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청원 소로리 볍씨유물이 발견됨으로써 그 동안 우리의 벼농사가 중국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학설을 뒤집고, 한반도가 세계에서 가장먼저 벼 농사가 시작된 곳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충북 청원군 옥산면 소로리에서 출토된 볍씨는 고대벼 18톨, 유사벼 41톨 등 모두 59톨로 확인됐고, 볍씨뿐만이 아니라 이 유적 일대에는 찍개, 긁개, 홈날, 몸돌, 격지 등의 구석기 유물이 넓은 범위에 걸쳐 수습됐다. 출토된 볍씨는 야생 벼가 아닌 재배 벼였다. 고대 우리나라에는 야생 벼가 없었기 때문에 분명한 경작의 흔적이었다.
서울대학교의 방사선탄소연대측정 실험과 미국 지오크론시험소 유전자 분석결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만 3000년~1만 5000년 전의 볍씨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왔던 중국 후난(湖南)성 옥천암 동굴에서 출토된 볍씨보다 2천~4천년이나 앞선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로리 볍씨'가 1만 5000년 전의 것으로 판명되자 일부 학계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곧 1만 5000년 전은 구석기말 빙하기 끝 무렵인데 한반도에서 아열대 식물로 알려진 벼가 추운 기후에서 자랄 수 있었을까? 또 그 벼가 '야생 벼'인지, '재배 벼'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이에 대해 국립 작물시험장 춘천출장소에서 냉해실험을 통해 벼가 자랄 수 있는 온도를 실험한 결과, 따뜻한 기후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진 벼가 기후적응을 잘하는 식물로 밝혀져 1만 5000년 전 학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볍씨를 분석한 교수들의 연구 결과, 소로리 볍씨는 재배 벼 특징을 갖고 있었다. 2003년도 필리핀에서 열린 ≪세계미유전학회≫에서 소로리 볍씨가 세계 최초의 볍씨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