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요일이라 혜화역 대학로에서 열리는
전쟁반대집회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와
신문을 보는 중임
왜 집회에 참석하느냐고요?
그것은 흠 쇼핑을 하기 위해서야요
쇼핑목록
전쟁반대 뱃지 6개 각 500원 3000원
지하철출구할머니 2000원
전쟁반대잡지 2500원
전쟁반대신문 1000원
전쟁반대씨디 모금함 5000원
음료수 1300원
떡 2600원
어휴 다리아퍼 티셔츠는 맘에 안들어서
이제 뺏지는 달고 다니는데 좀 기분이 좋아져요
하여간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집회를 진행하는 동안에 신문을 찬찬히
다 읽어보았는데 내가 무척 직관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난 평소에 해외여행따위를 다녀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물론 그것에 지불한만한 처지는 아니고..
역시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가 포도를 따먹지 못하게 됨을
깨닫고 자신을 위안하는 혼잣말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시어빠진포도는
이 몸에 맞지 않구만!!
책을 즐겨 읽어본 적이 있는가 소설책이라도?
어렸을 적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읽었다
퍽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다
그 소설을 쓴 여류작가는 미국남부의 한 백인여성으로
한평생 삶을 마감할때까지 동네를 벗어난 적이 없다
그러나 그녀의 책속에는 많은 것들이 충분히 녹아 있다
허영심이 많고 속이 텅빈 인간들 일수록 해외를 찾는다고 여겼다
특히나 난 그 유럽나라들은 평생 가보고 싶지 않다고 여겼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젤로 싫어했던 나라는 섬나라 영국이었다
하지만 오늘 반전집회를 경험하고 신문을 읽고
MBC방송에서 재수없는 프랑스가 아닌 그 영국에서 열린
그 큰 규모의 반전집회소식을 전해듣고 난 그들에게
약간의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사실 예전엔 그들에게 시니컬했었다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꽃피기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게 나을 것이란 혹독한 비평
사실 그 말은 퍽이나 맞는 말이다
내도 단 한표를 던졌던 노무현 하여튼 이제 와서 자세히
뜯어보면 그가 당선된 것은 단지 그것이 유행이었기 때문이다
가벼운 선택 당신의 마음속은 어떤가
이라크전에 반대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살륙에 거품물고
찬동하면서 노무현은 지지했다구 참 공허하고 더러운 일이군
베트남전쟁이 부도덕한 전쟁이었구
그 사람들에게 한민족이 죄악을 저절렀다고 느낄수 있는가
완강한 고갯짓으로 부정하면서도 노무현을 찍었다고
참 공허하고 더러운 일이군
학창시절에 역사시험점수는 퍽 좋았겠지
역사에 대해 도대체 뭘 배웠지 하여간에 세계의 그 큰 도시들에서
몇백만의 사람들이 반전시위를 했건만
그 시간 대학로에 모인 사람들은 아무리 넉넉히 보아주어도
2천명도 되지 않았다
그 많던 붉은 악마들 공허하고 별볼일없고 무가치한 일본인같은
것들 박정희를 존경한다면서 스스로를 진보라고 여기고
또한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왕재수들 그냥 귀거리나 바꿔 다는 것으로
기분전환을 하시지
리영희 교수의 '이성과 우상'은 읽어보았는가 하긴 머
아무튼 나중에 여행해보고 싶은 나라라면 난 재수없는
프랑스땅에 발을 디디고 싶은 마음은 전혀없었다 하지만 이제
꼭 영국에 가고싶다
그리고 영국사람을 친구로 사귀고 싶다
넘 늙기 전에 꼭 그곳을 다녀보고 싶다
정치적 명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전쟁의 찬반을 논할 수는 있겠지만,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을 보통 사람의 관점에서는 그 어떤 명분의 전쟁도 찬성할 수가 없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원하지 않는 전쟁 때문에 모든 것을 잃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전쟁은 그야말로 현존하는 지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지옥의 고통은 여성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지난달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인권감시’(Human Right Watch)는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시에라리온의 내전 중에 일어난 여성에 대한 끔찍한 만행들과 성폭력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약 10년 동안 지속되었던 시에라리온의 내전은 애초 정권의 부정부패로부터 나라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다이아몬드 채굴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변질되면서 정부군과 여러 반군조직들에 의해 ‘손목자르기’ 등의 수많은 인권침해와 학살이 자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과 반란군들, 심지어는 유엔에서 파견한 국제평화유지군에 의해서도 여성들에 대한 강간과 성폭력 등의 성범죄가 발생하여 수천명의 여성들이 고통을 받았다.
그 중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어린 소녀들인데, 집단강간을 당한 후 살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무기나 장작, 우산 같은 도구들에 의해 강간당하기도 했다. 또 일부 반군들은 임산부들을 살해한 후 뱃속의 태아의 성별을 맞추는 내기를 하는 등 반인륜적인 만행을 저질렀다. 살아남은 여성들 역시 반군에게 끌려가 강제로 아내가 되어 장기간 성노예로 혹사당하거나, 심지어는 군사훈련을 받은 후 총알받이로 내몰리기도 했다.
이러한 전쟁시의 성범죄는 단순히 가해자인 남성군인의 개인적인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오히려 적군의 사기저하와 손쉽게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계획적인 범죄이다. 즉 대부분의 전쟁이 여성에 대한 성범죄를 조직적으로 동반한다는 뜻이다.
지금 세계는 이라크 전쟁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이번에 또다시 이라크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속에서 이라크 여성들은 또 어떤 고통을 당하게 될까 절대로 전쟁은 찬성할 수 없다.
강혜원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자원활동가 |
'2·15 반전대행진' 참여를 호소하며
2003년 2월15일 오후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리는 ‘국제공동반전평화 대행진’에 적극 참석하자. 세계의 양심있는 사람들이 평화의 씨앗을 모아 미국식 자본주의 침탈에 저항하고 있다. 인류를 핵전쟁의 위기로부터 지켜야 한다. 미국 정책입안자들의 학살통치를 저지해야 한다.
