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한국일보 시낭송 캠페인
청명 무렵
-강순예
할아버지, 봄갈이 마친 들녘을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하늘이 맑으시니
올해도 영락없이 풍년 들겠군!”
“아무렴요.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틀 텐데요.”
할머니, 자분자분한 웃음에
복사꽃 팔랑, 팔랑댑니다.
오불오불 봄 햇살도
바지랑대에서,
장독대에서, 섬돌 위에서
뭐라뭐라뭐라…, 나부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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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은 이십사 절기의 하나로 춘분과 곡우 사이에 있어요.
청명절이라고 하는데, 대개 4월 5일 즈음이에요. 올해는 4월 4일이고요.
그런데 4월 5일이 무슨 날인 줄 알지요? 네, 맞아요. 나무를 심는 날이지요.
이때는 봄햇살이 따듯하게 내리쬐어 나무와 풀이 잘 자라지요.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튼다고 하니 얼마나 좋은 때인가요.
부지런한 할아버지는 벌써 봄갈이를 마치셨네요.
“하늘이 맑으시니” 올해도 틀림없이 풍년이 들 거라고 하셔요.
농부에게 이처럼 더 좋은 덕담은 없지요.
이 시를 읽어보면 ‘부지깽이’ㆍ‘바지랑대’ㆍ‘섬돌’을 비롯하여 ‘자분자분’ㆍ‘팔랑, 팔랑’ㆍ‘오불오불’ 등
요즘 잘 쓰지 않는 우리 말을 찾아내거나 시인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함으로써
화사하고 정겨운 그 옛날 봄날 분위기를 되살려내고 있어요.
우리말을 되살려 쓰는 시인의 숨은 노력이 돋보이는 시이어요.
-전병호 /시인ㆍ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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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순예 시인은 전통문화와 풍습, 그리고 토박이 우리말을 잘 살려 시를 쓰는 시인이에요.
동시집 ‘달 타는 날’을 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