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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미제괘火水未濟卦(감하이상坎下離上)䷿의 초육初六의 효사爻辭와 상전象傳과 이에 대한 해설(왕필王弼, 공영달孔穎達, 정이천程伊川, 주희朱熹)
<효사爻辭>
初六 濡其尾 吝
(초육 유기미 린)
초육初六은 여우가 꼬리를 적시니, 부끄럽다.
[왕필王弼의 주注]
미제未濟의 처음(시초)에 처해서 가장 험한 아래에 거하여 건너갈 수 없는 자인데, 자기 應에게 가고자 하여 나아가면 몸을 빠뜨린다.
미제괘未濟卦의 시초는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시작되니,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머리를 적시었으나 오히려 돌이키지 아니하여 그 꼬리를 적심에 이르면 그칠 줄[기극紀極]을 알지 못하는 자이다.
그러나 음陰으로서 아래에 처해서 나아가기를 항극亢極하게 하여 그 뜻을 이루는 자가 아니니, 곤궁하면 능히 돌아온다. 그러므로 “흉하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일은 잘 헤아림에 달려 있는데 반드시 곤궁하여야 비로소 돌아오니, 완악頑惡함이 또한 심하다. 그러므로 “부끄럽다.”라고 한 것이다.
[注]
處未濟之初 最居險下 不可以濟者也 而欲之其應 進則溺身
(처미제지초하여 최거험하하여 불가이제자야어늘 이욕지기응하여 진즉익신이라)
미제未濟의 처음(시초)에 처해서 가장 험한 아래에 거하여 건너갈 수 없는 자인데, 자기 應에게 가고자 하여 나아가면 몸을 빠뜨린다.
未濟之始 始於旣濟之上六也 濡其首 猶不反 至於濡其尾 不知紀極者也
(미제지시는 시어기제지상육야니 유기수로되 유불반하여 지어유기미하면 부지기극자야라)
미제괘未濟卦의 시초는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시작되니,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머리를 적시었으나 오히려 돌이키지 아니하여 그 꼬리를 적심에 이르면 그칠 줄[기극紀極]을 알지 못하는 자이다.
然 以陰處下 非爲進亢 遂其志者也 困則能反 故 不曰凶
(연이나 이음처하하여 비위진항하여 수기지자야니 곤즉능반이라 고로 불왈흉이라)
그러나 음陰으로서 아래에 처해서 나아가기를 항극亢極하게 하여 그 뜻을 이루는 자가 아니니, 곤궁하면 능히 돌아온다. 그러므로 “흉하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事在已量 而必困乃反 頑亦甚矣 故 曰 吝也
(사재이량이어늘 이필곤내반하니 완역심의라 고로왈 린야라하니라)
일은 잘 헤아림에 달려 있는데 반드시 곤궁하여야 비로소 돌아오니, 완악頑惡함이 또한 심하다. 그러므로 “부끄럽다.”라고 한 것이다.
[공영달孔穎達의 소疏_왕필王弼의 주注에 대하여]
[부지기극不知紀極]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취렴聚斂하고 재물을 축적하여 그 기극紀極을 알지 못하는 것을 ‘도철饕餮’이라 한다.”라고 하였으니, 〈‘부지기극不知紀極’은〉 쉬고 그침이 없음을 말한 것이다.
[疏]
‘不知紀極’者 春秋傳曰“聚斂積實 不知紀極 謂之饕餮”(注4) 言无休已也.
(‘부지기극’자 춘추전왈 “취렴적실 부지기극 위지도철” 언무휴이야)
역주4 春秋傳曰……謂之饕餮(도철)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문공文公 18년조에, “음식을 탐하고 재물을 탐하여 침탈하려는 욕심이 많아서 만족할 줄을 몰라 취렴聚斂하고 재물을 축적하여 그 기극紀極을 알지 못해서 고아孤兒나 과부寡婦에게 나눠주지 않고 궁핍한 사람을 구휼하지도 않으니, 천하의 백성이 이를 삼흉三凶에 비교하여 ‘도철饕餮’이라고 한다.[貪于飮食 冒于貨賄 侵欲崇侈 不可盈厭 聚斂積實 不知紀極 不分孤寡 不恤窮匱 天下之民以比三凶 謂之饕餮]”라고 보인다.