미국은 이라크를 왜 공격할까. 미국은 걸프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지금까지 13년 동안 경제제재로 이라크 인민들을 죽이고 있다. 그동안 100만명이 경제제재로 희생됐다. 지금도 5살 이하의 어린이들이 하루에 150명 이상 죽는다. 최소한의 의약품도 없어 치료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것이다. 미국은 경제제재로 후세인 정권을 몰아낸다는 계산인데, 오히려 이라크 인민들은 후세인의 철권정치, 폭압정치, 학살정치에도 불구하고 더욱 단결하는 모습을 보인다. 경제제재가 후세인 정권을 타도할 수 없다는 것을 안 미국은 군사공격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미국은 자기 나라의 이득이 있으면 그 나라가 학살정권, 인권을 무시한 군사독재정권이라도 지원하고 키운다. 미국은 이라크와 1980년 전후에는 서로 사이좋게 지냈다. 이라크가 쿠르드족을 200만명 이상 죽일 때 생화학무기를 지원해 주었고, 이라크가 반미 기치를 높이 든 이란과 전쟁을 할 때 이라크에 군사무기를 원조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석유시장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목적으로 미국은 후세인을 학살자로 규정하고 전쟁에 개입한 것이다.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면 학살정권도 민주정부요,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민주정부도 없어져야 할 정권이 되는 것이다. 특히 석유고갈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국은 자기 나라의 안전한 석유 공급을 위해 산유국들을 자신의 입맛대로 요리한다. 말 잘 듣는 친미정부를 만들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린다. 미국의 석유주도권 싸움은 아프가니스탄 학살, 팔레스타인 학살, 이라크 학살 등 중동지역 분쟁의 장본인으로 군림한다. 미국은 중동 분쟁지역의 어린아이들이 굶주림과 질병과 총상으로 비참하게 죽어가도 자신의 국익만을 고집하며 계속 방조하거나 전쟁을 일으켜 무자비하게 죽인다. 자신의 선조들이 인디언을 죽이고 나라를 세웠듯이, 자신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 인민들을 죽음의 구덩이로 몰아넣는다.
그러면 미국은 왜 석유를 확보하려는 것일까. 석유는 현대사회에 가장 필요한 에너지 자원이다. 이것이 없으면 미국은 자국의 물건을 만들 수도 없고 옮길 수도 없다. 그런데 이 에너지가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 석유 매장량이 적어질수록 석유의 가치는 높아진다. 소련이 사회주의 깃발을 내린 이후, 미국은 세계 최강국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산유국을 더욱더 통제할 필요를 느낀 것이다. 중동 석유채굴회사의 많은 지분을 미국 정책입안자들이 가지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라크에서만은 프랑스, 독일, 중국 등이 석유채굴 지분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그것이 못마땅했고 9·11사건 이후 이라크를 테러지원국으로 낙인 찍어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석유시장을 독점하고 싶은 것이다.
곧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태세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반전 평화시위에 연대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북녘의 핵개발 의혹으로 또다시 전쟁의 위험에 직면에 있다. 미국은 세계 핵무기를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 미국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핵무기는 평화의 목적으로 쓰이고 다른 나라는 테러와 학살의 목적으로 쓰인다고 억지 주장을 한다. 당장 이번 이라크 침공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은 13년 전 이라크를 공격할 때 열화우라늄이 들어 있는 무기를 사용하여 그 때문에 수십만명의 이라크인들이 암에 걸렸다. 심지어는 전쟁 이후에 태어난 수많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암에 걸리고 죽어간다.
우리 민족의 생존이 미국의 정책입안자 손아귀에 놓여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연대해야 한다. 반전 평화시위에 참여하고 목숨을 걸고 미국의 학살패권정치에 맞서 싸워야 한다. 반전 평화시위만으로, 미국의 약소국에 대한 침탈이 끝날 수 있을까. 미국의 자본가 계급이 자신들의 물건을 계속 팔기 위해서는 석유와 시장이 필요할 것이고, 그것을 안정적으로 구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전쟁을 일으킬 것이다. 조국의 운명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지혜를 모아야 한다. 남과 북의 인민들이 자꾸 만나서 거리낌 없이 얘기를 나눠야 한다.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느냐, 아니면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루느냐는 우리의 어깨 위에 걸려 있다. 전쟁 반대의 결연한 모습을 2·15 국제공동반전평화대행진을 통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선언하자.
은종복/성균관대학교 앞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 대표
한반도 위기,이라크전쟁 결과에 달려 있다.
북핵 문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로 넘겨졌다.
하지만 이것이 북핵 문제가 더한층 심각한 단계에 돌입했음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엔 안보리가 당장 제재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닌 데다
제재논의에 들어가더라도 하나의 견해로 모아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상황이 진전된 것도 아니다. 이라크에 대한
대응에서도 보듯이 설사 유엔 안보리가 하나의 견해를
내지 못한다 해도 부시는 이를 기다리지 않고 혼자라도
행동에 나설 태세가 돼 있기 때문이다.
1994년에 북핵 문제가 안보리에 상정됐을때 바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당시에 클린턴 정부는 안보리가 북한 제재 준비에 들어간
시점에서, 한국 정부와 아무런 의논도 하지 않은 채 독자
공격을 감행하려 했다.
부시 정부는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전히 방침을 전하지
못한 듯하다.
2월 7일 부시는 '모든 선택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군사적 방안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북한에 경고한
것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대북문제에 관해 정리된 입장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부풀림으로써 동아시아 지역의
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관리하는 능력을 보임으로써 이
지역에서 패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예컨데 미국 중앙정보국 CIA 국장 조지테닛은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서부 해안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MD(미사일방어) 체제 수립을 위한 알리바이로
이용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경쟁국으로 떠오를 수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MD를 개발하려 한다.
핵 문제도 마찬가지다. 물론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지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1만기 이상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고, 핵 선제공격 전략으 수립해 놓고 있는 미국이
북한보다 천배 만배 더 위험하다.
더욱이, 핵은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진정한 이유가
아니다. 핵은 빌미일 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핵 시설을 재가동한 북한은 그냥 둔 채,
핵 탄두 하나 없고 유엔무기사찰단은 물론 U2 정찰기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이라크를 먼저 공격하려 할 리가 있겠는가?
미국은 막강한 군사력을 이용해 선진 강대국들에게
세계 패권을 재천명하려 한다.
그 일차적인 대상이 이라크다. 미국은 석유와 패권을 위해
지금 이라크 전쟁에 매진하고 있다.
미국이 이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세계 곳곳에서 전쟁 벌이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한반도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이 전쟁에서 패배한다면 세계 곳곳에 개입하기를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 패배 이후 수십년동안
베트남 증후군에 시달렸듯이 말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거대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불러일으키고 있는 위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라크 전쟁 반대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라크 전쟁은 단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패배한다면 멋대로 한반도에서 핵 위기를
부추기지 못할 것이다 김하영
http://www.stopthewar.or kr
미국 우익이 퍼뜨리는 "주한미군 철수"론
미국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얼마 전 "미군은 환영받지
않는 곳에서는 주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원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라는
미국 우익의 협박성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한국인들을 위해" 한국전쟁에서 목숨을 던지고 주한미군을
주둔시켰는데, "은혜"를 모른다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1945년 9월 미군이 처음 이 땅에 발을 디딘 그
순간부터 그들이 한국인을 위해 한 좋은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전쟁 동안 미국은 한반도를 소련과 힘을 겨루는 전장으로
사용하며 노근리 등지에서 한국 양민 학살을 일삼았다.
