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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프린세스] 02
S#1. 윤검방
들어오던 혜리, 소파 앞에서 막 윤검과 악수하고 있는 인우 본다. 무심히 보다가 인우 알아보고 기겁해서 놀라는 혜리.
혜리 : (E) 저 사람 뭐야? 돈 받으러 온 거야?... (사색되는데)
윤검 : (소파 권하는) 일단 앉읍시다.
인우 : 네. (막 앉으려는데)
혜리 : (자기도 모르게 버럭) 안돼요!
인우, 윤검 : (혜리 쪽 돌아보는)
인우 : (혜리 보고 어? 놀라는데)
혜리 : (후다닥 다가와) 이 사람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인우 팔 잡는) 나와요! (잡아끌며) 나가서 얘기해요!
인우 : (얼결에 당해 몇 걸음 끌려가며) 어 어...
윤검 : (놀라) 마 검사!
인우 : (검사? 혜리 보는)
계장, 실무관 : (일어서고)
혜리 : (어떡하든 돈 얘기 막아야하는, 무조건 있는 힘껏 끌며, 다다다) 별일 아니에요, 수석님! 신경 쓰지 마세요!
계장님도 나오지 마세요! 제 일이에요! 상관 마세요!
윤검 : (순식간의 상황에 벙해서 보는)
S#2. 복도
인우 끌고 나오는 혜리. 계장, 실무관, 쫓아 나와서 문에서 내다보고.
인우 : (뒤늦게 정신 차린 듯) 잠깐, 이봐요!
혜리 : (계속 끌고 가며)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저기 가서 얘기해요. 아무리 그렇다구 이렇게 다짜고짜 찾아오는 게 어딨어요?
인우 : (혜리 팍 탁 뿌리치며 어처구니없는 듯) 아- 진짜!
윤검 : (안에서 나오며) 마 검사!
혜리 : (얼른) 별일 아니라니까요? (얼른 인우 다시 잡아끌며) 가요, 얼르은!
윤검 : (혜리 태도에 화난, 다가오며) 마검사 지금 뭐하는 건가? 나 찾아온 손님한테!
혜리 : 그런 손님 아니에요.
윤검 : 그런 손님 아니라니, (말 안 통하자) 서변호사, 대체 무슨 일입니까? 마검사하고 아는 사이에요?
혜리 : (변호사? 놀라서 인우 보는)
인우 : 아... 그게요... (혜리 보는)
혜리 : 변호사라뇨?
윤검 : 절도사건 피의자 문영호 변호인이에요.
혜리 : 네? (얼른 잡고 있던 인우 팔 놓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인우 보는)
윤검 : 몰랐어요? (이해 안 되는) 누군지도 모르면서 지금, (하는데)
인우 : (얼른) 사람을 잘못 보셨나봅니다. (능청) 아- 내가 그렇게 흔한 얼굴은 아닌데?... (명함 꺼내 내밀며) 서인우 변호삽니다.
혜리 : (받아서 보면 ‘법무법인 하늘 대표 서인우’ 다. 대표? 다시 인우 보는)
S#3. 윤검방
소파에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인우와 윤검.
윤검, 공사구분은 하지만 인우에 대한 감정은 안 좋은 상태. 탁자 위에 진단서와 탄원서 등 첨부된 의견서 놓여있다.
혜리,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인우 명함 보고 있다. 계장과 실무관,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혜리 보고 있다.
인우 : 문영호 임신 중인 아내가 신부전증을 앓고 있습니다. 진단서 첨부했습니다.
윤검 : 신부전증?
인우 : 문영호가 실형을 살게 되면, 아내를 돌볼 사람이 없습니다. 둘 다 고아라 친인척도 없구요.
윤검 : (의견서와 진단서 등 살펴보는) ...
인우 : 아시겠지만 문영호, 2년 10개월 동안 어떤 범법행위 없이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이번에도 팔만 다치지 않았으면, 절도하는 일도 없었을 겁니다.
윤검 : (보다가) 피해자하고는 얘기해 봤어요?
인우 : 문영호 딱한 사정 알고는 처벌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제출해줬습니다.
윤검 : (안 그래도 그럴 작정이었지만 인우에 대한 선입견 있는지라) 그래요...
인우 : (정중하고 예의바른) 벌금형으로 구속취소 부탁드립니다. 선처해 주십시요.
윤검 : (혜리가 뭔가 느낀 게 있나? 혜리 쪽 보면)
혜리 : (관심 없다. 얘기 끝난 듯 싶자 슬며시 일어나서 나가는)
S#4. 검찰청 로비
저만치 엘리베이터 보이는 쪽에 숨듯이 서서 인우 기다리고 서있는 혜리.
엘리베이터 서는 소리 들리면 살짝 고개 내밀고 인우 찾는데...
인우 : (뒤쪽에서 걸어오는)
혜리 : (보이지 않자) 왜 안 와?... 내 얘기 다 해버리고 있는 거 아냐?
인우 : 혹시 나 찾는 겁니까?
혜리 : (허걱 놀라 돌아보면)
인우 :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겁니까, 가기를 기다리는 겁니까?
혜리 : 그게 무슨, (하다 뜻 알아채는데)
인우 : (성큼 가는)
혜리 : (어?) 이봐요! (쪼르르 따라가서) 그냥 가면 어떡해요?
인우 : (가며) 그냥 안 가면 어떡합니까? (하다 갑자기 타박) 검사가 왜 사기 쳐요!
혜리 : (펄쩍) 누가 사기를 쳐요!
인우 : (멈춰서는) 아니다, (혜리 쪽으로 탁 돌아서며 반가운 듯) 이렇게 다시 만나니까 너무 너무 반갑네!
혜리 : (뭐야? 벙한데)
인우 : (웃음기 싹 거두고) 둘 다 듣기 민망하죠? 당한 나는 오죽할까!
돈 떼먹었다고 화를 내겠어요, 떼인 돈 받을 수 있게 돼서 반갑겠어요?
혜리 : (말도 안 된다는) 지금 날 의심하는 거에요?
인우 : (그럴 수도 있다는) 서울 가자마자 전화한다던 사람을, 열흘 지나 내가 어디서 만나서, 어떤 꼴을 당했드라?...
혜리 : (아차) 아까 일은 미안하게 됐는데요, (하다) 변호사였어요?
인우 : (무시하고 도전적인) 돈 갚아요, 안 갚아요?
혜리 : (당황해) 당연히 갚죠! 당연히 갚을 건데, 우선 내가 왜 연락 못했는지 사정 얘기부터,
인우 : (말 자르며) 갚으면서 하죠? 사정 얘기.
혜리 : 아니 갚을 건데요,
인우 : (또 말 자르며 몰아 부치는) 언제 어디에서 갚을 거에요, 시간 장소 정해요.
혜리 : (무안하고 자존심 상해 욱) 당장 갚을 테니까 걱정 마요!
인우 : (바로 치고 들어오는) 부업으로 사채해요?
혜리 : 에?
인우 : (약간 빈정대듯) 아니면 현금 매니아에요? 항상 돈천만원씩 다발로 갖고 다니나?
아님 카드 긁으려고? 난 카드 단말기 없는데? 왜 항상 수중에 현금 없으면서 당장 준다고 큰소리 뻥뻥 치지?
혜리 : (틈 없이 몰아붙이자 밀린다. 버벅대는) 꼭.. 준다는 뜻이죠!
인우 : (더 매정하게) 뜻은 됐고, 난 진짜 현금 받고 싶은데.
혜리 : (말문 막히고 모욕감에 부아 나는) 알았어요, 주께요! (턱 탁 들고) 언제, 어디에서 줄까요? 현금! 시간 장소 정해요!
인우 : (곧바로) 내일 낮 열 두시 반, 청담동 피노델리! 되나?
혜리 : (이미 말려들었다, 다다다) 내일 낮 열 두시 반 청담동 피노델리! 되겠네!
인우 : 그럼 낼 봅시다! (싹 돌아서 가는)
혜리 : (팽팽하던 상황 순식간에 사라지자 순간 벙했다가 정신 드는) 뭐야?... 완전 나 사기꾼 취급하고 가네?
(당한 느낌에) 아우 씨...
인우 : (가면서 혼자 씩 웃는)
S#5. 윤검방
새 배당 들어온 듯 윤검 책상 위에 기록 높이 쌓여있고 윤검, 서서 그 중에 혜리에게 줄 기록들 고르고 있다.
얘기하고 있는 계장과 실무관.
실무 : 아까 그 서변호사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에요?
계장 : 자세한 건 나도 몰라요, 엄청 부자집 아들에 미국에서 왔다나? 승소율 90프론데,
수임료 하고 상관없이 내키는 사건만 수임한대요, 아까처럼 무료 변론도 하고.
윤검 : (인우 얘기에 일손 탁 멈추는, 듣기 불편한) ...
계장 : 근데요, 검사님. 마검사님, 서변호사하고 아는 사이 같지 않아요?
윤검 : (혜리에게 줄 기록들 들고 혜리 책상 쪽으로 가며) 본인들이 아니랍니다.
계장 : 아- 근데 왜 나도 마검사님 언제 봤든 거 같지?
혜리 : (인우한테 당하고 시무룩한 얼굴로 들어오는, 윤검 보고 멈칫)
윤검 : (20센티 높이 기록들 혜리 책상에 놓는)
혜리 : (놀라) 이게 다 제 배당이에요?
윤검 : 맨 위에, 폭행 사건인데, 피의자가 여자 검사한테 조사 받게 해달라고 했어요. 경찰 조사 기록들 잘 보고 준비해요.
혜리 : (일단 대답은 잘한다) 네-
윤검 : 문영호 사건도 변호인 의견서하고 탄원서 읽어보고, 다시 판단해 봐요.
혜리 : 네... (앉는, 표지 보면 ‘법무법인 하늘 서인우 변호사’ 써있다. 얄밉게 보는)
S#6. 인우 로펌 앞
와서 끽 서는 인우의 고급 차.
차에서 내리는 인우, ‘법무법인 하늘’ 간판 달린 건물로 들어간다.
S#7. 인우 로펌 로비
인우 외에 제니 포함해서 변호사 세 명의 사무실 문 있고 여직원 두 명 앉아있는 카운터 있는 로비.
인우 사무실은 그 안쪽에 있는 설정.
인우 : (싱글벙글 기분 좋은 얼굴로 휘파람 불며 들어온다)
여1 : 다녀오셨어요?
