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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스스로 밝아질리가 없다.
통상 하늘이라 불리는 그것은 태양이라는 스스로 빛나는 행성에 의해서 비춰진 하나의 상일뿐.
그렇게 본다면 마치 태양과 같이, 거대한 어떤것에 의해 어쩔수없이 홀로 전장에 나와 서 있는 저 한명의 사람의 처지역시 마찬가지다.
검정색 비단을 소재로한 특이한 문양이 그려진 개량교복을 입고있는 한 여인이 보인다.
비단으로 머리칼 한쪽을 질끈 묶어내렸음에도 허리까리 내려오는 흑발, 까올린 앞머리로 티없는 이마가 훤히 보인다.
적당히 짙고 기다란, 눈썹과 담담하면서도 깊은 검정색 눈동자. 적당히 오똑한 콧등에 입술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연홍색이다.
새하얀 목아래 쇄골의 뼈가 유난히 튼튼해 보이고 그 아래 약간 봉긋할랑말랑한 부위와 또렷한 이목구비덕분인지 언뜻 미소년으로 보이기도 하는 그녀는 허리춤에 검은색 유광 베이스에 벚꽃무늬가 그려진 검을 차고서 황토색 대지위에 서있다.
물론 그녀는 절대로 원해서 이런 황무지에 나온것이 아니다.
입술을 열자 당연하다는듯이 투덜거림이 세어나온다.
"하아.. 젠장..'간부'가 되는 테스트가 홀로 대군하나를 처치하는거라니..말도안되게 귀찮게되었군."
그녀의 풀네임은 히메지아 T 라스페리아 유리아.
라스란 강인함, 강함을 듯하며 페리아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단어로 강인한 아름다움이라는 중성적인 의미를 지닌 아버지가 붙여준 애칭이다. (애칭을 아예 이름으로 등록해버린것은 아버지의 영향탓. 물론 히메지아국 한정이고 타국에서는 히메지아 T 유리아가 정식호적명이다.)
예로부터 긴이름을 가진 자들은 대부분 왕족인 경우가 많은데, 유리아 역시 왕족이다.
하지만 태어날때부터 왕족이었던것은 아니다.
초능력이 세상에서 탄생한지 3년후.
세계전쟁이 발발하면서 단 12일 만에 여러국가들의 이름이 바뀌거나 전쟁에서 승리한 세력에 의해 수많은 국가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인 무술의 왕국이라불리는 히메지아왕국의 히메지아 T 츠츠로기 제왕의 둘째 딸이다.
덧붙여 황제의 가족으로는 부인 T 리엘과 첫째아들인 테라리스. 둘째딸인 유리아. 셋째아들인 레이가 있는데, 유리아는 여자이면서도 가족중 검술실력이 가장뛰어났고 매우 특이한 능력인 섬화(閃火)계열의 초능력자다.
클래스는 C8이며 개방시 C9, 각성시 C10까지 올라가며 존재하지않는다고 알려진 10클래스의 산증인중 한명이다.
<알려지지않은 클래스라고 한들 풍문처럼 홀몸으로 지구를 지배할정도의 힘은 아니며 C8일때보다 확연히 격이 높으면 C9, 그보다 확연히 격이높다면 C10인 것인데, 단순히 C10의 초능력이 세간에 한번도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들이 모를뿐이다.>
영토면적 30만 제곱킬로미터의 한국의 3배, 이탈리아 정도 크기를 지닌 히메지아 황국은 사계절이 뚜렷하며 풍부한 토지자원이 많이 매장되어있고 전쟁으로 인해 변형된 지형으로 인해 높다란 산이 많은게 특징인 안정화된지 얼마안된 나라로 전쟁의 승리로인한 전유물들이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는 세계 톱 5의 부자나라다.
세계전쟁에서 큰 활약을 하여 제왕이된 아버지의 사랑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는 그녀가 이런 불모지에 칼한자루 차고서 나와있는이유는 오로지 '하프헤븐'의 간부가되기위한 시험때문이다.
