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무리된 KBS·MBC 신입 아나운서 공채에 눈길을 끄는 합격자들이 많아 화제다. 몇 년 째 MC·리포터로 활발히 활동해온 거물급 신인 최윤영(24)씨가 KBS·MBC에 동시 합격했다가 MBC를 택했고, 인기 탤런트 박지영의 동생이 MBC에 합격했다. 또 1960~80년대 스포츠 캐스터로 이름을 날린 원로 아나운서 이규항(62)씨 아들이 KBS 공채에 합격해 부자 아나운서가 탄생했다.
KBS가 10월말 6명의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최종 합격통보를 한 뒤 KBS아나운서실에는 “최윤영씨가 새 식구가 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지난 12일 최씨 이름이 뜻밖에도 MBC 아나운서 최종면접 합격자 명단에 떴다. KBS ‘생방송 오늘’의 주말 MC와 ‘TV 내무반 신고합니다’ MC를 볼 정도로 KBS와 인연이 깊은 최씨가 MBC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거기엔 복잡한 속사정이 얽혀있다. 발단은 최씨가 모델로 나오고 있는 LG생활건강의 치약 광고. 아나운서들의 상업광고 출연을 사규로 금지하고 있는 KBS는 최종합격 조건으로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 반면 MBC는 똑같은 사규 조항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한 광고이니 이번만 용인하는 것으로 융통성을 발휘해 최씨를 붙잡았다. 최씨는 이번주를 끝으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KBS의 2개 프로그램에서 손을 뗀다.
MBC의 아나운서 합격자 2명 중 다른 1명은 인기 탤런트 박지영의 동생 박혜진(23)씨. 언니 지영씨와는 9살이나 차이가 나는 늦둥이 동생이다. 현재 홍익대 불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박씨는 “어릴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다”며 “2년전쯤 고향인 전주에서 방학을 이용해 전주MBC 리포터로 서너달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KBS 아나운서 실장을 지낸 아버지 이규항씨에 이어 KBS에 입사하게 된 이상협(27)씨는 고대 미술교육과 출신. 현재 케이블 e채널에서 ‘뉴스 매거진’을 진행하고 있는 ‘경력’ 아나운서다. 이씨는 “아버지가 합격 소식을 들으시고 ‘아나운서가 된 게 아니라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 충고하시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