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는 고리봉이라는 이름의 산이 2곳 있다.
운봉읍·주천면에 걸쳐 있는 고리봉(1,305m)은 큰고리봉, 주생면·금지면 걸쳐 있는 고리봉은 작은고리봉이라 부른다.
고리봉 암벽에는 그 옛날 소금배를 매어둔 고리가 있었다고 하여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을 '고리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골산(骨山)의 전형을 보여주는 고리봉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힘든 경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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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촌마을
전주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여 남원시 금지면 매촌마을에서 내렸다
매촌마을은 벚꽃이 흐드러지고 복사꽃이 만개하여 마치 꿈의 궁전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매촌 마을은 약 200여년 전에 남평 윤씨에 의하여 형성되었으며 이후 광산 김씨가 들어와 살게 되었다.
매화낙지(梅花落地)명당이 있다는 말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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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을 외치다
28명의 회원들이 마을회관 앞에 모여서 오세창 베드로의 인도에 따라 준비운동을 하였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가운데에 모여서 스틱을 높이 들고 화이팅을 외쳤다
우리들의 화이팅 소리에 복사꽃이 후두두둑 떨어지고, 동네의 개들이 놀라서 짖어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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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출발이다
산행의 출발점 표시는 화려하고 멋지게 세워져 있었지만...그뿐이었다
산의 속살로 들어갔을 때는 산행 안내 표지판이 부실하기 짝이 없었고, 위험구간이 많았다
알고 보니 마을 입구의 표지판은 매월당이라는 다례체험장에서 세워놓았기에 그럴 수 밖에 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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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의 남근석
매촌 마을의 입구에는 남근석을 올려놓은 돌탑이 마을의 수호신처럼 우뚝 서 있었다.
남근숭배사상은 자손번성이나 종족보존, 그리고 풍부한 생산력의 기원을 위하여 숭배되고 신앙시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 앞의 남근석 탑은 허물어져 다시 보수했는데 원통형으로 탑윗돌이 2기 올려져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마을에 뱀이 많아서 들어가서 살라고 쌓아 놓았다고 한다.
또는 산의 혈이 빠져 있어 그 구멍을 메워 주기 위해서 세웠다고도 하는데 현재는 특별한 의례가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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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례체험관-매월당
온갖 봄꽃이 흐드러진 마을길을 벗어나니 대단한 규모로 꾸며진 초가집이 시야를 사로잡았다
밭에서 일하시는 할머니께 문화유적이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찻집이라고 하셨다
매월당은 사람의 그림자도 없이 텅~ 비어있었지만 봄의 햇살과 그윽한 봄꽃의 향기가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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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골로 들어서다
만학골로 들어가는 등산로에는 '천지차'라는 입간판이 여러 개 세워져 있어서 궁금하였다.
알고 보았더니 마을 윗쪽에 있는 다례체험관에서 가꾸고 있는 야생차로서 손대지 말라는 의미였다.
만학골계곡의 깨끗하고 풍부한 물소리로 세속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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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꽃 지는 봄산처럼
꽃 진 봄산처럼
나도 누군가의 가슴
한번 울렁여보았으면.........................................함민복의 詩 <마흔 번째 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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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학골 정상에 서다
가파름과 목마름을 이겨내고 1시간 반 정도 올랐더니 만학골 정상에 서게 되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500m만 가면 천장군의 묘가 있다
무덤의 주인공은 조선 선조 때 우리 나라에 귀화한 명나라의 천만리(千萬里)라고 하는 사람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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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으로 가는 험난한 길
고리봉이 아름다운면서도 경외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육산 자락을 길고 낮게 늘어뜨려 사람을 받아들인 다음 그 안에 숨어 있는
대자연의 험난함과 멋스러움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이리라.
동서 양쪽 사면은 거대한 바위 병풍을 연상케 할 만큼 웅장한 산세를 과시하고 있다.
능선은 소나무가 울창한 가운데 부드러운 육산과 아기자기한 암릉이 번갈아 이어져 산행의 즐거움까지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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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예수님 ㅠㅠ
오 베드로 형제가 위험한 바위 위에 올라서서 세상을 굽어보고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고 하신 예수님을 보는듯 하다.
남의 고통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궂은 일에 앞장서는 오베드로는 예수님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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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크고 아득한 누리
누가 무슨 종을 울리기에
산이란 산마다
저렇게 화사하게 깨어난단 말이냐!..............................조동화의 詩 <봄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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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하다
고리봉 정상에서 10여m 내려온 숲그늘에서 꿀맛같은 점심 식사를 하였다.