인우 : 쌍화차 한 잔! (가고)
S#8. 인우 사무실
들어오는 인우, 가방 책상 위 정도에 놓고 윗옷 벗어 옷걸이에 거는데 제니, 노크에 이어 들어온다.
인우 : (돌아보는)
제니 : 잘 만났어?
인우 : 응. (앉는)
제니 : (아주 편한 사이, 책상에 걸터앉거나 기대거나) 어땠어? 마혜리.. 제대로 만난 소감이 어때?
인우 : 만나야 할 사람 만났다!
제니 : 그럼.. 이제부터 시작이네? 잘해봐!
인우 : (뭘 새삼스럽게, 해야 할 일의 연장일 뿐) 대림 정회장 건 어떻게 되가?
제니 : 합의로 가게 될 거야, 액수 조정만 남았어. 오래 안 걸려.
인우 : (약간 오바하며 반기는) 역시, 협상의 귀재 제니 안! 수고했다.
제니 : 아직 도장 안 찍었어, (하다) 서인우 답지 않게 왜 이래? 긴장하구.
인우 : (긴장했나? 씩 웃는)
S#9. 윤검 사무실
5시 59분 가리키는 벽시계.
기록들 착착 정리해서 캐비닛에 넣는 혜리. 익숙한 그 모습에 혜리 보고 시계 보는 계장과 실무관.
혜리, 캐비닛 닫고 돌아서면 ‘법은 어렵지 않아요~’ 하며 6시 알리는 로고송 나온다.
혜리 : (자연스럽게 가방 들고 일어서는) 퇴근 하겠습니다-
윤검 : (혜리 안 보고 기록 보며) 기록 검토는 다 했나?
혜리 : 아뇨? 내일 와서 하려구요.
윤검 : (기록 넘기며) 최소한 공소시효 확인하고, 즉시 결정 사건인지 조사가 필요한 사건인지 정도는 구분해 놔야지.
혜리 : 퇴근 시간 되서요.
윤검 : 마검사 계속 칼퇴근인데, 야근 안하고 배당 사건들 다 처리할 수 있나?
혜리 : (야근 얘길 왜 해?) 전 저녁마다 제 스케줄이 따로 있는데요?
윤검 : (황당한, 이제야 혜리 보는) 그 말은... 앞으로도 야근은 안 하겠다는 건가?
혜리 : (황당한 듯 물어보는) 제가 왜 야근을 해야 돼요? 저 공무원이구요, 공무원 법정 근무 시간 있구,
야근한다고 월급이 더 나오는 것도 아닌데요.
윤검 : (야단이나 화는 아닌, 지도 검사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하는 입장)
다른 검사들은 그런 말 할줄 몰라서, 그런 생각 없어서 야근하나?
혜리 : 그건 본인들이 선택한 거죠. 국가가, 너 야근 안 하면 해고 시킨다! 그런 건 아니잖아요. (맑게 윤검 보는)
윤검 : (그건 아니지만) 검찰에 올라오는 사건 수에 비해 검사가 형편없이 부족하니까, 야근을 안 할 수가 없는 거지.
혜리 : (당당히) 그건 국가가 해결해야 할 문제죠.
사건 수에 비해서 검사가 부족 하면 검사 수를 늘려야죠, 왜 제 사생활을 희생시켜요?
윤검 : (어처구니 없지만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야근이라도 해서 사건처리하지 않으면, 석 달 지나 미제사건 쌓이고,
결국 다른 검사들한테 재배당되는 건데, 미안하지 않겠어?
혜리 : (말똥말똥 보며) 그니까 그걸... (이해 안 되는 듯 갸웃하며) 왜 제가 미안해 해야 돼요? 다같이 정시 퇴근하면 되는 건데?..
윤검 : (말해 무엇하나 싶어 보다가 끄덕이며) 알았어요, 가 봐요.
혜리 : (찜찜하지만) 가겠습니다- (나가는)
실무관 : (기막혀) 와-
계장 : 어떻게 초임이 저럴 수가 있죠? 근데 말은 참 잘하네요.
윤검 : (저 정도 생각을 가진 아이였구나) ...
S#10. 요가원 (저녁)
휘트니스 클럽 내 요가원. 혜리, 요가 동작하면서 유나와 얘기하고 있다.
혜리 : (자세 유지하느라 긴장 상태로 말하는) 말이 되니? 나한테 저녁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데 야근을 하래?
유나 : 다른 검사들 다 한다며? 그러니까 너도 하라는 거지.
혜리 : (자세 탁 풀면서) 사람들 참 이상해! 왜 자기하고 다른 생각은 존중 안 해?
유나 : 그런 게 조직이라는 거야.
혜리 : 진짜 기분 나쁜 건, 우리 수석! 날 너무 싫어해, 나하고 눈도 안 맞춘다?
유나 : (혹시) 너 알아본 거 아냐? 스키장에서 또라이 짓 했다며?
혜리 : 나도 첨엔 그런 건가 했는데 아냐. 알아봤는데 왜 아는 척을 안 해? 모른 척 할 이유가 어딨어?
유나 : 건 그러네...
S#11. 형사 5부 홀 (밤)
부장, 천천히 걸어서 열린 문으로 일하는 검사들 둘러본다.
부장의 시선으로...
자켓 대신 가디건 걸치고 결정문 쓰고 있는 진검사,
책상에 다리 올리고 기록 읽고 있는 이검사,
기록 읽으면서 내용 노트에 요약 메모하고 있는 채검사 등 보인다.
S#12. 윤검 검사실 (밤)
셔츠 차림인 윤검, 단추도 하나 더 풀고 소매도 걷어 올린 편한 차림으로 책상에 앉아서 공소장 쓰고 있는 윤검.
부장, 밖에서 들여다본다.
윤검 : (부장 보고 일어서는) 부장님.
부장 : (들어오는) 마검사는 오늘도야?
진검 : (들어오며) 아우 배고파, 선배님 밥 안 왔어요? 부장님, 퇴근 안 하셨어요?
부장 : (하소연하듯) 진검, 이거 어떡하냐? 마혜리를, 어?
진검 : (둘러보는, 기막혀) 하루를 야근을 안 하는구나.
배달 : (배달 통 들고 들어오며) 식사 왔습니다- (익숙하게 탁자에 꺼내놓고 가는)
부장 : (윤검 눈치 보듯) 혼내 봤어?
윤검 : 부장님도 안 하는걸 제가 왜요.
부장 : 선배 검사들이 주르륵 있는데 부장이 나서서 초임 까야겠냐?
진검 : 죄송합니다. 제가 다시 잘 얘기할께요...
부장 : 옷차림 경망스럽다고 진정서 들어오기 시작 했어. (혀 차며) 진검사가 잘 좀 가르쳐 봐... (나가며) 짜장면 뿐다...
진검 : (성질 오르는) 정말 검찰사에 유일무이한 꼴통! 의상학과 졸업했음 그 쪽으로 진출하지 왜 검사가 돼서 이 말썽이야?
윤검 : (가서 음식 그릇 비닐 등 벗기고, 젓가락 까고) ...
진검 : (가서 앉아서 자기도 먹을 준비하며) 선배가 날 잡고 한번 혼내면 어때요?
윤검 : 혼내서 될 성격 아닌 거 몰라? 마혜리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진검 : (흥분 상태라) 맞는 말이에요, 그럼?
윤검 : ...검사직에 올인 하지 않겠다는 게 틀린 걸까?
진검 : (무심코) 그럼 검사를 하지 말아야죠! 다른 검사들한테, 국민한테 피해가 가잖아요!
윤검 : (대꾸 없이 짜장면 먹는)
진검 : (멈칫 보는, 윤검의 상처 느껴진다. 걱정스레 보는)
S#13. 네일 숍 (밤)
유나와 나란히 발톱 손질 받고 있는 혜리, 양손은 끝난 듯 매니큐어 잘 마르라고 늘어뜨리고 있고
유나, 럭셔리 잡지 넘기면서 보여주고 있다.
유나 : 그럼 니네 수석님, 니 눈 안 보면 너하고 얘기할 때 어디 봐? 가슴?
혜리 : 가슴도 안 봐! 나한테 아무 관심 없다니까? 나 싫어한다니까?
유나 : 웬일이니? (은근 기분 괜찮은) 마혜릴 거들떠도 안보는 남자가 있냐...
혜리 : 그러니까? 니가 생각해도 이상하지? 이상하지?
유나 : 그러게에? (약 올리듯) 그 변호사도 그렇고, 스키장에 저주가 걸렸나?
혜리 : 저주?
유나 : 아님 그레이스 슈즈에 저주 걸렸든가. 스키장에서 만난 두 남자가 다 널 싫어하게 됐잖아?
혜리 : (확 성질나는) 야!!!
S#14. 검찰청 외경 (다음 날)
S#15. 윤검 검사실
뭔가 급하게 다다다 자판치고 있는 혜리, 완전 몰두하고 있다.
계장과 실무관, 왜 저래? 서로 쳐다본다.
윤검 : (기록 보다가 분위기 느낀 듯 혜리 보면)
혜리 : (다다다 치면서 11시 30분 가리키는 벽시계 눈으로 힐끔 보는, 자판 멈추고 급하게 전화 거는, 잠시, 빠르게)
여기 중부지검 511호 검사실인데요, 다섯 명 해물탕으로 예약 해 주세요! (탁 끊고 얼른 자판 또 다다다 치는)
윤검 : (왜 저러지? 보는데)
혜리 : (자판 멈추고 마우스 클릭하며) 수석님, 결정문들 올렸습니다.
윤검 : (벌써? 모니터로 확인하는)
혜리 : (가방 들고 일어서는)
윤검 : (생각보다 양이 많은 듯) 이걸 벌써 다 했어요?
혜리 : 네! 전 약속 있어서 먼저 나가보겠습니다!- (나가다 뭔가 생각난 듯) 아! (다시 와서 앉는, 급하게 자판 다다다 치고)
S#16. 진검 사무실
피의자에게 오전 진술 조서 건네는 진검사, ‘잘 읽어보시고 잘못 된데 있나 확인하세요’ 하는데 띵똥... 쪽지 알림음 들린다.
진검, 확인하면...
혜리(E) : 점심 ‘동천’에 예약했습니다. 전 약속 있어서 못 갑니다. 결제해 주시면 이체 해드릴께요.
진검 : (기막힌) 또 야? 메뉴 물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S#17. 레스토랑 앞
멈춰서 있는 혜리 차.
