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우리집에는 큰형이 나보다 12살 많았는데 그렇게 애를 먹였댄다
고등학교 세군데 다 퇴학먹고
외가집이 있던 울릉도로 가서 겨우 졸업장을 땃다
내가 아마 6~7살 때로 추정되는데
가출을 해서 안들어오니까
울엄마가 수소문하니
영도 x여상다니는 몬땐 가쓰나랑
삼랑진으로 도망갔다고 하더란다
엄마가 나를 데리고 기차타고
큰아들 찾으러 갔는데
멀미는 나고 배는 고픈데 너무 시골이니까
그랬나? 식당에도 안가고
물어물어서 어떤 촌집을 가니까
두년늠이 벌써 딴데로 가고없었다
그집에서 보리밥과 짤박한 열무김치 같은걸 줬는데
우째 그래 맛있던지
어제 밀양 삼랑진에 드라이브겸 떡사러 갔더니
저번과는 다른길로 안내를 하더라
촌스런 한구역을 지나 오는데 느낌이 딱 읍내분위기가 나더라
와이프보고 여기가 옛날 읍내인가보다 그쟈? 분위가 딱나네 하고 우회전 하노라니
정면에 삼랑진역이 보인다
아~~ 그옛날 엄마랑 같이 기차타고 내린곳이
여기란말인가 싶으니까 울컥해지더라
역은 촌역치고는 새단장해서 깔끔하더라
그때 울 엄마는 연세가 38~39살로 추정된다
지금 내딸이 36살인데...
어렴풋이 기차 보리밥 열무김치가 기억났었는데
후일 울엄마가 그러시더라 그래서 삼랑진을 니 데꼬 갔었노라고
오늘 고딩동창늠 엄니가 돌아가셨다
이젠 몇 분 남지도 않으셨다 다음은 우리 차례겠지
문상가봐야 하는데 나는 코로나가 무섭다
(묵은지입니다)
언젠가부터 술이 싫어졌어요
제가 카페에서 만난 사립여자중학교 교감쌤 출신이 한분 계시는데요 명퇴하고 사업을 했는데 무지 잘됐어요
안그래도 서울 부자인데 부자장인께서 유산도 듬뿍 남겨주셨어요 뭐 하나 부러울거 없는 멋쟁이 이신데 덜커덕 암이 찾아왔어요
사업 다접고 수술하고 항암하고 건강한데 재발이 잘되는 암이라서 정기검진갈때마다 떨고있어요
참 좋은분인데 매우 비극이죠
이분이 술을 일체 못마시는데 어쩌다보니 이술을 알게되어 흔들릴때마다 한잔씩 한다고 제게 한박스를 보내주셨어요 좋더군요
그래서 다마시고 저도 인터넷으로 24캔샀어요
시원하게 해서 가끔 한잔씩합니다
칭따오 논알콜 맥주입니다
도수는 0.5%입니다^^
첫댓글 저도 술은 별 론데
저 술은 한 번 마셔보고 싶네요~~^^
맥주맛과 흡사하면서 제입에는 아주 맛있어요
오늘저녁에도 돼지목살 구워서 반캔
반캔은 할매가^^
삼랑진의 기억.
무척 재미있습니다.
비몽사몽님 어머님께는 죄송하지만......
글도 너무나 맛깔스럽고요.
이제 따님의 나이가
어린 비몽사몽님 손잡고 도망간 형 찾아가셨던
젊은 어머니의 나이와 비슷해지네요.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삼랑진은 제게 너무 아픈 기억이 많은 곳입니다.
살다보면 언젠가는 풀어 놓겠지요.
애들 아빠 세상 떠나고, 밀양이 싫어서
도망 간 곳이 삼랑진.
낙동강변에 지어진 새 아파트.
어린 두 아들 손 잡고,
낙동강으로 나가 서성이다가
긴 그림자 밟으며 돌아오던
내 나이, 서른 일고여덟살.
딱 어린 비몽사몽님 손 잡으시고,
가출한 큰아들 찾아 가신 어머님의 나이와 같을 때였습니다.
하여
큰병으로 고생하고,
가슴 졸이는 사립학교 교감쌤 이야기보다...... 더
제게는 가슴에 박혀 옵니다.
삼랑진 낙동강변 새아파트와 세모자
참으로 슬픈 풍경화가 그려집니다
내딸과 비슷한 나이 또래여서 더 가슴이 아프네요 그럼에도 참 잘살아오셨어요 많이 행복해야 할 이유 충분합니다 달달한 밤되세요^^
무알콜인대
도수?
이해가 안되네요..ㅎ
그러게요 저도 논알콜이라 표기해놓고
0.5%라니 놀랬어요
시원하게 마시니까 맛있었어요
이제 술은 마이무따 아이가? 입니다^^
저는 엄마와 함께 잠을 청하던 서울역 근처 어느 허름한 여관방의 기억이 있어요.
아버지랑 싸우시고 어린 제 손을 잡고 집 나오셨던 울 엄마..
초저녁에 집 나와서 서울역 근처 여관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광주행 기차를 탔지요.
그날 밤, 여관 천장에 매달려있던 알전구와
자리끼가 담겨있던 양은 주전자의 이미지가 어찌 그리 오래도록 여태 생생한지..
세월이 물같이 흘러
삼랑진역의 그 모자도, 서울역의 그 모녀도.. ^^
글 읽고 가슴이 뭉클합니더..
예전에 가족이야기를 저는 다못읽었어요
너무 마음이 아파서요
언제나 밝으시니 상상도 못했어요
더많이 행복하시길요^^
엄마가 40세도 안되셨으면
참 어리신 나이셨을텐데요
그시대의 어머니들은 생각이 많고
깊으셨어요.
나도어제 급 맥주가 땡겨서
먹을려니 냉장고에 한켄도 없는거얘요
베란다에는 맥주가 2 박스가
있는데 그냥 얼음 둥띠어서 먹었어요
삼박자커피하고 맥주 한잔중 어느게 더 몸에 해로울까요?? 하나는 설탕 하나는 알콜
나는 우리 엄마 생각하면 너무 못해드린 죄의식에 눈물나고 손끝이 찌리리 아파요
어쩌겠어요 엄마는 가고 안계시고 불러봐도 대답없고 우리 엄마 유언이 재밌게 살아라인데 그 유언도 못지키고 살고 있어요
축구 시작하네요 안정환이 해설 선택했어요
@비몽사몽 난 sbs 최용수 해설 보고있는데요
안정환 은 어디방송이죠?
@여름에 안정환이는 MBC예요
걔 방송보니까 이겨서 ㅋㅋ 봅니다
말도 잘해요 최용수는 말은 못하는데 쫌 엉뚱해서 접때 많이 웃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막내여서 어느 형제들 보다
울엄마의 일생을 잘알아요
그래도 다행인건 우리 엄마는 굉장히
성격이 낙천적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