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마산은 부림시장이 번성했습니다
옛날부터 서부경남 재래시장의 표상이있지요
제일 먼저 생긴 백화점도 부림시장 근처였습니다
교통이 원활하지 못하던 그 시절이라
인근 시골의 중간도매 역할을 했습니다
명절을 며칠 앞두고,한일합섬, 수출자유지역의 월급날이면 발디딜 틈이 없었지요
시류에 따라 근대화 물결이 마산에도 스며들면서
시 외각의 논밭이 건물로 채워지고
시골이었던 창원이 도시화하면서 부림시장은 시장이라는 의미보다
걸어다닐 공간조차 주차장이 되었던 거리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더니 길거리 전시회가 연이어 열리며
차츰 문화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세월이 사람만 바꾸는 것이 아니고
참 쓸쓸하게 세상도 바뀌어갑니다
20 여년전
사람이 제일 많이 북적이는 부림시장 도로 한귀퉁이에
조그만 화분이랑 모종화초를 모둠모둠 모아놓고
저녁찬거리 사러오는 아줌마들의 시선을 끄는 중년 여인이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들 나이 쯤 되었을까?
너무 초라하고 삶의 찌든때와 바짝마른 몸매로
푹 수그린 모습이 안타까워 시장 갈 때마다 화분을 몇개씩 사다 날랐습니다
어떨 땐 바쁜걸음에 그냥 지나치면
'새댁! 오늘은 아마라이스 분재가 참 이뻐요' 하며 불러 세우기도 하고,
그렇게..베란다 가득 화초가 쌓여 갈 무렵
아줌마가 오래토록 보이지 았습니다
두어달 지난 어느 날 아줌마는 그 자리에 여전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지나쳐도 날 부르지 않습디다
일부러 앞을 서성거렸지만 나를 봤는지 못 봤는지
무심한 표정이 조금 서운하기도 하고..
몇번을 그렇게 그냥 지나치다가 하루는 물었습니다
'아주머니 요즘은 화분이 좋은 게 없어요?'
'예 본래 내가 파는 화분은 좋은게 없었어요 새댁도 아셨잖아요?
저도 알고 있었어요 일부러 사 준셨던 거...
이제는 안 사 주셔도 됩니다 우리아들이 취직이 됐거든요
시골 화원에서 잔일 거들어주고 삯으로 화초를 받아
해거름에 저녁 찬거리 사러 나오는 사람들한테 팔아서
아들 대학 등록금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새댁이 화초를 무척 좋아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눈여겨 보지않고 대뜸 저거 주세요 이거 주세요 하기에
날 도와주나보다 생각하면서도
등록금 맞춰야하는 다급한 욕심에 자꾸만 권했던겁니다
고맙고 죄송했습니다 '
'그런데 아들이 벌어 들인다면서 왜 또 나오세요?'
'아! 이제는 화초가 너무 이뻐졌어요 한해살이는 한해살이 대로 예쁘고
분재는 우아한 멋이 너무 멋져요
그리고 새댁처럼 고운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서 해가 질려면 좀이 쑤신답니다 ㅎㅎ'
그로부터 우리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서로 길흉사 축하하고 위로하며, 해 넘기면 안부 묻고,
그랬었는데......
내가 많이 아팠을 땐 일부러 연락을 안했습니다
우연히 안부 묻는 전화를 해 아들에게서 모든 걸 듣고
엄청 서운해 하며 찾아와서 눈물을 글썽였는데..
지난 추석에 몸이 조금 안좋다면서 축이 난 얼굴이더니..
어제....
그 아들이 전화가 왔습니다
울먹이며..
'엄마가 서울대학병원에서 어제 가셨습니다 지금 중리 영안실에 모셨습니다
연락 드려야 할것 같아서....'
전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눈물도 안났습니다
지금도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인연이.... 참 인연이라는 게...
아둥바둥 살아도 백년도 못사는 인생
눈 부라리며 남의 가슴 헤집어가며 살게 뭐 있습니까?
무에 그리 많은 세월이라고..
좋은 건 많이 좋아하고..
나쁜 건 대충 설렁 넘어가고..
이래도 한 평생 저래도 한 세상인데....
새로 시작하는 한 주의 첫 날
오랫만에 뜨락 나들이 와서 우울한 글로
님들 심기를 어지럽혔으면 용서 바랍니다
행복한 한 주일 되십시오
-풍경소리였습니다-
♣ John Denver ♣
01) Take Me Home Country Roads
02) Rocky Mountain High
03) Annie's Song
04) Calypso
05) Sunshine On My Shoulders
06) Perhaps Love (with Placido Domingo)
07) Let It Be (with Paul Mccartney)
08) Today
09) Thank God I'm A Country Boy
10) Don't Close Your Eyes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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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겨 하산하는 덕윤사 코스 바람이 불어 풍경소리가 ...아!!!! 풍경님이 보고프다~~~ 그래요 오늘 그리운 님의 글을 접합니다 누구나 한번은 가는길 마음 아파하지 말아요 저도 그분의 명복을 빌어드립니다
풍여사~ 반갑수~ 글은 내.. 다녀와서 보리다. 반가운 마음에서 일단 기척부터.. 자주 좀 보기요!!! 늘 건강하시구!!!
가심이 찡 하네요.....나쁜 건 대충 넘어가요 바로 . 이게 중요한 거지요, 물 처럼 두리뭉실 넘기는 마음... 풍 여사님,, 맘씨가 착하면 자식대 에서라도 복을 받는다네요, 풍 여사니임,,,,,,,,,!..!!,
풍경소리님 그러일이 있으셨균요..인연이란 묘하면서도 아름다워요..먼저 가신님의 명복을 빕니다..풍경마마 건강 한지 궁굼해여..백년도 못사는 인생길인데도 사는것이 바빠 바둥 되지요..건강부터 챙기고 좋은하루 해피 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