열려서 칸막이처럼 가려진 뒷좌석 쪽에서 사과상자 실린 캐리어 끌고 뒷문 탁 닫는 혜리, 오기 창창해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간다.
S#18. 레스토랑 일각
고급스런 레스토랑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사과상자 박스 끌고 들어오는 혜리, 표정 다지고 실내 싹 훑어본다.
저만치 한적한 테이블에 앉아있는 인우 보인다.
그 쪽을 향해 바퀴 소리 덜덜덜 내며 걸어가는 혜리. 레스토랑 손님들 시선 혜리에게 쏠린다.
인우, 적당한 시점에 혜리 쪽 본다.
혜리, 기대해라... 상상으로 미리 나오는 웃음 누르며 인우에게 가는데
혜리의 불협화음 같은 모습에도 표정 변화 없이 시니컬하게 보는 인우.
약간 김새는 혜리, 순간 풀 죽었다 얼른 표정 수습하고 테이블로 간다.
인우 : 왔네요.
혜리 : (웃으며) 그럼요? 오늘도 돈 안 갚으면 바로 고소 당할텐데 어떻게 안 와요? (앉는)
인우 : 그런 말은 한적 없는데?
혜리 : (가방에서 봉투 꺼내 테이블에 탁 놓는) 구두 값에 호텔비 반, 아침 식사, 꾼 돈 십만원 등등 해서 팔백 만 오천원이었죠?
인우 : (봉투 집어서 내용물 꺼내는, 개별 금액과 합계 8,015,000 써있는 종이다)
혜리 : (그 사이에 얼른 사과박스 들어서 테이블에 탁 놓는)
인우 : (멈칫 보면)
혜리 :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실은 내가 현금 매니아거든요. 그래서 현금으로 준비했어요.
인우, 뭔가 이상한 듯 혜리 보고 박스 연다. 사과박스 안에 천원권 지폐 묶음 없이 가득 들어있다.
인우 반응 잔뜩 기대하며 보는 혜리.
인우 : (충격에 그대로 굳어진 듯 박스 보는)
혜리 : 세 봐요.
인우 : (심란한 듯 혜리 보며) 이걸 꼭 세 봐야 합니까?
혜리 : 당연하죠! 돈을 받았으면 정확하게 확인하고, 받았다는 영수증도 써주시고.
인우 : (바로 선선히) 알았어요, 세 볼께요.
혜리 : (정말 센다고? 예상 밖 반응에 멈칫 보는데)
인우 : (옆좌석에 놔뒀던 지폐 계수기 들어 테이블에 놓는다)
혜리 : (이게 뭐야? 아직 사태 파악 못하는데)
인우 : (천원권 적당히 집어서 계수기에 넣는)
혜리 : (차르르 세어지는 지폐들 보고야 계수기 인식, 너무 놀라 인우 보는)
인우 : (백장 세어지자 집어서 테이블에 놓으며) 십만원. (다시 집어서 넣는)
혜리 : 내 뒤 밟았어요?
인우 : 나 열시부터 여기서 의뢰인 만났어요, 물어봐요.
혜리 : 그럼 어떻게 알았어요? 내가 천원짜리로 갖고 올 줄 어떻게 알구 그거, 그거 뭐지? 돈 세는 거!
인우 : 지폐 계수기? 내가 신기가 좀 있어요.
혜리 : (뭐? 보는)
인우 : (갑자기 하하하 막 웃어대는)
혜리 : (약 올라 미치겠다)
인우 : (웃으며) 이 정도로 열 받을 줄은 몰랐네?
혜리 : 지금 뭐하는 거에요?
인우 : (정색하고) 미안! 정식으로 사과합니다!
혜리 : (이건 또 뭐야? 보는)
인우 : (진중하게) 마검사가 의도적으로 내 돈 떼먹으려고 연락 안 한다는 생각, 일초도 해본 적 없어요.
그 구두, 그레이스 슈즈... 구두에 그렇게 애착가진 사람이 구두 값을 떼먹어요? 절대 못 그러지.
혜리 : (이해 안 되는) 그럼 어젠 왜 그랬어요?
인우 : 너무 뜻밖에 장소에서 뜻밖으로 만난 게 재밌어서 장난 좀 쳤죠. 몰랐나? 나 장난기 많은 거?
혜리 : (사과 박스 가리키며) 이건 어떻게 알았어요?
인우 : 나라면 10원짜리로 다 가지고 왔을텐데, 아주 독하진 못한가 봐요?
혜리 : 네?
인우 : 나처럼 돈돈거리면서 약 올리는 놈한테는 돈으로 복수하는 게 제일이죠.
혜리 : 그니까 다 장난이었다구요?
인우 : 심하다고 뭐라진 말아요. 어제 나한테 했던 행동도 정상은 아니었으니까.
혜리 : 당한 대로 갚아준다 이거에요?
인우 : 에이 무슨? 장난기 발동한 거라니까, 쌤쌤!
혜리 : (어처구니없는 웃음 나는)
[시간경과]
인우는 스테이크, 혜리는 샐러드 먹으면서 얘기하고 있다.
혜리 : 전화번호 잃어버려서 호텔에 전화 했었어요. 투숙객 연락처 알려줄 수 없대서 내 번호 남겨뒀는데, 연락 못 받았어요?
인우 : 아직은.
혜리 : 그 호텔 진짜 이상한 호텔이네?
인우 : (말 돌리는) 그레이스는 잘 있어요?
혜리 : 당연하죠.
인우 : 근데 금초면, 그날 워크숍 있지 않았나?
혜리 : (헉) !
인우 : 아는 놈도 이번 초임인데 그날 워크숍 가던데...
혜리 : (갑자기 덜컥) 혹시 나 스키장에서 만났다고 누구한테 얘기했어요?
인우 : 누구한테요?
혜리 : 누구한테든요!
인우 : 했어야 하는 건가?
혜리 : (안심) 안한 거죠?
인우 : (뒤늦게 생각난 듯 놀란 척) 구두 살려고 워크숍 땡땡이 친 거에요?
혜리 : (또 말린다) 절대 얘기하면 안돼요?
인우 : 뭘요?
혜리 : 또 약올려요?
인우 : 부탁을 할려면 제대로 정확하게 해야죠. 우리가 스키장에서 만났다는 걸 말라는 건지,
당신이 쇼핑 때문에 워크숍 땡땡이친 걸 말하지 말라는 건지.
혜리 : 둘 다요!
인우 : (선선히) 알았어요.
혜리 : 진짜죠?
인우 : 비밀 지키면 뭐해줄 건데요? (정색하는)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요?
혜리 : (진심인가?) ...얼마 주면 되는데요?
인우 : (우하하 웃음 터지는)
혜리 : 아- 또 당했어!
S#19. 레스토랑 앞
나오는 둘, 혜리 차로 간다.
인우 : 또 봅시다!
혜리 : 뭘 또 봐요? 계산 다 끝났는데.
인우 : 계산은 끝났어도 볼일은 있을걸요?
혜리 : 우리가 무슨 볼일이 있어요? (리모컨으로 문 열면)
인우 : 말했는데, 나 신기 있다구. (문 열어주고)
혜리 : (차에 타며) 안 속아요.
인우 : (차문 잡고) 혹시 한 끼 제대로 뭐 먹고 싶다거나, 스트레스 쌓여서 먹고 토하더라도 일단 끝장 보게 먹고 싶을 때...
저녁에 술 생각나거나 그럼 전화해요.
혜리 : (꼭 자기 속 아는 듯한 인우 말에 의아해서 보는)
인우 : (의미담긴) 좋은 검사가 되기 바래요.
혜리 : (찡그리는) 으 촌스러... 너무 안 어울리는 대산 거 알아요?
인우 : 좋은 변호사가 필요할 때도 전화해요.
혜리 : 검사한테 영업하는 거에요?
인우 : (문 닫아주는)
혜리 : (출발해서 가는)
인우 : (바라보고 섰다) ...
S#20. 윤검 사무실
개운해진 얼굴로 들어와서 책상에 앉는 혜리. 윤검은 없다.
계장 : 검사님 법무연수원에 강의 가셨는데요, 오늘 대질 신문 신경 쓰시래요.
혜리 : 네... (책상에 기록 찾는데 없다) 어? 이복례, 이게 어디 갔지?...
계장 : 검사님이 보셨는데? 검사님 책상에 있을 거에요.
혜리 : (일어나서 윤검 책상으로 가는, 기록들 뒤적이다 찾아내는) 봤으면 갖다 놔야지... (하다 어? 하는,
다른 기록 피의자 이름에 ‘금소리’ 써있다. E) 탈렌트 금소리? (몇 장 들춰서 고소인에 ‘이순심’ 내용 중에
영화배우 ‘최우상’ 보고 깜짝 놀라는, E) 어머머머 영화배우 최우상? (얼른 표지 넘겨 사건 개요 보는, E) 폭행?
(자기 조사 기록과 함께 배우 사건 기록 집어 들고 책상으로 가는, 호기심에 빠르게 읽어본다. E, 신대륙 발견한 듯)
최우상하고 금소리하고 사귀고 있었어?... 이순심은 누구야?... (놀라) 걸그룹 캔디에 애나?...
금소리가 최우상 때문에 애나를 때렸어?... (기록에 빠져드는데)
실무 : 검사님, 이복례씨하고 나유미씨 오셨어요.
혜리 : (못 듣고 기록 보는)
계장 : 마 검사님!
혜리 : (퍼뜩 고개 들면)
화장 곱게 한 이복례(30대로 보이는 40대 초)와 퉁퉁하고 부스스한 나유미(40대 중), 서로 흘겨보며 서있다.
아쉬운 듯 배우 기록 덮고 두 사람 보는 혜리.
[시간경과]
서로 외면하고 혜리 앞에 앉아있는 두 여자.
혜리 : (기록 보며) 누리시장에서 어물상 운영, 아- 생선가게. 고소인 이복례씨? (나유미 보고)
이복례(소리, 사근사근) : 제가 이복롄데요.
혜리 : (이복례 보고 의외다 싶은) 그럼 화장품 가게 나유미씨가?
나유미 : (살짝 불쾌한) 나요!
혜리 : 아, 네...
경찰 조서 넘겨보는 혜리. 생선 박스들 위로 넘어지면서 멍들고 긁힌 다리 사진들, 오른팔 깁스한 사진과 진단서,
나유미에게 맞아서 손가락 자국이 선명한 왼쪽 뺨 사진(자기 왼손으로 왼 뺨 자해한 사진, 엄지손가락 방향이 귀 쪽으로) 등
증거물로 첨부돼 있다.