그 뒤에도 남한을 대 소련 전진 기지로 무장시켜 왔다.
미국은 소련이 붕괴한 뒤 사실상 주둔 명분이 사라졌는데도
북한을 들먹이며 군대를 유지해 왔다. 순전히 북한만을
겨냥한 것이라면 남한의 군사력으로도 모자람이 없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주한미군은 전쟁을 막는 "억지력"으로 작용하기보다
한반도 위기를 불러 일으킬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에서
군비증강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남한을 포함해 아시아 곳곳에 자신의 군대를
주둔시킴으로써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보통의 한국인을
위한 게 아니다
최근에 거론되고 있는 주한미군 "감축"도 미리 계획돼 온 것일
뿐이다. 부시 정부는 주한미군의 지상군 감축과 군사 기술 현대화를
꾸준히 논의해 왔다.
비무장지대 인근 지상군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첨단 장비와
공군.해군력 중심의 장거리 공격력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했을 경우 전방에
배치된 미군 지상군으 피해를 염려한 조치로도 보인다.
미국은 주한미군 개편과 현대화를 미리 계획해 놓고
있었으면서도 우익의 입을 통해 이를 협박식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한국민들 사이에 있는 안보 우려를 자극하고 이를
반미 분위기를 억누르는 데 이용하려 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일보 등 남한 내 우익이 이 거짓말에
맞장구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다른 세계를 바라는 세계인들의 축제
올해 세계사회포럼에는 1백56개국에서 온 약 10만명이
참가했다. 1회 규모으 다섯배고, 2회에 비하면 두 배다.
반면, 스위스의 휴양 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은
더욱 초라해졌다. 노움 촘스키는 마지막 강연에서 세계사회포럼과
세계경제로럼을 이렇게 비교했다.
"세계경제포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분위가가 매우 어둡고
칙칙했다고 한다.", "이번 경제포럼의 주제는 신뢰 형성이다.
그들(세계 자본가들)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세계사회포럼은 이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다양한
운동들의 거대한 축제였다.
개막 행진에는 온갖 단체의 깃발과 배너와 팻말이 가득했다.
라틴 음악에 맞춰 북을 치며 행진하는 청년들이 흥을 돋궜다.
팔레스타인 깃발도 휘날렸다.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노동자들이
준비한 "No to War"라는 글귀의 머리띠는 인기 폭발이었다.
이번 세계사회포럼을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러
면에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듯했다. 행사의 여러 부분들에
대한 안내가 없다시피 했다. 연사와 견해가 다른 자유 발언은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
룰라가 다보스에 간 것과 브라질 석유(BR)가 세계사회포럼의
공식 후원 단체인 점을 논란거리였다. 한국 환경운동연합의
자매 단체인 '지구의 벗' 소속 활동가들은 "환경을 망치는
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을 문제 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BR은 1996년에 노동자들의 파업을 진압하기 위해
군대의 개입을 요청한 바 있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사회포럼 내내 반자본주의 운동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포럼 장소에서 몇 마일 떨어진 곳에서 진행된
청년 아메리카 청년들이 캠프장에 모였다.
이 곳에서 각종 반전 행사들과 축제들이 열렸다.
삼바 춤을 추며 반전 구혹를 외치는 라틴 아메리카 청년들을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었다. USA에 가위 포를 한 벽보는
전봇대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국 참가단은 일본의 피스 보트와 아탁을 비롯한 아시아의
활동가들과 함께 반전 행진을 했다. 이것은 브라질 TV의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노움 촘스키와 함께 연설한 아룬다티 로이는 "반전 운동에
우리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말에는 이윤이 우선하는 이 사회에 신물이 난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담겨 있다. "우리가 다수이고 그들은
소수이다. 그들에게 우리가 필요하지 우리한테 그들이 필요하지
않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며 오고 있다." 김어진]
미국의 세계전략
(편집자) 이 글은 영국 빈신자유주의 .반전 사회단체인
'글로벌라이즈 리지스턴스(저항의 세계화)소속 활동가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1월 19일 방한 강연이다. 이 강연은 "다함께" 주최의 정치 학교
"변혁인가 야만인가"의 한 부분이었다
부시가 계획하고 있는 이라크를 상대로 한 전쟁은 세계 정치의
핵심쟁점입니다. 그것은 중동에서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유럽.
미국에서도 중요한 쟁점입니다. 이라크 전쟁이야말로 부시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세계 전략의 당면한 초점이기 때문입니다.
부시 정부 세계 전략의 목료는 21세기에도 여전히 미국이
세계의 지배적인 자본주의 열강일 구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을 이해하려면 맑스주의의 제국주의론이 분석한 맥락
속에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이론은 제1차세계대전 직전과
전쟁 당시에 개발된 것으로 거의 1백 년 전에 나온 이론이지만,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 필수적인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자본주의가 20세기 초에 소수의 자본주의
강대국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지적합니다.
이 자본주의 열강들. 제국주의 열강들은 단지 시장과 투자 대상을
차지하기 위해 경제적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지배를
위해 군사.외교적으로 경쟁하기도 합니다. 이는 강도들과 약탈자들이
나머지 인류에게서 쥐어짠 이윤을 서로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각축전입니다. 그러나 제국주의 국가들 사이의 그 같은
각축전은 또한 20세기에 세계를 파괴한 모든 전쟁들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워싱턴과 뉴욕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난 1년뒤인 지난해 9월에
부시 정부는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그 보고서에는 미국
지배자들이 진짜로 우려하는 대상은 사담 후세인이나 김정일 또는
이른바 "불량 국가"들이 아니라는 것이 명백히 드러납니다.
