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군이 ‘개고기 통조림’을 전투식량으로 들고 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친우크라이나 소셜미디어(SNS) 채널은 “북한군이 준 개고기 전투식량을 무슨 고기인 줄도 모르고 받아먹은 러시아군”이라는 내용의 시각 자료 두 건을 공유했다.
첫 번째 자료는 러시아 병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군 전투식량이라며 통조림 하나를 뜯어 내용물을 빵에 발라 먹는 동영상이었다.
영상 속 통조림에는 ‘누렁이 개고기’라고 적힌 포장지가 둘려 있었다. 뒷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대 전용 특수 제품’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 번째 시각 자료는 역시 러시아 병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같은 개고기 통조림을 들어 보이며 분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었다.
영상에서 병사는 “형제국인 북한에서 온 통조림이다. 여기 뭐라고 쓰여 있는 줄 아는가. ‘개고기’다, 개고기. 그들은 이걸 먹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 일단 두 건의 시각 자료 모두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개고기 먹는 북한군’이라는 자극적 프레임 아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SNS에 확산하고 있다. //
// 북한군 파병 대비한 듯 ‘인지전 홍수’
투항 회유·사기저하 유도 및 폄하 각본
언어문제 이어 식문화 차이로 결속력 약화? //
// 이번 시각 자료는 앞서 북한군 추정 인물의 육성 동영상이 나온 데 이어 유포됐다.
31일 또 다른 친우크라이나 텔레그램 채널은 “북한군 쿠르스크 투입 결과”라며 생존 북한 장병 추정 인물의 육성 동영상을 공개했다.
머리부터 얼굴과 목까지 붕대를 칭칭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던 해당 장병은 영상에서 “러시아군은 저희가 쿠르스크 교전에서 무작정 공격전에 참가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우리 부대 인원이 40명이었는데 제 친구들인 혁철이와 경환이를 비롯하여 모두 전사했습니다”, “로씨야 군인은 파편에 머리가 잘렸고...저는 전우들의 시체 밑에 숨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푸틴은 이 전쟁에서 패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투에서는 북한 억양이 뚜렷하게 묻어났다.
이 영상도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북한군의 사기 저하를 유도하기 위한 심리전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측이 유포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
//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파병설을 거론한 직후부터, 마치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는 듯 심리전 등 인지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투항 전용 ‘나는 살고 싶다’ 핫라인을 통해 북한군 회유 선전전을 펼쳤다. //
//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전이 모두 북한군 사기저하와 투항을 유도하려는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짚었다.
‘개고기 먹는 북한군’이라는 프레임 역시,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을 “오크”(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흉측한 외모의 가상 종족으로 이번 전쟁에선 러시아군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라고 비하한 데 이어 북한군을 깎아내리려는 폄하 각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언어 소통 문제를 겪는 러시아군과 북한군 사이에 식문화까지 끌어들여 결속력을 약화하려는 작전으로 해석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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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사례는 물건이 많이 조악해서 쉽게 알아낼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쩌면 이 지점마저 의도된 사항일수도.
- 모두가 전쟁이 시작될때는 우크라이나를 걱정하다가, 언젠가부터는 고집이나 부리는 골치덩어리로 생각하게 되었듯이.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회의에 빠지는 것 자체가 인지전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지표중에 하나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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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미국인 친구에게 해당 영상이 포스트된 레딧 게시글을 보여주고 어떠한지 물어봤더니 진짜라고 믿었고 예상대로의 감정을 느꼈더군요.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첫댓글 확실히 이번 우러전으로 깨닫게 된 것은 앞으로의 전쟁은 X, 인스타, 틱톡,유튜브에서 벌어지는 제5전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임.
동의합니다. 월남전에서 통제되지 않던 언론들을 보는 것 같아요.
인터넷 덕분에 전세계인들은 서로를 더욱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더욱 잘 속일 수 있게도 되었습니다... 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cjs5x5
이제 뭐만하면 '중공의 초한전' 운운하는 작자들도 생겼더군요 빨갱이 몰이 시즌2로다가
하지만 바로 그러한 사례들이 진짜 초한전 시도들도 은폐해주죠. 역시 인지전의 효과중의 하나죠.
뭔가 인지전 환원주의에 빠져드는 기분이지만 실제가 그러하니 그렇다고 쓸 수 밖에 없네요.
한국 입장에서는 남의 나라 전쟁이지만(윤석열처럼 우크라이나에 퍼주고 싶은 인간이 있어서...)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인지전을 해야할 이유가 있는거죠?
뭐랄까. 주된 타겟은 러시아 병사와 북한 병사를 이간질 시키는 목적일겁니다. 하지만 모든 전투수단이 그러하듯이 부수적 피해라는게 있는게죠.
그래도 보스니아나 월남전에 비하면 아직 얌전한 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저런 양상이 개전 일년차에 나타날 줄 알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