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감수성이 예민해진다. 그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함박웃음이 터진다. 얼굴이 빨개지도록 화가 나고, 하늘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우울해진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일을 경험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고,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이를 갖고 가정을 지키고 성공을 위해 처절하게 산다. 나이가 들면 몸이 쇠약해지고 암에 걸리거나 병을 앓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희로애락과 질병, 노화 등 모든 것이 바로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호르몬은 몸의 한 기관에서 합성·분비돼 체액과 혈액을 타고 몸속을 순환하며 여러 기관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물질로, 20세를 기점으로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저하된다.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병에 걸리기 쉽다.
호르몬(hormone)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불러일으킨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호르몬은 3000여 개로 추정되며 그중 아는 게 80~100개 정도에 그친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는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송과선, 목 부위의 갑상샘·부갑상샘, 췌장, 간, 위, 소장, 부신(신장 위쪽에 있음), 정소(고환), 난소 등이며 한 장기에서도 다양한 호르몬이 나온다.
최근 지방·근육조직에서 분비되는 호르몬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우리 몸의 다양한 호르몬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신체 장기 기능을 조절하는데, 호르몬 이상은 기능 장애도 일으키지만 장기 구조를 파괴할 수 있다. 호르몬은 신체 기능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사상, 감정까지도 지배한다.
안철우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저술한 '아!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었어?'라는 책에서 "호르몬에는 생로병사의 비밀이 있다"며 "우리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행복, 우울, 슬픔, 사랑, 증오는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호르몬이 최근 들어 각광받는 것은 바로 노화와 각종 질병이 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게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최고의 호르몬 권위자인 네고로 히데유키 박사('호르몬 밸런스' 저자, 스토리3.0 출간)는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호르몬이 만들며 호르몬은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올바른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다.
네고로 박사는 "성장호르몬은 낮 동안 상처 입은 세포를 복원하기 때문에 7시간 수면 습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에 탁월하므로 아침에 일어나 햇볕을 쬐면 체내시간이 세팅돼 15시간 후부터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이는 질 좋은 수면을 유도한다. 다이어트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솔은 새벽 3시부터 날이 밝을 때까지 가장 활발히 분비된다. 그 시간에 잠을 푹 자야 살이 찌지 않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본의 이토 히로시 박사('뭐든지, 호르몬!', 계단 출간)도 수면은 뇌의 자율학습 시간으로 '편안하고 충분한 수면'을 △즐겁게 먹는다 △활기차게 움직인다 △기분 좋게 대화한다 등과 함께 호르몬을 이용한 좋은 건강법으로 추천했다. 호르몬 전문가들은 회춘(回春)을 위해 호르몬 주사를 맞거나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이토 박사는 "호르몬 주사 효과는 오래가지 않고 오히려 장기적 측면에서 노화를 촉진하는 악영향을 미친다"며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늘리거나 줄이면 우리 몸은 자생적 호르몬 생성 기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평소 호르몬 관리를 위해서는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할 수 있는 식사와 운동 요법을 비롯해 생활 습관을 개혁하는 게 필요하다.
안철우 교수는 올바른 호르몬 관리법으로 △양보다는 식사의 질에 주목 △지속적인 저강도 운동 및 근육 운동 △세로토닌 활성화시키는 명상, 음악·미술 감상 및 반신욕 △무심코 먹는 약이 호르몬에 문제 없는지 확인 필요(약물 오남용 경계) △항생제나 위장관운동 관련 약제 주의 △늦어도 밤 11시 이전에 취침해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 항상성 유지(양질의 수면 준수) 등을 추천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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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음이 미래다 원문보기 글쓴이: 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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