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도 몽롱한 `잠오는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파자마`언니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것은 너무 훌륭한 선택이었다. 잠이깨지 않아 걱정이라면 파자마를 입어버리라구. 흥흥.
여전히 들어오지 않는 바우처는 더욱 빈곤에 박차를 가하게 한답니다. 제대로 들고간 적이 없는 회비는 그렇다쳐도, 생일잔치에 쓸모있는 선물은 한개쯤 품고 가고 싶은데. 뭘 가져가지? 고민이 꽤 되었더랬다. 삐죽 가구틈으로 나온 소니아 리켈 봉투를 보니까 갑자기 낄낄낄 웃음이 나왔다. 고2.때 그리고 고3때 오공주와 주고 받던 생일선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일을 맞은 친구에게 몇천원씩을(그땐 몇천원이었다!) 걷어 단체 선물을 주는 것으로는 몇프로쯤 부족했던 차라. 우린 개인적인. 지극히 사적인 선물을 했다.
몇년째 서랍에 담겨있는 8번당구공 열쇠고리. 어떤 길에서 받았던 미용실 할인권. 꽤 예쁜 비누. 뽑기에서 뽑은 100원 반지. 스킨로션샘플. 아끼고 아끼던 고무인형. 목록만 적은 편지도 깨알같던 선물들은 언제나 가장 그럴듯한 상자와 봉다리에 담아주었다. 아! 이거야 이거. 파자마언니에게 주면 좋을 선물들을 찾아보자구!!
기억력이 빵점보다 더 아래쪽인 언니의 치매방지를 위한 화투. 아마 좋아할꺼야 싶은 팀버튼의 책. 엄마만 먹는 생식을 두봉지. 언제부터 있었는지 절대 기억이 안나는 조롱박 씨앗. 구충제 한알. 영양제. 깜짝 놀랄만큼 어의없는 문체부에 등록된 불교TAPE. 등등. 이게 다인지. 더있는지 모르겠지만. 소니아 리켈봉다리에 담아갔다.
역시. 이거 받아도 되는거야? 하면서 조심조심 소니아 리켈을 받아든 언니는 기절초풍 즐거움이다. 내가 그것들을 봉다리에 담으면서 얼마나 낄낄낄. 웃어댔는지 모를거야. 정말 정말 신나는건 내쪽이었어요. 언니.
그 웃음들. 정확히 `낄낄낄`
끈적끈적 달라붙는 힘겨운 졸음들을 날려준. 생일 축하할 수 있어서 고마워요, 내게 그 웃음을 돌려 주었잖아요.
어디에 쓰라구? 하면서 자기가 받은 것도 아닌데 하지마에게 핀잔을 들은 `구슬동자 고무인형`은 정말 아끼던 건데.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좋겠어요. 덕분에 열어본 보물상자에 담긴 닌자거북이 인형은 줄 수가 없었다구요^^
2.
never...언니. 연대투쟁가에요.
그렇게 머리를 쥐어짰건만, 우리 너무 많이 생략했었네요^-^;
연대의 깃발을 올려라 총진군이다 머리띠 묶어주며 어깨걸고 일어서자
우리는 패배를 모른다 후퇴도 모른다 강철같은 연대투쟁 전진뿐이다
그래 너희에겐 외세와 자본이 있고 폭력집단 경찰과 군대있지만
우리에겐 신념과 의리로 뭉친 죽음도 함께하는 동지가 있다
보아라 연대의 깃발 들어라 단결의 함성 너희의 마지막 발악 투쟁으로 화답하리다
갑자기 가버렸잖아요. 처음으로 눈을 맞추고 함께 한 것이 노래.라니 집에 오면서 웃었어요. 그것도 쟁가와 민가. 잘 쉬어요.
너희에겐 여전히 외세와 자본이 있고, 폭력집단 경찰과 군대가 있지만, 우리에겐 술과 담배로 뭉친, 안주도 함께하는 망각이 있네요. 기억력 정말 나빠졌어-_-.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던 그 새벽을 잊지 못할거에요. 앞으로도 계속 연대투쟁가의 가사는 가물거릴 테니까. 그때마다 그 새벽만은 오롯이 떠올라 기분좋은 빈정거림을 전해주겠죠. 큭큭.
허리야,,어제 선물은 진짜 감동이었어,집에와서도 열어보면서도 어찌나 혼자웃었던지,,구충제, 조롱박씨,화투아니 그런 깊은 뜻이 있었다니,,,), 인형, 그중에서도 앞권은 불교 테잎이었지,,,,진짜, 행복한 선물이었구 포차에서의 니들의 그 멋진 투쟁가는 후져의 눈물에 묻혀 함께할수없었지만, 참 분위기 좋더라
첫댓글 허리...'우리는 패배를 모른다, 후회도 모른다.'아닌가?..후퇴 아님...차암 허리, 네버...연대투쟁가를 불러딴 말이냐 길거리에서? 후훗~
난 그거 개사해서 '토끼몰이가'라는 걸 만든 적 있죠...진압의 곤봉을 올려라 토끼몰이다. 하이바 씌워주면 어깨걸고 일어서자 (생략) 그래 너희에게 파이와 꽃병이 있고 폭력집단 사수대 본대있지만..갸갸..
참 누나가 그렇게 신나서 노래부는 거 처음봤다..--; 당췌 무슨노래들인지.--;;
시현님, 후퇴 맞는데요. ^^
새벽에 집에 오자마자 검색해서, 직접 들으면서 쓴거에요.. `후퇴` 열여섯표! 졸립다 -_-.
허리야,,어제 선물은 진짜 감동이었어,집에와서도 열어보면서도 어찌나 혼자웃었던지,,구충제, 조롱박씨,화투아니 그런 깊은 뜻이 있었다니,,,), 인형, 그중에서도 앞권은 불교 테잎이었지,,,,진짜, 행복한 선물이었구 포차에서의 니들의 그 멋진 투쟁가는 후져의 눈물에 묻혀 함께할수없었지만, 참 분위기 좋더라
글쿠나아..후회가 아니었구나아...치매인 나이에 접어든 것이 분명해....낄낄..그나저나 허리 넌 프로젝트팀에 포섭되었으니 꼼짝마!!!
우왓. 삼지창에 꼬리까지 달린 이모티콘을 쓰시다니 정말-_- 꼼짝 못 하겠네요. 포섭`되었`다니 히히. 영광인걸요. `시끄럽소!` 라고 하실줄 알았어요. ^^
아직두 이러는거????
부러운 선물들이었어. 허리는 못말려.-_-*)
허리가 말리면...허리가 아작나는 거? 갸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