제국주의적 오만
그들(미국지배자들)은 다른 자본주의 대국들에 비해 미국의
경제적 지위가 그다지 지배적이지 않다느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경제는 이제 미국과 규모가 비슷하고 프랑스와 독일의
경제의 생산성은 미국경제보다 높습니다. 또한 그들(미국 지배자들)은
기존의 산업 대국들을 제쳐 두고라도 중국을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이 앞으로 10~20년 더
지속된다면 중국 경제가 미국 경제와 규모가 비슷해지거나 더
커질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미국의 "필적할 만한 경쟁국들"의 성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유럽연합.일본.중국.러시아
심지어 인도 등 적어도 특정 지역에서만큼은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경제력. 군사력을 갖춘 나라들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우리는 다른 어느 국가도 미국에 군사적으로 도전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의 의도가 단지 이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경쟁자들에 비해 한 가지 중요한 면에서
유리하다느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군사력이 다른
모든 강대국들의 군사력을 합친 것보다 더 강력하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9.11 테러를 기회로 자신들의 군사력을 이용해
미국의 세계적 지위를 굳히려고 하고 있습니다. 9.11 테러의 결과로
그들은 중앙아시아에 일련의 군사 기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소련 제국의 일부였던 중앙 아시아는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입니다. 부시 정부는 1990년대에 미군이 철수해야만
했던 필리핀에 미군을 다시 주둔시켰습니다. 바로 오늘만 해도
미국은 콜롬비아에 병력을 보내서 베네수엘라 국경 인접 지역에
파견하려 합니다. 베네수엘라도 중요한 석유 매장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보여 주듯, 미국의 세계 전략에는 정치적
목적뿐 아니라 경제적 목적도 존재합니다.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부시는 오직 미국식 경제 모델만이 국가 성공의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말했습니다.
달리 말해, 제대로 작동하는 경제 모델은 미국식 자유 시장
자본주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의
모델을 수용한다면 미국은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놀랍고 그지없는 제국주의적
오만입니다.
석유에 걸린 이해 관계
물론 석유 문제도 빠질 수 없습니다. 부시 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거의 다 석유 업계의 임원 출신입니다. 부시가
집권하자마자 부통령 체니는 장기적인 미국 에너지 수요에 대한
평가를 시행했습니다. 평가 결과인즉, 미국의 경제 모델은
화석 연료를 극도로 많이 소모하는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부시 정부는 지구 온난화에 대한 교토의정서를 찢어발김으로써
그러한 경제 모델을 충실히 받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한 모델을 지속하려면 미국은 석유 수입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중동이나 중앙아시아처럼
불안정하고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석유 생산 지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입니다.
산유국 가운데 이라크는 악랄한 독재자가 있는 나라일 뿐 아니라
세계 2위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매장량 1위는 사우디 아라비아입니다. 그러나 예전엔 매우
굳건했던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지금은 매우 악화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석유 왕조들조차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증오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9.11테러를 자행한 테러리스트의 대다수가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못합니다. 일부 공화당
우익들은 사우디 아라비아도 "악의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가운데 한 명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
소재 이슬람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동맹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 석유 정책의 핵심이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상황은
그들에게 매우 위험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꼭두각시 정권에 앉힐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얘기는 다릅니다. 딴에는 이라크 민주주의
야당의 지도자라는 부패한 정치인이 한 사람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은행이 수상한 사정으로 도산한 뒤에 어쩔 수
없이 요르단에서 도망나온 인물입니다. 이런 작자를 이라크의
꼭두각시 정권에 앉히면 미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이 매장된
석유를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그들은 중동의 모든 아랍 지도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미국보다 석유수입에 더 많이
의존하는 유럽연합과 일본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미국이 계획하고 있는 이라크 전쟁은 세계의 모든
불의를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그것은 제국주의적 오만을
보여 줍니다. 핵무기를 독점하려는 미국과 그 우방국들의 의도를
보여 줍니다. 매우 불의하고 환경 파괴적인 경제 모델을 미국에서
유지하려는 의도를 보여 줍니다.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지금껏 저는 부시가 이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대량 살상 무기"
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그건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너무나도 우스운 명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제 미국이 1950년대부터
한반도에서 실행해 온 정책에 대해 읽어 봤습니다. 현재 "북한 핵부기"
를 둘러싸고 그토록 난리를 치고 있는 미국은 이미 1950년대에
정전협정을 무시하고 남한에 핵무기를 들여왔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말고 다른 국가는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할 권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이 말은 참말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해도 괜찮습니다. 이스라엘은 2백 기의 핵탄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은 몇개나 갖고 있을까요?
단 하나도 없습니다 . 이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위선입니다.
저는 북한 정권을 어떤 면에서도 지지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현재 한반도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미 위험한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의 한반도 위기는 동아시아에서 더 광범한 군비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 또는 남한조차 핵무기를 보유하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세계에서 핵무기 확산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국가는 바로 미국입니다.
제국주의 시대는 끝났는가?
어떤 사람들은 제국주의의 시대가 이미 지나갔다고 말합니다.
21세기는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탈리아인 안토니오 네그리와
미국인 마이클 하트가 공동 저작한 책이 있습니다. 제목이 <제국>
인데, 아마 최근에 한국어로도 번역됐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대국들 사이의 대립을 극복했다고 말합니다. 자본주의는
이제 국가 간의 차이를 극복하게 하는 세계 규모의 경제.정치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오래된 좌파 사상입니다.1914년 7월에 칼 카우츠키라는
당시의 지도적 맑스주의는 자본주의가 국가간 갈등과 차이를
극복했다고 썼습니다. 그는 자본가들에게 더는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는 시야가 넓은 자본가들은 '만국의 자본가들이여,
단결하라'는 구호를 내걸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이 글을
쓰고 나서 한 달뒤에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났습니다.
막상 부시 정부의 사고 방식을 보면 그들 자신은 제국주의의 시대가
지나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시 정부를 단순한 바보들과
불한당들의 집단으로만 여기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비록 부시
본인과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가 그런 인상을 풍기지만 말입니다.
성장하는 반전운동
이 전쟁은 꼭 저지해야 하는 전쟁입니다. 그리고 제가 들려 줄 수
있는 기쁜 소식은 이 전쟁을 저지할 수 있는 유리한 전망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오해가 없도록 덧붙이겠습니다. 부시 정부는 이 전쟁에
목숨을 걸고 있습니다. 부시 정부의 강경 핵심부는 국제 사회의
지지가 없더라도 전쟁을 벌이고 싶어합니다 그들은 부시에게 만약
그가 지금 물러선다면 그는 레임덕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민들조차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이들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론 조사는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만 국민 과반수가 이라크 전쟁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첫째,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갖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것, 둘째, 미국이 단독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 부시 정부가 이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부시 정부는 국제적으로 매우 고립돼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기막히게 좋은 일입니다. 모두들 미국의 군사력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미국이 로마 제국보다 더 강하다는 등의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세계의 나머지 부분을 지배하는 강도들과
사기꾼들조차 이 전쟁에서 미국을 지지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부시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최소한 두 국가가 필요합니다.
