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돌과 걸림돌 - 최휘웅
나는 디딤돌이고 너는 걸림돌이다
너는 늘 내 길을 막아서고 나는 네 발밑에 등을 내민다
나는 밤마다 울며 몸부림치고 너는 편안한 잠속에 빠져 있다
잠속에서 나는 악몽에 시달리는데 너는 마냥 천사 같은 얼굴이다
나는 이 역할을 바꾸고 싶다
물살 센 강을 건널 때마다 네가 또는 내가 걸림돌인지 디딤돌인지 헷갈렸다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걸림돌이든 디딤돌이든 다 돌일 뿐인데
그 한 뼘의 차이 때문에 우리들의 운명 놀이는 늘 평행선이다
ㅡ시집 『꿈의 방정식』(작가마을, 2024) ************************************************************************************* 본디 이기적인 생각이면 스스로를 디딤돌로, 남을 걸림돌로 생각할 수 있지요 함께 하거나 더불어 가는 이를 디딤돌로 삼으면서도 어쩌다 마주치는 순간에 걸림돌로 여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서로가 한 개 돌멩이인 것을, 돌담으로 쌓일 때 크고 작거나 울퉁불퉁한 모양새따라 적재적소에 끼워질 뿐인 것을, 어떤 손길에 이끌려 좌대에 앉아 반들반들 기름칠을 해 본 들 먼지 낄 순간만 늘겠지요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때는 서로가 서로에게 디딤돌일지 걸림돌일지 누가 알리오 너와 나의 구별이 아니라 서로에게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면 아귀맞는 석축으로 존재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