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들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주말
중고생인 손녀들이 중간고사도 끝났고
집사람의 생일도 가까워서 겸사겸사 큰 사위가
용평 리조트에 2박3일 콘도를 예약해 놓고
장인 장모와 처남의 식구들을 초청하여 콘도로 가는 길이다.
금요일 퇴근 후라 서울을 벗어나는데 시간이 쾌 걸렸다.
일단 서울을 벗어나니 긴 하루 해 이지만
어느 듯 어둠이 깔려 있고 사위는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그러나 용평 리조트로 향하는 길은 내내 순탄 할 뿐이다.
시골의 밤하늘은 유난히 별들이 반짝거리고 빛난다.
풀벌레 소리가 도처에서 들릴 것 같고
농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희의 숨 막히는 밤이
끝없이 이어질 것과 같은 칠 흙 같은 밤이다.
이런 환희의 날들이 얼마나 지속될까?
그러면서 인생은 정해진 항로를 따라 빙글빙글 돌아가겠지.
가족 나들이는 언제나 즐거운 것이다.
그래, 가족이란 항상 서로를 기댈 수 있는 언덕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제나 만만하고 만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오늘과 같은 여행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모처럼 여행을 통해서 함께하니 즐겁고 설레기 마련이다.
거의 10시가 넘어서야 콘도에 도착 했다.
먼저 도착한 우리가 술판을 벌린다.
11시 경에 도착한 아들과 며느리가 합석을 한다.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불판에서 지글지글 구어 낸
육즙이 자르르 흐르는 고기와 맥주와 포도주등을 곁 드리니
나도 모르게 취하고 포식을 한다.
살찌는 것은 따 논 당상이다.
첫 날은 쾌 늦은 시간에 잠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날은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섰다.
가까운 곳에 산림욕장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옹달샘으로 가는 길
솟대와 장승 길을 거처 정상으로 향한다.
숲속은 인체에 유익한 맑은 공기, 피톤치드,
숲의 향기, 음이온 등이 풍부한
평온이 정체 된 소나무와 잣나무(松柏)
울창한 숲속을 상쾌한 아침바람을 맞으며 걷는다.
먼저 작은 길로 난 옹달샘으로 향한다.
이곳은 1940년 화전민들이 자활을 위하여
집과 샘을 만들어 정착한 곳으로 감자와 옥수수를 재배하며
화전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수질이 1급수인 옹달샘은 가재, 청설모, 다람쥐, 노루, 고라니 등
야생동물의 생명수이며 일 년 내내 가뭄에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은 용평의 명소이다.
옹달샘에 도달하니 아침부터 한 쌍의 연인이
옹달샘에서 사랑을 꽃 피운다.
얼른 자리를 피하여 정상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섰다.
오솔 길에는 흰 작은 꽃에 파란 점박이가 흩어 진
이름 모를 꽃들이 아침을 밝히며 가는 길에는 돌탑도 볼만하다.
곧 이어 나타 난 솟대와 장승 길
모두가 웃기고 멋스럽다.
솟대란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나무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마을 공동체의 신앙의 하나로
음력 정월대보름에 동제(洞祭)를 올릴 때
마을의 안녕과 수호, 풍농을 위하여 마을 입구에 세운다.
전라도에서는 소주, 소줏대, 함흥지방, 강원도에서는 솔대,
황해도, 평안도에서는 솟댁,
경상도 해안 지역에서는 별신대등으로 불리며
솟대위의 새는 대개 오리를 지칭하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까마귀, 기러기, 갈매기, 따오기, 까치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와 같이 솟대는 우리와 친근하여 부르는 이름도 많다.
그 옆으로 장승들이 기이한 모양을 하며 늘어서 있다.
대부분 익살스러운 웃음을 자아낸다.
장승은 민간 신앙의 한 형태로
마을 입구나 길가에 세운 목상이나 석상을 장승이라고 하며
이는 마을의 수호신, 경계표, 이정표등의 구실을 하며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그 명칭도 호남과 영남에서는 벅수, 벅시, 로
제주도에서는 돌하루방이라고 불리워진다.
장승이 서 있는 곳에는 솟대가 함께 서 있는 경우가 많다.
솟대는 장승과 함께 주술적인 의미와 함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장승에 대한 속담 몇 가지만 담아보면
구척 장승같다.
개가 장승 무서운 줄 알면 오줌을 눌까?
(장승의 본래의 뜻을 모르는 개가 장승에 오줌을 누듯
아무 것도 모르고 저지르는 일을 두고 하는 말 )
장승 입에다 밀가루 발라 놓고 국수 값 내라 한다.
(자신의 이익이나 이권을 얻기 위해 억지 쓰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
우리 모두 장승처럼 웃듯이 그렇게 웃어 봅시다.
웃음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암도 물리치며, 한 번 웃음은
에어로빅 5분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은 해발 855m다.
그러나 해발 높은 곳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런 피톤치드가 팍팍 솟는 숲속에서는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오로지 느림의 미학이 으뜸이다.
잠시 식은땀을 씻고 내려오다
초등학교 수련회 팀과 반갑게 아침인사를 나눈다.
숙소에 와 아침을 간단히 먹고
대관령 삼양목장으로 떠난다.
가는 길 산 위에는 풍력발전기가 풍차 돌 듯
끈임 없이 돌아간다.
거리에 가로등에는 작지만 태양광 발전 판이 설치되어
가로등은 충분히 밝힐 것 같고 동계올림픽 성화대도 보인다.
산 속 깊이 들어 갈수록 계곡물은 작은 포말을 일으키며
물소리는 청량하게 가까이 들린다.
어느 듯 대관령 하늘목장
여기서부터 자연입니다, 라는 표 말이 보인다.
자연백경(自然百景)을 담고 있는 삼양목장에 도착하여
다시 매표소 앞 정류장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1,140m 바람의 언덕 동해전망대에서 내렸다.
동해바다와 강릉이 한 눈에 보인다.
가까이에서 풍력발전기를 보니 그 위용에 새삼 놀랍고
총 53기가 설치되어 강릉인구의 60%인 5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 한다고 하니 대단하다.
주말 1시부터 시작 된 양몰이 공연은
활동 감이 넘쳐흘러 보기 좋았습니다.
숙소로 돌아오니 아직도 한 낮이다.
오늘 하루도 자연에 묻혀 살았다.
자연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숨 쉬게 한다.
맞은편 산 중턱을 보니 콘도지만
동화 속에 집들과 같이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난다.
즐거운 여행 뒤에 찾아 온 집
피곤하기 보다는 오히려 어제 일들이 아른 아른 새롭다.
아 정말 행복하다.
이런 작은 행복일망정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 행복이란 크던 작던 간에 미래에 달성 할 일이 아니다.
자기 마음먹기에 따른(一切唯心造 Life depends on your decision)
현재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자기의 몫이다.
우리는 이를 이루지 못 할 만큼 마음이 가난하지는 않다.
그러려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2018년 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