터키와 영국이 그들입니다. 터키는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그러나 며칠 전 터키 대통령은 "미안하다. 우리는
이라크를 상대로 하는 대규모 전재을 도와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토니 블레어는 전쟁을 미치도록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의 국내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미국의 거대한
전쟁몰이에 합류함으로써 위기를 벗어나고 싶을 것입니다.
문제는 영국에서 엄청난 전쟁 반대 여론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에는 40만명이 전쟁 반대 집회를 벌였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32퍼센트는 UN(국제연합)의
지지를 받을 경우에도 전쟁에 반대한다는 태도입니다. 정보에 밝은
어느 기자가 며칠 전에 영국 내각은 이라크 전쟁 문제를 두고
분열돼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내각은 전쟁에 반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통일돼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토니 블레어는
혼자입니다.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크게든 작게든 유럽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제 밤에 피렌체의 유럽사회포럼(ESF)에 관한
영상물을 보신 분들은 11월 9일 피렌체에서 열린 1백만명 규모의
기막히게 멋진 반전 시위가 어떤 것이었는지 느끼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이 반전 운동의 놀라운 점 가운데 하나는 전쟁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운동이 아직까지 현대사에서 가장 위대한 반전 운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 운동이
건설된 역사를 읽어보면, 반전 시위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총성잉 울리기도
전에 세계 곳곳에서 거대한 반대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반전 운동의 정치적 배경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려면 우리는 반전
운동이 탄생한 정치적 배경을 살펴봐야 합니다
베트남 반전 운동의 경우 반전 운동 자체가 대중적 급진화를
불렀습니다. 반전 운동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이 처음에는
단지 전쟁을 반대하는 것에서 출발했다가 나중에는 제국주의 전체에
도전하는 혁명가로 변신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전 운동이
더 광범한 대중적 급진화를 밑거름으로 해서 탄생했습니다.
자본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이 성장하면서 나타난 대중적
급진화가 반전 운동을 싹트게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반전 운동이 이탈리아에서 그토록 커졌을까요?
그것은 2001년 7월에 제노바에서 30만명이 G89주요8개국)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그 시위 덕분에 2001년
여름 이탈리아 사회 전체가 급진화의 물결에 휩싸였습니다. 그러한
물결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반대 운동으로 번졌습니다. 2001년
11월에 이탈리아 총리이며 부패한 우익 정치인인 베를루스코니는
미국에 연대하는 집회를 열자고 호소했습니다. 사람들을 그 집회로
끌어모으기 위해 대중 매체가 총동원됐습니다. 결국 3만 명이
미국에 연대하는 집회에 모였습니다. 반면 같은 날 로마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는 15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다시 말해, 이탈리아
전역의 활동가들이 이탈리아 반전 운동의 강력한 기반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전 운동은 그 뒤로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총파업에도 참가했고 피렌체의 유럽사회포럼도
건설했습니다.
영국에는 아직 이런 규모의 운동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희
가운데 많은 수가 초기의 자본주의 시위들에 참가했습니다. 저희는
2000년 9월 프라하에서 열린 IMF반대 시위에도 참가했습니다.
또한 제노바에서 이탈리아 동지들과 함께 행진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가을에 전쟁이 일어나자 제노바에 영국측 사절단으로
참가한 사람들이 주축이 돼 영국의 반전 운동을 건설했습니다.
저희는 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을 건설해 극좌파,
노동당 좌파, 평화 활동가, 그리고 매우 중요하게는 무슬림 단체들도
함께 참여하는 광범한 공동 전선을 건설했습니다. 저희는 특히
영국의 무슬림과 아시아 계 소수 인종들을 반전 운동에 연루시키기
위해 투쟁했습니다. 끔직한 인종 차별의 피해자들 말입니다.
만약 저희가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슬람
혐오증에 굴복했더라면 젊은 무슬림 청년들은 알 카에다의 품으로
도망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입니다. 또한 영국의 반전
시위들은 단지 전쟁에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에도 반대했으며, 다국적 기업들의 권력, 그리고
IMF와 WTO의 신자유주의 정책에도 반대했습니다.
더 커질 반전 운동
피렌체의 유럽사회포럼은 전 유럽 반전 행동의 날로 2월 15일을
잡자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그 날의 반전 행동은 유럽의 경계를
훨씬 초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최근에 얻은 정보에 따르면 2월
15일에 시위가 예정된 나라나 도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카이로,
오스트레일리아, 마닐라 , 런던 , 글라스고 ,마케도니아의 도시
스코피아,파리 , 코펜하겐 ,로마 , 스톡홀름,오슬로,암스테르담 등등
아마도 서울에서도 반전 시위가 열리겠지요. 이처럼 반전 운동과
공동 행동들은 세계 규모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는 지난 번보다도 더 큰 반전 시위가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쟁저지연합의 동지들 몇 명이 집회 신고를 내려고
경찰서에 찾아갔습니다. 전에는 경찰이 참가자 수에 관한 시위
주최측의 예상을 얕잡아보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경찰은 그 동지들에게 참가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은지 물었습니다.
그 동지들은 조심스럽게 "한 20만 명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은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하고 말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매우 보수적인 한 공무원도 "내가 봐도 그렇다.
그보다는 훨씬 클 것이다."하고 말했습니다. 동지들은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왜냐하면 나도 거기에 참가할
것이기 때문이다."하고 답변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 운동의 일부입니다.
이번 주에 세계 곳곳의 반자본주의 운동은 브라질의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모일 예정입니다. 남한에서도 몇 명이 여기에 참가할
예정이라니 정말 뿌듯합니다. 영국과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서 올
대표들은 이라크 전쟁이 세계 반자본주의 운동이 가장 우선으로
다뤄야 할 쟁점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할 것입니다.
전쟁에 걸린 판돈
이것이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결론입니다.
이 전쟁에는 엄청난 판돈이 걸려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승리한다면
그것은 미국 자본가들만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자본가들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승리는 전 세계의
기업주들에게 자신들의 계획을 더 효과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어제 밤에 피렌체에 관한 영상물을 보신 동지들은 저항의 세계화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너선닐 동지의 인터뷰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가
정확히 지적했듯이, 만약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한다면
사장들은 더 손쉽게 우리에게서 학교와 병원들을 빼앗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이 전쟁은 단지 미국의 제국주의적
지배를 위한 전쟁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무시무시ㅏㄴ 불평등과
파괴를 동반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모델을 유지하기 위한
전쟁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승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의 패배입니다.