마혜리 : 이복례씨가 나유미씨를 폭행으로 고소하셨고, 나유미씨는 폭행한 적 없다 하시고,
두 분 주장이 너무 달라서 대질 신문하는 거니까, 당시 상황을 이복례씨부터 얘기 해보세요.
이복례 : (기막힌 듯) 저는 백번 물어보셔도 똑같아요... 이 언니 남편하고는,
S#21. 시장 생선 가게
곱게 화장하고 생선 토막들 봉지에 담고 있는 이복례, 나유미 남편 황규원에게 웃으며 봉지 준다.
역시 웃으며 받아드는 황규원, 그 위로...
이복례(E) : 같은 시장 사람에다 단골이라서 친하게 지낸 거 뿐이에요.
원형 나무 도마에 생선 탁탁 자르고 있는 이복례. 나유미, 열 받은 얼굴로 들이닥친다.
이복례(E) :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언니가 들이닥치더니,
이복례 : 어서 오세요- (하며 나유미 보는데)
나유미 : 이 년아, 니가 감히 내 남편을 꼬여 내? (다짜고짜 이복례 칼 확 뺏어든다)
이복례 : (칼 뺏기고 주춤) 왜 이래요?...
나유미 : 내가 너를 토막쳐줄라 그런다! (칼 확 쳐드는)
이복례 : (놀라 눈 질끈 감으며) 엄마야! (하는데)
나유미 : (칼 확 던져버리고 있는 힘껏 이복례 왼쪽 뺨 후려갈기는)
이복례 : (엄청난 파워에 뒤로 날라가듯 밀리면서 빈 생선 박스들에 부딪히며 바닥으로 쓰러져 내리는)
S#22. 윤검방
혜리, 경찰 조서 보면서 얘기 듣고 있다.
이복례 : 옆에 야채 가게 하씨가 와서 말리지 않았으면, 저 정말 죽었을지도 몰라요.
나유미 : 아니에요, 검사님. 야! 내가 언제 널 때렸어? 저요, 이 년 손가락 하나 못 건드렸어요.
혜리 : (이미 나유미 편 아니다) 손가락은 안 건드리고 다른데 건드렸잖아요.
나유미 : (펄쩍)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남편한테 여자가 있는 건 알았지만, 같은 시장에서 나도 아는 이 년인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하도 화가 나서 따지러 갔드니...
S#23. 생선 가게
비웃는 표정으로 나유미 보고 있는 이복례.
나유미 : 이 년아, 니가 감히 내 남편을 꼬여 내?
이복례 : 그래서 어쩔건데? 이혼할 거야? 이혼도 못할 거면서 이렇게 와서 따지면 어쩔건데?
나유미 : 뭐? 이게? (때리려고 손드는데)
이복례 : (먼저 찰싹 뺨 때린다)
나유미 : (눈에 불나는) 이년이? (도마에 꽂혀있던 이복례 칼 집어 드는)
이복례 : (더 빈정대는) 아이구 겁나라, 내 칼 들어서 뭐할라구?
나유미 : 내가 너를 토막쳐줄라 그런다! (칼 확 쳐들지만 겁나는, 도로 도마에 탁 꽂는, 그 위로)
나(E) : 뻔뻔하게 약을 올리니까 화가 나서 겁만 주려고 그런건데,
이복례 : (놀라 눈 질끈 감으며) 엄마야! (하며 뒤로 물러서다가 발 걸려 뒤로 넘어지면서 한쪽에 쌓아둔 빈 생선박스들 위로
넘어지면서, 앞 씬과 같은 상황으로 쓰러진다)
S#24. 윤 검사실
나유미 : (열심히 설명하는) 이 년이 지 풀에 놀라 지가 자빠진 거에요...
이복례 : (억울한 듯 쳐다보기만 하는, 작전이다)
혜리 : 됐어요, 그만하세요.
나유미 : 진짜라니까요?
혜리 : 이복례씨, 나가서 대기실에서 기다리세요.
나유미 : 이 년을 왜 나가래요?
혜리 : (약간 타박) 이복례씨 진술은 다 됐고, 나유미씨는 조사할 게 더 있어요.
다 끝나고 같이 조서에 날인하셔야 되니까 기다리라는 거에요.
[시간 경과]
열심히 난 아니라고 설명하는 나유미. 혜리, 지겨운 표정으로 듣고 있다.
[시간 경과]
벽시계 4시 45분 가리키고 있다. 혜리 책상 앞에서 펑펑 울고 있는 나유미.
혜리, 지루하고 짜증나는 듯 보면서 작은 타파통에 담긴 방울 토마토 꺼내서 먹고 있다.
나유미 : (먹는 기척에 울다가 멈추고 보는)
혜리 : (우물거리며) 정황이 뻔한데 아줌마 아니 나유미씨가 무조건 운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나유미 : 억울해서 눈물만 나오는데 어떡해요...
혜리 : (사진 보이며) 여기 봐요, 여기 이렇게 뺨에 손자국이 쫙 나있잖아요.
이복례씨가 나유미씨한테 폭행당한 날 병원 가서 찍은 거에요.
나유미 : (억울해 찢어지는) 검사님, 증말 제가 아니에요.. 맞은 건 저에요.. 나 증말 손도 못 대고, 되려 저년이 나 때렸다니까요?
혜리 : 말이 돼요? 아줌마 등치를 봐, 등치를.
나유미 : (덩치 얘기에 뚝 굳어져 보는)
혜리 : (방울토마토 하나 막 입에 넣다가 보는, 먹고 싶어 하는 줄 알고 통 앞으로 놓아주는) 드세요.
나유미 : (울먹) 암 것도 안 넘어가요.
혜리 : (지레짐작) 이건 살 안 쪄요.
나유미 : (짜증) 그런 거 안 좋아해요!
혜리 : (경험에서 오는 안타까움, 나무라듯) 그러니까 살을 못 뺐죠!
나유미 : (멈칫, 모멸감에 쳐다보는)
혜리 : 진작 살만 뺏어도... (아차, 얼른) 이복례씨 찾아가서 폭행했죠?
나유미 : (절대 아니라고 절레절레, 목 메여서) 검사님, 자꾸 절 의심하지 마시고,
같은 여자로서 제 입장에서 한번만 생각해 주셔요.
혜리 : 같은 여자로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계속 거짓말하시면, 제가 할 수 있는 최고 형량으로 기소할 거에요!
나유미 : (서러움에 울컥 눈물나서 엉엉 우는)
혜리 : (고개 돌리고 손으로 입 막으며 살짝 하품하는데 연예인 기록에 눈간다) 생각해 보고 계세요, 저 화장실 좀 다녀올께요.
(슬쩍 기록 들고 나가는)
S#25. 화장실
변기 뚜껑 덮고 앉아서 기록 읽고 있는 혜리, 기록 내용에 집중해 있다.
혜리(E) : 그럼 얘네 삼각관계야? 최우상 웃기는 놈이네? 여자친구 없다드니, (배신감) 양다리였어?
여1(소리) : 언니 오늘 마혜리 옷 봤어요?
여2(소리) : 당근 봤지! 진짜 미친 거 아냐? 어떻게 그런 옷을 입어?
혜리 : (갸웃하는, 내 얘기야?)
여1(소리) : 삐쩍 말라갖고, 걔 가슴에 분명히 코젤 넣었어.
혜리 : (소리 날까봐 사건 기록 뚜껑 위에 살짝 놓고 살며시 일어나서 듣는)
여2(소리) : 지가 연예인인줄 아나 봐.
S#26. 검찰청 화장실
화장 고치는, 그냥 서서 등등의 여직원들, 혜리 뒷담화 하고 있다.
정임 : 그 얼굴로 무슨? 얼굴이 얼마나 큰데!
혜리 : (문 확 열고 나오며) 내 옷이 어때서?
여직원들 : (혜리 보고 놀라 헉하는데)
혜리 : (당당하게 여직원들 한번에 싹 훑어보며) 입을 수나 있으면서 까시든가! (하나씩 보며) 허리 28이죠? 숨 들이 마시고.
여1 : (자기도 모르게 숨 들이 마시는)
혜리 : (여2 보며) 가슴, 처진 AAA컵!
여2 : (얼른 두 손으로 가슴 감싸는)
혜리 : (훑어보며) 또 뭐랬드라? (하다) 참 얼굴! 내 얼굴 크단 사람 누구에요?
여1,2 : (기세에 자기도 모르게 얼굴 얘기한 정임 눈으로 쳐다보고)
정임 : (당황하는데)
혜리 : (정임 옆으로 가면서 어깨동무해서 바로 세운 다음 얼굴 끌어다 자기 얼굴과 딱 붙이는)
정임 : (한눈에도 비교되는 크기에 얼굴 뒤로 빼려면)
혜리 : 치사하게 왜 뒤로 빠져! (다시 나란히 대는,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 흥! (놓고 한걸음 물러나 다시 싹 훑어보는)
부러우면, 지는 거야! (보란 듯이 턴하듯 돌아서 또각또각 나가는)
여직원들 : (한꺼번에 긴장 풀어지며 ‘어머 어머’ 등등 열 받아 웅성거리는)
S#27. 윤검방
5시 35분 가리키는 시계.
의기양양 나가면서 나유미에게 조소 날리고 나가는 이복례. 나유미, 굳은 얼굴로 뒤따라 나가고 있다.
콤팩트로 얼굴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는 혜리.
나유미 : (굳은 얼굴로 돌아서는, 가다가 혜리 원망스럽게 쏘아보고 가는)
윤검 : (나유미와 맞물려 들어오는)
계장 : 검사님 강의는 잘 하셨어요?
윤검 : 그럭저럭. (자리에 앉으며) 대질 끝난 건가? 혐의 인정 했어?
혜리 : 아뇨, 혐의 인정하면 남편이 이혼하잘까봐 뻗대는 거 같애요.
윤검 : 그런 경우 많지... (다시 일하려고 기록들 들추다가 없는 듯 일어나서 캐비닛 열고 찾는)
계장 : 검사님 뭐 찾으세요?
윤검 : (혹시) 이계장, 내가 금소리 사건 이계장한테 줬나?
계장 : 아뇨, 그건 검사님이 직접 하신다고 했는데요? 거기 책상 위에 있을텐데.
