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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나는 듯 떨어져 흘러내리니 그 길이가 삼천 척이라는 뜻으로, 시원하게 떨어져 내리는 폭포수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飛 : 날 비(飛/0)
流:흐를 류(氵/7)
直:곧을 직(目/3)
下:아래 하(一/2)
三:석 삼(一/2)
千:일천 천(十/1)
尺:자 척(尸/1)
당나라의 시인 이백은 장시성[江蘇省]에 있는 여산폭포를 바라보며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라는 시를 지었다. 4구로 된 이 시의 제3, 4구에서 '날아 흘러 떨어지니 길이 삼천 척,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지는가' 라고 읊어, 폭포가 흘러내리는 모양을 호방하면서도 낭만적으로 묘사하였다.
이 시구는 이백의 또 다른 시 추포가(秋浦歌)의 한 구절인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과 더불어 중국 시인들이 흔히 사용한 과장법의 전형적인 예로 꼽힌다. 여기서 유래하여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줄기를 형용하거나 폭포의 웅장한 기세를 비유하는 상투어처럼 사용된다.
이백(李白)의 詩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를 보자.
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
飛流直下三千尺(비유직하삼천척)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
해가 향로봉을 비추니 자줏빛 안개가 일어나고, 멀리 폭포를 바라보니 긴 강이 걸려있구나. 날아 솟았다 바로 떨어진 물줄기 삼천 척, 아마도 은하수가 구천에서 떨어지는 듯하구나.
1척은 시대에 따라서 길이가 변화하긴 하지만 대충 1피트, 33cm정도에 해당한다고 보면 계산하기 편하다. 즉 1km의 길이를 가진 폭포라고 읊었으며 이는 보통 싯구에 사용되는 과장법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남미의 베네주엘라 기아나 고지에는 세계최대의 낙차를 자랑하는 폭포가 있다. 이름하여 앙헬 폴. 혹은 엔젤 폴이다. 폭포의 낙차는 978미터. 말 그대로 비류칙하 3천척의 폭포다.
그런데 이 폭포는 너무 높은 곳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물줄기가 땅에 도착할즈음에는 물안개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져서 땅 위에 용소가 없다. 그야 말로 비류직하삼천척에 의시은하락구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강조를 위한 수사법 가운데 과장법이라는 게 있다. 시적 감정의 진실성을 더욱 실감나게 하기 위해 실물의 크기, 모양, 소리 등을 감정적으로 훨씬 더 보태거나 훨씬 더 줄여서 표현하는 기교를 말한다.
자랑할 과(誇)는 말씀 언(言)과 큰 대(大) 아래 ‘가다, 행하다’라는 의미의 우(亏)가 붙어 ‘크게 뻗치다’ 라는 의미의 과(夸)가 붙은 것으로서 ‘말로 크게 뻗치는 것’ 활 궁(弓)에 길 장(長)이 붙은 펼칠 장(張)의 의미는 ‘길게 늘이는 것’ 과장은 말로 크게 부풀리고 길게 늘이는 것을 말한다.
영어 exaggeration의 뿌리는 ‘-로부터’를 뜻하는 접두사 ‘ex-’에 ‘쌓아올리다’ 라는 의미의 aggerare가 붙은 라틴어 exaggerare로서 ‘크게 쌓아올려 놓는 것’ 이라는 의미다. 문학교실에서의 과장법은 hyperbole이라고 하는데 hyperbole의 뿌리 또한 ‘초과하다’ 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hyperballein이다.
과장법의 대가로는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을 빼 놓을수 없다. 여산폭포의 웅장함을 읊은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의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가을날 자신의 늙음을 한탄한 詩 추포음(秋浦吟)의 백발 삼천장(白髮三千丈), 술 권하는 장진주(將進酒)의 조여청사모성설(朝如靑絲暮成雪) 등등 그의 작품에서 과장을 빼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백의 과장은 어디까지나 도구였지 본질은 아니었다는 점을 까먹어서는 안 된다. 물줄기가 날아 삼천 척 아래로 곧바로 떨어진다는 것은 여산폭포의 웅장함에 대한 감탄이었고, 백발이 삼천 장이라는 것은 자신이 그렇게 늙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카락이 저녁에 백설 같이 변해버렸다는 것 또한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흘러갔다는 은유였다.
당나라는 가히 詩의 나라였다. 궁중에서 詩를 장려했을 뿐 아니라 과거(科擧)에서도 2차 시험에 해당하는 진사 합격을 위해서는 詩를 패스해야 했다. 이런 詩의 나라에서는 누구든 행세를 하려면 詩를 지을 줄 알아야 했다. 그래서 이 시대에는 걸출한 시인들이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무수히 등장했다. 시인 이백(李白)은 그런 기라성 같은 시인들 중에서도 태양과 같은 존재였다.
