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은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과 경북 문경의 '문경새재길'을 찾았다.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길이 10리(4km)의 옛길로서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한 산책로이며, 옛길 구간 대부분을 데크로 만드는 친환경공법으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여 살아있는 자연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막이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각 지자체에서 만든 둘레길의 백미로 꼽을 수 있는 성공한 곳이다.
'문경새재길'의 '새재' 또는 '조령'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사이를 잇는 해발 642m의 고개로, 소백산맥의 조령산(1,017m)을 돌아 간다. 새재는 조령을 순우리말로 읽은 것으로, '나는 새도 넘어가기 힘든 고개'라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전통적으로 충청도와 경상도의 도계였으며, 오늘날에도 충청북도과 경상북도의 도계 중 하나를 이룬다. 경북에서는 조령 일대를 '문경새재 도립공원'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기에 일반적으로 '문경새재'라고 불린다. 옛날 경상도 선비들이 한양(서울)에 과거를 보러 가던 시절, 죽령으로 가면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으로 가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데 반해, 문경새재를 넘으면 말 그대로 경사를 전해 듣고(聞慶) 새처럼 비상하리라는 꿈을 안고 문경새재를 이용했다고 한다. 지금도 문경새재 옛길이 남아 있다.
이번 여행코스는 1일 차에 충북 괴산에 있는 '문광저수지'와 '산막이옛길'을 걷고, 2일 차는 경북 문경에 있는 '문경새재길'을 걷기로 했다.
괴산 문광저수지(1일 차)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에 있는 문광저수지는 1978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하여 조성되었는데, 원래는 '양곡저수지'라는 이름이었으나, 가을에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면서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로 더 유명해진 곳이다. 1979년 양곡리 주민이었던 고 김환인 씨가 기증한 300여 그루의 은행나무를 마을 주민이 합심하여 심고 가꾸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고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국적인 사진찍기 명소로 소문나면서 매년 가을이면 관람객과 사진 동호인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문광저수지 둑에 있는 I LOVE GOESAN 그네
11.11일 방문해보니 휑한 모습의 은행나무만 남아 있다. 10월 20일에서 31일까지의 10월 하순이 은행나무 단풍 절정기이므로 제대로된 단풍여행을 즐기시려면 일정을 참고하시라. 그래도 노란 은행나무 단풍을 가슴으로 즐긴다.
문광저수지 전경
괴산 산막이옛길
지난 1957년 초 순수 우리 기술로 최초 준공한 '괴산댐'과 댐 주변은 췌손되지 않은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더욱 값진 곳이며, 친환경 공법으로 괴산댐을 끼고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괴산댐 호수와 어우러지며 한국의 자연미를 흐트러짐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 반하게 된다. 또한, 이곳 산막이옛길의 장점은 ①괴산호를 이용한 유람선(선상유람길), ②호수를 낀 트레킹(산막이옛길), ③트레킹코스 우측의 등산길 등 3개의 코스 중 방문자의 신체조건에 따라 1개 또는 2개 코스를 선택하여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괴산에 있는 숲 속 자연의 보고 '산막이옛길' 입구 간판 조형물
소나무림과 나무계단
'소나무'는 우리나라 산림의 대표적인 침엽수이자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수종이다. 산막이옛길에 출현하는 나무의 높이는 15m 내외, 수령은 25~40년까지 다양하다.
마흔고개
데크 구간 중 가장 높은 50여 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구간인데, 데크를 걸어 올라가면서 마흔번째 계단에서 주변 경관을 보면 아래쪽은 호수, 위쪽은 바위 절경이 운치를 더해 주는 곳이다.
자연과 함께 평안함을 느끼며, 괴산호를 조망할 수 있는 '망세루'라는 전망대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저 멀리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다.
연화담
예전에 벼를 재배하던 논으로 오로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에 의존하여 모를 심었던 이곳에 새로이 연못을 만들고 연꽃을 피게 한다.
호랑이굴
겨울이면 눈 속에 짐승 발자국이 남겨져 있던 이곳은 호랑이가 드나들던 굴로, 과거 시골 청년들의 사냥터가 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꾀꼬리전망대
산막이옛길을 걸어가다 깎아지른 40m 절벽 위에 세워진 망루로 봄의 전령사인 꾀꼬리가 버들잎이 새로 피어날 때 그 위를 나는 모습처럼 청산 속 공중에 떠 있는 기분을 만끽하고, 연인끼리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괴산호를 바라보며 사랑을 확인하는 곳이다.
산막이나루(선착장)에 접안하는 여객선 모습
여기까지 왔는데 적당히 걸었기에 입구 쪽(주차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면 오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면 된다. 걷는게 살짝 힘에 겨우면 저 곳에서 입구 주차장쪽 선착장까지 유람선을 타고 내려가면 된다. 승선료는 5천원이다. 여력이 있으면 괴산호의 상류쪽 1.5km 지점에 있는 연하협구름다리까지 걸으면서 자연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드린다.
산막이나루(선착장)를 지나 상류지역에 있는 연하협구름다리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삼신바위
'삼신바위' 앞에서 동행한 친구들과 함께(7쌍 14명) 기념사진을 남긴다. 괴산댐 건설 전에는 경치가 빼어나고 강물이 빠르게 흘러 '살여울'이라고 부르던 곳인데, 삼신(해, 달, 별의 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하고 삼신바위가 되었다고 한다. 옛날부터 이 바위에 아기를 점지하여 달라고 치성을 올리던 곳이다.
연하협구름다리
산막이옛길에서 유일하게 달천을 건너는 다리로 '충청도양반길'과 속리산 국립공원인 '갈은구곡'으로 이어진다. 연하협구름다리를 건너면서 달천의 풍광을 즐기는 것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달천을 만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4km를 걷은 다음 산막이선착장에서 되돌아 내려가는데, 약 1.5km 상류에 있는연하협구름다리까지 둘러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연하협구름다리에서 입구 주차장쪽으로 운항하는 유람선을 타도 된다.
괴산호 유람선 이용안내
연하협구름다리에서 입구 주차장쪽 선착장(차돌바위)까지 모터보터는 수시 운항(1만원)을 하고, 유람선은 계획된 시간에 운항(7천원)을 한다. 신분증 확인없이 승선이 가능하다.
앞에 보이는 산막이나루(선착장)를 경유하지 않고, 곧장 입구 주차장쪽 선착장으로 내려간다.
유람선을 타고 내려오는 중에도 모터보터는 수시로 다니고 있었다.
올라가면서 이용했던 '트레킹코스'와 단체 기념사진을 남겼던 '삼신바위'가 보인다.
괴산댐(수문)이 보이고, 입구선착장 반대쪽 호숫가에 설치되고 있는 테크길 공사가 한창이다. 내년 봄에는 또 다른 신생코스를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새로운 기대감이 생긴다.
내려오는코스에서 즐긴 선상 유람을 마치고 입구쪽 '차돌바위 선착장'에 접안을 앞두고 있다.
조령산자연휴양림
조령산 자연휴양림
내일있을 문경새재길을 걷기 위해 조령산자연휴양림에 여장을 풀었다. 아름드리 소나무림 속에 통나무로 만든 가족단위 '숲속의 집'과 '복합휴양관' 등이 있다. 문경새재 제3관문 약 1.5km 인근에 위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