츠츠로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프헤븐이라는 초능력 깡패들의 집단에 들어간 그녀는 입단한지 단 한달만에 간부바로 아래직속까지 꿰차버리고서 간부가되기위한 시험대에 서게 되었다.
시험의 내용은 '하프헤븐'과의 적대관계에 있는 단체하나의 섬멸.
그녀의 눈앞에는 총,초능력미사일,레이져건,레일건,박격포,집체만한 탱크...같은 병기는 없다.
먼저 그런것들은 UN에 의해 매우매우 철저히 감시관리되고 있기때문이고 비싸다.
또한 '하프헤븐'의 간부 시험을 치르기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핵과 시조가 개발해낸 물질을 제외한 모든 무기를 무력화하는 힘을 지닌자라는것은 전세계인 누구나 아는 사실.
그렇기에 '하프헤븐'의 적대세력인 '스콜피언'은 그녀에 대응하기위해 정예로 구성된 능력자 군단을 내보냈다.
세계가 규제할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스콜피언과 하프헤븐의 군사력이 지금의 전쟁을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시키는데에 일조했다.
몽골에 있는 거대한 평야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무정부주의 능력자집단 스콜피언.
1천 5백명의 기계옷을 입은 초능력 병사들이 유리아공주와 고작 100미터거리에서 대치중이다.
유리아는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살상은 언제나 꺼려진단 말이지. 녀석들, 자기들끼리 벽치고서 살면될것을 왜 우리멤버를 건드린거야?"
-그들로써는, 우리가 건드릴만 하다고생각했으니 건드린거겠지. 보여주라고 유리아. 우리들중 단 한명의 멤버로 녀석들을 부숴버릴수 있다는걸 말이야.
유리아의 뇌리에 묵직한 남성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아아.. 이목소리는.. 마르크님? 탄탄한 가죽소파에 앉아서 고급시가나 빨면서 쾌적하게 감상중이셔서 그런지 목소리가 경쾌하시네."
마르크라 불린 남자는 걸걸한 목소리로 웃었다.
-크하하핫. 현실은 맛대가리없는 기내식을 먹으며 출장중일뿐인 나에게 너무 짜증내지 말라고. 네가 간부시험을 친다길레. 걱정되서 연락한 거니까.
"하..하..하.. 그거참 뭐랄까.. 어...음.."
-이런..왕녀께선 이정도 농담도 받아주지 못하는건가.
"뭐. 시답잖은 대화나 하려고 머리를 굴리는것보단 검한번 휘두루는게 재미있으니까. 그나저나 굳이 섬멸해버릴것까지야있어? 제기능을 못할정도로만 밟아버리면 되는거잖아."
-세계전쟁때 수많은 생명을 빼앗으며 아버지의 황국을 건립하신 분께서 앙탈이 심하시군.
"난 그저 내몸을 지키기위해 싸웠던것일 뿐이야. 처음부터 나라를 만드는것 같은건 관심이 없었다고. 어렸을적엔 공주님소리 들으며 사는게 기쁘기는했지만 이젠아냐.. 내가한짓에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있는중이라구."
-사춘기인가.
"죽을래."
-그렇다면 이번 시험에 참여한 이유가 뭐지?
"뭐있나 간부가 되기위해서지."
-그렇다면 스콜피온을 섬멸시켜라.
"하아..너란놈은 융통성이 없는거냐? 저쪽이 먼저 건드렸다. 라는명분은 분명 좋은것이지만 그렇다고해서 수천명을 학살한다면 세계가 우릴 어떻게 보겠어? 다시는 까불지 못할정도로. 공포가 무엇인지 보여주기만 하면 될뿐이잖아."
-유리아..저들을 너무 얕보고 있군. 게다가 이건 전쟁이다. 적군의 안위따윌 생각하다간 네 사체를 온전히 건지지못할수있어. 우리들 지사 한군대가 날아갔다. 저런미친놈들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클래스5이상의 능력자가 절반이 넘고 텔레포터가 30명이다.
"클래스는 상관없지만. 텔레포터가 30명이라니..이거 좀 짜증나는데. 이번임무가 끝나고 간부가 되고 나면 네 프라이빗 제트를 300조각 내주지."