윤검 : 책상에 둔거 같은데 없어서 말야...
혜리 : (금소리?... 자기한테 있는 줄 알고 책상 위 기록들 들추며 찾다가 아차! 벌떡 일어서는)
S#28. 화장실
자기가 들어가 있던 화장실 칸 문 열어보는 혜리, 아무 것도 없자 옆문도 열어보지만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사색되는 혜리.
S#29. 엘리베이터 앞
진검, 막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데 이복례, 금소리 기록을 들춰보며 엘리베이터에 탄다. (아직 내용 파악은 못한)
한걸음 가다 이상한 느낌에 돌아보는 진검, 기록 보고 얼른 닫히는 문을 누른다.
이복례 : (? 진검 보는)
진검 : 실례합니다, (출입증 보이며) 형사5부 진정선 검사라고 합니다. 지금 보시는 그거 어디서 나셨어요?
S#30. 윤검방 앞
큰일 났다는 얼굴로 나와서 윤검방 쪽 보며 웅성거리는 차계장과 이검, 채검...
‘못 찾으면 마혜리 모가지다’ 하며 손으로 목 긋는 시늉하는 이검.
S#31. 윤 검사방
캐비닛 문들 다 활짝 열려있고 기록들 책상 마다 즐비하게 늘어져있다. 기막혀서 팔짱 끼고 서있는 윤검.
계장, 책상 밑들 들여다보고 있고 실무관, 검사실 구석구석 살피고 있다.
혜리 :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며) 없어요? 없어요?
계장 : 화장실에서 이리 갖고 오신건 확실해요?
혜리 : (자신 없는) 그런 거 같다니까요?
진검 : (기록 들고 들어오는) 이거 찾나?
혜리 : (돌아보는)
진검 : (완전 화난 얼굴로 기록 들어 보이는)
혜리 : (반색하는) 선배님이 가져가셨구나? (쪼르르 와서) 이거 재밌죠?
윤검 : (휴- 다가오며) 그거 어디서 났어?
진검 : 마혜리 검사, (기막힌) 화장실에 기록을 들고 가?
혜리 : (멋쩍은) 너무 재밌어서...
진검 : (너무 화나서 있는대로 버럭) 야!!! 너, 나 따라와! (휙 돌아서는)
S#32. 검찰청 옥상
머쓱한 표정으로 서있는 혜리, 그 앞에 등 돌리고 서서 답답한 숨 내쉬다가 확 돌아서는 사람, 윤검이다.
윤검 : 사건 기록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몰라? 연수원에서 보안 교육 안 받았어? 밖으로 나갔으면 어쩔 뻔 했어?
혜리 : (상황이 상황이라) 그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윤검 : 난... 검사가 대단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자네가 틀렸다고도 생각 안 해.
혜리 : 무슨 말씀이세요?
윤검 : 야근하기 싫고, 검사들 특유의 선후배 관계도 싫고, 피의자 속사정까지 생각하기도 싫고, 다 괜찮아. 개인의 생각차이니까.
혜리 : (무슨 말을 하려고? 영문 몰라 보는)
윤검 : 그런데!... 이 직업을 선택한 이상, 싫어도 꼭 해야 하는 게 있어. 신중해야 하는 거!
혜리 : 알고 있습니다.
윤검 : 알고 있어?
혜리 : 네.
윤검 : (오르는) 알고 있는데 그렇게 하나? 경찰에 제대로 수사 지휘 한번 한적 있어?
경찰서에서 올라오는 송치 의견대로 처리할 거면, 검사가 왜 필요 해!
혜리 : 제 의견과 같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건데요?
윤검 : (화나는) 참 겁이 없구나.
혜리 : (멈칫하는)
윤검 : 사건의 운명은, 어느 검사 손에 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
혜리 : 네...
윤검 : 왜 그런 줄 알아? (마지막으로 하는) 내 판단이, 억울한 사람을 전과자로 만들 수도 있고!
정말 나쁜 놈을 풀려나게 할 수도 있어! 내가 매긴 벌금 때문에 도둑질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어!
한 사람 인생이 내 손에 있다는 거야!
혜리 : (처음 보는 서슬에 벙해서 보는)
윤검 : 다른 사람 운명을 쥐고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신중해야 하는 거야! 보이지 않는 사람 속 읽어내기 위해서
온 귀를 기울여도 실체적 진실이 뭔지 알아내기 힘든데, 남이 작성한 기록에 의존해서 그 판단을 해?
혜리 : (나름 억울한) 저는... 제 기준대로 충실했는데요.
윤검 : ...충실했어?
혜리 : 제 기준에서요.
윤검 : (보는)
혜리 : (지는 햇빛 속에 윤검 표정 잘 안 보인다. 눈부신 듯 버티면서 보는)
윤검 : (할 만큼 했다. 혜리 완전히 포기하는) 됐다... 내가 마검사 수석이기 때문에 꼭 한번은 해야 할 말들... 했으니까 됐어.
(휙 돌아서 가는)
혜리 : (보다가) ...무게 잡고 그래, 무섭게...
S#33. 진검 집 앞 + 윤검 차 안 (밤)
소박한 단독 앞. 와서 서는 윤검 차. 윤검, 어두운 표정이고 진검, 그런 윤검 표정 신경 쓰이는 듯 본다.
윤검 : (시선 느끼고 돌아보는) 왜.
진검 : (얼른) 아닙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어요. (하다) 잠깐 들어갔다 가실래요?
윤검 : (시계 보면 10시 38분) 너무 늦었네.
진검 : 네... (내리는)
S#34. 진검 집 거실 (밤)
꼿꼿했던 검찰청에서의 모습과 달리 신발 벗으면서부터 표정 풀어지는 진검. 미옥, 소파에 앉아 티비에 빠져있다.
진검 : (입 쩍 벌리고 하품하며) 아- 피곤해...
미옥 : (타박) 아 조용해! 꼭 요 시간에 와서 드라마 끝에 한참 재밌을 때 집중을 못하게 하드라?
진검 : (개의치 않는) 빈이는?
빈 : (방에서 잠옷 차림으로 나오는) 오늘도 늦었네요?
진검 : (빈 보고) 안 잤어? (소파로 가서 털썩 앉으며) 아구구 죽겠다...
빈 : (한심하다는) 아줌마는 이것도 문제야.
진검 : 또 뭐어?
빈 : 밖에서는 제발 그르지 마, 늙고 아픈 여잘 누가 좋아하겠어?
진검 : 늙고 아픈 여자? 야, 윤빈!
빈 : 할무니가 매일 그르잖아, 더 늙기 전에 시집가야 한다구.
진검 : 엄마, 이래서 애들 앞에선 찬물도 마시면 안 되는 거야!
빈 : (진검 눈가 보며) 자면서 엎어져서 자지 마, 그니까 눈 밑에 주름 생기지.
진검 : (웃음 못 참고) 아이구 이 애 늙은이! (빈이 끌어안는)
미옥 : (그런 딸 보는)
S#35. 진검방 (밤)
침대와 책상, 옷장 등 진검이 학생 때부터 써온 소박한 가구들 놓인 방. 입 쫙 벌리고 하품하면서 로션 바르는 진검.
한미옥, 들어온다.
무릎 툭 튀어나온 트레이닝 바지에 민자 티셔츠 입은 진검, 로션만 쓱쓱 바르고 일어서는데.
미옥 : (막 들어오며) 크림도 발라야지!
진검 : 발랐어... (하품하며 침대로 가서 풀썩 엎어지는)
미옥 : (크림 가져와서 뚜껑 열며) 선아, 나랑 빈이랑 닮았냐?
진검 : (말도 안 된다는, 눈 감은 채)
미옥 : (크림 찍어서 딸 얼굴에 바르며) 사람들이 쟤가 내 손년 줄 알드라.
진검 : (눈치 못 채는, 궁금한, 눈뜨며) 어떻게? 왜?
미옥 : (위기감 느끼게 하려는) 내가 키우는 애, 니 딸로 안다구! 너 미혼몬 줄 알어!
진검 : 아... (눈 감는) 그렇게 알라구 해. 그 사람들이 밥을 줘, 반찬을 줘?
미옥 : 그럼 빈이는 나 밥 주냐?
진검 : 밥 주지? 돈 받잖우. (자려고 엎어지는 자세)
미옥 : (엉덩이 탁 때리며) 그 돈 없음 내가 밥 못 먹어? 돈 받자고 빈이 키워?
진검 : (너무 익숙하다) 엄마 한번 더! 종일 앉아있었더니 너무 시원하다.
미옥 : (탁 때리며) 어떡할 거야?
진검 : 뭐가아...
미옥 : 진짜 내 손녀로 만들어 주든지, DNA 일치하는 손녀를 만들어 내던지! 너 이제 선도 안 들어와!
진검 : (할말 없는) 언젠 선 들어왔나...
S#36. 윤검 오피스텔 (밤)
턱이나 가벽으로 침실 쪽 구분해 놓은 원룸 형 실내. 2년 마다 옮겨 다니는 남자 혼자 짐만 풀어놓은 상태라 단출하다.
욕실 쪽에서 샤워 소리 들리고...
침대 협탁에 긴 생머리의 화장기 거의 없이 청순한 혜리 웃는 독사진 놓여있다. 그 외에 아무 사진도 없다.
그때 사진에 다가오는 남자 모습 비친다. 샤워 가운 차림으로 침대에 걸터앉아서 사진 보는 남자, 윤검이다.
물끄러미 사진 보는 윤검.
S#37. 몽타주 (시간 경과의 느낌으로)
-윤검방. 거의 노숙자 행색의 고소인 앞에 냄새나는 듯 인상 찌푸리는 혜리.
-윤검방. 6시 땡과 함께 퇴근하는 혜리.
-일하는 검사들, 피곤해서 파김치 분위기...
-피부숍에서 맛사지 받는 혜리.
-하정란 가게. 정란 얘기 끄덕끄덕 들어주는 인우.
-명품관에서 쇼핑하는 혜리.
-청사 일각. 혜리와 마주치자 쌩 모른척하는 진검.
-윤검방. 시선도 안 마주치는 윤검. 혜리, 뿌하고.
S#38. 부장실 사무실 (다른 날)
배당 테이블 밑에 1미터 이상의 기록들 몇 줄로 쌓여있다. 엄청난 깡치 사건이다.
나란히 서서 적당히 뒤적이며 얘기하고 있는 부장과 윤검사.
