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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 애니피아의 회원이신 최강용자님이 올리신 글 두개를보고 그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렇게 올립니다.출처는 신비로 애니피아의 최강용자입니다.
최강용자
일격살충 호이호이상을 보면서 떠오른 망상
1. 해충의 종류에 맞추어 특화된 3개의 비인간형 살충용 유닛을 제작한다.
2. 3개의 유닛의 컬러는 각각 빨강, 흰색, 노란색이다
3. 3개의 유닛이 하나로 합쳐지면 인간형의 해충구제용 로봇이 된다.
4. 유닛을 조합하는 순서에 따라 각기 용도가 다른 3가지 형태의 로봇으로 변형, 합체할 수 있다.
5. 제 1형태는 바퀴벌레로 대표되는 지상의 해충을 전문으로 잡는 지상전용 레드 컬러링의 "○○ 레이드"
6. 제 2형태는 파리, 모기처럼 날아다니는 해충을 전문으로 잡는 공중전용 화이트 컬러링의 "○○ 에프킬라"
7. 제 3형태는 거머리, 장구벌레와 같은 수중에서 서식하는 해충 및 유충을 처리하는 수중전용 옐로우 컬러링의 "○○ 컴배트"
8. "○○ 레이드" 는 소형 토마호크, 양손 개틀링 기관포, 초강력 살충광선 ...
9. "○○ 에프킬라" 는 포획용 집게손, 말살용 드릴, 날벌레를 능가하는 비행능력 ...
10. "○○ 컴배트" 는 초소형 다연장 미사일, 거대 쌍발미사일, 해충 포획용 그물,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매직핸드를 이용한 육박전 등을 특기로 한다.
...대충 이정도입니다(뭐 패러디한 건지는 이미 모르시는 분이 없겠죠.....^^;;)
애니 중간에 보면 공각기동대의 타치코마 비슷하게 생긴 옵션 파츠도 나온 것 같고 원작만화에서도 호이호이상 개발하는 제약회사 과장이 상당히 매니악한 캐릭터라서 건담을 생각나게 만드는 호이호이상 전용 강화파츠 개발까지 제안한 사례가 있었던 걸로 볼 때 좀더 기술이 발전하면 위의 것들도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그런데 해충 잡으러 저런 걸 사갈 소비자는 과연 어떤 사람?)
너무 극단적인 작품을 많이 보다보니 얻은 휴유증들 첨 부
오래간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는군요...
근래에 수년간 하도 비슷비슷한 만화와 애니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다 보니 전부 다 보는 것은 엄두도 못 내게 되고 결국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각 장르에서 거의 초 극단을 달리고 있는 작품들한테 자연스레 먼저 눈길을 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인해 아래에 언급되는 여러 가지 각종 심각한 휴유증에도 시달리게 되고 말았으니 차례대로 설명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포츠 리얼리티 과소평가 증후군
스포츠 환타지의 최고봉 쿠루마다 마사미의 『링에 걸어라』 시리즈를 구독한 뒤 얻게 되는 증상입니다. 우선 맞으면 상대가 공중에서 360도 회전한 뒤 장외로 나가떨어지는 부메랑 스퀘어에다가 은하가 폭발하는 배경화면과 함께 맞은 놈은 경기장 밖으로 창문을 부수고 날아가게 만드는 갤럭티카 팬텀, 또한 공중으로 수직상승해서 돔구장 천정 한가운데에 적을 처박아놓는 제트 어퍼컷은 물론이고 심지어 성경의 천지창조 구절을 읊으면서 선수를 K.O가 아니라 완전히 사망하게 만드는 초 사기주먹 네오 바이블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게임을 능가하는 일명[슈퍼블로]들과 그런 펀치를 정통으로 맞고 피를 수십 리터씩 흘리면서도 다시 일어나 싸우는 주인공 좀비들을 보고 있자면 캡틴 쯔바사나 테니스의 왕자님 등 여태까지 심하다고 생각하던 여타 작품들이 사실은 얼마나 얌전하고 리얼한 작품들이었는가 하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 증상이 발병하게 되면 아무리 스토리가 황당하고 경기 내내 과장이 하늘을 찌르는 스포츠만화를 봐도 다 그런가보다 하고 납득하게 됩니다. 즉 “니들이 암만 그래봤자 얘네들한테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돼”라는 자포자기적 심정이 되어 버리는 거죠.
