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 월백하고(梨花 月白)
이조년
梨花月白三更天 (이화월백삼경천)
啼血聲聲怨杜鵑 (제혈성성원두견)
진覺多情原是病 (진각다정원시병)
不關人事不成眠 (불관인사불성면)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일지 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
이화에 월백하고
요약 : 봄밤의 서정을 노래한 이조년(李兆年)의 시조.
다정가(多情歌)라고도 한다. 고시조집 《해동가요(海東歌謠)》와 《청구영언(靑丘永言)》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에 실려 전한다. 고려말의 문신 이조년이 봄밤의 정서를 시각적·청각적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형상화한 고시조이다.
전체 3장 6구로 이루어진 평시조로서 시의 형식은 4음보의 외형률을 지닌 정형시이다. 청초·결백·냉담·애상 등의 속성을 지닌 '이화(梨花:배꽃)'를 제재로 하여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한(恨)의 정서를 애상적인 어조로 노래한 서정시이다.
초장 '이화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 제'에서는 이화·달·은하수 등의 백색 이미지를 통해 봄밤의 정경이 시각적으로 드러나며, 중장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야 알랴마는'에서는 피를 토하듯이 처절하게 우는 자규의 울음소리(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연상되는 고독과 애련의 심리적 이미지가 초장의 백색 이미지와 서로 호응하며 달밝은 봄밤에 잠을 못이루는 화자의 애상적인 정서가 효과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춘심(春心)'은 모든 시상(詩想)이 집중되는 핵심어로 자규도 알지 못하는 화자의 고독감과 충정심을 비유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종장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에는 정서의 객관적 상관물이라고 할 수 있는 배꽃과 자규(두견새) 등을 통해 작가가 느끼는 봄밤의 정감이 물씬 드러나 있다.
이 시조는 오늘날 전하는 고려시조 가운데 표현기법과 정서면에서 문학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의 하나로 평가된다. 특히 자연을 소재로 한 동시대의 작품들이 자연에 대한 단순몰입에 그쳤던 것과 달리 자연물을 통해 현대적 의미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점과 시 전편을 통해 시적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이 시조와 유사한 정조를 지닌 김억(金億)의 시 《봄은 간다》와 박목월(朴木月)의 시 《달》을 비교 감상함으로써 대대로 이어져온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의 맥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은 이조년이 충혜왕(忠惠王)의 실정을 비판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낙향한 뒤 자신의 충정심을 하소연한 내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화에 월백하고 [梨花─月白─]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
차백화헌[ 次百花軒 ] - 이조년
爲報栽花更莫加 數盈於百不須過 (위보재화갱막가 수영어백불수과)
雪梅霜菊淸標外 浪紫浮紅也謾多 (설매상국청표외 낭자부홍야만다)
[ 백화헌에서 ]
이조년
이르노니 이 꽃 저 꽃 더 보태어 심을 것 없네
꽃 종류가 뭐 백에 차야 맛인가
눈 속에 피는 매화와 서리 속 국화의 깨끗한 기품 외의
흔해 빠진 자줏빛이나 경박스러운 붉은 빛의 꽃들이야
다 부질없는 것들이네.
< 감상(鑑賞) >
지은이의 집에서는 많은 화초를 가꾸었던가 보다. 그러기에 아호를 ‘백화헌’이라 짓지 않았을까.
꽃을 가꾸며 살피고 느껴 보니, 눈 속에서도 피는 매화와 서리 내리는 늦가을 추위에 아랑곳없이 피는 국화를 당할 화초가 없다. 그래서 이 두 가지 꽃 외에는 심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 밖의 자줏빛과 붉은 꽃들은 너무 흔하거나 경박하여 가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작자의 고고한 인품을 짐작케 하는 시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차백화헌 [次百花軒] - 백화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