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전한닢이라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글부터 좋아하게 되서 사게 되었던 책이지만 다른 글들도 너무 깨끗해서 좋아요...단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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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읽고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집을 읽어보았다. 소설이나 시도 마찬가지겠지만.. 수필은 다른 종류의 읽을거리보다
더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작은 움직임 속에서 .. 작은 속삭임 속에서... 아주 작은 풀꽃 하나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이런 수필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난 오랫동안 잊고있었던 가슴속으로부터의 작은 설레 임 을 느낀다.
골목길을 지나가다 문득 들리는 피아노 소리에 한참을 서있기도 하고...
여린 아이의 눈 속에서 자신의 순수함을 되찾아 보기도 하며 ..
눈이 내리는 날에는 한동안 잊고 지냈던 먼 옛날의 아름다운 기억들을 더듬어 보기도 한다.
이름 없는 풀꽃 한 송이... 스치는 바람과도 기꺼이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
세상을 아무런 편견 없이 바라보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내가 만난... 어른 같지 않은 어른.. 그분이 바로 피천득 님 이다.
특별히 재미있는 줄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꾸 이 책에 손이 간 이유는...그래......
가슴속으로부터의 작은 설레 임 때문이었다.
피천득 님은 수필가 이자 시인이다. 그래서 한 줄 한 줄 의 문장.... 단어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졌으리라.
책 중간 중간에는 상당 부분이 딸 서영이 의 이야기이다.
친구처럼... 사랑하는 애인처럼... 그는 딸 서영이를 무척이나 아끼는 모양이다.
그런 부녀지간의 정다운 사이가 좋아 보인다. 그리고 부럽다.
이 책을 덮으며 감히 피천득 님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가 들고 세상에 찌들어 가며... 가슴 마저 세상의 일부가 될 만도 한데... 아직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맑고 아름다운 가슴을 잃지 않은 어른을 ...나는 아주 오랜만에 만나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