(만약 이 만화를 웃으면서 끝까지 읽을 수 있는 내공의 소유자라면 그 어떤 막가파식의 스포츠 만화, 애니라도 아무 탈없이 무사히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보증합니다)
2. 캐릭터 사망확인 불신 증후군
아스트랄 대전격투 에스컬레이션 장르에 역사적인 한획을 그은 괴작, 『돌격 남자훈련소(원제 : 괴! 남숙)』를 다 읽은 뒤에 얻게 되는 증상입니다. 이 작품에서는 각종 무술 및 격투기, 권법의 달인들이 등장하여 별의별 오의를 주절주절 늘여놓으면서 대결을 펼치는데 그 설명이라고 적어놓은 텍스트들도 예술이지만 (축구, 골프, 탁구, 스케이트, 볼링, 죽방울, 죽마 등등 모든 스포츠와 전통놀이가 사실은 먼 옛날의 암살술이었다!...-_-;;;;) 뭐니뭐니해도 이 만화의 압권은 아무리 몇 번을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캐릭터들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커다란 싸움들만 적어봐도 1부에선 경라대라흉살, 팔연재패, 천도오륜대무회, 흑사회 7인 영웅전, 그리고 최근에 연재를 시작한 2부에서는 세계 남자컵대회와 소돔 세계회의까지 그야말로 사투의 연속이고 이런 게 한번 벌어질 때마다 주인공편 등장 캐릭터의 반 이상이 목숨을 바쳐 승리를 따내거나 동료를 위해 장렬히 희생하거나 해서 죽어버립니다. 하지만 다음 스토리가 전개될 때쯤 되면 분명히 천길 낭떠러지에 떨어지고, 용암속으로 뛰어들고, 급소를 찔려 인체의 바이탈사인(체온, 맥박, 호흡, 혈압)이 완전히 정지된 것을 확인해 관 속으로 들어갔던 친구들이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살아나선 주인공 앞에 나타나게 되는데 그러면서 놀라는 친구들한테 한다는 소리가 바로 “그때 나는 죽은 것이 아니라. 사실은 빈사상태로 옮겨졌다가 중국의술 4000년의 비법에 의해 구조되어 되살아났다” 는 알만한 분은 다 아시는 그 명대사이지요(덕분에 이젠 저놈의 중국 4000년 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다는...-_-;;;)
하지만 2부까지 무려 40권이 넘도록 저 짓을 반복해대다 보니 이제는 제아무리 멋진 캐릭터가 장렬하게 희생되거나 죽음을 맞는 것 같은 장면을 보여줘도 전혀 쥐꼬리만큼의 감흥도 안 오게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저래봤자 결국 이 싸움이 끝나면 “어찌어찌해서 사실은 전부 다 살아있었다”라는 식이란 게 뻔히 다 보이게 되어 버렸으니까 말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위의 증상이 발병하면 어떤 작품에서건 캐릭터가 죽게 되더라도 우선 감정을 이입해서 슬퍼하기보다는 진짜로 죽은 게 맞는지 의심부터 하게 됩니다. 대놓고 말하자면 그 시신을 찾아서 완전히 형체도 못 알아볼 정도로 훼손되었는지 확인해야 정말 죽었다고 믿지 당시 주변상황만으로 죽은 게 틀림없다고 지례짐작했다간 나중에 뒤통수 얻어맞기 딱 좋다는 식입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앞의 가설은 현재까지도 상당한 수의 작품들 속에서 말 그대로 진실이었던 것으로 증명되고 말았습니다.
(지금껏 죽은 줄 알고 슬퍼했는데 막판에 멀쩡히 살아 돌아와서 정말 사람 멍하게 만든 작품이나 캐릭터가 과연 몇이나 되었는지 원...-_-;;;)
3. 엽기개그 및 패러디 장르 무반응 증후군
엽기, 개그, 패러디물에서 극한을 달리고 있는 『괴짜가족』시리즈를 장기간 읽은 후에 얻게 되는 증상입니다. 이 작품 또한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만화는 잡학이다”라는 철학노선을 그야말로 가장 충실히 따르고 있는 만화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작품 속에서 차용되는 수많은 요소들을 살펴볼 것 같으면 프로레슬링, 이종격투기, 쿵푸, 자연다큐멘터리, 심령학, 이소룡, 성룡, 자이안트 바바, 안토니오 이노키, 루팡 3세, 제니가타 경감, 세일러문, 거인의 별, 힉슨 그레이시, 명탐정 코난, 황비홍, 격투왕 바키, 한마 유지로, 그밖에도 셀 수없이 많은 유명정치인이나 운동선수, 영화배우 등등 그야말로 다루지 못하는 소재가 없고 패러디 못하는 작품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거기다 이런 소재들을 스토리 속에서 모조리 엽기적인 개그의 극한으로 승화시켜나가는 작가의 능력을 보고 있자니 어떤 의미에서는 좋든 나쁘든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느낄때도 종종 있었습니다(저러고도 저작권 안 걸리는 거냐 ...-_-;;;)
이 작품으로 인해 생기는 위의 증상은 요즘 많은 분들이 호소하시는 애니불감증과도 공통되는 면이 있습니다. 즉 이처럼 너무나도 강도가 심한 엽기, 개그물에 장기간 노출된 탓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이러한 장르에 대한 내성이 쌓이게 되어 결국 작품을 보면서 웃기는 장면에서 분명히 웃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전혀 느낌이 안 오고 그냥 무덤덤해지고 마는 현실적으로도 제일 심각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정말이지 요즘은 애니 보면서 웬만해선 전혀 웃음이 안 나와 죽을 지경입니다. 가장 최근에 굴러본 게 몇달 전 크로마티 고교 최종화의 그 마리미테 패러디였다는...즉 슬프게도 이젠 그 정도의 극악한 레벨이 아니면 아예 느낌도 안 올 지경으로 제가 감각이 무뎌졌다는 겁니다, 흑흑...ㅠ_ㅠ)
