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의 다큐세상 그것이 알고 싶다 182회 기획안
한국영화 전성시대 - '쉬리'에서 '무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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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시 : 2001년 9월 15일 (토) 밤 10시 50분
연 출 : 남 상 문 작 가 : 임 정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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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점유율 40% 육박!!>
지난 9월 7일, 한국영화사상 가장 많은 70억원의 제작비와 오랜 제작기간으로 화제가 된 영화 <무사>가 개봉되었다. 전국 200개 스크린에서 개봉된 무사는 주말 관객 52만명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흥행을 예고했다. 올들어 <친구>가 전국관객 800만명을 넘은데 이어 헐리웃 대작들과 맡붙은 여름시즌에는 <신라의 달밤>과 <엽기적인 그녀>가 나란히 400만명을 돌파하며 헐리웃 영화들을 제압했다. 이들 영화에 힘입어 올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0%에 육박했다. 전세계 영화시장의 80%이상을 헐리웃 영화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속에서 이는 대단히 선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99년 <쉬리>와 작년 <JSA>에 연이어 터진 흥행기록들, 바야흐로 한국영화는 전성시대를 맞이한 것인가?
<우리 영화, 왜 뜨는가?>
오늘날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재미있다","다양해졌다","정서적으로 공감이 간다"는 것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국영화는 7,80년대 들어 상당히 침체기를 맞았다. 검열로 인한 소재의 제약이 심했고 이는 영화인들의 제작의욕을 꺾어놓았다. 하지만 90년대들어 사회적으로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창의적이고 우수한 젊은 인력들이 대거 영화판에 뛰어들면서 한국영화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거기에 스크린쿼터라는 든든한 방패막이 우리 영화를 지켜주었다. 특히 92년 <결혼이야기>를 계기로 영화가 문화산업으로 발전하면서 많은 자본이 몰려들게 되었고,본격적인 기획의 개념이 영화에 도입되었다. 그외에도 멀티플렉스 극장의 확산, 독자적인 배급망의 구축 등이 오늘날 한국영화 발전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영화 평론가들과 현장에서 일하는 영화 감독, 제작사등 전문가들로부터 한국영화가 잘 나가는 이유를 들어본다.
<흥행의 신화는 계속 될 것인가?>
얼마전 대구에서 '나티 프로젝트'라는 영화를 찍는다며 투자자들로부터 100억원을 모은 후 달아난 사건이 있었다. "부산에 <친구>가, 경주에 <신라의 달밤>이 있다면, 대구에는 <나티>가 있다."라며 투자자들을 현혹시켜온 사기 용의자들은 대구시 관계자도 참석한 가운데 버젓이 제작발표회도 갖고 주연배우까지 섭외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영화도 찍기 전에 표를 찍어 파는 등 영화판의 상식과는 맞지 않는 이들의 행각에 애꿎은 수백명의 피해자들만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어쨋든 이 사건은 한국영화가 그만큼 잘나가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영화가 지속적인 발전을 해나가려면 해결되어야 할 숙제들도 많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스탭들의 처우 개선, 건전한 토착자본의 형성, 과열된 마케팅과 배급전쟁으로 인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유행...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영화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아직은 우리의 영화산업이 태동기에 불과하고, 올해 점유율이 높아진 건 몇몇 영화의 선전에 힙입은데 불과하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작년에 만들어진 한국영화는 50여편... 그 중 10편만이 적자를 면했다.우리는 오늘 최근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영화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분석을 해보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 해결되어야할 문제들을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