이 이백은 실은 왕유와 동갑이다. 생몰년을 보면 그는 왕유와 꼭 같은 시대를 살았다. 그렇지만 둘은 별개의 세계에 속해 있었다. 왕유는 평생 궁중과 지방의 여러 관직을 전전했다면 이백은 2년 못미치는 짧은 궁중 생활을 제외하고는 세상의 아웃사이더로 살았다. 그런 그였기에 이백의 詩에는 야일한 기운이 충만해있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호탕함이 있었다. 또 천하가 뭐라고 한 들 ‘내 눈에는 이렇게 보인다’는 식의 과장이 담겨 있다.
그런 기개를 대표하는 詩가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말로 하면 ‘여산 폭포를 바라보며’ 정도의 뜻인데 원래 두 수이다. 하나는 오언고시로서 좀 길다. 두 번째가 바로 인구에 회자되는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이란 유명 구절이 들어있는 칠언절구이다.
이 詩는 이백이 오십대 중반에 여산이 있는 구강(九江)에 은거할 때 지은 詩다. 그의 말대로 이 폭포는 하늘에서 삼천 척이나 되는 물줄기가 떨어지는 듯한 장대함이 있는 폭포이다. 한 자(尺)는 보통 30cm로 친다. 하지만 당척(唐尺)은 20cm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삼천 척은 600m나 되는 높이다.
실제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인의 눈에 그렇게 비췄다면 그건 그런 것이다. 시시콜콜하게 따지고 드는 것은 대시인에 대한 실례일 뿐이다. 오십을 반이나 넘은 중년에게도 이런 호탕함이 살아 있다니. 부러울 뿐이다. 이 거창한 과장과 호탕함에 매료된 것일까. 중국에서는 일찍부터 ‘이백 관폭도’ 또는 ‘관폭도’란 이름으로 이 테마가 자주 그려졌다. 그렇지만 이 시를 직접 써놓고 그린 그림은 의외로 잘 보이지 않는다. 시가 너무 유명해서 일지도 모른다.
조선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18세기 후반에 활동한 기야 이방운(箕埜 李昉運)의 그림에 이를 그린 것이 있다. 여산폭포도(廬山瀑布圖)이다. 엄청난 폭포 줄기가 일직선으로 강에 내리꽂히는 그림이다. 이방운의 일반적인 필치는 짧고 경쾌한 게 특징인데 이는 좀 다르다.
폭포 양쪽의 우람한 바위벽을 그린 게 어째 겸재 정선(鄭敾)의 박연 폭포풍이 느껴지기도 한다. 폭포 건너편에는 우람한 물줄기를 감상하는 일군의 선비들의 모습이 보인다. 강심에 우뚝 서있는 누각은 정체를 알 수 없다. 다만 그 위로 붉은 해를 그려 넣은 것은 햇빛이 향로봉을 비춘다(日照香爐)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望廬山瀑布(망여산폭포)
- 李白(이백, 701~762) -
日照香爐生紫煙(일조향로생자연)
향로봉에 햇빛드니 물안개 자욱하고
遙看瀑布掛長川(요간폭포괘장천)
저 멀리 폭포수는 긴 강을 걸어 놓은 듯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내리꽂는 물줄기는 길이가 삼천 척인데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
하늘 끝에서 은하수가 쏟아져 내리는 듯
(註)
廬山(여산) : 장시성(江西省) 구강현에 있는 명산으로 중국의 명승지이자 유명한 피서지
香爐(향로) : 여산의 한 봉우리, 모양이 향로처럼 생겼음
紫烟(자인) : 자색 안개
三千尺(삼천척) : 아주 긴 것, 당시의 1척은 약 31.1센티
九天(구천) : 하늘 가장 높은 곳, 하늘은 9층으로 되어 있다 생각했었다 함
여산(루산산)은 장시성 포양호의 서북쪽에 있는 경치가 수려한 명산이다. 특히 향로봉과 여산폭포가 절경이다. 광산(匡山)이라고도 불리는 여산은 중국의 명산 중 한 곳이다. 주(周)나라 때 광(匡)씨 성을 가진 일곱 형제가 이곳에서 도를 닦아 신선이 되었는데, 그들이 거처한 오두막집(廬)이 변하여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지금의 강서(江西)성 구강(九江)시 북쪽에 있다. 북쪽은 양쯔강, 동쪽과 남쪽은 보양호이다. 작품에 나오는 향로봉은 여산 북쪽의 봉우리 이름이다. 운무가 자욱하게 낀 것이 마치 향을 피운 후에 올라가는 연기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백은 젊은 시절 협객이 되어 천하를 주유(周遊) 한 적이 있다. 아마도 그 시절에 본 여산(루산산)의 경치를 읊은 듯하다. 햇빛을 받아 보랏빛 안개를 풍기면서 고요히 연기를 뿜고 있는 향로처럼 여겨지고, 기와 승에서 향로봉과 폭포의 원경을 포착하고, 전과 결에서 근접된 그 정경을 그려내고 있으며, 특히 결에서는 우러러 보는 폭포의 웅대함을 환상적인 수법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이 시는 여산폭포의 장엄한 위용을 호방한 기개로 노래한 낭만적 서정시로서, 이백의 시 중에서 가장 뛰어난 명편으로 알려졌다.
