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불 좀 꺼주세요》 《피고지고 피고지고》 등 숱한 화제작을 낳았던 극작가 이만희와 연출가 강영걸이 다시 뭉친다.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전무송)이 21~29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리는 연극 《해가 져서 어둔 날에 옷 갈아입고 어디 가오》에서다. 출연진이 30명이 넘는 덩치 큰 작품이다.
《해가 져서…》는 일제강점기 목포의 섬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갑자기 들이닥친 일본 고등계 형사가 독립군 군자금을 숨겼다며 조상의 묘를 마구 파헤치고, 몸이 불편해도 마음씨는 착한 광수가 원혼을 달래는 당제(堂祭)의 제주(祭主)로 결정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 《신기전》 《약속》의 시나리오 작가로도 이름난 이만희는 "인간 그 자체에 집중하며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와 콤비인 강영걸 연출은 "음악적 율동감이 있는 희곡이라 여러 장면이 종합됐을 때 힘이 좋다"며 "외적인 데 치중하는 최근 대학로 연극과는 달리 깊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최기봉이 무대디자인을 맡았고 이찬우 이승철 김미옥 김종칠 등이 출연한다.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