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먼!내일이 축제에요! 당분간 로우터지에 있을 일도 없으니 빨리 둘러보자구요!더구나 오늘은!"
"무슨 일이 있나보죠?"
아침부터 소란스레 깨우는 듀크덕에 데이먼은 부랴부랴 준비를 마치고 여관을 나섰다.
"좋은 아침이네요"
"물론이죠!"
유난히 들떠보이는 듀크에 모습에 데이먼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여기야 여기!"
오늘따라 유난히 북적대는 로우터지광장 앞에서 헤메던 듀크와 데이먼을 루스가 큰 소리로 불러세웠다.
"데이먼! 좋은 아침이에요"
"네,좋은아침이네요"
"곧 식사시간인데 식사를 먼저 하는 게 어떨까요?"
모처럼의 휴일이라 그럴까 루스도 신나보였다.
길을 걷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광경에 데이먼은 눈을 떼지 못했다.
"무슨일이 있는건가요? 왜 저렇게 사람들이 모인거지?"
"하하.. 아니랍니다. 르피아의 축제는 내일이지만, 로우터지영지의 단 하루뿐인 축제는 오늘이거든요! 지금은 저희영지의 명물인 산딸기주를 모두가 같이 만드는거에요"
"그런데 오늘 당장 만들어도 오늘 마시지 못하잖아요.어째서..?"
"오늘 만든건 3년동안 숙성을 시킨답니다. 그러니까 오늘 마실 산딸기주는 3년전의 술이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술통안에서 산딸기를 밟아대고 있었다.
"어? 루스야!"
와락-
"로엘?... 오랜만이야!"
밝은 금발의 예쁜 아가씨가 루스를 안으며 말하자 얼굴이 붉어진 루스가 대답했다.
"어?로엘 대체 어디 있던거야? 맨날 루스가 보고싶..읍!"
급하게 루스가 듀크의 입을 막으며 속삭였다.
'죽여버릴거야!말하면 죽여버릴거야 진짜!'
"읍..읍..!"
"어디 갔었던 거야?"
루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로엘은 장난치는 듀크와 루스가 귀여운 듯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풉..응..이룩센에 여행을 갔다왔어. 보고싶었어 루스!"
보고싶다는 말에 루스의 얼굴이 터질듯이 붉어지며 간신히 대답했다.
"으..응 나도 보고싶었어"
기어들어가는 루스의 대답에 답답한 듯 듀크가 발버둥쳤다.
"읍..읍!"
"어?옆의 분은 누구셔?"
"인사가 늦었네. 수도에서 여행온 여행객 데이먼이야"
"반갑습니다. 멋지시네요!"
"반갑습니다"
찌릿-
데이먼을 향한 루스의 눈빛이 변했다.
누가봐도 순수한 의미의 멋지다는 말을 어떻게 들은건지, 루스는 서둘러 인사를 하고 둘을 데리고 사라졌다.
"나중에 연락할게! 기다려 로엘!"
"푸하.. 뭐하는 짓이야!"
어디로 끌려가는 지도 모른채 무작정 끌려가던 듀크가 소리질렀다.
"아.. 미안.. 데이먼도 정말 미안해요"
"괜찮습니다"
루스의 사과에 데이먼은 정중히 답했고,
"그러니까 숙맥소릴 듣는거야! 누가봐도 너한테 관심이 있잖아 이 멍청아!"
평소의 루스와는 다르게 듀크의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은 듯 멍하게 있는 루스였다.
"밥이나 먹으러가요!"
데이먼의 제안에 그제서야 배고픔을 느낀 셋은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곧 축제시간이니 간단하게 먹자구요!"
듀크의 말에,셋은 빵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로우터지 영지의 주민들은 하나,둘 광장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이미 수많은 술통과,이리저리 피워진 모닥불,산처럼 쌓인 돼지고기와 소시지가 있었다.
"히야! 역시 이번에도 엄청나구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축제라니."
"어! 영주님이 나오시네요 이번에도 짧게 하시겠지?"
루스의말과함께 카일즈 영주가 광장 중앙으로 터 놓은 길로 걸어들어왔다. 연설을 시작하기 전 영지 유일의 마법사 헤일즈가 음성확대 마법을 걸었다.
"-라우드"
"아..아! 여러분 환영합니다 로우터지 영지의 축제를! 오늘만큼은 아픔을 잊고 즐길 수 있기를!그리고 다시 한 번 기적의 화신 타렐 만세!"
"와아!"