폭포의 웅장한 스케일과 속도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마치 선경(仙境)을 그린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며,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로써 탈속적이며 낭만적인 시정(詩情)을 담아 시선(詩仙)이라 불리던 이백의 면모를 잘 드러내주는 작품으로 노장사상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백의 시를 밑바닥에서 지탱하고 있는 것은 협기(俠氣)와 신선(神仙)과 술이고, 젊은 시절에는 협기가 많았고, 만년에는 신선이 보다 많은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술은 생애를 통하여 그의 문학과 철학의 원천이었으며, 두보의 시가 퇴고를 극하는 데 대하여, 이백의 시는 흘러나오는 말이 바로 시가 되는 시풍(詩風)이었다고 한다.
전반부는 멀리서 보는 광경이고 후반부는 가까이 다가가서 본 장관을 묘사했다. 이백이 지은 망여산 폭포는 2수 연작이다. 제1수는 오언고시이고, 제2수는 칠언절구이다. 우리에게 알려져있는 향로산 폭포는 이백이 지은 두편의 시중 2편이다. 1수는 아래 따로 올립니다.
여산은 예로부터 중국 문인들이 많이 다녀간 곳으로 중국문학의 산실이라 할 만한 곳이다. 중국 역사상 이 산을 다녀간 문인들이 남긴 문학 작품은 4,000여 수를 헤아린다고 한다.
望廬山瀑布(망여산폭포) 제1수
西登香爐峰(서등향로봉) 서쪽으로 향로봉에 오르니,
南見瀑布水(남견폭포수) 남쪽에서 폭포를 만났네.
掛流三百丈(괘류삼백장) 떨어지는 물줄기 삼백 장이라.
噴壑數十里(분학수십리) 수십 리 골짜기가 온통 물보라네.
欻如飛電來(훝여비전래) 느닷없이 번갯불 치는 것 같고
隱若白虹起(은약백홍기) 흰 무리 숨어 있다 일어난 것 같네.
初驚河漢落(초경하한락) 처음에는 은하수 떨어진 줄 알고 놀랐는데,
半洒雲天裡(반주운천리) 절반이 구름 속에 숨은 것 같네
仰觀勢轉雄(앙관세전웅) 올려다보니 생긴 모습 웅장하여,
壯哉造化功(장재조화공) 장엄함이 공을 들인 조화로구나.
海風吹不斷(해풍취불단) 바닷바람이 그치지 않고 부니,
江月照還空(강월조환공) 강에 비친 달빛은 다시 하늘 비치네.
空中亂潀射(공중난종사) 하늘에서 어지러이 튀는 물줄기,
左右洗靑壁(좌우세청벽) 좌우 양쪽에 이끼 낀 푸른 벽 씻어 내리네
飛珠散輕霞(비주산경하) 흩어진 물방울 날아 무지개가 되고
流沫沸穹石(류말불긍석) 흘러내린 물보라 바위에서 솟구치네.
而我樂名山(이아락명산) 나는 본래 이름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니,
對之心益閑(대지심익한) 명산을 대하자 내마음 더욱 한가해진다
無論洗塵顏(무론세진안) 이 물로 세상의 먼지 씻어버렸네.
無論漱瓊液(무론수경액) 신선들 마시는 물은 말할 것 없이,
且得洗塵顏(차득세진안) 이 물로 세상의 먼지 씻어버렸네.
且諧宿所好(차해숙소호) 또 내가 오래 바라왔던 것이니,
永願辭人間(영원사인간) 여원히 인간세상 떠나고 싶어라.
이백(李白, 701-762) : 盛唐의 詩人. 字는 太白, 號는 청연(靑蓮) 또 스스로 주선옹(酒仙翁)이라 했다. 中宗 長安 元年(701, 신라 효소왕 10년) 사천성에서 났다.
출생과 본적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그가 촉(蜀) 태생으로, 모친이 꿈에서 태백성(太白星, 금성)을 보고 출산했다는 설이다. 두 번째는 아버지와 함께 서역에서 왔다는 설로, 이는 아버지 이광(李廣)이 서역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태어났다는 설과 부친이 서역의 부유한 상인이었다는 설이 있다.
이백의 성장 과정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단 젊은 시절 촉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살에 벌써 詩書에 통하고 백가서(百家書)를 탐독했다 스물다섯 살 무렵 촉을 떠나 양양, 형주, 무창, 금릉(金陵), 양주 등 장강 연안 지역을 유람하며 시 창작의 제재를 얻었다.
그는 안릉(安陵)에서 10년 정도 머물러 살 때 맹호연(孟浩然, 고독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자연의 한적한 정취를 사랑한 작품을 남긴 시인)과 교류했다. 이백은 서른다섯 살 무렵 안릉을 떠나 북쪽 지역을 여행했다. 그는 산동 연주(兗州)의 조래산(徂徠山)에서 도사 공소부(孔巢父), 배정(裵政) 등 네 사람과 함께 머물며 술로 나날을 보냈다. 세상 사람들은 이들 6명을 죽계육일(竹溪六逸)이라고 불렀다.