반면 미국이 진다면 전 세계에서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힘을 얻을 것입니다.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의 패전이 얼마나 세계
각지의 지배 계급을 약화시키고 혼란에 빠뜨렸는지 기억하십시오.
미국이 이른바 "베트남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베트남 증후군은 미군 해외 파병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말합니다. 오늘날에도 그들(미국 지배자들)은 전쟁에서
많은 부상자를 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일단 미군의
시신이 미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 전쟁에 대한 지지는 폭락할
것입니다.
전쟁은 군사적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장
저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패배하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1990년 이후로 세 차례의 전쟁을 치렀습니다. 1991년의 걸프 전쟁,
1999년의 발칸 전쟁, 그리고 2001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말입니다.
미국은 세 전쟁 모두에서 비교적 쉽게 이겼습니다.
사실 ,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이 이겼는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용병들이 아프가니스탄 주요 도시들을 장악하긴
했지만, 제 생각에 탈레반은 게릴라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산으로
도주한 듯합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우리느 사담 후세인처럼 악랄하고
잔인한 정권이 미국을 군사적으로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걸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미국이 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미국이 정치적으로 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이 베트남에게 진 것도 정치적으로 진 것입니다.
군사적으로는 베트남이 미국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그 유명한 1968년의
떼뜨(구정)공세는 베트콩에게는 군사적 측면에서 재앙이었습니다.
북베트남의 재래식 군대가 1972년에 남베트남을 침공했을때는
미국의 대대적인 폭격 때문에 퇴각해야 했습니다. 3년 뒤인 1975년에
북베트남의 탱크가 다시 남베트남으로 진격했을 때는 더는 미국의
폭탄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미국 국회가 베트남에서 미국 정부의 공군력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베트남 해방 투쟁은 미국의 막대한 군사력을
꺾었기 때문에 승리한 것이 아닙니다. 그 투쟁이 미국 내에서
정치 위기를 일으켰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반전 운동이 워나 거셌기 때문에 미국 지배자들은
베트남에서 철수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날 부시와 그의 장관들에게 안겨 줄 수 있는 패배는 바로
그런 종류의 패배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어느 정부도 심지어 토니 블레어도 감히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못할 만큼 강력한 국제 운동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쟁에 관한 미국 내의 여론 분열을 더욱
심화시킬 정도로 국제 운동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부시가
이라크 공격 계획을 연기하거나 아예 폐기하도록 강요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기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세계 정세에 긴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9.11테러 이후
미국 정부가 보여준 행동 때문에 분명 세계는 더 위험한 곳이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 정세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기고 있습니다. 이 말은 세계적인 반자본주의 투쟁의
시작을 알린 1999년 시애틀의 WTO반대 시위대가 외친 구호입니다.
우리는 이기고 있습니다. 이 말은 월든 벨로가 피렌체
유럽사회포럼에서 한 말입니다. 우리는 이기고 있습니다. 이 말은
또한 우리 모두가 제국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하면서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전쟁에 대한 비용이 상당한데도 부시가 전쟁을 일으키려는
경제적 목적은 무엇입니까? 또 북한이 이라크처럼 석유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이 큽니까?
두 질문은 전쟁의 경제적 원인에 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전쟁과
경제의 관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국가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경제적 이득만을 노리고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목적으로도 전쟁을 할 수가 있습니다.
자시의 지위를 유지함으로써 장기적인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습니다.
1999년 미국은 코소보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코소보는 유럽 기준으로
볼 때 비참할 정도로 가난한 지역입니다. 코소보 전쟁은 코소보의 부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새로운 역할을 과시하기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NATO는 냉전의 종식과 함게 사라졌어야 했던 기구입니다.
그러나 NATO는 오히려 옛 소련 영토 안으로 점점 더 깊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NATO의 확장은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미국의
지배를 유지하거나 심지어 더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하면 경제적 이득이 생길 것입니다.
특히 NATO가 중앙아시아로 진출하게 되면 미국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한 지역을 손에 넣을 것입니다. NATO와 미국의 코소보 공격은
NATO가 이처럼 더 광범해진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일이 그들의 의도대로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전쟁이 워낙 엉망으로 돌아가서 미국은 NATO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열의가 많이 식었습니다. 그러나 코소보전쟁은 전쟁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흔히 지정학적 요인과 장기적이 경제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전쟁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주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일반 노동자들에게 물가 상승과 각종
세금의 형태로 전쟁 비용을 전가합니다. 때때로 다른 국가들이 비용을
부담하기도 합니다. 걸프 전쟁 비용을 부담한 것은 독일.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때조차 그런 나라들의
지배자들이 비용을 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나라의 노동자.
농민들이 부담했지요 .
지금까지 설명한 것을 바탕으로 북한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에서 석유를 찾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물론입니다. 하지만 미국은 점점 더 중요한 경제권이 돼 가고
있는 동아시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길 원합니다.
그렇게 보면 한반도에서 위기를 지속시키는 것이 미국에게 득이
됩니다. 미국이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면, 일본과 남한의
공포심을 부추켜 미국에 계속 의존하게끔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한 게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국이
현재의 위기를 잘못 다뤘다가 적어도 일본의 자체 핵무장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미국이 과연 북한을 공격할 것인가? 몰론이죠 정말로
가능한 일입니다. 클린턴은 지난번 핵 위기가 고조됐던 1994년에
북한을 거의 공격할 뻔했습니다. 지나해 크리스마스 직전에 미국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미국이 이라크와 북한을 상대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우리에게 훌륭한 평화의 메세지(?)를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두개의 전선에서 싸울 능력이
미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들이 지금 당장은
이라크 전쟁에 집중하기 위해 북한을 진정시키는 일에 급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의 배경에 깔린 논리는 매우
추악합니다. 부시와 블레어조차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반면, 김정일은 아마 한두 개는 갖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이 누구를 공격하려 하고 있습니까? 물론
사담 후세인입니다. 이것이 말해 주는 교훈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 교훈이란 1991년에 인도의 육군 참모총장이 지적한 것과 ㅏ
같습니다. 그는 지난 걸프 전쟁의 교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의 대답은 "핵무기 없이는 미국과 전쟁하지 말라는 것"
이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정책이 사실상 핵무기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대 이슬람 전쟁이 억압받는 이슬람의 여성들을
해방시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이 해방되지 않았습니까?
