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더위가 지나고, 오랜만에 지기들 4명이 만난다.
2024년 10월 8일(화) 10:00시에 국립공원 계룡산 수통골지구탐방을 계획하고 시내버스 종점에서 만나기로 한다.
현충원역 3번출구 밖, 한밭대, 현충원 쪽에서 102번, 103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려한다.
지하철역을 나오자 홍범도 장군을 기리는 도로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수통골 가는 102번 버스를 기다려 탄다. 대전현충원을 들리지 않고 곧바로 간다.
한밭대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학생이 자리를 양보해줘서 짧은 구간이지만 앉아서 간다.
종점에서 내린다. 약속시간이 남아 있어서 사방을 둘러본다.
옛날에는 자주 왔던 곳, 주변이 많이 변해 있다. 산줄기 마다 우리들의 발걸음이 닿았던 곳들이다.
길 건너편에는 덕명동성당이 보인다. 옥녀탄금지형이라는 곳의 머리맡에 자리한 한밭대와 성당의 모습이다.
드디어 일행들이 다 모여서 냇물따라 수통골로 향한다. 냇가에는 갈대가 무성하고 한로(寒露)답게 기온차가 심해서 인지 안개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국립공원으로 편입되기 전에도 많이도 왔던 곳, 이제는 상업지구로 변해버려 식당 카페 건물들이 즐비하다..
국립공원 계룡산 수통골지구 입구로 들어선다.
노점상 제한 구역이라서인지 깨끗하다.
계룡산 국립공원 안내도도 들여다 보고, 옛날 배과수원자리는 사라져 버리고, 체험학습관이 들어서고...
도덕봉(535m)의 원이름이 '흑룡산'으로 ( ) 속에 나와있다.
안내도도 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탐방길로 들어선다.
지금은 출입이 제한된 곳에 수통골 동굴이 있다. 허락을 받으면 갈 수 있을 듯. 옛날 생각이 나서 자료 사진을 찾아본다.
도덕봉이라는 이름도 이 동굴 속에 '도둑'들이 웅거해서 얻어진 이름으로 추정된다. 유성에서 동학사 방면, 공주 방면으로 다니는 주요 통로에 삽재 고개가 있고 이 고개를 다니는 행인을 노리는 도둑떼들의 소굴노릇 한 곳이리라. 나중에는 수도 동굴로 변해버렸지만, 지금도 처마니, 돌확이니 온돌 자리 등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 수통골 동굴내 약수터 (2020.10.30 답사시 자료 사진)-
높은 지대 동굴 속에 약수가 나오고, 남향받이로 된 곳,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옛날을 회상하면서 수통골 중심 계곡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수통폭포>가 나타난다.
데크 길 옆으로 보이는 폭포는 가을이라 수량이 빈약하다. 그런대로 깨끗한 폭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깃대종(Fagship Species)의 의미도 생각하면서 읽어본다. 호반새와 깽깽이풀..
가는 길가에 구절초 들국화도 보인다. 우리집 아파트 화단에는 아직 꽃봉오리도 덜 맺혔는데 이곳은 활짝 피었다.
계곡 암반에 누군가가 놓은 징검다리가 앙징맞다. 고운 마음씨를 읽는다.
잘 다듬어 놓은 탐방길 종점에서 금수봉 가는 길을 올려다만 보고는 반환점을 돌아서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 간다.
수통골주차장까지는약 1.8km정도로 이정표에 보인다.
함께 다닌 지가 어느덧 15년도 더 되어서인지 머리에는 백발만 무성하고,, 가슴에는 추억만 가득하고나 !
수통골 폭포 옆으로 비스듬한 소나무 (언송 偃松)가 한 100년 쯤 지나면,
멋진 노송이 되어 한껏 운치를 돋구겠지 하면서 내려온다.
그때는'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네' 지만
사방댐 상류에 보이는 피톤치드 안내판. 그리스말 어원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상쾌한 공기, 삼림욕의 근원도 생각해본다.
사방댐 상류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안개 속 풍광, 왼쪽 너머로는 성북동산성 가는 길이 있는데,,,, 오른쪽 수통폭포 계곡 끝에는 자티고개가 있고, 산성 뒷쪽을 의미하는 땅이름 '자티고개'는 아마도 '잣뒤고개'에서 나온 듯...
점심때가 되었으니 민생고를 해결하러 토종식당으로 찾아 들어간다. 손님이 많다고 해서 별관 2층으로 안내되어 갔다.
식사 후 계산은 본관 카운터에 가서 하란다.
본관 1층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마치면서, 지나가는 말로 계산 안하고 그냥 가도 모르겠다고 하니까,
주인말이, "지금까지 그런일이 한 번도 없었단다' 고 계산을 마치고 나온 지기가 전해준다.
이른바 '먹튀'가 한 번도 없었다는 말이 코끝을 찡하게 해준다.
먹은 청국장 순두부 맛이 더욱 한국스럽다는 생각을 진하게 해준다.
즐거운 수통골 탐방도 끝내고 종점이 시발점이 된 곳에서 헤어진다. 13시 10분 쯤
나는 홀로 현충원 쪽으로 해서 지족산 맨발걷기 모드로 들어갈 요량으로 느릿느릿 걸어서 간다.
왼쪽 도덕봉(535m)도 쳐다보고 오른쪽 옥녀봉도 올려다 본다. 옥녀봉(451.9m)과 (계룡산) 장군봉( 500 m) 간의 애틋한 사랑도 생각해보고, 옥녀봉 산제단 소나무도 생각해보고, 옥녀탄금형 자락끝에는 고려시대 행궁터로 추정되는 곳도 있고, 복룡동 끝에 어사 박문수 묘가 있다는 박산도 생각하면서... 물론 가까이 탄허 스님의 자광사도 있다는데...
- 계룡산 장군봉에 있는 조망안내판에서 금수산과 도덕봉, 옥녀봉 일대를 바라본다(2021년 5월 5일 사진 -
옥녀봉 산제단 소나무와 산제단, 우물도 있는데... 엣날 사진을 찾아 본다.
30여분 걸어서 국립대전현충원 경내로 들어선다. 맨발로 걷기를 시작한다.
왼쪽으로는 갑하산도 보이고, 묘역 넘어로 신선봉도 보인다.
지족산 산책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산짐승이 고라니가 아닌 대만꽃사슴이라고 했는데,
어쩌면 현충원에서 기르던 대만꽃사슴을 방사해서 지금도 현충원 묘역 주변에 나타난다는데,
혹시나 만나려나 했지만 만나지 못하고 지족산으로 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2만보를 걸었네 ! 턱걸이도 몇개 하고...
아름다운 산하 금수강산에 착한 사람들, 착한 짐승들까지... 함께 어루러져 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