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작년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는 다저스의 박찬호의 활약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리고 그 틈에서도 조금씩 성장해가는 김병현이란 선수에게도
꽤 관심이 있었다
왜냐하면 그도 자랑스런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메이저리그에 초점은 그 두 한국인에게 쏠려있었다
그리고 2001시즌
난 메이저리그에 푹 빠졌다..
두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경기도 빼먹지 않을만큼 메이저리그 팬이 되어버렸다..그들의 수준높은 경기와 아름다운 구장..멋진 선수들에게
난 매료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쭉 그렇듯 난 다저스를 응원했다
누구나 그렇듯 그때까지는 다저스 팬이었다
아무래도 무게가 가는쪽이 김병현보다는 박찬호였기때문에....
애리조나가 다저스에게 져줄길 바랬다
그리고 김병현이 나오는 애리조나와 다른팀의 경기는 애리조나가
이기길 바랬다..정말 억지였다
난 애리조나의 팬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난 다저스의 팬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었도 다저스가 애리조나를
이기지 못했던건...김병현이라는 멋진 마무리가 애리조나에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를 항상 믿고 신뢰하는 믿음의 야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조금만 못해도 박찬호 탓으로 돌리던 다저스와는 달리..
그래도 끝까지 난 다저스를 응원했다
박찬호가 다저스에게 꼭 복수를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하지만 이미 똘똘뭉친 애리조나는 어떤 팀보다 강했다
그리고 김병현이 있었기에..
단적으로 김병현이 셋업맨으로 흐지부지하게 세월은 보면
전반기에는 애리조나는 다저스에게 지고 있었다
하지만....후반기 김병현이 확실한 마무리도 나서면서 애리조나는
부동의 1위를 달렸다
그만큼 병현이의 활약이 애리조나를 좌우하고 있었던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은 포스트 시즌에 나갔다
한국인 처음으로 진출한 김병현에게 모든 관심이 그때부터 쏠렸다
나 역시 그들이 꼭 우승하기를 바랬다
아니 우승하길 바랬다..시즌 내내 그들을 응원하지 않았지만
김병현을 믿고 따라주는 그들에게 난 마음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의 열렬한 팬이 되어버렸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한국인 처음으로 세이브를 기록했고
애리조나는 챔피언 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리고..3차전 4대1로 이기는 상황에
8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감독은 김병현을 스스럼 없이 내세웠고
김병현은 병살로 유도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결국 2회를 간단히 처리하고 그날 팀의 승리를 지킨 김병현은
4차전 1점차 경기에서도 랜디존스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그느 드디어 해냈다~!
그의 손으로 직접 팀의 월드시리즈를 확정지었던 것이다
난 그 경기를 보면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인줄 알았다
그리고 그를 만나건 참 행운이라 생각했다
월드시리즈에서도 그의 두둑한 베짱과 실력이 빛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월드시리즈 1,2 차전은 애리조나의 막강 펀치로
간단히 2승을 따냈다
뉴욕으로 옮긴 첫 경기는 1점차로 졌고
3차전까지 김병현은 등판할 기회를 잡지못했다
4차전..그날은 목요일이었다
하지만 난 볼수있었다
학교 개교기념일..난 정말 행운아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무곳도 나가지 않고 오로지 그 경기를 위해서
난 집에 있었다
커트 실링은 3일 쉬고 나와 아주 호투했고 2점차로 애리조나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 드디어 김병현 선수가 동양인 최초로 마운드에 섰다
그는 8회..세명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난 방방 뛰며 좋아했다..하지만..그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9회 2사 아웃카운트 한명을 남겨둔 상황에서
그는 무너졌다 동점 홈런...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연장에서 그는 또다시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그날..난 참 많이 울었다
하지만 그를 믿었다..다시 일어설거라고
그리고 다음날..난 조퇴를 했다
오로지 월드시리즈를 위해..그리고
난 또다시 그의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다
이틑연속 그는 9회 2사에서 홈런을 내주고 있었다
그는 마운드에 주저앉았고..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난 비로소 그의 진정한 팬이 되었다
그의 슬픔을 함께 나눌수 있어..얼마나 기뻤는줄 모른다
그리고 모두들...22살의 어린나이에 김병현 선수를
위로하고 격려해주고 있었다
애리조나의 멋진 선수들도..
6차전 마치 김병현 선수를 대신해 뉴욕 양키스에게 분풀이를 하듯
그들은 장단 22안타를 몰아치면 13점차로 이겼다
대단했다..그리고 피닉의 팬들이 김병현에게
보여준 사랑은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다음날 7차전..
난 학교에서 어떻게 있었는줄 기억도 안난다
어찌나 떨었던지..하루종일 시계만 쳐다보고
그리고 난 친구에게 들었다..애리조나가 우승했다고!
비록 김병현선수가 직접 앙갚음을 해주지 않았지만
그들의 우승으로 김병현 선수의 해맑은 웃음을 볼수있었다
난 이번 월드시리즈를 보고...울고 웃고 또 울었다
그리고 스포츠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지 알게 되었다
여전히 김병현을 믿고 신뢰하는 고마운 브렌리 감독님과
그리고 모두들..김병현의 편에서 그를 위로하고..
따스히 감싸주던 애리조나 선수들
그리고...김병현을 환호하던 애리조나의 팬들..
난 그들이 정말..좋다
내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멋진 장면이었다
한편의 드라마같은 2001 메이저리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그렇게 끝이 났다......
그들을 누구보다..사랑하게된.....
가을..아니 따뜻한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