-어이어이...
"이만 회신을 끊는다."
-하아..스콜피온의 조직해체정도로 미션내용을 바꿀테니까 봐달라고. 네실력에 이정도 조건이라면 거저먹기겠지.
"응. 오케이! 고마워 마르크~"
참으로 명랑한 태세전환.
회선이 끝난후 마르크는 시가를 입에 대었다.
"후우~"
보랏빛으로 타오르는 '나인풀프레'로 만든 최고급시가의 연기를 내뿜는다.
일반적인 담배 특유의 불쾌한 냄새는 전혀 나지않고, 기분좋은 느낌의 수증기냄새가 성층권을 비행중인 어느 비행기의 퍼스트클래스석안에 감돌았다.
짧지만 숱기가 많은 진한갈색의 3:1 가르마펌, 턱선의 털이 수염과 연결된 멋드러진 스타일의 40대쯤으로 보이는 척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정장을 입은 남자.
폭력집단의 수장과 같은 느낌의 중후하고도 위험해보이는 느낌과함께 어딘가 호감이 가는 인상의 얼굴을 지닌 남자는 무게가 느껴질것만같은 갈색눈동자를 지녔고 우람한 체격을 가졌다.
락 마르크.
하프헤븐의 CFO(최고재무담당인)인 그는 하프헤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재무및 비즈니스를 담당하고있는 7클래스의 파워계열 초능력자이다.
한창 시가를 피우는데 열중이던 마르크는 시가를문체 창밖의 어딘가를 응시했다.
그의 동공은 지구의 지평선 너머 보이지않는 장소를 향해있었지만 확실한 무언가를 캐치하고있었다.
"....모쪼록 승리하시길. 승무원 여기 제대로된 와인좀 가져와 보게. 분명 내가 사둔게 어디 짱박혀 있을꺼야."
성층권을 가로지르는 태양을 조명삼은 비행기는 순조롭게 목적지를 향해 날아갔다.
하프헤븐.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능력자들이 모여 만든 사교클럽.
딱히 목적을 가지고 활동하는것도 아니고 자유분방한 모임이라 그런지 클럽인지 그냥 이름뿐인 곳인지 구별이 잘안가는 여기에도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룰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수장인 시조의 직접명령을 제외한 중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할때에 간부끼리 하는 투표다.
이 투표에서 간부중 한명이라도 기권하거나 반대표가 나온다면 그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고 파기되어버린다.
유리아가 '하프헤븐'에 들어간 본질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목적이든지 만장일치로 결정된 프로젝트는 반드시 컴플리트 해버리고야마는 하프헤븐의 간부가되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것은 곧 세계에 대한 지대한 영향력을 가진다는것과 마찬가지니까.
그 소기의 목적을 위해 유리아는 지금 전장에 나와 홀로 적대세력인 스콜피온과 싸워 그들을 무찔러야 한다.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절반이 5클래스의 능력자로 구성된 세상이 보기엔 강력한 군대지만 유리아는 전혀 위축됨이 없었다.
"그럼. 시작해볼까."
스르르릉-
허리춤에 차고있던 아름다운 검집에서 뽑혀나온 검역시 전혀 밋밋하지 않다.
검정색 꽃문양이 그려진 동그란 가드에서 뻗어나온 외날의 검신은 색을 입힌느낌이 아니라 원래 금색인듯한 검등부분에 벚꽃문양이 적당히 세겨져있고 검날과 이어지는 부분이 검정색 선으로 나뉘어져있다.
반달모양으로 마무리되어있는 검끝은 겨눠지는것만으로도 베일것 같다.
유리아는 칼자루를 쥐고있던 손에 힘을 더해서 가로방향으로 크게 휘둘렀다.
벚꽃잎 모양의 살구색 검기가 궤적을 따라 생겨나더니 양갈래로 나뉘어져 불꽃잎이 감도는 불기둥이 만들어졌다.
쿠쿠쿠쿠-..
불기둥 주위의 공기가 떨리면서 아지랑이가 사르르르 피어나 후끈거림이 시각적으로 나타났다.
