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단상- 나는 권위있는 사제인가? 권위적인 사제인가?
'권위' 에 대한 최초의 인간적인 경험은 나의 부와의 관계에서 이다. 엄격하고 통제적인 양육 환경에서 자란
사람일수록 권위적 일 수 있다. 그런 배경에서 자란 탓인지 나 또한 세상과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와 분노,
그리고 공격 성향과 같은 내적인 적개심을 품고 살아갈 때가 많다.
우리가 속한 집단과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대개의 문제점도 따지고 보면 권위와 무관하지 않다.
어쩌면 인간 본성 안에는 힘과 서열, 높고 낮음, 주도권 잡기 등, 귄위와 연관된 욕구가 자기라는
토대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사제로 살면서 놓쳐서는 안 될 성찰 주제가 있다면, 그 중의 하나가 '권위'의 측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연인 나와 부모, 신부와 주교 (혹은 장상), 사제단의 선배 동료, 사목자인 사제와 교우, 피조물과 나,
그리고 하나님과 나, 이 모든 관계 안에서 나는 과연 권위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권위적인 사람인가 하고
스스로 물어본다. 특별히 사제에게 있어서 자신의 사목 현장이나 일상적인 삶의 자리에서 경험하는
'권위와 연관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자기 이해와 성장에 많은 도움을 준다. 참으로 권위 있는 사제는
다른 것보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은 사람이어야 한다.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은지 아닌지를 검증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은 겸손이다.
하지만 권위적인 사제는 자기를 강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산다.
사제가 자기 인정과 강화에만 묶여 있으면 교우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통제하고 지배하려고만 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제 성소를 지향하면서도 나는 아직도 권위적인
사제의 틀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태도가 겸손하게 자기를
부정하기보다는 타인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더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제의 삶이 해를 더해 갈수록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샘솟는 영적인 기쁨과 충만감으로 자존감이
견고해지기를 희망하며 기도 한다.
권위 있는 사례는 교만하지도 주눅 들지도 않는다. 잘난 척하는 마음에 도취되지 않고 열등감이나
불행한 상황에 떨어져도 자학하지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인정하면서
자신의 권위에 매달리지 않고 하느님께 집중하는 삶이 참된 권위를 갖추는 길일 것이다.
( 2024년 9월호 튀움- 안동교구 사람사는 이야기)
계림동 본당 주임
권중희 베드로 신부님
첫댓글 우리 반은 반모임을 하지 않아
틔움지를 못봐 아쉬웠었는데........
권위, 저도 아버지가 6남매
맞이고 이몸도 4남매 맞이라
밑에 쫄병들이 혹까지 붙어서
3, 4십명은 족히 되고도 남아
은근 슬쩍 권위적인게 있는듯
하네요~~~~
게다가 이상하게 사적인 모임이든
성당에서든 일을 좀 하다보니........
혹 그런점이 있더라도 교우님들은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