이백의 유람 생활은 두 가지로 읽힌다. 단순한 유람 생활이었다는 설과 출사를 위해 명사들과 교류했다는 설이다. 이백은 당시 자유분방하고 거침없는 문장력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는 뛰어난 재능을 지녔어도 왕족이나 제후 등 권세가들에게 청탁하지 않고는 출사하기가 힘들었던 때로, 천성이 청렴했던 이백에게 출사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742년 이백이 회계에서 머물며 교류했던 도사 오균(吳筠)이 현종의 부름을 받고 궁에 들어갔다. 오균은 현종에게 이백의 재능을 칭찬하며 그를 적극적으로 추천했고, 이에 이백은 장안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마흔두 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소망하던 출사를 하게 된 것이다.
장안에 도착한 이백은 오균의 소개로 고관 하지장(賀知章)을 알게 되었고, 그에게 자신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하지장은 이제야 이백과 만나게 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백을 ‘적선인(謫仙人)’이라고 칭했다. 이백은 현종을 알현하고 다시 한 번 재능을 인정받아 한림공봉(翰林供奉, 천자의 조칙을 기초화하는 일을 하는 관직)에 임명되었다.
조정에 나간 이백은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마음껏 펴고 싶었다. 그러나 그에게 내려진 관직은 유명무실한 직책으로 현종은 그가 관리로서의 재능이 아니라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펼쳐 주길 바랐다. 이백의 실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게다가 노령의 현종은 애첩 양귀비와의 환락에 빠져 있었고, 조정은 온통 비열한 소인배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에 당 조정에 실망한 이백은 맘껏 술을 마시고, 미친 듯 행동하며, 장안의 술집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어느 날 현종은 양귀비와 함께 침향정에서 꽃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는 흥을 돋우기 위해 이백을 찾았고, 이미 고주망태가 된 이백이 사람들에게 억지로 끌려왔다. 현종은 친히 이백의 술기운을 깨우고, 양귀비에게 손수 먹을 갈게 했다. 그는 취기를 빌어 〈청평조사(淸平調詞)〉 3수를 지었다.
이백이 단숨에 아름다운 시를 짓자 크게 기뻐한 현종은 이백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백은 당대 최고의 권세를 누리던 환관 고력사가 자신의 신을 벗기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일로 이백은 고력사의 원한을 샀으며, 양귀비 또한 자신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조비연(趙飛燕, 한나라 성황제의 황후로 중국의 전통적인 미인으로 여겨진다)에 빗댄 것 때문에 그에게 앙심을 품었다.
양귀비나 환관 고력사 등 권세가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킨 이백은 결국 현종에게 중용되지 못했다. 이백은 주색에 빠진 현종에게 환멸을 느껴 744년 장안을 떠났다. 이 시기 이백은 두보(杜甫)를 알게 되어 그와 우정을 나누며 시를 교류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안을 떠난 후 이백은 10여 년간 산동에 거처하면서 유람 생활을 했다.755년 이백이 명승 노산에 머무를때 안사의 난이 일어났다.
이에 헌종의 아들 영왕 이린이 난을 제압하고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겠다며 강남지역에서 군사를 일으켰다. 이백은 이린수하로 들어갔다, 그러나 태자 이형이 이린을 견제하고자 먼저 왕위에 올라 숙종에 올랐다, 후에 숙종의 명령으로 곽자의가 안사의 난을 평정하자 이린을 도왔던 이백은 옥에 갖히게 되었다.
이백은 곽자의 와의 친분으로 사형을 간신히 면하고 귀주 야량으로 유배를 떠났다. 야량을 향해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던 이백은 도중에 사면 통지를 받고 풀려났다. 그후 이백은 금릉 선성등 장강 중하류 지역을 유람했다. 그는 만년에 친족인 이양빙에게 의탁했고 762년 임종을 맞을때 시문이 적힌 초고를 이양빙에게 맡기고 숨을 거두었다.
이백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그가 달빛이 은은한 저녁에 취해 우저기(牛渚磯)에서 홀로 뱃놀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백이 하늘을 보니 거울 같은 얼음이요, 몸을 숙이니 강물에는 밝은 달만 있는 것이 아닌가. 이백이 흥에 겨워 강물 속의 달을 건지려다 그만 배에서 떨어져 익사했다는 것이다. 술과 시를 사랑했던 이백다운 죽음이 아닐 수 없다.