부장 : 고소인이 열 넷에 피의자가 서른 둘인가, 아니 서른 네 명이야.
윤검 : 엄청 나네요... (기록 뭉치 둘러보는)
S#39. 부장실
윤검과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부장. 여직원, 둘 앞에 찻잔 놓아주고 나간다.
부장 : 자네 일이 많은 건 아는데, 워낙 덩치가 커서 맡길 사람이 자네 밖에 없어. 홍천 기획부동산 건 해결해 본 경험 있잖아.
윤검 : 알겠습니다.
부장 : 김동석이 사건도 진행 중이고, 제일 문제는 마혜린데...
여직원 : (나가다 마혜리 소리에 돌아보는, 이후 나가고)
부장 : 마검사까지 데리고 있기는 좀 힘들겠지?
윤검 : (잠시도 생각하지 않고) 네.
부장 : (너무 바로 대답하는 윤검 뜻밖인 듯 보면)
윤검 : 신임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한데, 지도 검사 다시 배정해 주세요.
S#40. 몽타주
각각의 방에서 모니터 보면서 허걱! 놀라는 진정선, 이민석, 채지운의 표정...
S#41. 뷔페 식당 앞
혜리 따라서 오는 5부 형사들과 부장. 검사들, 뷔페 식당 보고 황당한 듯 서로 쳐다본다.
S#42. 뷔페 식당
고급스런 뷔페 레스토랑. 각각의 취향에 맞는 음식 담긴 접시 놓고 식사하는 혜리, 윤, 진, 채, 이.
진검 : 새 식당을 개발했다는 게 여기야?
혜리 : (샐러드 위주로 담긴 접시) 네, 채검사님이 원하시는 콩나물 국밥은 없지만 콩나물 샐러드가 있고,
이검사님 좋아하시는 초밥과 회, 부장님과 (윤, 진 보며) 두 분이 좋아하시는 한식도 있구요. 좋죠? 가끔 오려구요.
채검 : (고급스런 분위기에 가격 궁금해서 둘러보는) 무슨 월급쟁이가 점심을 이런 데서 먹어?
부장 : 이거 얼마짜리야?
혜리 : 매일 오나요, 뭐? 일주일에 두 번?
이검 : 식대 엄청 뛰겠군.
혜리 : (절대 아니라는) 아니에요, 한 이삼십 만원만 더 걷으면 돼요.
채검, 부장 : (동시에 허걱) 이삼십 만원?
혜리 : 오늘은 제가 살께요!
모두 : (혜리 동시에 쳐다보는)
S#43. 검찰청 일각
상황 파악 못하는 혜리 처지 답답해서 타이르듯 나무라고 있는 진검.
진검 : 난 초임부터 지금까지 밥 총무하면서 한 끼 만 원 이상 써본 적 없어.
공무원 월급으로 이게 말이 돼? 왜 이렇게 생각이 없어?
혜리 : 그럼 어떡해요? 맨날 부장님, 선배들 식성만 따라서 먹어야 돼요?
진검 : 그동안 멋대로 메뉴 정하고 약속 있다, 속 안 좋다, 알러지 있다! 밥 총무 제대로 한 게 몇 번이나 돼서! (그런 말을 해?)
혜리 : 예약은 거의 제가 했어요?
진검 : 예약 때문이면 직원 시키지 뭐 하러 막내 검살 시켜? 부 검사들이 같이 점심 먹는 전통은, 다 이유가 있는 거야.
검사들은 검사실에서 혼자 일하잖아, 그러니까 점심 같이 먹으면서 선후배 화합도 하고,
복잡한 사건에 서로 조언도 구하고 배우기도 하고!
혜리 : (관심 없다) 매일 점심을 내 돈 내고 내 맘대로 먹지도 못하는 건 너무 비민주적이에요.
진검 : (누르고 하다가 욱 오르는) 됐어! 너 밥 총무하지 마! 내가 하께, 내가!
혜리 : (밝아지는) 진짜요?
진검 : 그래, 하지 마!
혜리 : (한숨 돌린) 같이 먹는 거만 아니면 예약까진 할 수 있어요.
진검 : (기막혀 보다가) 마검사, 까불다 큰 코 다친다...
혜리 : (그럴 리 없다는 듯 으쓱하는)
S#44. 부장실
회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있는 부장과 형사 5부 검사 네 명. 혜리는 없다.
부장은 모르지만 검사 셋, 이미 할 말 준비해 왔다.
진검 : 죄송해요, 부장님. 저 도저히 마혜리는 자신 없어요.
부장 : (이민석 쳐다보면)
이검 : (능글능글) 전 뭐 못 맡을 건 없는데요, 그 전에 부장님이 마혜리한테 먼저 개념을 탑재시켜 주신다면 뭐...
부장 : (그럼 그렇지 이검 밉지 않게 흘겨보고) 채지운이 자넨?
채검 : (조아리며) 전... 배당을 더 주십시요. 깡치보다 마혜리가 더 무섭습니다.
S#45. 윤 검사실
책상에 의자 놓지 않고 의자에 앉은 자세로 끙... 참으며 기록 읽고 있는 혜리.
계장과 실무, 상황 모르고 몸매 관리하고 있는 혜리 심란하게 보는데 문자 알림음 울린다.
혜리, 확인하면...
유나(E) : 신상품 출시 예약 주문 안내입니다, 메일 확인 하세요.
혜리 : (얼른 전화하는, 잠시) 야 이 유나, 니네 신상 나온대?... 나왔어? 언제?
(벌떡 일어서며) 야 무조건 내꺼 몇 개 빼놔? 나 가서 고를 때까지, (당연히) 가방이랑 구두지!
계장 : (뭔가 떠오르는 듯 갸웃하는)
혜리 : 가방은 숄더랑 토드, (하다) 아냐, 아냐! 있다 내가 갈께.
계장 : (갑자기 갸웃하다 뭔가 생각난 듯 어? 하는)
[프래쉬 컷- 1회 런칭쇼에서 경매 때 열 올리던 혜리]
혜리(E) : 내 가방 내놔!
[프래쉬 컷- 1회에서 윤검에게서 떼어낼 때 혜리 모습과 코사주]
계장 : (현재, 혜리 코사주와 옆모습 보고 스키장에서의 혜리 떠올리고 입 딱 벌어지는)
실무관 : 왜 그러세요?
계장 : (실무관한테 속닥속닥)
S#46. 부티끄
신상 가방과 구두 등 들고 신어보고, 옷과 맞춰보고 등... 유나 시중 받아 신나게 쇼핑하는 혜리, 그 위로...
이계장(E) : 마검사님 때문에 윤검사님이 김동석이 놓쳤다니까?
정임(E) : 워크숍을 빠지고 스키장에 갔대요!
이검(E) : 명품 쇼핑? 정신줄을 놨구만.
채검(E) : 내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인물형이야.
S#47. 부장실
경악한 얼굴로 이민석 쳐다보고 있는 부장. 이검, 아직 부장 반응 못 봤다.
이검 : (웃으며) 이건 정말 상상 초월이에요.
부장 : 뭐 때문에 워크숍을 빠져? (너무 기막혀 눈 튀어나올 듯) 명품 쇼에 가느라고 검사 워크숍을 안갔다구!
(지금까지 표정과 달리 딱 굳어지는)
이검 : (뒤늦게 부장 반응 보고 놀라) 부장님...
부장 : 구제불능이구만... 구제불능! (표정 무서워지는)
S#48. 진검방
너무 서운하다는 얼굴로 진검사 바라보고 있는 차계장.
차계 : 싫습니다! 검사님, 저한테 어떻게 이러실 수가 있어요?
진검 : 미안해요, 차계장님...
S#49. 이검방
‘싫어요!’ 하며 책상에 엎드리는 이정임. 이검과 수사관, 당혹스럽게 보고 있다.
이검 : 정임씨...
정임 : (고개 팍 들고) 정말 너무하시네요, 검사님 어쩜 이럴 수가 있어요?
S#50. 부장실
부장 책상 앞에 서있는 혜리. 혜리 안보고 결재 서류 보며 얘기하는 부장.
부장 : (천연덕) 윤 검사가 맡은 기획부동산 사건이 워낙 큰 사건이라, 더 이상 초임 가르칠 여력도 없고 해서
자네가 독립하게 됐네.
혜리 : (생각도 못한) 독립... 이요?
부장 : (끄덕이며) 어 어 그래, 거 내일부터 수사관 실무관 배정될 테니까, 단독관청으로 잘해봐.
혜리 : (와- 이게 웬일이야? 밝아지는)
S#51. 부장실 앞
나오는 혜리, 좋아서 팔짝 뛰며 아싸! 하고 간다.
S#52. 혜리집 거실 (저녁)
쨍 부딪히는 와인 잔. 잘 차려진 식탁에서 저녁 먹고 있는 마상태, 애자, 혜리.
혜리, 신나서 조잘대고 있다.
혜리 : 내 수사관하고 실무관 배정 받고 저 혼자 검사실 쓰는 거에요. 내 이름으로 사건도 받고 수사도 하고 결재도 하고,
그래서 독립 기념일이라고 해요.
마상태 : (같이 벌쭉 벌쭉 웃음 나는) 그러니까 이제 진짜배기 검사가 되는 거지?
애자 : 셋방 살다가 자기 집 사서 들어가는 거랑 똑같은 거구나?
혜리 : 그치 그치.
마상태 : (기분 좋은) 일이 될려니까 딱딱 안성맞춤이로구나! 딱딱이야, 딱딱!
혜리 : 아빠, 뭐가요?
마상태 : (으쓱하며 말하려는) 애비가 드디어 그, (하는데)
애자 : (말 자르며 쪼르르) 너 그 국회의원 집하고 선 날짜 잡혔어.
마상태 : (김 팍 새서 아내 보는)
혜리 : 아... 그래요?
마상태 : (얼른) 이번 주 토요일이다. 진수 유학 마치고 오면 사업 맡기고, 혜리 그쪽으로 결혼하면,
재계 정계에 관계까지 아우르는 집안이 되는거야.
S#53. 혜리 방 드레스 룸 (저녁, 밤)
가득한 옷들 중에서 내일 뭐 입고 갈까... 고르고 있는 혜리.
애자 : (들어오며) 준비 다 시켰어, 밤 꼴딱 새서라도 해놓겠대.
혜리 : (옷 하나 꺼내며) 이거 어때?
애자 : 안 되지! 새로 옷 사 입고 가야지 이런 거 입고 나갔단 당장 퇴짜야.