만약 정말로 이슬람 여성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그들의 의도였다면
왜 사우디 아라비아와 먼저 전쟁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합니다. 아프가
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특징인 극심한 여성억압 정책과 회교 경찰 등은
모두 사우디 아라비아의 것을 그대로 모방했기 때분입니다. 하지만
제가 앞서 설명한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 사이의 긴장 관계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아라비아는 미국의 오래된 핵심 우방입니다. 그래서
그들<미국 지배자들>은 사우디 아라비아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경우, 솔직히 카불에서만큼은 여성에 대한
가장 가혹한 억압 조치는 풀렸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군벌들이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고 있고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여전히
낮습니다. 주된 차이점이라면 탈레반 정권 하에서는 중앙 집권화한
일단의 무슬림 군벌이 나라를 지배했다면 현재는 탈레반이 집권하기
전과 같은 상황, 즉 서로 경쟁하는 다수의 군벌들이 나라를 지배하는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뿐입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의 경우 미국 해병대가 여성 해방의 용사들이라는
착각은 전혀 현실에 들어맞지 않습니다. 이라크는 아랍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세속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무도 이라크
여성들이 이슬람의 억압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라크 사회가 지난 여러 해 동안 퇴보한 것은 사실입니다.
한때 이라크는 풍요롭고 세련된 사회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여성의
지위가 크게 향상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 세력이 이라크 사회를
그 지경으로 몰아넣었습니까? 그것은 사담 후세인도 아니고 이슬람
율법학자도 아닌,UN의 경제 제재였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 계속 가해야 한다고 우기는 제재였습니다.
따라서 저는 미국이 중동에서 민중을 해방시키기 때문에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느 말은 매우 저질스런 농담이라고 생각합니다.
후세인이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망명을 택하면 어떻게 될까요?
미국이 힘들이지 않고 꼭둑각시 정권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요?
후세인 망명은 미국의 정책에 불만 있는 정부들이 원하는 일입니다.
독일 총리 슈뢰더는 가장 최근에 이것을 언급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많은 아랍 정권들도 같은 입장을 채택했습니다. 그들이 왜 사담
후세인의 망명을 원하는지는 아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이
곤란한 처지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다가올
이라크 전쟁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 반항할 용기는
없습니다.
부시 정부 자신은 만약 후세인 망명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것을
그다지 좋아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들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전쟁에
이긴다는 가정 하에 이라크에 미군정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1940년대에 남한에 세운 군정과 비슷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미국은 이라크 석유를 직접 통제할 수 있겠지만, 반면에 사담이
도망가 버리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부시 정부 내의
한 분파는 이라크에 미군정을 세워서 정치적 재편을 해야만 미국이
다른 아랍 정권들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담 후세인은 절대 망명하지 않으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에게
약속된 혜택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도 일단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
밖으로 나가고 그를 지켜 주던 특수 부대를 잃고 나면 그의 목숨은
파리 목숨보다 가벼워질 것입니다. 운이 좋다면 그는 밀로셰비치처럼
서방의 기만적 전범재판소에 끌려가 재판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망명한 지 얼마 안 돼 암살당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사담은
사악한 인간이긴 하지만 바보는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사담이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도 비판하고 후세인 정권도 비판하면 미국을 편드는 것 같고,
반면에 미국만 비판하면 후세인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이라크 정권에 대한 맑스주의자의 태도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라크 정권을 매우 잔인한 독재 정권이며 우리는 이라크 민중이 하루
빨리 그 정권을 타도하기를 바랍니다. 미국 제국주의가 아니라 이라크
민중 스스로 그러기를 원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민주적인 변화를
원하지, 위로부터 강요되는 변화는 바라지 않습니다.
다가올 전쟁에 대해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은 이런 관점 때문에
약간 복잡해집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전쟁에 대하 정치적반대 덕분에
전쟁이 아예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 전쟁이 일어난다면
제 생각에는 미국이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이 당연히 더 낫습니다.
사담은 피래미급 조폭입니다. 부시는 거물급 조폭입니다. 누가 이기는
편이 더 낫겠습니까? 아주 간단한 계산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구의 일부 종파들이 하듯이 "이라크를
수호하자"고 적힌 배너를 들고 다니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행동은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후세인 지지자들로 몰아세우려는
사람들에게 이용될 뿐입니다. 어차피 우리는 미국과 싸울 수 있는
이라크 정권의 능력을 그다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사담 후세인은
자신의 권력에만 집착하는 낡은 유형의 독재자입니다. 그는 단순히
재래식 군사력 싸움으로는 미국을 이길 수 없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는 베트남 해방 투쟁의 스탈린주의 지도자들이 이해했던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오직 정치적인 방법으로만 미국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국주의 본국에서 반전 운동이
일어나게끔 하는 방식으로 제국주의를 쓰러뜨릴 수 있습니다. 사담이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1991년에 그가 한 짓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당시에 그는 이라크 병사들과 탱크들을 사막 한복판에
묶어 둬 미국 공군의 좋은 표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무튼 미국이 지는 것이 훨씬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담이
미국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쿠르드족에 관해 말하자면, 그들은 제1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제국주의
열강의 중동 지역 나눠먹기에서 발생한 피해자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들은 같은 지역에서 여러 나라들로 찢겼습니다. 그 결과 그들의
사회적 지위는 여러 면에서 약합니다. 그래서 쿠르드 지도자들은
여러 국가들 사이에 권모술수에서 한쪽의 지역 강국이나 초강대국에
빌붙고자 하는 충동에 빠지곤 했습니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이
사담 후세인에게 잔인하게 억압받는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이라크에 있는 쿠르드족의 지도자들은 1991년 걸프 전쟁에서 미국을
지지했습니다. 그 결과 그들은 이라크 북부에 미국의 보호를 받는
구역을 얻었습니다. 이 구역에서 부패한 쿠르드 지도자들은
자기들끼리 싸웁니다. 그들은 터키에서 이라크로 물품을 밀수해서
번 돈을 놓고 싸웁니다. 얼마 전에 쿠르드족 지도자들 가운데 한 명은
사담 후세인과 손잡는 것을 통해 가장 최근의 내부 투쟁에서 승자로
떠올랐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라크의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그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 터키라는 사실을
무시했습니다. 터키는 자국 내의 쿠르드 소수민족을 가장 잔인하게
탄압하는 국가입니다. 쿠르드족의 운명은 중동 전체의 근본적 변혁에
달려 있습니다. 중동 지역의 모든 정권들을 쓸어 버리는 사회주의적이고
민주적인 변혁만이 쿠르드족을 해방시킬 것입니다. 쿠르드족의 미래는
사회주의적이고 민주적인 변혁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에
있으며, 미국 또는 지역 강국과 연합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영국에서 반전 시위를 어떻게 조직하고 있는지 경험을 들려 주십시오.