남녀노소가 이리저리 어울리며 술을 마시고 분위기에 취했다. 축제의 밤동안 데이먼에게 무척이나 많은 아가씨가 다가왔지만, 데이먼은 한사코 거절한채 그저 구경만 할 뿐이었다.
듀크는 '키아렌'이라는 귀여운 아가씨와 춤을 추며 밤을 보냈고,,
루스는 술이 들어가자 용감해진듯 로엘을 찾아 춤 신청을 했고, 흔쾌히 승낙한 로엘과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모두가 행복한 로우터지의 축제의 밤이 저물고 있었다.
"데이먼!이제 르피아로 출발해야 되요 나와요!"
이른아침부터 데이먼을 데리러 온 듀크의 얼굴은 술기운탓인지 퉁퉁 불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어떻게 가는지도 못 들었네요?!"
"카일즈 영주님의 마차에 같이 타기로 했답니다.모두가 잘난 루스 덕이죠"
졸음에 겨운 발걸음을 옮기며,
둘은 만나기로한 로우터지성앞으로 갔다.
때마침 루스가 터벅터벅 걸어나오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루스!"
"좋은 아침이야 로엘..아! 로엘이래"
아직도 꿈같은 밤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듯 헛소리를 하며 눈을 비비는 루스였다.
"다 왔는가? 오! 데이먼이라고 했지?! 이야기 많이 들었다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서둘러 인사를 끝낸 모두는 마차에 탔다.
"반나절정도 걸리니 눈을 붙이면 될 걸세"
카일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네명은 곯아 떨어졌다.
탁-
마차가 멈추고, 마부가 넷을 깨우기 시작했다.
"도착했습니다"
가장 먼저 일어난 데이먼이 모두를 깨워 마차밖으로 나왔다.
"우와!도착했다!"
신난 듯 듀크는 르피아 성벽 앞으로 달려갔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당당한 풍채의 경비병이 약간의 검문검색을 한 후.
"즐거운 축제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인사와 함께 통과시켜 주었고, 넷은 르피아 영지로 발을 들여놓았다.
"히야! 몇번을 와도 기가막히단 말야!"
듀크의 감탄처럼, 소박하고 정갈한 로우터지 영지와는 다른, 크고 높은 고층건물들과 화려한 장식들의 건물들로 도배된 듯한 르피아 영지는 그 경관만으로 웅장함을 느끼게 했다.
당장 광장옆의 성으로 향해 카일즈의 이름을 대고 성의 귀빈실을 빌린 후, 넷은 각자의 침대에서 쉬고 있었다.
빰빰!
축제를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리고, 네명은 카일즈의 방에서 모여 창문으로 훤히 보이는 광장을 바라보았다.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여 축제의 개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축제기간동안 다치지 않고 행복한 축제가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영주 레이븐의 인사가 끝나자,
"와아!!"
우뢰와 같은 함성소리를 시작으로 축제가 시작되었다.
펑!펑!
마법사들의 화려한 불꽃 마법으로 하늘을 수놓는 불꽃을 보며, 넷은 감상에 젖었다.
"오늘은 푹 쉬기로 하고 내일의계획을 말해주겠네. 르피아 최고의 식당'오버컴 오션'에서 해산요리를 듬뿍먹고 로드제이크를 배경으로한 연극을 본후, 음악과 술을 즐기며 축제에 참여하는것. 어떤가?"
"무조건 찬성입니다!"
"찬성입니다"
"두말하면 입아프죠!"
계획을 들은 후 저녁을 먹은 넷은 곧바로 곯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침일찍 일어나 고급스러운 아침을 먹고 넷은 바람도 쐴 겸 르피아를 둘러보기로 했다.
"와! 정말 엄청나다!"
보는 곳마다 탄성을 지르며 감탄하는 듀크. 그런 듀크를 한심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루스가 말했다.
"얌전히 좀 있어,철딱서니 없게 방방뛰는 꼬라지 하고는..쯧"
듀크의 이마가 찌푸러졌다.
"흥! 그렇게 점잖아서 여태 연애한 번 제대로 못했나?풋.."
딱!
루스가 꿀밤을 때리고 말을 이었다.
"그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
"하! 힘만 세고 무식한 네놈의 실상을 내가 로엘에게 다 일러바치는 거랑 상관있다. 왜!"
말을 하며,듀크는 냅다 도망쳤고,
"이익! "
루스는 괴성을 지르며 듀크를 쫓아갔다.
또 아웅다웅하며 멀어지는 둘을 보며 카일즈와 데이먼은 마주보며 웃었다.
