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의 이해 과제.hwp
애초 인간은 욕망으로 태어나고 욕망으로 나를 복제한다. 그렇게 우린 뫼비우스 띠처럼 하나로 연결된 것이고 결국 내가 나를 질투하고 증오하며 사랑한다.
영화 포스터에 나타난 감독의 작품 의도이다. 김기덕 감독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 또는 아주 심오한 주제를 영화화 하는 것으로 유명한 거장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끄는데, 이‘뫼비우스’라는 작품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욕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다. 글쓴이는 영화적 평가와는 다른 단순히 영화에서 비춰지는 동양적 사상에 대한 이야기만을 할 것이라고 우선 밝힌다.
감독이 앞서 포스터에서 밝혔듯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인간은 욕망으로서 태어나고 자라고 죽고 다시 태어난다는 이 이야기는 영화의 제목과 같이 끊어지지 않는 끝이 없는 고리, 뫼비우스의 띠 같은 것이며 이는 곧 불교의 윤회사상을 나타낸다고 본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삶을 고통의 바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것은 윤회를 통해 끊임없이 반복된다. 여기서 깨달음을 얻어 그 영원한 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이 해탈이다. 김기덕 감독은 이러한 윤회사상을 ‘성욕’을 바탕으로 영화에 옮겨왔다. 영화에서 감독은 인간의 삶을 고통이라고 보는 불교의 방식의 고통의 원인이 성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고통의 반복은 결국 윤회에 도달하는데 감독은 이 윤회를 ‘가족’으로 나타낸다. 즉 포스터에 나타난 대로 욕망에 의해 나고 자라서 죽어 다시 태어난 것이 모여 가족이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아버지고, 어머니가 나고, 어머니가 아버지다’라는 것은 가족이라는 프레임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자식인 ‘나’를 낳고 이것이 결국 계속 반복된다는 것을 견지한다는 것을 할 수 있다. 어머니가 아버지라는 것은 이 영화가 남성과 여성을 구분 하지 않은 인간 그 자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말이다. 다시 말하면 이 영화는 개별적인 인물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인간’이라는 대상 전체를 다루고 있다. 예컨대 영화 속에서 어머니로 등장하는 배우는 극중에서 다른 여성으로 1인 2역을 수행한다. 이는 곧 그가 누구이던 간에 그가 욕망하는 것이 결국 그를 죽이고 이것이 그를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욕망의 무한한 순환고리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 욕망을 끊어내는 것 즉 해탈이다. 영화에서는 이를 거세를 위해 쓰일 칼이 불상 밑에서 나온다거나 어머니가 스님을 쫓아가는 등의 장면으로 나타난다.
영화는 결국 인간이 욕망하는 어떤 것과 그것을 얻기 위해 감내하는 고통, 그리고 그 고통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욕망하는 인간의 끝없는 순환 고리를 보여준다. 단순히 욕망하는 것에 도달하는 수단을 없애고서도 욕망을 놓지 못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해탈이라는 것이 단순히 수단을 없애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완전한 벗어남을 위해서는 뼈저리는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의 삶에 대하여 끝없이 질문하고 통찰하고 있었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땐 끝까지 보았음에도 기억나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감독의 표현방식이 적나라했고 사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격적인 영상을 통하여 단지 경악스러움만을 느낀 것은 아니었다. 그 어디에서도 이러한 사실적인 인간의 욕망을 다룬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하여 놀라워했다. 또한 그토록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다시 또 자신의 욕망을 찾는 인간의 모습을 통하여 결국 이러한 욕망의 순환에서 벗어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불교에서 잘 나타나는 윤회사상에 대하여 더욱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영화에서 나타내고 싶어 했던 불교적인 사상이 잘 나타나 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불편하게 느끼는 분들은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에 드러내고자 하는 바에 집중하면 그가 인간다움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