그런던 말던, 스콜피온의 병사들은 달려오던 속도를 늦추지않았다.
상대가 한명이라 할지라도 전력을 다하겠다는 태도였다.
딱히 특별한 진영을 갖추지 않고 우루루루 몰려오고 있지만 어디서 불덩이가 떨어지고 땅바닥이 갈라지며 공간이 뒤틀릴지도 모른다.
상대가 진영을 갖추어가는것을 기다릴 이유가 없는 유리아는 그녀의 능력. 섬화를 구현시켰다.
붉은 단풍잎의 색으로 물들은듯한 기운이 몸주위로 아무렇게나 뿜어져 나왔다.
그녀가 서있는 땅바닥이 열을 받으며 붉은색으로 가열되어간다.
한발짝,한발짝 내딪을때마다 발밑의 바위가 쩍쩍 소리를 내며 금이 갈 정도의 온도.
처음부터 출력을 높여 상대할 요량.
그녀는 그대로 점프해서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것만으로도 하늘을 날수있는 능력자와 원거리를 공격할수 있는 능력자만을 상대하는것으로 전투의 대상이 줄어들게 되는것이다.
물론 공중에서의 행동제약따윈 문제가 되지 않는 유리아 였다.
공중에떠서 달려오는 그들을 잠시 바라보고있는사이, 다섯명이 한팀으로 구성된 텔레포터들이 위와 뒤, 옆, 아래에서 나타났다.
"텔레포터라는 귀중한 인력을 벌써부터 움직이다니, 생각이 있는거야?"
유리아는 섬광화도(閃光花刀)를 일순간 5번 휘둘러 사방의 적들을 무참히 베어버렸다.
검날이 한번 지나간후 사람의 형체를 찾을수 없게되버린 검은색 덩어리 10개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폭발했다.
사망후에 몸이터져버리는 능력자 따윈 없으므로 당연히 그것들은
"당연히..그냥 페이크다."
유리아는 시야에 방해가되는 연기에서 빠져나와 빠른속도로 지상으로 낙하했다.
불기둥을 만들어서 영역확보를 해둔것이 유효하게 작용해 안전하게 지상으로 낙하할수 있었다.
터업. 몸을 숙여 손을 지면에 짚은후,
"하앗!!"
깜빡 하는 순간 천여명의 군사들 사이로 섞여든 유리아가 검을 휘둘렀을때 이번에야말로 절단면에서 붉은색깔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크아아아악!"
"내팔! 내팔!"
c5의 초능력자가 천여명이 된다한들 표적을 맞추기위해선 계산과 조준을 해야하는데, 거의 순간이동수준으로 빠른 유리아의 이동속도는 인간의 동체시력정도는 아득히 능가하기 때문에 엄청난 통증에 정신이 퍼뜩 들어보면 본래의 위치에서 분리된 자신의 신체를 보게된다.
"절단면부터 타들어가게 만들어버릴수도 있지만..역시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그건좀.. 우리들의 평판에 안좋은소리가 섞일지도 모른다구."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전투불능이 되버린 능력자들은 저절로 워프되어 버리고 전장의 함성소리는 더욱 커졌다.
유리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눈앞에 보이는 전튜슈트군단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콰앙.
으드듣드득.
콰직.
지이이잉. 붸에엥.
서----걱.
화르르르르..
모든종류의 소음이 타오르는 소리와 함께 소멸된다.
정면에서 적두명이 양팔에 회오리 바람을 머금고는 달려온다.
그뒤로 초에너지파동이 3발. 차력계 능력자에의해 날아오는 집체만한 쇠덩어리 하나가 빠른속도로 떨어지고있는상황.
서있는 바닥은 이미 접착제처럼 변해버렸기때문에 섬화의 뜨거운 불꽃으로 용접시켜서 디뎌야만 한다.
그녀가 한발한발을 내딛는곳의 땅은 불꽃이 잠깐일더니 평평하게 변하고서 더이상 흐물거리지 않게되었다.
유리아는 슈트의 제트를 이용해서 날아오는 능력자들을 향해 섬광화도를 횡으로 크게 베어내렸다.
