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항아리 모양의 포장에 담긴 인삼초콜릿을 들어보이는 민승규 박사. 이 상품은 포장이 예뻐 주로 외국인 관광객의 선물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주훈기자 인삼초콜릿, 마늘초콜릿 등 우리 농산물 상품들이 예쁜 포장에 담겨 백화점 선물코너에 놓인다면? 밸런타인데이에 21년생 도라지로 만든 캔디 12개가 든 ‘252년간의 사랑’ 한 상자를 받는다면 또 어떨까?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 문제를 놓고 농민시위가 끊이지 않는 요즘, 일각에서는 또 다른 ‘희망 찾기’가 한창이다. 그 중심에 민승규(閔勝奎·43)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있다. 그는 “농업도 섹시한 산업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왜 농사를 안 짓습니까? 농업에서 꿈 돈 희망이 안 보이니 그런 것 아닙니까. 농업으로 돈 버는 ‘스타 농민’이 많이 나오면 농업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는 첨단 자본주의 요소를 도입한 ‘벤처 농업’을 지향한다. 전통농업에 과학과 예술 문화 등을 덧붙여 고부가가치화해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낸다는 것. 농산품에 예쁜 포장과 얘깃거리를 붙이고 대기업과 연계해 홍보와 유통체제를 바꾼 인삼초콜릿 도라지캔디 등이 이렇게 태어났다.
“그냥 농사만 지어선 안 됩니다. 팔릴 상품을 만들어야죠. 환경과 건강을 찾는 요즘 분위기에 미적 감각과 우리 고유의 정서까지 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94년 일본 도쿄대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농촌진흥청을 거쳐 ‘위기관리 전문가’로 삼성경제연구소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학부 때부터 품었던 농업에 대한 애정은 95년부터 경기 화성의 한 마을에 대한 정보화봉사 등 농촌봉사 활동으로 이어졌다.
2000년에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충남 금산의 한 폐교에 한국벤처농업대학(www.vaf21.com)을 세우고 정문술(鄭文述) 전 미래산업 대표를 학장으로 초빙했다.
이 대학은 전국의 농민 중 ‘가장 빨리 부자가 될 만한’ 학생들을 모아 마케팅 경영전략 등을 교육한다. 학생선발기준은 창의력과 기업가정신. 명함과 e메일 주소가 없는 사람은 아예 입학자격이 없고 졸업논문은 ‘사업계획서’로 대체한다. 얼마나 톡톡 튀는 사업아이템과 실행계획을 내느냐가 심사기준.
매월 1회 1박2일씩 1년간 수업하는 과정이다. 해마다 90여명이 입학하지만 졸업생은 채 반도 안 된다. 수업비용은 철저하게 자부담, 강사료는 농산물이다. 커리큘럼에 따라 그때그때 전문가들을 강사로 초빙하는데, 농민학생들과 밤샘토론을 해본 강사들은 ‘언제 다시 불러줄 거냐’고 조르곤 한다. 또 수업에서 농민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동안 고객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고 반성한다.
“벤처 농업인들에겐 독특한 유전자 코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모험심과 도전정신, 열정과 에너지가 그것이죠.”
졸업생 중에는 이미 ‘스타’가 태어났다. 매화꽃 축제로 유명한 전남 광양 청매실농원 경영자 홍쌍리씨, 최근 일본에 200만달러어치의 제품을 수출한 21년근 장생도라지 대표 이영춘씨, 인삼초콜릿으로 매달 억대 매출을 올리는 본정 이종태 대표, 부산에서 도정기술만으로 연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풍년농산 나준순 대표 등. 희망은 또 있다.
“성공사례 1000명을 만드는 게 1차 목표입니다. 홍쌍리씨가 뜨니 인근 농가들이 모두 매실을 재배해 수익을 올리게 됐습니다. 장생도라지에 납품하는 계약농가가 100곳이 넘고 버섯농사도 네트워크로 이뤄집니다. 벤처농업의 ‘생태계’는 그렇게 발전합니다.” 민 박사는 농업과 대기업의 관계 설정에도 신경을 쓴다. 기업 쪽에는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달라’고 요구한다. 당장 쌀 한 가마 사주는 것보다 농민들에게 마케팅과 경영, 디자인 전략 등을 전수해달라는 얘기다.
이런 그이기에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쌀을 태우는 농민들의 모습은 더욱 안타깝다. “정책도 문제지만 농민들 스스로 바뀌어야 합니다. 앞으로 10년은 자유무역이 대세입니다. 지혜로운 농민이라면 배수진을 치고 전략을 세워야죠.”
퇴근하면 벤처농업대학 연락센터인 서울 용산구 벤처농업포럼 사무실로 다시 출근하는 ‘투잡족’ 생활. 밤낮없이 뛰며 농민들에게 꿈을 주는 그에게 돌아오는 대가는 뭘까.
“선친이 돌아가시기 전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데, 전국 각지의 농민들이 상황버섯 등 좋다는 것은 모두 보내주셨어요. 그 덕인지 아버지는 2년 6개월을 더 사셨지요.”
저는 강의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외면하시는 농민분들의 심정이 이글을 보니 약간은 이해가 가는군요. 물론 자신의 생계를 위해 벤처 농업을 한다면 일부는 성공을 하고 돈을 벌겠지만 과연 우리농촌현실에 과연 얼마나 적합한 것일까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농업은 산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첫댓글 몇번 강의를 들은적 있습니다. 힘이넘치고 미래를 확신하는 눈동자가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많은 농민이 그 강의를 듣고 외면 하더군요. 생각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농민들의 슬픔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분의 철학을 믿습니다.
저는 강의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외면하시는 농민분들의 심정이 이글을 보니 약간은 이해가 가는군요. 물론 자신의 생계를 위해 벤처 농업을 한다면 일부는 성공을 하고 돈을 벌겠지만 과연 우리농촌현실에 과연 얼마나 적합한 것일까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농업은 산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람 모두에게 없어서는 않되는 소중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것이니깐요. 우리 같이 잘 먹고 살수 있는 농사를 지을 수는 없을까요.... 농사를 짓겠다고 맘먹고 농사에 미칠려고 애쓸수록 점점더 두려워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