▶️ 飛(날 비)는 ❶상형문자로 새가 날개 치며 나는 모양으로, 날다, 날리다, 빠름의 뜻이 있다. 부수(部首)로 쓰일 때는 날비몸이라 한다. ❷상형문자로 飛자는 ‘날다’나 ‘오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飛자는 새의 날개와 몸통을 함께 그린 것이다. 飛자는 본래 ‘날다’를 뜻하기 위해 만들었던 非(아닐 비)자가 ‘아니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새로이 만들어진 글자이다. 飛자는 새의 날개만을 그렸던 非자와는 달리 새의 몸통까지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飛(비)는 ①날다 ②지다, 떨어지다 ③오르다 ④빠르다, 빨리 가다 ⑤근거 없는 말이 떠돌다 ⑥튀다, 튀기다 ⑦넘다, 뛰어 넘다 ⑧날리다, 빨리 닿게 하다 ⑨높다 ⑩비방(誹謗)하다 ⑪새, 날짐승 ⑫빨리 달리는 말 ⑬높이 솟아 있는 모양 ⑭무늬 ⑮바둑 행마(行馬)의 한 가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상(翔)이다. 용례로는 어떤 일의 영향이 다른 데까지 번짐을 비화(飛火), 공중으로 날아서 감을 비행(飛行), 태양을 달리 일컫는 말을 비륜(飛輪), 빠른 배를 비가(飛舸), 하늘을 나는 용을 비룡(飛龍), 날아 다니는 새를 비조(飛鳥), 높이 뛰어오르는 것을 비약(飛躍), 날아 오름을 비상(飛上), 공중으로 높이 떠오름을 비등(飛騰), 세차게 흐름을 비류(飛流), 공중을 날아다님을 비상(飛翔), 하늘에 오름을 비승(飛昇), 매우 높게 놓은 다리를 비교(飛橋), 날아서 흩어짐을 비산(飛散), 날아오는 총알을 비환(飛丸), 여름 밤에 불을 찾아 날아다니는 나방을 비아(飛蛾), 날아가 버림을 비거(飛去), 내리는 서리를 비상(飛霜), 바람에 흩날리며 나리는 눈을 비설(飛雪),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호(飛虎), 던지는 칼 또는 칼을 던져 맞히는 솜씨를 비도(飛刀), 띄엄띄엄 넘어가면서 읽음을 비독(飛讀), 날아 움직임을 비동(飛動), 일의 첫머리를 비두(飛頭), 힘차고 씩씩하게 뻗어 나아감을 웅비(雄飛), 높이 낢을 고비(高飛), 떼지어 낢을 군비(群飛), 어지럽게 날아다님을 난비(亂飛), 먼 데 있는 것을 잘 보고 잘 듣는 귀와 눈이라는 뜻으로 학문이나 사물에 대한 관찰의 넓고 날카로움을 이르는 말을 비이장목(飛耳長目), 날쌔게 말에 올라 탐을 비신상마(飛身上馬), 천리까지 날아감을 비우천리(飛于千里), 날아가고 날아옴을 비거비래(飛去飛來), 곧바로 흘러 떨어짐을 비류직하(飛流直下), 뼈에 사무치는 원한을 비상지원(飛霜之怨), 성인이나 영웅이 가장 높은 지위에 올라 있음을 비유하는 말을 비룡재천(飛龍在天), 모래가 날리고 돌멩이가 구를 만큼 바람이 세차게 붊을 형용하는 말을 비사주석(飛沙走石), 새도 날아 들어가지 못할 만큼 성이나 진지의 방비가 아주 튼튼함을 이르는 말을 비조불입(飛鳥不入) 등에 쓰인다.
▶️ 流(흐를 류/유)는 ❶형성문자로 㳅(류)는 고자(古字), 沠(류)는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㐬(류; 아기가 태어나는 모양)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流(류)는 아기가 양수와 함께 순조롭게 흘러 나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流자는 '흐르다'나 '전하다', '떠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流자는 水(물 수)자와 㐬(깃발 유)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㐬자는 물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그린 것이다. 育(기를 육)자가 그러하듯 流자의 상단에 있는 것은 '어린아이'가 변형된 것이다. 또 아래에 있는 글자는 물살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㐬자는 아이가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㐬자 자체도 '흐르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 水자를 더한 流자는 본래의 의미를 더욱 강조한 글자이다. 그래서 流(류/유)는 ①흐르다 ②번져 퍼지다 ③전(傳)하다 ④방랑(放浪)하다 ⑤떠돌다 ⑥흐르게 하다 ⑦흘리다 ⑧내치다 ⑨거침없다 ⑩귀양 보내다 ⑪흐름 ⑫사회 계층 ⑬갈래 ⑭분파(分派)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거침없이 흘러 통함을 유통(流通), 밖으로 흘러 나가거나 나오는 것을 유출(流出), 어떤 복장이나 언어나 생활 양식 등 일시적으로 널리 퍼져 유사해지는 현상이나 경향을 유행(流行), 흘러 들어옴을 유입(流入),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을 유리(流離), 물결에 비치는 달을 유광(流光), 널리 세상에 퍼지거나 퍼뜨림을 유포(流布),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유전(流轉), 융통하여 사용함을 유용(流用), 액체 등이 흘러 움직임을 유동(流動), 물 위에 떠서 흘러가는 얼음덩이를 유빙(流氷), 하천이 흐르는 언저리의 지역을 유역(流域), 일정한 목적없이 떠돌아 다님을 유랑(流浪), 떠내려가서 없어짐을 유실(流失), 서로 주고 받음을 교류(交流), 물에 떠서 흘러감을 표류(漂流),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물이 흐르는 원천이나 사물이 일어나는 근원을 원류(源流),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물의 원줄기에서 갈려 흐르는 물줄기를 지류(支流), 둘 이상의 흐름이 한데 합하여 흐르는 것 또는 그 흐름을 합류(合流), 혼탁한 물의 흐름을 탁류(濁流), 아무 