혜리 : 토요일 말구 낼 말야, 내 독립기념일 의상.
애자 : 선보는 걸 신경 써야지, 왜 선이라 별루야?
혜리 : 아니? 집안 좋고 인물도 좋든데 뭐? 좋아.
애자 : 너두 안됐다... 찌릿찌릿한 연애 한번은 해봐야 하는데...
혜리 : 연애 안 해봤을까봐?
애자 : 그냥 연애가 아니라 찌릿, 찌릿한 거!... 해봤어?
혜리 : (말 돌리는) 아빠랑 그랬어? 찌릿찌릿했어?
애자 : (한숨처럼) 찌릿 찌릿만 했니? 짜릿 짜릿, 저릿 저릿 다 했지. 지금은 이 모양 이 꼴이지만...
혜리 : 그러면서 무슨 찌릿찌릿을 해보래? (약간 자조적인) 여자고 남자고 사람은 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거야.
진짜 사랑이 어딨어? (옷 대보는)
S#54. 검찰청 일각 (다음 날)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던 진검과 윤검, 또각또각 소리에 돌아보면 걸어오는 혜리.
기사와 짐꾼, 큰 짐 꾸러미들 들고 따라오고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던 직원들, 돌아보고 킥킥대고 뭐야?... 황당하게 보는 진검과 윤검.
S#55. 5부 복도
또각또각 오는 혜리, 513호 앞에서 멈춰 선다.
다른 검사실 직원들, 방에서 내다보다가 혜리가 쳐다보면 쏙 들어가고.
S#56. 혜리 검사실
혜리 책상 정면에 있고 좌, 우 책상 두개, 혜리 책상 뒤쪽으로 소파 세트 있다.
떨떠름하게 앉아있는 차계장과 정임, 둘 다 똥 밟은 얼굴이다.
혜리, 들어오고 기사와 짐꾼 뒤따라 들어온다. 이후 알아서 짐들 꺼내놓고...
뭐지? 일단 일어서는 차계장과 정임. 화장실 일이 있어서 약간 긴장하는 정임.
혜리, 둘 번갈아보지만 차계장도 정임도 기억하지 못한다.
혜리 : 계장님과 실무관님 맞죠?
차계장 : (살짝 인사) 차명수 계장입니다.
정임 : 이정임입니다.
혜리 : 반가워요, 나 누군지는 알죠? 마혜리 검사! 어디 있다가 왔어요?
차계 : (기막힌 듯) 진정선 검사실이요.
정임 : (자기도 못 알아보는 혜리 더 기분 나쁜) 이민석 검사실이요.
혜리 : (벙해서) 우리 부네? 첨보는 거 같은데. (하다) 암튼 뭐, 초임한테는 유능한 계장하고 실무관 준다니까,
둘 다 유능한 거 맞죠?
차계장 : (말 돌리는) 이건 다 뭡니까?
[시간 경과]
꽃무늬 책상보 덮힌 책상 위에 ‘검사 마혜리’ 박힌 민들레 크리스탈 명패 놓여있다.
책상 위에는 민들레 꽃 모양의 검사 도장과 고운 문구 용품들과 화병...
벽에는 그림과 시계, 창에는 새 블라인드, 소파 쪽에는 옷걸이와 가습기,
그 외 공기 청정기, 발마사지기, 에스프레소 머신, 아로마 캔들, 전신 거울 등이 적당한 위치에 놓여있다.
여성스런 문양과 색깔이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런 느낌들... 모든 용품에 HR 이니셜이 붙어있거나 수놓아 있다.
차계장과 정임, 다른 검사실과 완전 다른 모습 당혹스럽게 둘러본다.
마지막 체크하는 듯 둘러보고 있는 혜리.
혜리 : (기존 미니 냉장고 보면서) 냉장고도 바꿔야겠다... (뭐 또 바꿀 거 없나 둘러보다) 오늘은 오후 배당 때까지
우리 방은 사건 없죠? 그럼 정임씨, 우리 에스프레소 한잔씩 마실까요? 머신 사용법 알죠?
S#57. 인우 사무실
재판 자료 정도 보다가 놀란 얼굴로 제니 바라보는 인우.
인우 : 독립을 했어? 마혜리가?
제니 : (팔짱 끼고 여유 있게 끄덕이는)
인우 : 잘못 안거 아냐? 벌써 독립시킬 리가 없잖아.
제니 : 513호 검사실에 전화해 봐.
인우 : (의아한) 그럴 리가 없는데... (하다 뭔가 퍼뜩 드는 느낌으로 제니 보는)
제니 : (아마 그럴거라는 듯 으쓱하고)
인우 : (낭패스러운) ...
S#58. 화원 앞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비닐하우스 형 대형 화원.
S#59. 화원
들어오는 인우. 신정남, 인우 보고 반갑게 다가온다.
신정남 : 아이고- 오셨어요?
인우 : (보고 미소) 오랜만이죠?
신정남 : 예! 안 그래도 한달이나 안 오시길래 무슨 일이 생기셨나 했어요!
인우 : 좀 바빴어요.
신정남 : 우리 아들 놈 좋은 자리도 소개해 주셨는데 식사 대접도 못했어요.
인우 : 임시직 아르바이튼데요 뭐.
신정남 : 아닙니다, 교직 발령 날 때까지 계속 다닐 수 있대요.
인우 : 잘됐네요.
신정남 : (싱글벙글) 오늘 후리지아 상태 좋은데 오셨네요.
인우 : 오늘은 후리지아 말고 꽃바구니 필요해서 왔어요.
신정남 : 꽃바구니요?
인우 : 너무 화려한 꽃들 말고... (둘러보며) 들꽃 느낌 나는 거 없어요? 민들레 같은.
S#60. 혜리 검사실
5시 가리키는 벽시계. 예쁘게 꾸며진 책상에 설레는 기분으로 앉아있는 혜리, 배당 기다리고 있다.
정임 : (얇은 사건 다섯 개 정도 놓인 수레 밀고 들어오는)
혜리 : (반가운) 음- 우리 배당이 왔구나?
정임 : (집어서 책상에 놓아주는)
혜리 : (하나씩 살펴보는) 음주 운전, 폭행, 교통사고... (다 보고) 다 구약식 사건들이네? (일 적어서 좋은, 속없이 웃는)
독립기념으로 부장님이 쉬운 사건만 주셨나 봐요?
차계장 : (민망해서 흠!... 하는데)
인우 : (꽃바구니 들고 들어오는)
혜리 : (인우 보고 어?) 웬일이에요?
인우 : 독립 축하! (꽃바구니 내미는)
정임 : (남자까지 있어? 흘겨보는)
혜리 : (받으며) 나 독립한 거 어떻게 알았어요?
S#61. 검찰청 야외
커피 잔 들고 얘기하는 혜리와 인우.
인우 : 괜찮으신가?
혜리 : 뭐가요?
인우 : 미처 마음 준비할 시간 없이 맞는 건 뭐든지 힘들지 않나?
혜리 : 검사 해봤어요? 안 해 봤죠?
인우 : 못해봤죠.
혜리 : 그러니까 그러죠. 검사한테 독립이 얼마나 신나는 건데? 남 눈치 안 보고, 검사가 단독관청인건 알죠?
인우 : (의미 있는) 그래서 지금 단독관청이에요? 피의자 조사 일정 쫙 뽑고 다 했어요?
혜리 : 첫날이라 부장님이 조사할 필요 없는 사건들만 주셨어요. 도장만 쾅쾅! 찍음 돼요.
인우 : (역시 예감이 맞구나) !
혜리 : 근데 정말 내 독립 축하해 주러 왔어요?
인우 : 당연하지!
혜리 : 왜? 나한테 관심 있나?
인우 : 당연하지!
혜리 : (멈칫하면)
인우 : 조만간 내가 필요할 듯도 싶고...
혜리 : 또 신기에요?
인우 : (미소만) ....
S#62. 몽타주
-혜리방. 6시, 아무 눈치도 안 보고 땡 퇴근하는 혜리.
-혜리방. 랄라룰루 하면서 커피도 마시고 거울도 보는 혜리.
-형사 5부 복도를 줄지어 오는 수레들. 적당한 높이로 배당 기록 쌓여있다.
각각의 방으로 들어가면 단순 사건 몇 개 달랑 올려진 수레만 혜리방으로 간다.
-카메라, 형사 5부 복도에서 열린 문으로 각각의 검사실들 훑어가면...
검사와 수사관 책상 앞마다 앉아있는 사건 관계자들로 북적이는데 혜리 방에만 아무도 없이 책상 세 개에 세명, 멀뚱히 앉아있다.
-검찰청 로비. 출근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혜리 보는 시선들. 뭐지?...
-혜리방. 뭔가 이상한 느낌으로 계장과 실무관 눈치 보면 딴청 피는 둘...
-화장실. 들어오는 혜리. 모여 있던 여직원들, 터지는 웃음 손으로 밀어 넣으면서 나가고... 석연치 않은 느낌에 돌아보는 혜리.
S#63. 혜리 검사실
작정한 표정으로 차계장과 정임 번갈아 쳐다보는 혜리. 차계장과 정임, 모른다고 고개 젓는다.
혜리 : 정말 몰라요?
둘 : (그렇다고 끄덕이는)
혜리 : 아니? 뭔가 있어요, 나만 모르는. (하다 부아나는) 내가 바보로 보여요?
우리 방만 지금 며칠 째 이러고 있잖아요! 차계장님!
차계 : 글쎄 모릅니다, 전 무조건 모릅니다. 모르니까 모르고 알아도 모르고, 무조건 몰라요!
정임 : 저두요.
혜리 : (점점 더 의혹으로 보는)
S#64. 화장실 앞
주위 살피고 살며시 들어가는 혜리, 그 위로...
혜리(E) : 세상에 모든 비밀은 여자 화장실로 통한다!
S#65. 화장실 몽타주
-변기 뚜껑 덮고 앉아서 바깥 기척에 귀 기울이고 있는 혜리.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 손 씻는 소리...
-밖에서 똑똑하면 얼른 똑똑 답하는 혜리.
-밖에서 짜증스럽게 똑똑! 얼른 똑똑하며 “끙.. 끙..” 변비 앓는 소리 내는 혜리.
[시간경과]
화장실 문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밖에서 들리는 얘기 듣고 있는 혜리.
여2(소리) : 검사 워크숍 빠지고 명품 사러 간게 걸렸대. 걔 때문에 윤검사님이 범인도 놓쳤대!