금속성 물체가 잘려나가는 소리, 그중에서도 가장 시끄러운 사람의 비명소리가 울렸지만 이내 타들어갔다.
그녀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가 없고 유일한 전투의 흔적이라면 텔레포터의 기습으로 인해 어깨부위가 찢겨나간 상의뿐이다.
"후..바보같은것들이 상대도 안되면서 돌진해대기는.. 몇명이나 죽인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좀 그만하자!!"
그러는 사이에 총탄과 대공포, 레이저빔이 유리아에게 퍼부어졌다.
콰콰콰콰콰쾅.
영화에서 나오는 전쟁영화의 소음따위는 상대도 안될정도로 실제로 땅바닥이 부숴지는 소리는 컸다.
단 한명의 인간에게 현대기술이 집약된 커다란 빌딩하나가 박살날 정도의 공격이 가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어오른 먼지를 날려버리고서 멀쩡한 몰골로 적들의 앞에 유리아는 꼿꼿이 서있었다.
괴물.. 차원이 다른 존재. 감히 상대할수 없는 무언가. 인간의 병기가 통하지 않는 유사(類似)신(神). 초월자.
최선의 공격까지 먹혀들지 않자 스콜피온들은 그녀의 위용에 겁먹어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
"거기까지다."
그때, 두꺼운 목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공중에서 보랏빛 방망이가 나타나더니 유리아를 강하게 내리찍었다.
퍼어억.
"크읏..!"
공기가 터지며 충격파를 만들어낼정도의 위력. 유리아는 그대로 20여미터를 날아갔다.
"아야야야..."
유리아는 불꽃으로 몸을 감싼체 보라색 봉을 들고있는 온몸이 돌같은것으로 감싸여져있는 남자와 거리를 벌렸다.
"아-아-. 좀더 머~얼리 날아갈줄 알았는데, 꽤 많이 나가는 아가씨였군."
쉬이이..
그녀의 열기로인해 붉게 달궈진 돌바닥위로 복숭아뼈에서 나오는 피가 떨어지며 증기를 만들어냈다.
검으로 막아낸 공격의 충격을 땅바닥으로 흘려보내려고 했지만 버티지 못한 발목뼈가 아작나버린 것이다.
덕분에 온몸이 저릿저릿했지만 유리아는 아랑곳하지않고 물었다.
"뭐가 꽤 많이 나간다는거야?"
"당연한걸 묻나. 체-"
"그이상 말하면 진짜 죽인다."
금빛궤적이 나타난 거한의 목을향해 엄청난속도로 전개되었다.
츠즈즈즈.
남자는 봉을들어 그것을 쳐낸뒤 거구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을 보이며 거리를 벌렸다.
착지하면서 보라색 봉을 땅바닥에 내리찍자 스콜피온의 병사들이 일제히 차려 자세를 취했다.
"나는 스콜피온의 대장. 드윈이라고한다. "
단단해보이는 인상에 스크레치된 눈썹. 앞머리를 한올도 남기지않고 뒤로넘겨 레게머리를 한 헤어에 회색 나시티를 입어 울긋불긋한 근육이 온전히 드러내고있는 남자다.
"... 발목뼈가 나간거 같은데 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다니. 과연 섬광12 시리즈중 하나인 섬광화도의 주인 섬화(閃火)의 공주답군."
"흥. 몸이 가벼워서 말이야. 불꽃을 타고 훨훨날수도 있다."
"너..무슨 컴플렉스라도 있냐."
"알, 알게뭐야. 최근 다이어트 중이었단 말야! 맛있는것도 안먹으면서 열심히였다구."
피가 주르륵 흐르던 유리아의 복숭아뼈부분은 어느세 아물어서 원래의 새하얀피부로 돌아왔다.
그녀는 어정쩡했던 자세를 똑바로 했다.
"아-그러셔. 그래서 뜨겁고 건조한 이곳을 운동장소로 선택한것은 이해하지만 모래바람이 자주 날리는 곳이라서 트레이닝의 장소로는 비추천이야."
