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다시 겨울모드로 돌아갔습니다. 기온도 내려갔지만 바람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차갑게 내려갔습니다. 봄날씨로 잠시 사람마음을 따뜻하게 하더니 돌변한 차거움은 실제 온도보다 훨씬 오싹하게 합니다.
제주도에서 알게되어 친하게 지내고싶었던 어떤 여성 목공기술자는 스스로 약속을 해놓고는 미루기를 몇 차례, 본인의 불가피한 사정이야 얼마든지 있겠지만 한달남짓 사이에 대여섯번의 약속에서 서너번이 일방적 통보식으로 미뤄집니다. 이건 함께 일하기 어려운 신호이기에 그만하자는 통보를 하는데도 머리가 어질어질합니다.
약속을 미루는 것에는 이유가 있고 사정을 이야기했기에 내가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 줄 알았다 라고 하는데... 뭐랄까 요즘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우울증이란 증세 속에 내포된 나르시시즘이란 참 피곤한 것이구나 싶습니다. 한번 한 결심은 결코 바꾸지말자!라는 저의 내적 모토가 있기에 더 적응이 어려웠었던 듯일까? 변덕스런 날씨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그만큼 힘든 일입니다.
어제는 이미 시한이 지난 준이의 장애등록을 위한 업무로 읍사무소도 가야하고 제주대학병원 정신의학과에서 장애진료 기록도 받아야 하고... 제주도 이 곳 저 곳을 분주하게 오가는 노선이라 오후 3시반 미술시간 맞추기도 빠듯했습니다. 병원엘 가니 태균이 지가 환자가 되서 대기하는 건 물론 진료실까지 따라들어옵니다. 우습기도 하지만 의사가 이해해주어서 다행입니다.
진료기록지를 받아야하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1시간이나 소요되고... 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활동을 해줄 시간적 여유가 나질 않습니다. 부리나케 돌아와 겨우 미술실에 넣어주고 꼼꼼히 완성그림까지 챙겨주는 미술선생님께 감사!
노래도 신나게 부르고 해안도로따라 집에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오늘의 운동을 대신합니다. 창가에서 세 녀석이 지나가는 것을 보니 진이가 가장 빠르고 준이 다음, 제일 느긋하게 태균이가 걸어갑니다.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입니다.
제주도에서의 일상적 삶을 사는 우리야 이제는 여행온 듯한 부담감은 덜하지만 진이에게는 잠깐의 시간도 아까운지라 오늘도 열심히 달려보아야 합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현실에 충실하기'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오늘도 카르페디엠입니다.
첫댓글 바쁜 일정 속에 3청년의 작품을 감상하게 되어 행운같습니다.
붙어 앉아 작업하는데도 각기 다 다릅니다.
컨닝 안하는게 신기합니다.
그림이는 부지런히 컨닝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