혜리 : (놀라 눈 커지는)
여1(소리) : 검사 자격시험 봐야 돼. 어떻게 그런 애가 검사를 하냐?
여2(소리) : 그러니까 일을 안 주잖아.
혜리 : (헉! 충격 받는)
여2(소리) : 독립시킨 게 아니라 포기한 것도 모르고 좋다고 방 꾸몄다더라.
혜리 :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생각하다 인우 떠올리는) !!!
S#66. 인우 로펌 로비
직원 데스크에 서서 얘기하고 있는 제니.
혜리 : (꽃바구니 들고 있는 대로 화난 얼굴로 들어서는)
제니 : (기척에 돌아보는, 혜리 보고 놀라 어? 하는데)
혜리 : 서인우 변호사 어딨어요?
직원1 : 변호사님하고 약속하고 오셨어요?
혜리 : (안에 있구나? 휘 둘러보고 감 잡아 인우 방 쪽으로 가는)
S#67. 인우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법전 정도 보면서 재판 준비하고 있는 인우. 혜리, 문 벌컥 열고 들어온다.
인우 : (보는, 어? 하는데)
혜리 : (꽃바구니 확 집어 던지는)
인우 : (놀라 일어서는)
혜리 : 그래! 나 워크숍 빠지고 명품 런칭쇼 간 검사야!
인우 : (갑자기 한방 먹고 어? 하는데)
혜리 : 그러는 넌 뭐냐? 너 믿게 만든 다음 사기치는 변호사냐?
인우 : 무슨 일이야? (혜리 쪽으로 다가오는)
혜리 : 그 일이 알려지면 내 꼴이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그걸 불어? 말 안한다며! 남자가, 변호사가 치사하게!
그렇게 입 싸고 치사한 놈일 거면서 왜 아닌 척 사기 쳐!
인우 : (정색하고) 마혜리 검사, 좀 알아듣게 말해줄래요?
혜리 : (웃긴다는) 이젠 안 속아, 이 나쁜 놈아!
인우 : 뭐? (어이없어 말도 안 나오는)
혜리 : 밥 먹고 싶을 때, 스트레스 쌓여 먹고 싶을 때, 술 생각 날 때 전화하랬지? 먹는 걸로 사람 꼬시는 제일 치사한 놈.
인우 : (도저히 안 되겠다. 와서 혜리 팔 잡는, 버럭)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래!
혜리 : (분한, 계속 자기 말만 하는) 너 알고 있었지? 내가 왜 쫓겨났는지, 검사실 책상만 지키게 된 거 다 알면서
꽃바구니 들고 확인까지 하러 왔어!
인우 : (흠칫 놀라는, 순간 뭐라 말 못하는)
혜리 : (그 반응에 더 확신) 너 당장 변호사 구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거니까!
제니 : (들어와) 무슨 일이야?
S#68. 인우 로펌 앞
씩씩대며 나오는 혜리, 차로 가는데 뒤따라 뛰어나오는 인우.
혜리 : (막 차 문 여는데)
인우 : (혜리 팔 탁 잡아 돌려세우는) 왜 내가 말했다고 생각하지?
혜리 : 너 밖에 없으니까!
인우 : 아니라면. (단호한) 아니면 어쩔건데!
혜리 : (뿌리치려는) 놔!
인우 : 마혜리 당신은! (검사하려면) 그 경솔함부터 고쳐야 돼!
혜리 : (귀에 안 들린다. 팍! 인우 정강이 차는)
인우 : 아! (너무 아파 혜리 놓고 물러서는)
혜리 : 기다려! 나 원상복귀 안되면, 도로 와서 너 죽여줄 테니까! (차에 타는)
제니 : (나와서 보는, 혜리 성질에 놀라 보고)
S#69. 부장실
부장 책상 앞에 서있는 혜리.
부장 : 자네 지금 뭐라 그랬나?
혜리 : 배당 제대로 주시라구요.
부장 : 뭐?
혜리 : 스키장 간 일은 제가 잘못했는데요, 그건 제 입장에서 중요한 사연이 있었구요,
그거 때문에 일찍 독립시키고 도장 찍는 사건만 주시는건... 좀 너무 하십니다.
부장 : (오르는) 말 다했나?
혜리 : 윤검사님이 수배자 놓친 거는 우연히 발생한 실수거든요. 고의적 잘못은 워크숍 땡땡이 친 건데, 그거 하나 때문에,
부장 : (버럭) 지금 뭐하는 짓이야! (벌떡 일어서는)
혜리 : (기세에 놀라는)
부장 : 그거 하나 때문인 줄 아나? 그거 때문인 줄 알아!
혜리 : (영문 몰라) 제가 잘못한 게 또 있어요?
부장 : (완전 터진다. 벼락같이) 니가 니 죄를 몰라? 몰라?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혜리 : (놀라 눈 커지는)
부장 : 검사로서 기본도 모르고! (책상 탁 치며) 책임감도 없고! 선배를 선배로 알지 않고! 부장을 부장으로 알지 않고!
혜리 : (처음으로 화내는 부장 보고 잔뜩 긴장하는)
부장 : 동료 검사들이 다 거절했어! 다른 부에서도 안 받겠대! 그래서 독립시킨 거야!
혜리 : (충격으로 보는)
부장 : 어딜 감히 사건을 달래!
S#70. 검사실 복도
‘사건 맡을 자격이 있어, 니가!’ 먼 곳에서 찌렁찌렁 울리는 부장 목소리.
곧이어 네 개의 방문에서 검사들과 계장, 실무관들 튀어 나오거나 고개 내민다.
채검 : 무슨 일이야? 누구야? 우리 부장님이지?
진검 : 누구에요? 누가 건드렸어요?
차계장 : 마검사님입니다.
이검 : 또 마혜리야? 얜 아주 길을 잡았구나? 가지가지 다 하기로, 안 하는 게 없네.
S#71. 부장실 앞
마치 소리에 등 떠밀린 듯 튕겨 나오는 혜리, 혼비백산해서 부장실 돌아본다.
어느새 몰려와서 그런 혜리 보고 서있는 형사 5부 식구들.
혜리 : (너무 놀라 눈물까지 어려 헐떡거리며 안 가리키는) 부장님... 나부장님 아픈 거 같애요. 도신 거 같애요.
모두 : (그런 혜리 모습에 풋 웃음 터지는)
S#72. 인우 사무실
찻잔 놓고 얘기하고 있는 인우와 제니.
제니 : 공든 탑이 무너졌다! 이럴 때 쓰는 말 맞지?
인우 : 재밌어 하는 거 같다?
제니 : 아냐? 힘 들여서 탑을 쌓았는데 무너져 버렸어. 정성 들인 일이 페일 했을 때 쓰는 한국 속담 아냐?
인우 : 그 정도 상황은 아닌데... 계획에 없었던 일이야.
제니 : (안됐다는) 이래서 인생은, 변수가 만드는 거야. (일어서며) 재밌네!
인우 : (꼬인 상황에 착잡해지는, 어떻게 해야하나) ...
S#73. 클럽 (밤)
술 한잔 쭉 마시고 탁 내려놓는 혜리.
혜리 : 이건, 인권유린이야!
유나 : 인권 유린이 이럴 때 쓰는 말은 아니지.
혜리 : 왜 아냐? 내 눈 가리고 아웅했고 왕따 시켰는데! 이지매야, 이건! (씩씩대며) 뭐가 어째? 날 두고 회의를 했어?
형사5부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부에서도 안 받았어! 왜들 그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해서?
검사, 정의감 있으면 사건 더 잘 처리해? 날 완전 무시했어? 누구 맘대루!
[시간경과]
술에 취해 뻣뻣춤 추는 혜리, 귀엽다. 고딩1, 2, 혜리네 옆에 와서 같이 춤춘다.
[시간경과]
테이블에 앉는 혜리와 유나 따라서 앉는 고딩1(겉으론 성숙해 보이는).
혜리 : 너 몇 살이야?
고딩1 : 당신 보다 두 살 어려.
유나 : 우리가 몇 살인지 알아?
고딩1 : 스물 넷!
혜리 : (어리게 본 게 취중에도 기분 나쁘지 않은) 그럼 넌 스물 둘이야?
[시간경과]
둘러앉아 술 마시면서 게임하는 혜리 일행.
형사들과 청소년보호위원들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신분증 보여주며 사람들 사이에서 불심검문하고 있다.
혜리 일행에게 다가오는 형사 1과 보호위원1.
형사1 : 실례합니다. (뱃지 보이고)
혜리 : (취중에 비몽사몽인데)
보호1 : (고딩1에게) 신분증 꺼내 봐.
고딩1 : (당황해) 지갑 안 가지고 나왔는데요.
보호1 : 너 미성년자지?
혜리 : (놀라서 보는데)
유나 : (놀라) 아니에요? 얘, (하는데)
고딩1 : (얼른) 나 여기 혼자 온 거 아니에요? 보호자 있어요!
형사1 : 누구?
고딩1 : (혜리 똑바로 가리키며) 이 여자요! 내 애인이에요!
혜리 : (헉! 눈 커지는)
고딩1 : (한술 더 떠서) 이 누나가 같이 하루 보내자 그래서 따라 왔어요, 술도 이 누나가 사 준 거에요.
전 용돈 벌려고 따라왔어요!
형사1 : (눈 커져) 용돈? (완전 원조교제다. 혜리 탁 보는)
S#74. 클럽 앞 + 닭장 차 안 (밤)
닭장차 서있고, 청소년 보호 위원회와 경찰 합동으로 미성년자 출입 관련 일제 단속 위한 불심검문 작전에서
미성년자들 십여명과 업주, 종업원, 단속 중에 얼결에 잡힌 기소 중지자와 수배자 등 이십여명 정도 차에 태워진다.
그 사이에 섞여서 차에 타는 혜리와 유나. 혜리, 미칠 듯한 심정이다.
저만치에서 사태 취재 하던 기자, 끌려가는 무리들 중에서 혜리 본다. 어디서 본 듯 어? 하고 혜리 다시 보는 기자.
혜리 : (자리에 앉는) 유나야 너... (귀에 대고) 너 절대 내 직업 말하면 안돼?
유나 : 알았어...
혜리 : 나 어떡해... (모든 게 무섭다. 눈물 그렁해져서 겁에 질려 철망창 부여잡은 얼굴 위로 카메라 플래쉬 ‘팡’ 터지면서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