[공영달孔穎達의 소疏]
초육初六이 미제未濟의 처음에 처해서 가장 험한 아래에 거하여 위로 응應에게 가고자 해서 나아가면 몸을 빠뜨리니, 이는 작은 여우가 냇물을 건널 적에 그 꼬리를 적시는 것과 같다.
미제괘未濟卦의 시초는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시작되니,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 다만 “머리를 적신다.”라고 말한 것은 처음 환난患難으로 들어가서 아직 그 몸을 빠뜨리지 않음을 말한 것이요, 여기에서 “꼬리를 적신다.”라고 말한 것은 나아감에 그칠 줄을 알지 못하여 이미 그 몸을 빠뜨린 것이다.
그러나 음陰으로서 아래에 처해서 나아가기를 항극亢極하게 하여 그 뜻을 이루는 자가 아니니, 곤궁하면 능히 돌아온다. 그러므로 “흉하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일의 기미와 싹을 미리 밝게 알지 못하여 곤궁한 뒤에 돌아오니, 완악頑惡함이 또한 심하다. 그러므로 “부끄럽다.”라고 한 것이다.
[疏]
初六處未濟之初 最居險下 而欲上之其應 進則溺身 如小狐之渡川 濡其尾也.
(초육처미제지초 최거험하 이욕상지기응 진즉익신 여소호지도천 유기미야)
초육初六이 미제未濟의 처음에 처해서 가장 험한 아래에 거하여 위로 응應에게 가고자 해서 나아가면 몸을 빠뜨리니, 이는 작은 여우가 냇물을 건널 적에 그 꼬리를 적시는 것과 같다.
未濟之始 始於旣濟之上六也 旣濟上六 但云“濡其首” 言始入於難 未沒其身 此言“濡其尾”者 進不知極 已沒其身也.
(미제지시 시어기제지상육야 기제상육 단운 “유기수” 언시입어난 미몰기신 차언 “유기미”자 진부지극 이몰기신야)
미제괘未濟卦의 시초는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시작되니,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 다만 “머리를 적신다.”라고 말한 것은 처음 환난患難으로 들어가서 아직 그 몸을 빠뜨리지 않음을 말한 것이요, 여기에서 “꼬리를 적신다.”라고 말한 것은 나아감에 그칠 줄을 알지 못하여 이미 그 몸을 빠뜨린 것이다.
然以陰處下 非爲進亢 遂其志者也 困則能反 故不曰“凶.”
(연이음처하 비위진항 수기지자야 곤즉능반 고불왈 “흉”)
그러나 음陰으로서 아래에 처해서 나아가기를 항극亢極하게 하여 그 뜻을 이루는 자가 아니니, 곤궁하면 능히 돌아온다. 그러므로 “흉하다.”라고 말하지 않은 것이다.
不能豫昭事之幾萌 困而後反 頑亦甚矣 故曰“吝”也.
(불능예소사지기맹 곤이후반 완역심의 고왈 “린”야)
일의 기미와 싹을 미리 밝게 알지 못하여 곤궁한 뒤에 돌아오니, 완악頑惡함이 또한 심하다. 그러므로 “부끄럽다.”라고 한 것이다.
[정이천程伊川의 역전易傳]
육六은 음유陰柔로서 아래에 있고 험함에 처하여 사四와 응應하니, 험함에 처하면 거처를 편안히 여기지 못하고, 응應이 있으면 뜻이 위로 가려 한다.
그러나 자신이 이미 음유陰柔이고 사四가 중정中正의 재질이 아니니, 구원하여 구제하지 못한다.
짐승이 물을 건너갈 적에는 반드시 꼬리를 드는데 꼬리가 젖으면 건너가지 못하니, 꼬리를 적셨다는 것은 건너가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재주와 힘을 헤아리지 않고 나아가서 끝내 건너가지[이루지] 못하면 부끄러울 만한 것이다.