근거없이 널리 퍼진 소문이나 터무니없이 떠도는 말을 유언비어(流言蜚語), 향기가 백대에 걸쳐 흐름이란 뜻으로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전함을 일컫는 말을 유방백세(流芳百世),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니며 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랑생활(流浪生活),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상 움직이는 것은 썩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유수불부(流水不腐), 일정한 직업을 가지지 아니하고 정처없이 이리저리 떠돌아 다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유리표박(流離漂泊), 쇠가 녹아 흐르고 흙이 그을린다는 뜻으로 가뭄이 계속되어 더위가 극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금초토(流金焦土),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 또는 남녀 간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돌로 양치질하고 흐르는 물을 베개 삼는다는 뜻으로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 듯하게 꾸며대는 것 또는 이기려고 하는 고집이 셈을 일컫는 말을 수석침류(漱石枕流), 푸른 산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말을 거침없이 잘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청산유수(靑山流水), 피가 강을 이루어 무거운 공이라도 띄울 수 있다는 뜻으로 싸움이 치열하여 전사자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혈류표저(血流漂杵), 흐르는 물과 하늘의 뜬구름이라는 뜻으로 과거사가 흔적이 없고 허무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수류운공(水流雲空) 등에 쓰인다.
▶️ 直(곧을 직, 값 치)은 ❶회의문자로 十(십)과 目(목)과 乚(숨을 은; 隱의 옛자)의 합자(合字)이다. 十(십)과 目(목)을 합(合)하여 열개(여러 개)의 눈(많은 사람)으로 숨어 있는(乚) 것을 바르게 볼 수 있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 곧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直자는 ‘곧다’나 ‘바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直자는 目(눈 목)자와 十(열 십)자, 乚(숨을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直자의 갑골문을 보면 단순히 目(눈 목)자 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눈이 기울어지지 않았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렇게 눈 위에 획을 하나 그려 넣었던 直자는 금문에서부터 눈을 감싼 형태의 획이 하나 더해져 ‘곧다’라는 뜻을 더욱 강조하게 되었다. 直자는 때로는 ‘가격’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가격이란 정확해야 하기에 ‘바르다’라는 의미가 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直(직, 치)은 (1)이직(理直)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곧다, 굳세다 ②바르다, 옳다③굽지 아니하다 ④기울지 아니하다 ⑤부정(不正)이 없다, 사(私)가 없다 ⑥펴다, 곧게 하다 ⑦꾸미지 아니하다 ⑧온순하다 ⑨억울함을 씻다 ⑩당하다, 대하다 ⑪대적하다 ⑫바루다, 고치다 ⑬모시다, 시중들다 ⑭곧, 즉시 ⑮바로 ⑯일부러 ⑰다만, 겨우 ⑱바른 도(道), 바른 행위(行爲) ⑲숙직(宿直)⑳세로 등의 뜻과 값 치의 경우는 ⓐ값, 물가(치) ⓑ품삯(치) ⓒ만나다, 당하다(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정(正), 곧을 정(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굽을 곡(曲)이다. 용례로는 중간에 매개나 거리 간격이 없이 바로 접함을 직접(直接), 두 점 사이를 가장 짧은 거리로 연결한 선을 직선(直線), 수평선과 수직선이 이루는 각을 직각(直角), 바로 눈에 보임을 직관(直觀), 바른 대로 알리거나 고해 바침을 직고(直告), 두 직선 또는 두 평면이 직각으로 만나는 일을 직교(直交), 다른 곳을 들르지 않고 곧장 목적지로 들어가거나 들어옴을 직입(直入), 일이 생기기 바로 전을 직전(直前), 바로 그 아래 곧장 그 밑을 직하(直下), 실정을 바른대로 말함을 직토(直吐), 있는 그대로 베껴 씀을 직사(直寫), 올바르고 착실함을 직실(直實), 원의 지름을 직경(直徑), 직접적로 예속됨을 직속(直屬), 거짓으로 꾸미거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음을 솔직(率直),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몸 따위가 굳어서 뻣뻣하게 되는 것을 경직(硬直), 똑바로 드리운 모양을 수직(垂直), 옳고 그름이나 굽음과 곧음을 곡직(曲直), 어리석고 고지식함을 우직(愚直), 그 날 그 날의 당직을 일직(日直), 마음이 굳세고 곧음을 강직(剛直), 곧게 바로 비치는 광선을 직사광선(直射光線), 직계에 속하는 가족을 직계가족(直系家族), 지나친 정직은 도리어 정직이 아니다는 직궁증부(直躬證父), 인정에 벗어난 신의를 직궁지신(直躬之信), 곧이 곧대로 재빨리 나아간다는 직왕매진(直往邁進) 등에 쓰인다.
