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따지고 보면 정교사들의 편의는 기간제교사들 때문에 누리는거 아닌가요?

[노조위원장]

블랙버드 선생님~

선생님게서 블랙독 보시고 화내시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기간제교사가 정규교사와 똑같은 업무를 하고, 책임을 맡고 있는데 기간제교사를 능력이 부족한 교사로 대하거나

정규교사들이 아랫사람 부리듯 하는 행태들은 분노가 치미는 행동이 맞습니다.

그러나 선생님 글에 대해 남기신 서지원 선생님의 댓글에 동의합니다.

1. 여성은 규칙 준수, 희생정신, 준법정신이 부족하다고 하신 말씀은 동의가 되지 않습니다. 

여성에 대한 오랜 부정적 편견은 구시대적인 생각입니다. 오래 전 마치 남성과 여성이 가진 특성이 다른 것처럼

여성은 소극적, 수동적, 논리적 사고 부족, 책임감 부족 등등으로 부정적 생각을 조장했지요.

이것은 현대에 와서는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편견은 사라져야 합니다.  이것은 여성이 가진 특성이 아닙니다. 개인적인 문제로 봐야 합니다.

2. 육아휴직 등 권리를 보장 받는 것은 모든 노동자들을 위해 좋은 것입니다.

 육아휴직은 3년이고, 둘째를 출산하면 다시 연장이 가능합니다. 제 친구도 육아휴직 기간 동안 세 명의 아이를 낳아

9년 동안 휴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규교사들이 어떤 권리를 누릴 때 기간제교사가 배제되는 것이 문제이지요.

같은 일을 하면서도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로 복지에서도 제외되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기 때문에

기간제교사들이 차별 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런 점들이 받아들여져서

기간제교사도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육아돌봄시간 등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부가 기간제교사에게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3. 기간제교사의 문제를 정규교사에 대한 반감으로 표현하는 것은 기간제교사를 위해서도 좋은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요?

  학교에 근무하는 정규교사 중에는 저런 사람이 어떻게 정규교사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간제교사라고 해서 또 모두 다 훌륭한 것은 아닙니다. 이것 역시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간제교사를 홀대하는 정규교사, 수업을 성실하게 하지 않는 정규교사가 현상적으로는 참 미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정규교사를 미워한다고 해서 기간제교사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기간제교사에 대해 정규교사들이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한다고 해서 기간제교사 차별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따뜻하고 친절한 정규교사가 있다면 학교 생활에는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관리자가 친철하다면 보통의 기간제교사들은 차별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관리자, 정규교사가 따뜻하고 친절해도  기간제교사가 당하는 성과급 차별, 연가 일수, 병가 일수, 정근수당 등등에 대한

차별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기간제교사를  양산하고 차별적인 대우를 하도록 한 정부에게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정규교사의 휴직을 위해 필요한 교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비정규직을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차별 문제가 생기지 않았겠지요.

기간제교사는 정규교사의 육아 휴직 등의 복지를 위해 만든 것은 아닙니다. 기간제교사제도를 만든 후 육아휴직 제도가

만들어졌지요. 

정규교사의 휴직 등으로 인한 결원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운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틀린 것입니다. 이렇게 한 것은 바로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산업 현장에서 비정규직이 생길 때 학교에도 비정규직인 기간제교사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또는 일반적으로는 기간제교사를 정규교사의 대체자리로 인식하고 소모품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간제교사는 결코 소모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려야 하고,

이를 폐지하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가장 좋기로는 모든 차별이 폐지되어 정규직이 되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가끔 묻습니다. 정규직은 언제 되나요?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을 알기에

차별을 하나씩 폐지해 나가면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인가를 보는 것입니다.

기회는 올 것입니다. 그 기회가 왔을 때 보다 모든 기간제교사들이 함께 행동에 나선다면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선생님 여러분들이 기간제교사노조에 가입하셔서 힘을 실어 주셔야 하는 때입니다.

지난 역사에서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어떻게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얻었는지

사회 변화가 어떻게 어떤 힘으로 이뤄졌는지를 보고 배워야 합니다.

[블랙버드]

위원장님 의견 잘 보았습니다. 블랙독 보면서 나름 흥분했던 것도 있지만, 저도 쭉 근무하면서 보아왔던 경험들이 어우러지면서 저도 모르게 표출하게 된거 같습니다. 불편하셨을 분들도 계셨을 거 같고 인정합니다. 사과드립니다.

[노조위원장]

예. 선생님. 사과해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