듀크와 루스의 다툼이 어떤 사건을 불러올지 알지 못한 채..
점심시간이 되어 넷은 르피아 영지의 최고급식당 '오버컴 오션'에 도착했다.
"이야!엄청나네!"
듀크에게 그렇게 핀잔을 하던 루스가 탄성을 내뱉을 정도로, 식당은 화려했다.
왠만한 성이라해도 믿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크기. 그 어마어마한 크기에도 마치 드워프들이 조각한듯 한치의 흠도 없는 완벽한 균형. 위로는 5층까지 뻗은 엄청난 높이. 거기에 정원까지 딸려있어 식당이라기엔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반갑습니다!"
식당앞에는 기사로 보이는 이가 인사를 했다.
"예약을 했습니다. 드 제아스 카일즈란 이름으로."
카일즈의 말에 어마어마한 목록표를 한동안 살피던 기사는 이내 찾은듯 바로 안내를 시작했다.
"우와!"
내부는 더 엄청났다.
1층은 온통 붉은카펫으로 깔려 있었고 중앙에는 3층높이의 거대한 분수가 있었다.
백개가 넘는 커다란 테이블들이 분수를 감싸며 놓여 있었고, 2,3,4,5층은 테라스 형식으로 테이블수는 훨씬 적었지만,1층을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자리를 안내하려는 기사의 말에, 듀크와 루스는 약속이나 한 듯 5층을 가리켰다.
"어떤 음식을 주문하시겠습니까?"
자리에 앉자마자 귀여운 얼굴과 글래러머스한 몸매를 가진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히.." 듀크가 헤벌쭉한 표정을 지었다.
"랍스터 3마리랑 게살과 참치가 들어간 파스타 4개,연어스테이크 2개랑..음..생선과 조개구이 한 판"
어마어마한 카일즈의 주문량에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
"이왕 여행온 거 푸짐하게 먹어야 되지 않겠나?"
웃으며 카일즈는 주문을 끝냈고 듀크와 루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주문받던 도중 데이먼을 보곤 잠시 멈칫하며 얼굴이 붉어진 종업원은 도망가듯 사라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통으로 구워내고,치즈를 입혀 구워내고,튀겨낸 3종류의 랍스터와 게살과 참치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노릇노릇 잘 익은 연어스테이크와 산처럼 쌓인 조개구이와 생선구이가 도착했다. 입이 떡 벌어지는 상차림에 모두가 군침을 흘렸다.
"뭐하나? 다들 어서들지 않고"
카일즈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네명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절반이상 음식들을 먹어갈 때쯤, 유난히 맛있던 청어가 단 한마리만 남았다.
슥-
자연스럽게 듀크의 포크가 청어로 향했고,
챙!-
루스의 포크가 막아섰다.
"내가 먹을거야! 넌 많이먹었잖아!"
"듀크야, 이럴 때 양보안하면 언제할래?"
"내꺼야! 내놔!"
"싫어!다른 먹을 것 많잖아!"
그때였다.
식당이 웅성거리며 소란스워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식당지배인의 인사를 직접 받으며 식당안으로 걸어들어왔기 때문이다.
"공주님?공주님인가!"
"세펠린 공주님이다!"
청어를 먹기위해 싸우는 둘을 제외한 모든 식당의 사람들은 공주에게 집중했다.
분수바로 옆의 테이블에 호위기사들과 자리를 잡고 앉은 공주를 모두가 주목했다.
백옥같은 피부,큰 두눈,오똑한 코..공주라는 꼬리표가 없다해도 쉽게 다가가기 힘들 정도의 미모였다.
"아니! 진짜 좀 양보해주면 안돼?내가 이렇게까지 말한적이 없었잖아!"
"그럼 내가 무릎꿇고 애원할게,나줘라!"
"구차해지지마 루스!이번엔 진짜!절대!양보못해"
"여기까지 와서 꿀밤만은 주지 않으려했건만.."
딱-
"아야! 이런다고 내가 포기할 것 같아?"
잠시 듀크가 머리를 부여잡는 동안 루스가 재빨리 청어를 손으로 집었다.
"이익!"
듀크는 급기야 루스의 손을 물었고,
"아야!"
루스가 아파하며 놓친 청어는 멀리 날아가,
"어라?"
1층으로..
"헛!"
떨어졌고..
듀크와 루스의 청어를 따라간 시선이 1층에 도착했을 때
"꺄악!"
....
머리에 청어를 얹은 공주가 있었다.
...식당전체는 정적으로 가득찼다.
"..도..도망칠까?"