▶️ 下(아래 하)는 ❶지사문자로 丅(하)는 고자(古字)이다. 밑의 것이 위의 것에 덮여 있는 모양이며, 上(상)에 대한 아래, 아래쪽, 낮은 쪽, 나중에 글자 모양을 꾸며 지금 글자체가 되었다. ❷지사문자로 下자는 ‘아래’나 ‘밑’,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下자는 아래를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下자의 갑골문을 보면 윗부분은 오목하게 아랫부분은 짧은 획으로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의 오목한 형태는 넓은 대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의 짧은 획은 땅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下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아래’나 ‘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금문에서 숫자 二(두 이)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소전에서는 아래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下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下(하)는 (1)아래. 밑 (2)품질(品質)이나 등급(等級)을 상(上)과 하(下), 또는 上, 中, 下로 나눌 때의 가장 아랫길(끝째). (3)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밑에서, ~아래서의 뜻으로, 그 명사가 조건이나 환경 따위로 됨. 나타냄. ~하에, ~하에서, ~하의 형으로 쓰임 등의 뜻으로 ①아래 ②밑(물체의 아래나 아래쪽) ③뒤, 끝 ④임금 ⑤귀인(貴人)의 거처(居處) ⑥아랫사람 ⑦천한 사람 ⑧하급(下級), 열등(劣等) ⑨조건(條件), 환경(環境) 등을 나타내는 말 ⑩내리다, 낮아지다 ⑪자기를 낮추다 ⑫못하다 ⑬없애다, 제거하다 ⑭물리치다 ⑮손대다, 착수하다 ⑯떨어지다 ⑰항복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낮을 저(低), 낮을 비(卑), 내릴 강(降), 항복할 항(降), 낮출 폄(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공중에서 아래쪽으로 내림을 하강(下降),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어떤 사람의 도급 맡은 일을 다시 다른 사람이 도거리로 맡거나 맡기는 일을 하청(下請), 아래쪽 부분을 하부(下部),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낮은 자리를 하위(下位), 공부를 끝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옴을 하교(下校),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하오(下午), 차에서 내림을 하차(下車),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보호를 받는 어떤 세력의 그늘을 산하(傘下),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치적이 나쁜 원을 아래 등급으로 깎아 내림을 폄하(貶下),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끌어 내림이나 떨어뜨림을 인하(引下), 원서나 소송 따위를 받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각하(却下),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라는 하석상대(下石上臺),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하필성장(下筆成章),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뜻 등이 막히지 않고 위에 잘 통함을 하정상통(下情上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한다는 하우불이(下愚不移)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千(일천 천/밭두둑 천/그네 천)은 ❶형성문자로 仟(천), 阡(천)은 동자(同字), 韆(천)의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열십(十; 열, 많은 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人(인)의 뜻을 합(合)하여 일 천을 뜻한다. ❷지사문자로 千자는 숫자 '일천'을 뜻하는 글자이다. 千자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千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의 다리 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의 수가 '일천'이라는 뜻이다. 고대에는 이러한 방식으로 ‘천’ 단위의 수를 표기했다. 예를 들면 '이천'일 경우에는 두 개의 획을 그었고 '삼천'은 세 개의 획을 긋는 식으로 오천까지의 수를 표기했다. 千자는 그 중 숫자 '일천'을 뜻한다. 후에 천 단위를 표기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지금은 千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쓰이지 않는다. 그래서 千(천)은 (1)십진(十進) 급수(級數)의 한 단위. 