4. 초인류 극한무력 추구에 의한 현실무력 도외 증후군
마지막으로 이것은 인간의 무(武), 투(鬪), 권(拳)에 관하여 다룬 만화들의 최고봉 『북두의 권』과 『격투왕 바키』를 감상한 후에 얻게 되는 증상입니다. 다소 개인차는 있겠지만 저는 이 두 작품이야말로 격투만화에서 드래곤볼식 초인물이나 미국식 히어로물을 제외한 순수한 인간의 육체만으로 추구하는 무력의 극한이 어디까지인가를 가장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평가하는 바입니다.
북두의 권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문명과 지성이 사라지고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원시시대처럼 황폐하게 변해버린 세계에서 순수한 육체의 무(武)의 힘만으로 인간의 상냥함과 따뜻함을 지켜나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 켄시로는 세기말 구세주전설이라는 부제처럼 정말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순수하고도 절대적인 무력의 소유자이지요. 제아무리 흉폭하고 잔인하고 교활하며 극악무도한 폭력을 앞세운 수많은 악한들이 몰려와도 그의 주먹 앞에선 모든 수단이 애들 장난이나 다름없다는 무력함을 뼈저리게 깨닫고 이후에는 죄에 대한 철저한 응징이 뒤따를 뿐입니다(하지만 선인과 약자한테는 한없이 다정하기만 했던 그야말로 80년대 우리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사나이 중의 사나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격투왕 바키의 경우는 오늘날의 현대 시대에서도 바보스러울 정도로 가장 원초적인 강함을 추구하며 자신의 육체를 극한을 향해 수련시켜나가는 파이터들의 이야기로써 그 모든 것의 정점은 주인공 바키의 아버지 일명 “인류 최강의 생물체” 한마 유지로로 귀결됩니다. 위의 작품 속에 나오는 인간들이 얼마나 괴물같이 강한지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백 마디의 말보다 한번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더욱 확실히 깨달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니까요(그리고 솔직히 말로는 다 표현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쨌든 둘다 재미있게 보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문제는 이 작품들을 보고 난 뒤에는 이쪽 장르에 너무 눈이 높아진 탓에 다른 일반적인 격투만화들은 아주 눈에 들어오지도 않게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그나마 바람의 파이터와 같이 실존했던 인물의 무용담을 바탕으로 한 무예 관련 작품의 경우 별 무리 없이 납득하면서 볼 수 있었지만 그 이외에 일반적인 학원액션물이나 조직간의 대립을 소재로 한 만화들한테는 완전히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만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어떤 대결장면이 눈에 들어와도 애들 장난 수준으로밖에 안 보이고 그러면서도 겨우 좁디좁은 학교나 지역하나 차지하려고 마치 천하를 걸고 격돌하는 양 폼잡고 아웅다웅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우물안 개구리들의 유치한 다툼으로밖에 안보여 성이 안 차게 되어버린 것이지요.
이것이 제가 마지막으로 시달리고 있는 [초인류 극한무력 추구에 의한 현실무력 도외 증후군]이며 이상으로 너무 극단적인 작품들만 추구한 결과 빠지게 된 휴유증들에 대한 전말을 다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시기를 바라면서 그럼 이만
P.S
글을 마치면서 위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그 황당함에 턱이 빠질 뻔도 하고 그 전개의 아스트랄함에 약 30초정도 정신이 다른 세계로 워프했다가 되돌아오며, 결정적으로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냐고 마음속으론 바가지로 욕을 하지만 결국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읽게 되는 제 자신을 보면서 역시 아무리 악평을 달고 살아도 다음편을 안 보고는 못배기게 만드는 것 또한 작가의 재능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_-;;;
허락해주신 최강용자님에게 거듭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정말~ 마아아아니이이이~ 아스트랄 하군요 -_-;;; [파이터 바키는 웬지 끌리는 만화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