현명하고 교양있는 카일즈의 입에서 의견이 나오자
끄덕-
모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셋 세면 1층으로 밀고나가기로 합세..하나..두.."
턱-
"헛!"
누군가 텔레포트로 순식같에 듀크의 앞에 나타나 목에 검을 겨누었다.
"!!"
"무슨연유로 공주님의 몸에 해를 끼치려 한건가!"
듀크는 겁에 질렸고, 그런 듀크를 보며 루스의 표정이 얼어붙었다.
루스의 검은 식사를 위해 풀어놓은 상황. 루스는 옆에 앉은 데이먼의 검집으로 손을 가져가 검을 빼내며 순식간에 낯선자를 향해 휘둘렀다.
챙!-
낯선자는 당황하며 막았고,루스는 그를 보며 말했다.
"크게 상처를 입지도 않은 상황에서 변명도 듣지 않고 다짜고짜 목에 검을 대는 게 저 위대한 키르센제국의, 공주님을 지키는 자의 매너인가봅니다?"
"어찌 그렇게 뻔뻔한가!"
"백성을 한 사람의 백성으로 대해주지 않는 자에게 무슨 매너를 바라겠습니까?"
두 명의 눈빛사이에 불꽃이 튀는 듯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자는 힘으로 제압할 수 밖에!"
"미안한데 당신과 싸워 질 자신이 내겐 도저히 없는걸?"
젊은 나이에 5서클의 마법과 소드익스퍼트 수준의 검술을 익힌 레지오. 그는 '키르센 제국의 미래'라고 불리는 기사였다.
"맥스 스트렝스!"
레지오가 힘을 끌어올리는 마법을 사용하고 루스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하압!"
루스의 검에서 붉은색의 검기가 솟아나오며 레지오의 검과 부딪혔다.
레지오는 테이블을 부수며 날아갔고, 루스도 밀려나며 무릎을 꿇었다.
"..레지오가 나가 떨어지다니..엄청난 놈이 숨어 있었군"
키르센제국 최고의 검사,전쟁사령관 제프랑이 혼잣말을 했다.그리곤 번개처럼 달려가 루스와 레지오 사이에 섰다.
"그만! 공주님 앞에서 이 무슨 행동인가!"
데이먼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곤 셋을 데리고 1층의 공주앞으로 향했다.
털썩-
"공주님께 무례를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키일라의 은총을.."
"무례를 용서부탁드립니다!"
무릎을 꿇은 채 네명은 용서를 빌며 고개를 숙였다.
"저는 괜찮습니다. 제 기사의 무례도 그들이 용서해줄 수 있나요?"
뜻밖의 대답에 놀란 가슴을 숨기며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잊지 못할 경험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공주가 말했다.
"공주님이 가시는 길에 레릴린이 동행하기를"
카일즈가 모두를 대신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
환하게 웃으며 공주는 떠나갔고,넷은 머리를 숙였다.다시 루스와 데이먼,카일즈는 길을 떠났지만 듀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은 채 하염없이 공주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걷고 잇던 세명은 이내 이상함을 느꼈다.
"듀크는 어디갔지?"
카일즈의 물음에 데이먼과 루스는 고개를 휘휘 저으며 듀크를 찾았고, 가만히 서 있는 듀크를 발견했다. 루스가 곧장 달려가 서 있는 듀크에게 꿀밤을 먹였다.
딱-
"정신차려!"
"아야!왜?"
대답대신 한숨을 쉬고는, 듀크를 질질 끌고 가는 루스였다.
"다 청어 때문이야! '청'자 들어가는 음식은 쳐다도 안볼테다!"
"..난 청어를 먹을거야"
멍한 표정으로 듀크가 말했다.
"..더위를 먹은건가? 정신차려 듀크. 그리 더운 날씨도 아니라고"
초점을 잃은 듯한 듀크의 눈앞에 손을 휙휙 저어보는 루스였다.
"정말, 말 그대로 공주님이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지고 계셨기에 망정이지,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뻔 했구만"
카일즈가 끔찍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데이먼 미안해요, 듀크녀석이 손을 물지만 않았어도"
"네가 양보만 했어도 이런일 없었잖아. 이 나이만 먹은 철없는 멍청아!"
멍하게 있던 듀크가 루스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듯, '이 무슨 망언인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하하..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 절대 잊지 못할 점심식사가 된 것은 분명하네요. 제 입장에선 감사한 일인걸요"
데이먼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시간이 다가 오고있어! 연극보러가요!"
루스의 말에 보두 극장으로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