【傳】
六以陰柔在下 處險而應四 處險則不安其居 有應則志行於上
(육이음유재하하고 처험이응사하니 처험즉불안기거요 유응즉지행어상이라)
육六은 음유陰柔로서 아래에 있고 험함에 처하여 사四와 응應하니, 험함에 처하면 거처를 편안히 여기지 못하고, 응應이 있으면 뜻이 위로 가려 한다.
然己旣陰柔 而四非中正之才 不能援之以濟也
(연기기음유요 이사비중정지재니 불능원지이제야라)
그러나 자신이 이미 음유陰柔이고 사四가 중정中正의 재질이 아니니, 구원하여 구제하지 못한다.
獸之濟水 必揭其尾 尾濡則不能濟 濡其尾 言不能濟也
(수지제수에 필게기미하나니 미유즉불능제니 유기미는 언불능제야라)
짐승이 물을 건너갈 적에는 반드시 꼬리를 드는데 꼬리가 젖으면 건너가지 못하니, 꼬리를 적셨다는 것은 건너가지 못함을 말한 것이다.
不度其才力而進 終不能濟 可羞吝也
(불탁기제역이진하여 종불능제면 가수린야라)
재주와 힘을 헤아리지 않고 나아가서 끝내 건너가지[이루지] 못하면 부끄러울 만한 것이다.
[주희朱熹의 주역본의周易本義]
음陰으로서 아래에 거하였으니, 미제未濟의 초기를 당하여 스스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 상象과 점占이 이와 같은 것이다.
【本義】
以陰居下 當未濟之初 未能自進 故其象占如此
(이음거하하니 당미제지초하여 미능자진이라 고기상점여차하니라)
<상전象傳>
象曰 濡其尾 亦不知極也
(상왈 유기미는 역부지극야라)
〈상전象傳〉에 말하였다. “‘여우가 꼬리를 적심’은 또한 극極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공영달孔穎達의 소疏]
[역부지극亦不知極] 미제괘未濟卦의 처음은 기제괘旣濟卦의 상육上六에서 시작되니, 머리를 적시는데도 알지 못하고 마침내 그 꼬리를 적셨다. 그러므로 “극極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疏]
‘亦不知極’者 未濟之初 始於旣濟之上六 濡首而不知 遂濡其尾 故曰“不知極也.”(注5)
(‘역부지극’자 미제지초 시어기제지상육 유수이부지 수유기미 고왈 “부지극야”)
역주5 亦不知極者……故曰不知極也 : 정이천程伊川은 ‘부지극不知極’을 ‘부지不知가 지극함’으로 보아, “자신의 재주와 힘을 헤아리지 않고 나아가서 꼬리를 적심에 이름은 이는 알지 못함이 지극한 것이다.[不度其才力而進 至於濡尾 是不知之極也]”라고 하였다. 반면 주자朱子는 “극자極字는 미상未詳이다. 상하上下의 운韻을 상고해도 맞지 않으니, 혹 경자敬字일 듯하니, 이제 우선 빼놓는다.[極字未詳 考上下韻 亦不叶 或恐是敬字 今且闕之]”라고 하였다.
[정이천程伊川의 역전易傳]
자신의 재주와 힘을 헤아리지 않고 나아가서 꼬리를 적심에 이름은 이는 알지 못함이 지극한 것이다.
【傳】
不度其才力而進 至於濡尾 是不知之極也
(불탁기재역이진하여 지어유미는 시부지지극야라)
☞ 유기미역부지극야濡其尾亦不知極也: 주자朱子는 “혹자는 ‘극極은 마땅히 증拯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하였는 바, 사계沙溪는 “이것이 옳다.” 하였다. 《경서변의經書辨疑》 만일 증拯이 옳다면 ‘꼬리를 적심은 또한 구원할 줄을 모르는 것이다’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주희朱熹의 주역본의周易本義]
극자極字는 미상未詳이다. 상하上下의 운韻을 상고해도 맞지 않으니, 혹 경자敬字일 듯하니, 이제 우선 빼놓는다.
【本義】
極字 未詳 考上下韻 亦不叶 或恐是敬字 今且闕之
(극자 미상 고상하운 역불협 혹공시경자 금차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