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상에서는 피상적으로 걸으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길을 걸어야 한다. 로우 피상에서 어퍼 피상을 오른다. 위의 세계가 있고 아래의 세계가 있다. 아래는 아래의 세계가 있겠지만 위에는 또 다른 위의 세계가 있다. 아래의 세계가 전부인 것처럼 그것에 매여 살아갈 수 없다.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그것에 목숨을 걸 수 없다. 어찌 개미가 하늘의 세계를 알겠는가? 보이는 세계보다 보이지 않는 더 넓은 세계가 있다. 어퍼 피상에 오르면 안나푸르나가 눈앞에 다가온다. 앞에는 앞의 세계가 있고 뒤에는 뒤의 세계가 있다. 앞뒤의 세계를 같이 보아야 진정한 세계를 알 수가 있다. 앞만 본 자는 그것이 진리라고 하고 뒤만 본 자는 그것인 전부라고 한다. 앞만 본 자는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뒤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같이 보아야 한다. 앞뒤를 모두 보아야 한다. 어퍼 피상은 또 다른 세계이다. 공기가 다르고 경치가 다르다. 로우 피상만을 걸으면 안 된다. 로우에서 어퍼로 올라와야 한다. 또 다른 세계를 보게 되면 아래의 세계가 우스워진다. 거기에서 울고 웃으며 힘들고 괴롭다고 눈물을 지었다. 이제 위에 올라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