오세창 베드로가 짊어지고 온 생막걸리는 사하라사막에서 발견한 오아시스가 되어 주었다.
신산회 회원들은 힘든 산행 뒤에 함께 하는 식사를 통해서 뜨거운 사랑과 진한 우정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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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봉 정상(708m)
점심 식사를 마친 다음, 신산회의 자랑스런 깃발을 펼쳐들고 함께 모여섰다.
거대한 장벽처럼 솟은 고리봉 정상은 지리산 100리 주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조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쪽 하늘 지평선 위에 높고 낮은 파도처럼 펼쳐진 지리연봉의 장엄한 모습과 서쪽의 섬진강 너머로 추월산이 아롱거린다.
그러나 오늘은 자욱하게 깔린 미세먼지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어 매우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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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봉 정상의 무덤
누군가가 고리봉의 정상에 이처럼 크고 화려한 무덤을 조성해 놓아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건 분명 조상을 위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복락을 누리기 위한 이기적인 행위다.
산에 오른 사람들이 어지럽히고 훼손하여 복락을 누리기보다는 오히여 해악이 더 많을성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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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봄산에 가서 꽃이 되고 숲 되자는 것은
수없이 무너졌던 너에 대한 그리움이
아직도 마음의 나무처럼 자라고 있기 때문
이만치 떨어져서 바라보기만 하자고
한때는 짐짓 거리를 두기도 하였지만
간절한 바람 그마저 허물 수는 없었기 때문
이제 이러면 되겠느냐, 내가 다시 꽃으로
잎으로 싱그러운 푸름으로 펼쳐 서면은,
그래서 내 몸이 봄산과 하나 되면 되겠느냐................................박시교의 詩 <봄산에 가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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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대장, 드러눕다
후미그룹을 이끌던 베르니카 대장이 삿갓봉 아래에서 마침내 드러누워버렸다.
여러개의 바위 절벽을 오르내리고, 밧줄을 타고 내려오느라 지친 후미그룹의 발걸음이 자꾸만 느려졌다.
3년 만에 신산회 산행에 참가한 베로니카 자매님을 다시 만나려면 다시 3년은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 ㅋㅋㅋ
첫댓글 날씨가 풀어져서 그런지, 고리봉 산행은 오르락 내리락 힘이 겨웠고... 언제 저 아래 동네까지 내려갈까 발은 무겁고 하산길은 멀기만하고...
그래도, 감칠맛나는 김치찌게에 밥한그릇 담아, 하산주 막걸리를 거나하게 몇잔 훔치니, 오늘산행의 피곤함은 온데간데가 없더군요~~~
나른해지기 쉬운 봄날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복사꽃 피는 산골 풍경이 이쁘고 맘에 들어요. 하지만 고리봉을 또 가고싶지는 않습니다. ㅎ
가슴울리는 시한편과
아름다운 추억사진
힘들었지만 흐트러진 정신을 가다듬어 주지요 ㅎ
산행후 마시는 막걸리한잔이 행복의 근원이지요ㅎ
수고하셨고 가급적 바위많은 산은 피합시다.
제발 그랍시다용~~ㅎㅎ
대야산도 바위산으로 위험구간이 많은데 고려해 봅시다
@나마스테 대야산 그렇게 힘안들어요 ㅋㅋ
정말 힘든 산행이었습니다..
저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그래도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의 고은 자태가 그나마 마음의 위로가 되었고
아가페언니의 김치찌게에 피곤이 어디론가 달아나고~
맑은 남원의 막걸리에 그만 행복해져 버렸습니다.
고리봉의 진달래를 보니 김소월의 진달래꽃이생각나더군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사진과 적나라한 산행기
멋지십니다
울회장님 짱입니다~^^
몇번 가보았던 문덕봉 고리봉 항상
봄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가고싶었는데 집안행사가 있어 참석치 못했어요
5월 대야산 제가 책임지고 후미 봅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많이 신청해주세요.
힘드시면 제가 업고 가겠습니다요
집안행사 때문에 같이 하지는 못했지만 기가 막힌 산행기를 보니 간 듯 본 듯 하네요.
한 때는 맛갈스러운 나마스테님의 산행기가 출장 갔드랬어요.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