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에 이어 어제까지 3영업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주 후반에 상승했던 이유는 실적 발표 기간에 비교적 나중에 실적을 발표하는 프로세서 공급사 엔비디아와 반도체 장비 공급사 Applied Materials의 호실적과 미국 내 테이퍼링 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 어제(8/23, 월) 상승 이유는 좀 더 다양하다. 2가지 소식이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1번째 뉴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사 인텔이 미국 국방성(美國國 防部, United States Department of Defense, DoD)의 선단 공정(일반적으로 14nm 미만 의미) 파운드리 에코시스템 형성 프로젝트를 주도한다는 뉴스였다.
▶ 인텔의 협력사로 반도체 설계 자동화 툴 공급사 Cadence, Synopsys가 거론됐다. 미국 국방성이 동 프로젝트를 통해 제조를 요청하는 반도체는 인텔의 미세 공정 단계 중에서 ‘인텔 18A’로 생산된다.
▶ 인텔 18A는 옹스트롬(angstrom, 0.1nm)급 미세 선폭 로드맵을 의미한다. 인텔 로드맵이 인텔 8(10nm 업그레이드 버전), 인텔 4(7nm), 인텔 3, 인텔 20A 까지 흘러가는데 ‘인텔 18A’는 2025년 이후의 로드맵을 의미한다.
▶ 따라서 이번 소식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매출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주는 소식이 아니다. 그러나 인텔 주가는 +2.35%를 기록했다.
▶ 인텔에게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Applied Materials와 ASML(ADR)도 각각 +3.37%, +2.97%로 마감했다. 미국에서 반도체를 전략 물자로서 인식하며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는 점, 그러한 와중에 미국 국방성의 파운드리 매출 기여도가 크지 않더라도 인텔을 든든하게 밀어준다는 점 때문이다.
▶ 이와 더불어 월요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반등을 견인한 또 다른 뉴스는 미국 반도체 기업 간의 인수/합병에 대해 중국 규제 당국이 승인했다는 소식이다.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사 Analog Devices와 Maxim Integrated의 인수/합병 마침내 승인을 받았다.
▶ 인수/합병 승인 소식에 힘입어 양사(Analog Devices와 Maxim Integrated 주가)보다 향후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AMD와 Xilinx의 주가가 더욱 크게 올랐다. 전일 대비 상승률을 비교하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Analog Devices(+1.79%) 와 AMD(+3.94%) 중에 AMD가 더 크게 올랐고, 인수/합병 대상인 Maxim Integrated(+4.90%), Xilinx(+6.41%) 중에 Xilinx가 더 크게 올랐다.
▶ 이와 같은 인수/합병 승인 소식은 반도체 지수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인수/합병은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의 결혼과도 같아서 양가 부모님(주주)뿐만 아니라 규제 당국(Verona의 영주)의 승인이 필요한데, 과거 인수/합병 중에 중국 규제 당국이나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성사되지 못한 인수/합병이 있기 때문이다. 무역 분쟁 격화 이후 인수/합병이 성사되는 경우에는 적어도 그런 소식이 전해진 날만큼은 China risk가 완화된다는 점에서 안도 랠리가 이어진다.
▶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이후 ASML, AMD, 엔비디아, Applied Materials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서 주도주로 자리 잡는 모습이었는데 금주 월요일을 계기로 지수 상승을 견인할 만한 종목에 인텔이 추가되어 긍정적이다.
▶ 아울러 AMD의 경우 실적 가시성 때문에 원래 주도주였는데 먼저 인수/합병 승인을 기다리던 Analog Devices와 Maxim Integrated가 중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므로, 이러한 소식이 AMD의 주가에 추가적으로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반등에 박차를 가할 소식이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