그리고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대중적 운동이 일어났던 1968년과
현 시점이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1968년으로부터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입니까?
먼저 베트남과의 비교에 관해 말씀드리면, 저는 앞서 베트남 반전
운동과 오늘날의 반전 운동 사이에 한 가지 차이점을 지적했습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반대가 더 광범한 급진화의 출발점이었던 반면,
현재의 반전 운동은 이미 존재하는 급진화 과정을 배경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미 반자본주의 운동이 존재했고, 그것이
반전 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제노바 시위는 이탈리아와 영국 반전
운동이 탄생할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저는 현재의 반전 운동이
그 발전 과정에서 또다시 더 광범한 급진화의 물결을 부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제기되는 한 가지 중요한 쟁점은 급진 좌파의 발전 전망에
관한 것입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급진화는 급진적인
맑스주의자들의 거대한 성장을 초래했습니다. 현재 그런 현상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반자본주의자가 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맑스주의자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피렌체에서 급진 좌파는 크게 활약했지만 맑스주의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비해 유럽에서 영향력이 약한 것은 여전히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그것이 약점이라고 생각 할 텐데, 물론 많은 점에서 그것은
분명히 약점입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하고 전략을
세우려면 고전적 맑스주의의 저술들을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오늘날 맑스주의 사상의 상대적 약세가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1960년대에 맑스주의가
그렇게도 중요했던 것은 특히 유럽에 대규모 공산당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지에는 맑스주의자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맑스주의는 근본적으로 스탈린주의였고,
때때로 사회민주주의 쪽으로 발전하는 스탈린주의 사상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산당들은 급진화의 성과를 대부분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한 그 때문에 맑스주의에 대한 스탈린주의적 왜곡에 내재한
명백한 약점들이 1970년대에 드러났을 때 유럽 좌파의 대부분은
붕괴했습니다. 오늘날 공산당들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비해
한없이 약합니다. 트로츠키주의자들이 한 명도 아닌 두 명씩이나 프랑스
공산당을 <지난 해>대선에서 눌렀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의 재건공산당 <리폰다찌오네>처럼 상당 규모 이상으로
살아남은 공산당은 스탈린주의에서 급격히 멀어졌습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급진적 맑스주의자들이 세력을 넓힐 수 있는 훨씬 더 유리한
환경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1960~70년대에 비해 장애물이 훨씬 적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그 기회를 부여잡느냐 여부는 반자본주의 운동과 반전
운동 내에서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여기서 성공의
열쇠는 둘입니다. 먼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의 ㅣ견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태세입니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동의하기 힘든 말에 귀 기울여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예컨데 저는 영국 사회가 무슬림 청년들을 타락시킨다고
불평하는 어느 무슬림 성직자와 같은 연단 위에 있어 본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와 말싸움을 하지는 않았지만 열렬히 박수를
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와 같은 사람들이 우리와 동떨어진
무슬림 종파로 있는 것보다 운동의 일부로서 함게 활동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함께 활동하는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우리 자신의 입을 검열할 때입니다.
공동 전선의 특성상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 일하기 싫다면 무엇 때문에
공동 전선을 만들겠습니까? 우리끼리만 얘기하고 싶다면 왜 다른
사람들과 일하려 합니까? 하지만 다양한 스페트럼의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함과 동시에, 우리는 우리 정치에 대해 숨김없이
얘기해야 합니다. 그것이 영국 반전 운동에서 얻은 다른 한 가지
교훈입니다. 대규모 시위에서 우리는 반자본주의와 반제국주의의
입장을 아주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은 그런 방식에
힘입어 반전 시위에 참가한 급진적 세력의 구심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아마도 어제 밤에 본 피렌체 영상물에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해 매우 무례한 짓을 하자고 적혀 있던 저희
팻말<"Fuck Capitalism"이라고 적혀 있었다> 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팻말은 이탈리아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광범한 공동 행동을 건설하며,
그 속에서 운동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일관된 맑스주의적 분석을
숨김없이 내놓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끼리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얘기하지만 우리 정치를 당당히 드러내야 합니다.
남한처럼 작은 나라에서 반전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물론 남한처럼 작은 나라가 미국 제국주의를 상대한다는 식으로만
바라본다면 상황이 매우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을
한국 민족주의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모든 일이 힘들어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적 관점에서 상황을 보면 매우 다른 그림이 보일 것입니다.
그 때는 당신이 아마도 자본주의와 전쟁에 반대하는 역사상 가장
큰 운동의 일부라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애틀에서 탄생한
이래로 운동이 지금껏 성장한 규모와 그 확산 속도는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며칠 지나면 저희 두 사람<알렉스와 통역자>은 전쟁에
반대해 시위하는 10만 명의 브라질 사람들과 함게 있을 것입니다.
그 때는 우리가 약하다는 기분은 안 들 것입니다. 촛불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한테 바로 이런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의 반미 운동이 더욱 발전하려면 그것은 부시의 전쟁몰이에
반대하는 국제적 운동의 한 부분이 돼야 합니다
다 함께 합시다
짧게 정리하겠습니다. 제가 방금 말한 것도 정리인 셈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몇 마디 더 하겠습니다. 여러분을 그렇게 쉽게
보내드리지는 않을 참입니다.
지금이 매우 낙관적인 시기라는 것을 제가 잘 전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제 봤던 피렌체 영상물이 자꾸 떠오릅니다.
저는 피렌체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만일 3년 전에 누가 제게
6만 명의 반자본주의자들과 함께 거대한 반전 시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저는 그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항상 세계화의 시대가 속도의 시대라는 따위의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화에 대한 저항이 우리 지배자들이
거기에 대한 대응은 고민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전쟁을 저지할 수있습니다.
그리고 전쟁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전쟁의 원인에 맞서 싸우는
운동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전쟁은 경쟁에 눈먼 자본주의체제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책에서 제1.2.3차 인터내셔널에 관해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회포럼 운동과 반전 운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인터내셔널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직 다 함께 투쟁할 때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단지 세계적으로 다 함께 할 때만 그렇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남한의 "다 함께"같은 단체들이 성장하는 것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말하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이 새로운 인터내셔널이
승리할 수 있도록 일관된 국제적 세력을 건설할 수 있으며, 이
세계에서 자본주의와 전쟁을 끝장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
세계적인 운동에 동참하십시오. "다함께"에 가입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