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유권자들의 개인적 정치성향은 중도 진보에 가까운 반면 집단적인 정치성향은 보수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리서치 전문회사 마케팅인사이트(www.mktinsight.co.kr)는 17일 만19세 이상 전국민 5만3241명을 대상으로 2005년 11월 22일부터 12월 6일까지 온라인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마케팅인사이트는 “일반 국민은 보수적이지만 자신은 중도-진보 성향에 가깝다고 보는 경향이 있으며, 앞으로 진보성향의 정당이 집권하기를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이들의 사회현안에 대한 실제 태도는 보수적이어서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차기 정권의 성격은 온건개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케팅인사이트에 따르면 10점 척도를 제시하고 개인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1~4점), 중도(5~6점), 진보(7~10점) 중 어디에 가까운지를 물어본 결과 본인 스스로를 진보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37.7%로, 중도성향(34.3%)이나 보수성향(27.9%)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성향(56.5%)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진보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2.8%에 불과했다. 이를 점수(´매우 보수´ 1점 - ´매우 진보´ 10점)로 보면 응답자 자신은 5.2점, 일반 국민은 4.1점으로, ´나´와 ´일반 국민´은 이념적으로 큰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 정당을 개인의 성향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평가하게 한 결과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을 가장 진보적, 한나라당을 가장 보수적으로 보았다. 이를 10점(´매우 보수´ 1점, ´매우 진보´ 10점) 기준으로 보수성향에 가까운 순으로 배열하면 한나라당(3.2점) - 민주당(4.2점) - 국민중심당(가칭, 4.3점) - 열린우리당(6.0점) - 민주노동당(6.5점)의 순인 셈이다.
주요 정당의 위치를 이념 스펙트럼상에서 볼 때 한나라당이 ´보수´의 극단에 있고 열린당과 민노당은 그 반대편에 서 있어 이들 정당 사이에 이념적으로 큰 간극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정당지지율을 고려할 때 유권자의 마음 속에는 보수정당(한나라당, 34%)과 중도진보정당(열린당+민노당, 29.7%)이 양대 세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한 때 같은 뿌리를 두고 있던 민주당과 열린당의 성향에 대한 평가가 확연하게 구분되고 있다. 창당 준비중인 국민중심당(가칭)은 민주당과 비슷한 중도보수 성향이라고 평가됐다.
한편, 차기 집권정당이 어떤 성향의 정당이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대해 국민들의 과반수(52.8%)가 진보성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응답했다. 10점 기준으로는 5.8점으로, 열린당(6점)이 가장 근접해 있다.
정당지지율은 한나라당 34%, 열린당 18.8%, 민노당 10.9%로 나타나, 유권자의 지지와 정당의 이념적 정체성 간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문제에 있어서도 북한의 인권 문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73%)을 주문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지원 때문에 개인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70%)인 인식이 높았다.
제도 유지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사형제도(67.2%)와 국가보안법(62.7%)에 대해서는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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