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의 지혜 - 귀 - 10. 세 가지의 행위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사람이 여행 도중에 병이 들고 말았다. 그는 자기는 이제는 소생할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여 여관 주인을 불러놓고 말했다.
[나는 이대로 그만 죽을 것 같소.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예루살렘에서 내 가족이 찾아오면, 내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내주시오.
그러나 찾아온 식구들이 세 가지 현명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내 물건들을 절대로 내주지 마시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내 아들에게, 만일 내가 여행 중에 죽게 된다면 내 유산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현명한 행동을 하도록 일러 두었습니다.]
투숙한 나그네는 죽었고, 여관 주인은 유태인의 의식에 맞게 매장해 주었다. 동시에 마을 사람들에게 그의 죽음이 알려졌고, 물론 예루살렘에 있는 아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졌다.
예루살렘에 있는 아들이 부음을 전해 듣고, 서둘러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마을로 찾아왔다. 그러나 그는 부친이 묵었던 여관을 알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부친이 그 여관을 아들에게 알려 주지 말라고 유언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들은 자신의 지혜로 그 여관을 찾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때, 나무장사가 땔나무를 가득 싣고 지나가고 있었다. 아들은 나무장사를 불러 땔나무를 산 다음, 그 나무를 예루살렘에서 온 나그네가 죽은 여관으로 가져다 달라고 말하곤, 그 나무 장사가 가는대로 따라갔다.
여관 주인이 자기는 땔나무를 산 일이 없노라고 말하자. 나무장사는 “아닙니다. 지금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사람이 이 나무를 사서 이리로 가져다 달라고 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아들의 첫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여관 주인은 그를 반갑게 맞아들인 다음, 저녁식사를 대접했다. 식탁 위에는 다섯 마리의 비둘기 요리와 한마리의 닭요리가 올라와 있었다.
식탁에는 그 밖에도 주인 부부와 두 아들과 두 딸, 이렇게 모두 일곱 사람이 자리를 같이 했다. 주인이 “이제 음식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시오!”라고 그에게 말하자, 그는 “아닙니다. 주인께서 나누어 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사양하였다.
주인은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당신이 손님이니까, 당신이 좋을 대로 나누어 주시지요.]
그래서 그는 음식을 나누어 주기 시작했다. 먼저 비둘기 한 마리를 두 아들에게 주고, 또 한 마리는 두 딸에게 그리고 또 한마리는 주인 부부에게 주고, 나머지는 자기 몫으로 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의 두 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주인은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어서 그는 닭 요리를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머리는 떼어 주인 부부에게 주고, 두 다리는 두 아들에게 주고 두 날개는 두 딸에게 준 다음 큰 몸통은 자기 몫으로 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의 세번째 현명한 행동이었다.
마침내 주인은 화가 치밀어 야단을 쳤다.
[당신네 고장에서는 이렇게 합니까? 당신이 비둘기를 나눌 때에는 참았으나, 닭을 나누는 것을 보니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소,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오!]
그러자 젊은이는, [나는 처음부터 음식을 나누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인께서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시어 최선을 다해 나누어 드린 것 뿐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나누어 드린 이유를 말씀드리지요.
주인과 부인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두 아드님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두 따님과 비둘기 한 마리를 합하면 셋이고,
나와 비둘기 두마리를 합하면 셋이니, 매우 공평하게 나눈 것입니다.
또 주인 부부께서는 이 집안의 우두머리이므로 닭의 머리를 드렸고,
두 아드님은 이 집안의 기둥이므로 다리를 주었고,
두 따님은 언제라도 날개가 돋쳐 시집을 갈 것이므로 날개를 준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배를 타고 여기에 왔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배처럼 생긴 몸통을 가진 것입니다.
이제 빨리 우리 아버님의 유산이나 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