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 선단동의 주택단지와 빌라 사이에 사각형 모양의 모던한 주택이 들어섰다. 아이 셋을 둔 35살 동갑내기 부부가 건축비용 9,700만 원으로 지은 복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여러 번 집을 옮겨 다닌 건축주가 전세 비용으로 자신 소유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적지 않은 가족 구성원의 주택을 저예산으로 어떻게 지었는지 들여다보자.
경기 포천시 선단동의 주택단지와 빌라 사이에 사각형 모양의 모던한 주택이 들어섰다. 아이 셋을 둔 35살 동갑내기 부부가 건축비용 9,700만 원으로 지은 복층 경량 목조주택이다. 여러 번 집을 옮겨 다닌 건축주가 전세 비용으로 자신 소유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적지 않은 가족 구성원의 주택을 저예산으로 어떻게 지었는지 들여다보자.
글 최은지 기자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이룸건축(네이처하우징)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포천시 선단동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287.00㎡(86.81평)
건축면적 49.50㎡(14.97평)
건폐율 17.24%
연면적 91.62㎡(27.71평)
1층 49.50㎡(14.97평)
2층 42.12㎡(12.74평)
용적률 31.92%
설계기간 2개월
공사기간 3개월
건축비용 9,700만 원(3.3㎡당 350만 원)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아스팔트 슁글
벽 - 써모사이딩
데크 - 방부목 27㎜
내부마감
천장 - 도배
벽 - 도배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벽 - 연질 우레탄 발포
외단열 - 써모사이딩(우레탄)
계단 고무나무 집성판
창호 미국식 시스템창호(윈체)
현관 살라만더
위생기구 대림/세림
난방기구 린나이 콘덴싱
결혼한 지 9년 차 되는 부부가 처음으로 소유한 포천 주택. 결혼 후 여러 차례 전세로 아파트나 빌라로 옮겨 다닌 부부는 또다시 이사를 할 상황에 부닥쳤다. 어릴 때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에 살았던 남편은 공동주택이 여러 면에서 불편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독주택부터 찾아다녔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와 남편이 운영하는 식당과의 거리를 고려해 찾다 보니 온통 규모가 큰 단독주택뿐이었다. 원하는 조건의 단독주택이 없자 부부는 ‘전세자금으로 차라리 내 집을 지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됐다.
주택 측면에 배치한 현관. 난방 손실을 고려해 미닫이 중문도 설치했다.
주택을 짓기로 한 부부는 먼저 대지를 찾아 나섰다. 부동산을 통해 두 명이 1필지를 공동소유했다가 한 명이 지분 양도로 2필지로 분할된 대지 중 하나를 소개받았다. 대지의 규모는 적당했으나, 부정형으로 주택을 앉히기엔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대신 대진대학교가 바로 옆에 있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전에 살던 빌라에서 5분 거리라 학교와 식당을 옮기지 않아도 됐다. 더욱이 지가地價도 부부가 예상한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부부는 대지를 구입한 후 1억 정도의 저예산으로 지을 수 있는 주택을 찾았다.
“처음에는 예전에 살던 샌드위치 패널 경량 철골조를 생각했는데, 그 당시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그보다 한 단계 위인 모듈러 주택을 알아보니 운반비가 만만치 않았어요. 우연히 집터를 소개해 준 부동산을 찾아 건축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자 예촌건축사사무소를 추천했어요. 그곳에서 건축 상담을 하면서 소형 경량 목조주택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층 거실 바닥은 남편의 의견에 따라 대리석으로 깔았다. 아내는 “밝은 색상이라 먼지나 과자 부스러기가 눈에 잘 띄지만 청소하기엔 편하다”고 한다.
1층에는 거실, 주방, 다용도실과 욕실을 배치했다. 좌측에 보이는 파티오 창호를 통해 데크와 마당으로 드나들 수 있다.
그렇게 해서 부부와 9살, 6살, 갓난아기 이렇게 다섯 가족만의 거주 공간인 소형 경량 목조주택이 지어졌다. 남쪽의 빌라를 피하면서 아담한 산을 조망하고자 좌향을 동향으로 잡고 대지 후면으로 주택을 최대한 밀착해 앉혔다. 이 과정에서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의 놀이터인 앞마당이 만들어졌다.
주방에 작은 창을 뒀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놀고 있을 때 아내의 시야에 들어오도록 하기 위해서다. 주방 벽은 바닥과 같은 대리석으로 시공했다. 요리 후 한 번 닦기만 하면 돼 청소하기 편하다.
다섯 가족을 위한 맞춤형 디자인
5인 가족을 위한 주택인 만큼 주어진 예산 안에서 작지만 활용도 높은 공간이 필요했다. 설계를 세 차례 거듭한 끝에 부부가 만족스러워하는 디자인이 나왔다. 첫 번째 설계안에서 1층 주방을 마당 쪽으로 빼내 주방과 다용도실을 살짝 넓혔고, 2층 3개의 방 중 1층 주방과 같은 위치에 있는 방도 앞으로 빼면서 공간을 확보해 베란다를 뒀다. 또 하나는 현관과 욕실의 위치 변경이다. 처음에는 현관을 전면으로 돌출시키고 욕실을 그 옆에 배치했다. 하지만 공간 확보를 위해 현관의 위치를 주택의 측면으로 변경하고, 욕실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밑 자투리 공간에 배치했다. 또한, 계단실에는 난간 대신 책장으로 꾸며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시공하면서 확장한 공간도 있다. 2층 복도를 주택의 남측방향으로 터 길게 빼 놀이공간을 마련했다. 이렇게 ‘선택과 집중’이라는 설계 콘셉트로 데드 스페이스를 최대한 줄이면서 작은 공간을 알차게 활용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실. 난간 대신 책장으로 꾸며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2층은 계단을 오르면 복도로 이어진다. 복도 끝엔 욕실이 있고, 그 좌우에는 안방과 아이 방이 있다.
2층 욕실 반대편 끝엔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 있다. 시공하면서 더 확장한 공간이다. 아이들은 여기에서 TV와 연결해 게임을 즐긴다.
14평인 1층에는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 작은 욕실을 배치해 온 가족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아내가 주방에서 일을 보면서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게 거실과 주방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또한, 주방에는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내다보이는 위치에 작은 창을 냈다. 거실에서는 파티오 창호를 통해 데크와 마당으로 드나들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현관보다 외부로 시선이 이어지는 거실을 통해 데크와 마당으로 드나드는 것을 더 좋아한다. 12평인 2층은 취침 공간으로 3개의 방과 욕실을 배치했다.
놀이 공간 옆에 위치한 2층 방. 주방과 마찬가지로 마당 쪽으로 공간을 빼면서 공간을 확보해 베란다를 뒀다.
아내는 “둘째를 낳았을 때 살던 집은 겨울철 난방비가 월평균 60만 원 정도 나왔는데, 여기에서는 몹시 추운 날에도 밤에만 잠깐 보일러를 틀어도 훈훈하기에 난방비가 훨씬 적게 든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주로 앞마당에서 활동하다 보니 TV를 보는 시간이 줄어서 보기 좋다”며 만족스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