백의 열곱 절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일천 ②밭두둑, 밭두렁 ③초목이 무성한 모양 ④아름다운 모양 ⑤그네 ⑥반드시 ⑦기필코 ⑧여러 번 ⑨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갖가지의 많은 근심을 천우(千憂), 만의 천 배를 천만(千萬), 아주 많은 수를 천억(千億), 여러 번 들음을 천문(千聞), 썩 먼 옛적을 천고(千古), 썩 오랜 세월을 천추(千秋), 엽전 천 냥으로 많은 돈의 비유를 천금(千金), 백 년의 열 갑절로 썩 오랜 세월을 천년(千年), 한냥의 천 곱절로 매우 많은 돈을 천냥(千兩), 백 근의 열 갑절로 썩 무거운 무게를 천근(千斤), 십리의 백 갑절로 썩 먼 거리를 천리(千里), 수천 수백의 많은 수를 천백(千百), 많은 군사를 천병(千兵), 천 길이라는 뜻으로 산이나 바다가 썩 높거나 깊은 것을 천인(千仞), 많은 손님을 천객(千客), 여러 가지로 변함을 천변(千變), 천 년이나 되는 세월을 천세(千歲),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천만인(千萬人), 썩 많을 돈이나 값어치를 천만금(千萬金), 하루에 천리를 달릴 만한 썩 좋은 말을 천리마(千里馬), 천 리 밖을 보는 눈이란 뜻으로 먼 곳의 것을 볼 수 있는 안력이나 사물을 꿰뚫어 보는 힘 또는 먼 데서 일어난 일을 직감적으로 감지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을 천리안(千里眼),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천 번을 생각하면 한 번 얻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많이 생각할수록 좋은 것을 얻음을 일컫는 말을 천려일득(千慮一得), 천 가지 생각 가운데 한 가지 실책이란 뜻으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많은 생각을 하다 보면 하나쯤은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을 천려일실(千慮一失), 마음과 몸을 온가지로 수고롭게 하고 애씀 또는 그것을 겪음을 일컫는 말을 천신만고(千辛萬苦),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천 리나 떨어진 곳에도 같은 바람이 분다는 뜻으로 천하가 통일되어 평화로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천리동풍(千里同風), 여러 시문의 격조가 변화 없이 비슷 비슷하다는 뜻으로 여러 사물이 거의 비슷 비슷하여 특색이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천편일률(千篇一律), 천 가지 괴로움과 만가지 어려움이라는 뜻으로 온갖 고난을 이르는 말을 천고만난(千苦萬難), 천만 년 또는 천 년과 만 년의 뜻으로 아주 오랜 세월을 이르는 말을 천년만년(千年萬年), 무게가 천 근이나 만 근이 된다는 뜻으로 아주 무거움을 뜻하는 말을 천근만근(千斤萬斤), 울긋불긋한 여러 가지 빛깔이라는 뜻으로 색색의 꽃이 피어 있는 상태를 형용해 이르는 말을 천자만홍(千紫萬紅), 천차만별의 상태나 천 가지 만 가지 모양을 일컫는 말을 천태만상(千態萬象), 천금으로 말의 뼈를 산다는 뜻으로 열심히 인재를 구함을 이르는 말을 천금매골(千金買骨), 썩 많은 손님이 번갈아 찾아옴을 일컫는 말을 천객만래(千客萬來), 오래도록 변화하지 않는다는 말을 천고불역(千古不易), 수없이 많은 산과 물이라는 깊은 산속을 이르는 말 천산만수(千山萬水),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다는 말을 천차만별(千差萬別) 등에 쓰인다.
▶️ 尺(자 척)은 ❶상형문자로 呎(척)과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발 부분에 표를 한 모양으로 발바닥의 길이, 한 치의 열 배를 말한다. ❷지사문자로 尺자는 ‘자’나 ‘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尺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다리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발만큼의 길이를 표현한 것이다. 길이를 잴 자가 없을 때는 무엇으로 길이를 측정하려고 할까? 아마도 조그만 것은 손의 너비만큼 길이를 잴 것이고 좀 긴 거리는 보폭으로 길이를 측정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寸(마디 촌)자는 손을 폈을 때 엄지손가락 끝에서 가운데 있는 손가락까지의 3cm 정도의 길이를 뜻하고 尺이라고 하는 것은 발의 길이 만큼인 23~30cm 정도를 뜻한다. 그래서 尺(척)은 자의 뜻으로 ①자 ②길이 ③길이의 단위 ④법(法), 법도(法度) ⑤맥(脈)의 한 부위(部位) ⑥편지(便紙), 서간(書簡) ⑦기술자(技術者) ⑧증명서(證明書) ⑨자로 재다 ⑩짧다 ⑪작다 ⑫조금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짧은 편지를 척독(尺牘), 자로 잰 길이를 척도(尺度), 퍽 좁은 논밭을 척토(尺土), 작은 종이 또는 짧은 편지를 척지(尺紙), 한 자 사방의 재목을 척각(尺角), 열 살 안팎의 어린아이를 척동(尺童), 물건을 자로 잼을 척량(尺量), 한 자 가량이나 내린 눈으로 많이 쌓인 눈을 척설(尺雪), 퍽 좁은 땅이나 아주 가까운 땅을 척지(尺地), 아주 가까운 거리를 지척(咫尺), 곱자로 나무나 쇠로 ㄱ자 모양으로 만든 자를 곡척(曲尺), 포목을 마르고 재는 일을 도척(刀尺), 일정한 길이를 재고 여분을 더 잡는 길이를 여척(餘尺), 자투리로 자로 재어 팔거나 재단하다가 남은 천의 조각을 간척(殘尺), 장대로 열 자 길이가 되게 만든 자를 장척(丈尺),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자를 절척(折尺), 높은 곳에서 멀리 산수를 볼 때 그 작게 보임을 이르는 말을 척산척수(尺山尺水), 얼마 안 되는 공로를 이르는 말을 척촌지공(尺寸之功), 약간의 이익이나 사소한 이익을 이르는 말을 척촌지리(尺寸之利), 약간의 땅이나 얼마 안 되는 땅을 이르는 말을 척촌지지(尺寸之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