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지만 이는 우리가 배고팠던 시절의 이야기다.
굳이 매로우의 '욕구 5단계'설을 떠 올리지 않더라도 배가 부르면 풍악도 있어야 하고
여행도 하고 싶어진다.
서양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휴가여행을 위해서 일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희망사항은 은퇴후 쿠루즈선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다가 죽는 것이라고 들었다.
내가 영국 웨일즈 카디프에 잠시 살 때 시내 제일 번화가인 퀸즈스트리트에 나가 보면
제일 많은 상점은 스포츠용품점과 여행사였다.
그들은 주말에 가족 나들이로 단기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하기 휴가와 크리스마스 년말년시 휴가는 빠지지 않고
가족들뿐만 아니라 키우는 개까지도 몽땅 인근 유럽이나 아니면 지중해와 에집트 혹은 아프리카 등지로 떠난다.
여행이 일상화 되어 있는 영국이지만 178년의 역사를 가진 '토마스 쿡'이란 여행사는 지난달 21일 파산했다.
이 회사를 통해 여행을 갔던 영국인 14만명은 발길이 묶여 오가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는데 영국정부가 나서서
본국으로 수송작전을 펼쳐 데려왔다고 한다.
창립이후 사세를 불려왔던 이 여행사는 2000년에 들어서자 패키지상품 위주의 상품은 줄어 들고 저가항공사가 등장하면서
토마스쿡이 운영하던 항공사도 혹독한 경쟁에 시달리게 되었고 더구나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방식도 온라인에 밀리게 됐다.
세상은 변하게 마련이고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자연의 섭리다.
우리나라도 1년에 전국민의 절반이 해외에 나간다.
나도 한 때 여행사를 차려서 여행 안내나 하고 돌아다니고 싶었다.
신문지상에 나는 광고를 보면 여행사가 너무 많아 출혈경쟁을 하다보니 그 부작용도 심하다고 한다.
여행사 대표가 돈만 받아 챙기고는 파산하고 도망가는 경우는 예사고
호텔이나 항공사 서비스도 나빠서 가끔 외국에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한다.
'싼게 비지 떡'이란 말과 같이 무조건 저가상품이 좋은 것은 아니니 신뢰성이 있는 여행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