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전개도
빅뱅 이후 우주의 역사
빅뱅 이전
좁쌀보다도 작았던 초기 우주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현재 우주의 모든 것을 여기에 욱여넣어야 한다.
물질을 쿼크 단위로 쪼개고 갈아내어도 거의 0에 가까운 공간 안에 이 모든 걸 욱여넣기란 쉽지 않다. 이제 우리는 철학적인 도약을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물질이 에너지와 다르지 않다는 아인슈타인의 질량 에너지 등가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질량이라는 실체적인 존재가 없어도 에너지는 무형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뜻. 따라서 0에 가까운 공간에 엄청난 에너지가 집약돼있을 수 있다.
빅뱅 이후부터 10^-43초
우주의 네 가지 힘 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이 모두 통합되어있다. 이때 우주의 크기는 10^-33cm이다.
기본 힘(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
고전 물리에서의 힘은 입자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켰다면, 현대 물리에서의 힘은 보다 확장하여 입자의 반응, 생성, 소멸, 붕괴와 같은 입자에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보게 되는 중력과 전자기력 이외에도 원자핵 단위의 세상에서 입자의 변화에 기여하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강력과 약력까지를 모두 포함하여 자연현상의 기본 힘(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을 정의한다.
10^-43초 ~ 10^-32초
중력이 먼저 분리됨으로써 급팽창. 지름이 1043배, 부피는 10129배 팽창.
①중력
네 가지 힘 중에서 가장 약한 힘. 그렇지만 작용 범위가 무한대이다.
전자기력과 달리 항상 인력이 작용한다. 중력의 매개 역할을 하는 입자를 중력자라 한다.
이 힘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거시적인 물체 사이의 물리적 현상을 다룬다. 즉, 태양계 내의 행성들의 운동, 별 및 은하계와 같은 거시 세계의 힘과 관련이 깊다.
10^-32초 ~ 1초
중력, 강력, 약력과 전자기력 모든 힘이 분리되어 나오고 힉스 메커니즘으로 모든 입자가 질량을 갖게 됨으로써 입자들도 분리되어 나옴. 이어서 쿼크가 양성자와 중성자를 형성. 이 1초 동안 우주의 크기는 이미 수 광년에 이르렀다.
②약력
네 가지 힘 중에서 중력 다음으로 약한 힘으로, 베타 붕괴(중성자가 양성자와 전자로 나눠지는 붕괴)할 때 전자의 방출 과정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이처럼 약력은 원자핵의 붕괴에 의하여 작용하는 특수한 힘이다.
③전자기력
네 가지 힘 중에서 두 번째로 센 힘. 역시 작용 범위가 무한대이다.
전기나 자기를 띠고 있는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이때 전하들은 광자를 매개로 하여 상호 작용한다.
④강력
네 가지 힘 중에서 가장 강한 힘으로 원자핵 내의 중성자와 양성자를 강하게 묶어 놓는 힘을 말한다.
이 힘이 작용하는 시간과 거리는 매우 짧다.
자연의 네 가지 기본 상호 작용 = 자연의 네 가지 기본 힘
입자들의 종류
물리학적으로 기본 입자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이 되는 입자를 말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입자를 원자로 알고 있었으나 다시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짐을 알게 되었고, 원자핵도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짐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쪼개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양성자와 중성자들도 그 내부가 쿼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만 쿼크는 홀로 존재할 수 없으므로 기본 입자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기본 입자라고 알려진 것들은 광자, 경입자, 강입자 등이 있다.
①경입자
경입자의 종류와 특징
경입자는 내부 구조와 공간상의 크기가 거의 없는 기본입자이다. 이 입자들에겐 강력을 제외한 모든 힘이 작용한다. 그리고 모두 스핀이 1/2인 페르미 입자이며, 각각 반대의 전하를 띠는 반입자를 갖는다. 그리고 경입자들은 반응 전후에 바뀌지 않는 양이 존재하는데, 이를 경입자 수라고 한다. 그 보존 법칙을 '경입자 수 보존 법칙'이라 한다.
②강입자
강력이 작용하는 기본 입자로써 크기가 유한하다는 점에서 경입자와 다르다. 그리고 스핀에 따라 중입자(스핀이 1/2, 3/2를 띠는 페르미 입자)와 중간자(스핀이 0, 1을 띠는 보존 입자)로 나뉜다. 한편 강입자들은 더 작은 단위인 쿼크들로 구성되어 있다.
쿼크의 종류와 특징
강입자의 구성 요소인 쿼크는 6가지 종류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up/down , strange/charm , bottom/up의 세 쌍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첫 글자만을 따서 u, d, s, c, b, t로 표현하여 사용한다. 양자 색역학에 따르면 쿼크들은 색전하 R, G, B 중 하나의 특성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 쿼크들은 전체가 무색이 되는 조합으로 결합해야만 존재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쿼크는 홀로 존재할 수가 없다.
강입자의 쿼크 구조 / (좌)양성자, (우)중성자
쿼크 전하량으로 계산한 양성자와 중성자의 전하량
위의 쿼크 표에 따르면 양성자의 전하량은 +e , 스핀은 3/2 이다. 스핀이 3/2이므로 양성자는 페르미 입자의 특성을 가지는 중입자이다. 중성자는 전하량이 0이고, 스핀이 3/2이다. 따라서 중성자도 페르미 입자의 특성을 가지는 중입자이다.
