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많이 덥기도 하지만 감염병이 돌아 슬기반 친구들이 아팠네요.
건강하게 다시 돌아와 아파서 나오지 못해 생일축하를 하지 못했던 윤아의 생일을 축하해줍니다.
텃밭으로 가서 이것 저것 살펴봅니다.
"어! 여기 참외 있다. 그런데 아직은 초록 색이야. 노랗게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하네."
"윤아 생일인데 참외 먹으면 좋겠다. 얼른 익어라~"
"윤아야 손 줘봐. 고구마 줄기 팔찌 만들어 줄께."
고구마 줄기로 목걸이, 왕관, 팔찌 놀이했던게 생각났는지 얼른 만들어 주지요.
"나도 만들어줄래."
"생일 축하해. 윤아야. 보고 싶었어."
"선생님 저기 위에 잎이 넓어요."
나무 위로 호박의 커다란 잎이 타고 올라갔네요.
원래는 바닥에서 자라는 호박인데 나무 위로 올라갔다고 설명하니
"호박도 시우처럼 나무 오르기 잘하네. 멋지다."
윤아는 친구들의 고구마 줄기 팔찌가 마음에 든대요^^
"선생님 저기 큰 오이가 달렸어요."
"어? 오이처럼 보였구나. 저거 수세미야~."
수세미를 설명해주니 그 옆에 여주도 발견하고
"저 노란 수세미는 조금 다른 데요?"
작물들에 색과 모양, 크기를 비교하는 아이들이예요.
그러면서 수세미는 2개 여주는 1개 다 합치면 3개.
그러면서 수놀이가 이어집니다. 이제는 손가락으로 세지 않아도 머릿 속으로 생각해서 답하기도 해요.
뜨개 왕관을 쓰고 기분이 좋은 윤아는 같은 날 생일이었던 건영이에게 고구마 줄기 왕관을 만들어 씌워줍니다.
"우리 같이 생일 했었는데. 건영이도 같이 왕관쓰자~"
우리 윤아의 마음이 참 예쁘지요^^
"봉숭아다. 이거 손톱 물들이는 건데. 윤아야 너 봉숭아 좋아해? 우리 작년에 했었는데 또 하고 싶다."
"응. 좋아해."
"우리 같이 봉숭아 물들이자."
저에게 달려와서 담을 통이 있는지 물어요.
아이들은 꽃잎과 잎을 정성껏 모아 이따 교실에서 물들이기를 하기로 해요.
볼에 꽃잎 붙혀주고 인형처럼 예쁘다며 좋아해요.
놀러가는 길에 새소리가 나서 보니 나무 위에 앉아 있네요.
어찌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지 아이들은 새가 윤아 생일 축하해주는거래요.
그래서 서서 축복노래를 새와 함께 불러줍니다. ㅎㅎㅎ
전에 유나가 새똥을 맞은 적이 있어서 아이들은 후다닥~~ 뛰어갑니다.
가는 길에 강아지 풀을 발견하고 놀이를 해요.
"강아지야~ 이리온~~." 주먹속에 강아지 풀을 숨기고 조금씩 강아지 처럼 나오지요.
"오~~ 진짜 나오네"
강아지 풀로 윤아 머리를 예쁘게 꾸며주고~
아이들은 매미 껍질을 발견하고 흥분했어요.
"여기 있다~~~~"
윤아가 매미껍질 갖고 싶다고 하니 아이들은 돌멩이연못 가는 곳에 매미껍질이 많다면서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찾더니 발견해서 기뻐해요.
건영이가 전에 매미를 잡은 적이 있었는데 오늘 매미 껍질도 아주 잘 찾아요.
"건영이는 잡기 선수~"
"내가 매미껍질 많이 찾아줄께."
친구들이 찾은 매미 껍질은 하나씩 하나씩 모아집니다.
윤아는 친구들의 마음에 "고마워."해요.
하빈이가 찾은 풀로 제가 요술봉 처럼 묶어주니 윤아에게 선물해요.
"이거 요술봉이야. 자. 이렇게 해봐."
하빈이는 윤아에게 요술 주문 외우는 것을 전수하고 윤아와 요술봉 놀이하네요.
다른 친구들은 매미껍질 찾기에 한창이네요.
높이 있는것은 나뭇가지를 이용하기도 하고 신이 났어요.
"건영아 진짜 많이 모았다. 윤아에게 줄꺼야?"
"네. 그런데 더 모을 꺼예요. 전에 친구들이 제 생일 축하 해줬잖아요."
친구들에게 받은 마음을 이렇게 열심히 표현하는 건영이예요.
땀을 정말 많이 흘려 힘들어 보이는데도 열심히 입니다.
건영이의 마음이 정말 고맙네요.
매미껍질을 많이 모아 수세기도 하고 껍질마다 크기가 다른 것을 발견하기도 해요.
"선생님 매미는 다리가 6개예요. 여기가 눈인가봐. 이건 작은데?"
아이들은 교실에 가서 곤충도감을 찾아보기로 하네요.
어린이집에 도착하니 마루에 누워
"아~ 시원하다. 집이 최고야."
밥을 먹고는 봉숭아 물 들이기 하자고 재촉합니다.
"찧으니까 이렇게 되었어요. 색이 진해지네."
"이렇게 초록인데 어떻게 붉은 색으로 물이 들지??
"아~ 선생님이 준 마법 돌 가루가 바뀌게 해주는거야."
백반이 마법가루 역할을 하게 되었네요 ㅎㅎㅎㅎ
"윤아야 손가락 몇개 물들일꺼야?"
윤아도 찧고 싶다고 해서 콩콩콩 찧어 준비합니다.
신중하게 손가락을 골라 봉숭아를 올려 꽁꽁 묶고는
"이거 오래 오래 갔으면 좋겠다. 내 생일에 들인거니까."
"작년에는 눈이 오기 전에 없어졌는데 이번에는 눈오는 겨울까지 있으면 좋겠어."
생일이 같은 윤아와 건영이의 생일 축하 초를 불어주려 준비해요.
"건영이도 이쪽으로 앉아. 왕관도 쓰자."
땀이 많은 건영이는 왕관은 더워 싫다하네요.
하민이는 사랑하는 친구의 생일에 축하하는 마음을 더해주려 그림을 그려 상을 꾸며주네요.
우리 하민이 다정해요^^
장난꾸러기 건영이도 친구들이 불러주는 축복노래에 집중해서 들어요.
소원을 빌고~ 초를 불어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요?
음~ 그건 비밀이래요. 말하면 안 이루어진다나???
점차 비밀이 늘어가는 형님들입니다.
윤아 생일날에 모두 함께 봉숭아 물들여서 그 날을 추억하기로 합니다.
새참 먹기 전까지 한 두시간 남짓인데 이렇게 곱게 물이 들었네요.
봉숭아 물을 보면서 윤아 생일을 기억할 듯 해요^^
우리 윤아야. 3살부터 창3동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선생님은 윤아의 아가 모습이 기억난단다.
어느새 이리 곱고 멋진 형님이 되어 얼마나 대견스럽고 고마운지 몰라.
호비 인형을 안고 울던 모습에서 이제는 큰소리로 노래부르고 놀이를 친구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지.
너의 그런 모습으로 친구들이 너를 좋아하나봐.
이 마음과 어여쁜 미소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즐겁게 지내면 좋겠어.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으로도 우리 즐거운 추억 많이 쌓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