표준 모형
표준 모형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다루는 현대 입자 물리학의 이론이다. 표준 모형에 따르면 모든 물질은 세 쌍의 쿼크들과 6개의 경입자와 이들의 반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 사이의 힘을 매개하는 입자로 광자, 글루온, W±, Zº, 중력자 등이 있다. 두 입자 간의 힘은 그들 사이에 다른 입자를 교환함으로써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는 신의 입자, 힉스 입자가 있다.
물질의 표준 모형1초 ~ 3분
이제 우주의 온도가 100억도에서 1억 도 수준으로 낮아졌다. (수소폭탄 터질 때 중심 온도가 이 정도인데 우주 규모에선 낮은 편) 이 온도에서 양성자와 중성자에 의한 수소 핵융합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수소와 헬륨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하지만 아직은 주변 온도가 1억 도라서 모든 원자핵이 전자와 결합하지 못하고 이온화되어 있다. 원자핵과 결합되지 않은 자유 전자에 의한 산란 때문에 빛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3분 ~ 38만 년
온도가 3,000도까지 낮아지게 된다. 이때부터 분리되어 있던 원자핵과 전자가 안정적으로 결합하며 수소, 헬륨, 리튬 등의 중성 원소가 다량으로 만들어진다. 자유 전자가 사라지면서 광자가 우주 공간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게 된다. 이때의 빛이 우주 전체에 광범위한 흔적을 남겼고, 이 흔적은 138억 년이 지나 지구라는 행성에서 안테나에 묻은 비둘기 똥을 닦아내고 있던 펜지어스와 윌슨에 의해 우주배경복사라는 이름으로 발견된다. 우주 배경 복사는 쉽게 생각하면 밥솥을 여는 순간 주변으로 확 퍼져나가는 뜨거운 김 같은 것이다. 우주 초기의 뜨거운 열기는 우주의 급격한 팽창과 함께 전체 공간으로 빠르고 고르게 확산되었을 것이다.
38만 년 ~ 4억 년
암흑 물질의 중력이 물질들을 모으고 뭉쳐서 초기 은하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항성, 별이 탄생한다. 항성 내부에서 핵융합이 일어나 무거운 원소들이 생성된다. 탄소, 산소, 네온, 마그네슘, 규소, 철 등이 이때 만들어졌다. 태양보다 수백 배 거대한 항성들은 100만 년 정도의 수명을 다하고 마지막 순간에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며 우주 공간에 무거운 원소들을 흩뿌렸다. 그 무거운 원소들은 오랜 시간 동안 우주를 돌아다니며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다 '지구'라는 행성을 이루기도 하고, 생명들과 인간의 몸을 이루기도 했다.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스치는 바람으로도 느낄 수 있다. 아주 작은 원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특수한 현미경으로 볼 수도 있다. 볼 수 있는 것은 모두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하늘을 관측하면서 과학자들은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관측이 되지 않지만, 무엇이 있지 않으면 안 되는 현상들이 발견된 것이다.
이 우주에는 세 가지 종류의 물질이 있다. 일상에서 우리가 접하고 있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물질, 암흑 물질 그리고 암흑 에너지가 그것이다.
암흑 물질은 보통의 물질과는 달리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 물질이다. 따라서 관측할 수 없는 물질이다. 그러면 이런 물질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것은 이 물질이 비록 관측되지는 않지만 중력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질량이 있는 물질은 중력을 작용한다. 그런데 암흑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으면서 중력을 작용한다. 암흑 에너지도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중력을 작용한다. 암흑 물질과는 다른 점은 암흑 에너지가 작용하는 중력은 인력이 아니라 척력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관측되지도 않는 암흑 물질이나 암흑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중력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은하들의 움직임을 보고 알아냈다. 수많은 별로 구성된 은하도 회전하고 있다. 지구가 태양 둘레를 회전하는 모습을 관찰하면 태양의 질량을 알 수 있듯이 은하에 있는 별들이 회전하는 모습을 보면 은하의 질량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추산한 은하의 질량이 우리가 망원경으로 관측해서 추산한 은하의 질량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질량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물론 망원경으로 모든 별과 성간물질을 다 관측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물질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다 고려해도 은하의 질량은 터무니없이 작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어떤 물질, 즉 암흑 물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암흑 에너지는 팽창하는 우주의 모습에서 알아냈다. 빅뱅 이후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도플러가 적색 편이 현상으로 알아냈다. 그런데 문제는 우주 팽창의 속도다. 모든 물질은 서로에게 작용하는 만유인력에 의해 팽창 속도는 점점 느려져야 한다. 돌을 위로 던지면 돌에 작용하는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돌의 속력이 점점 느려지다가 결국에는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우주의 팽창도 그와 같이 생각했다. 그런데 관측 결과에 따르면 우주의 팽창 속도가 느려지기는커녕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러려면 우주에 척력이 작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과학자들은 척력이 암흑 에너지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 전혀 모르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우주에서 우리가 아는 물질은 겨우 5퍼센트 정도이고, 25퍼센트는 암흑 물질, 70퍼센트는 암흑 에너지라고 한다. 보이는 세상보다 보이지 않는 세상이 더 많다.
4억 년 ~ 138억 년
80억 년 무렵에 우리 은하 안에 태양계가 형성되었다.
92억 년 무렵에는 원시 지구가 태어났고 지구는 46억 년 동안 천천히 안정되며 생명을 잉태하고 이들을 길러냈다. 그리고 우주의 나이가 대략 138억 년 무렵이 된 어느 날, 당신이 태어났고 이 글을 읽으며 우주의 탄생과 성장을 되돌아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