"아-그래? 아무것도 없어서 오히려 마음놓고 트레이닝-하기에 딱 좋을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유리아는 섬광화도(閃光花刀)에 자신의 불꽃을 주입시켰다.
그러자 도격(刀格)부분에서 백색 열기가 올라와 검등의 금색부분을 타고서 검끝까지 열기의 파동을 전달했다.
그라데이션 스포트라이트처럼 열기가 지나가는곳마다 금색 검등에 수놓아진 분홍색 꽃잎들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유쾌한 리더씨. 미안하지만 나와의 대화는 오늘로 마지막이야."
"농담좀 한것에 대한 대가치고는 너무하군. 이곳은 내가 맡는다. 너희들은 전원 귀환해서 상처를 치료하도록 해라. 상대는 숫자로 어찌할수있는 상대가 아니다."
"예!"
드윈의 발언은 스콜피언에 있어서 절대적인듯, 두마디이상 나오지 않았다.
드윈의 등뒤에서 푸른색 워프라이트가 하늘로 치솟았다.
이곳의 지하에 워프 스테이션이 매장되어있다는 의미다.
"뭐 딱히 원한이 있는건 아니지만 여기의 간부가 되기위한 미션이 홀몸으로 단체하나를 박살내는거라서 말야."
유리아는 30보정도 거리에 있는 드윈를 향해 횡으로 검을 겨누었다.
"섬천(閃天)!"
정직한 허공 횡베기였지만 드윈의 살갗이 사선으로 찢어지며 핏방울이 세어나왔다가 증발했다.
마치 서로간의 거리가 없다는듯한 현상.
하늘에 떠있던 구름처럼 반토막나지않은것에 의아하다는듯이 고개를 까닥 기울인 유리아는 검신에서 타오르는 노란색 불꽃을 드윈에게 날렸다.
반원모양의 금색열체(熱體)가 공기를 덮히며 드윈에게 날아갔다.
드윈은 보라색 기운이 감도는 봉에서 똑같은 에너지탄을 날리며 대응했다.
화르르륵.
터져나온 불꽃사이로 드윈이 기세좋게 튀어나오며 유리아에게 봉을 휘둘렀다.
그리고 위로 올려치고 한바퀴돌아 유리아의 옆구리를 향해 휘둘렀다.
그녀는 아랑곳하지않고 쾌속으로 움직여 마찬가지로 드윈의 옆구리를 벤다.
먼저 휘두른 드윈보다 유리아의 칼날이 더빠르게 드윈의 옆구리에 근접했다.
'이건.. 피할수없다.'
그러한 생각을 하고있던 유리아에게서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커헉."
묵직한 느낌과함께 하늘로 떠오른 그녀는 지상에서 일어난 일을 보기위해 고개를 돌렸지만 그것은 실수였다.
눈부시게 빛나던 태양을 가리며 드윈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빨을 앙깨물며 능력과 자신을 동화시켰다.
보라색창이 불꽃화된 그녀를 꿰뚫었다.
"화옥(火獄),화해(火海)."
낭랑한 목소리가 공간을 울리자, 드윈은 그대로 불꽃에 삼켜졌다.
공중에서 타오르는 불의 장판에 서있는 유리아.
보라색 인형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후우..후우.."
터억.
"이렇게 많은 연산을 초단시간안에 해내다니.. 상대해보니 알겠는데, 역시 네능력에 내 공격은 닿지않는 모양이군. 이거 연산력이 누가먼저 바닥나냐에 걸린 승부같은데."
드윈는 화염의 바다에 서있는 유리아에게 봉을 쳐들며 외쳤다.
흔들림없는 드윈과 달리 유리아의 표정은 좋지못했다.
'큭. 뭐야 저녀석. 내 검을 피했다고? 아니 그보다 방금 그 공격.. 피했다기보단 순간이동 한거같았어.. 섬천이 먹힌걸 보면 물리공격이 통하지 않는 타입은 아니.'
"데스 스피어 레인."
"...?"
유리아는 머리를 뒤로 숙였다. 작열하는 태양빛을 덮어버리는 수만개의 창들.
"단순히 갯수를 늘리는것쯤은 특별한 연산력이 필요하지 않지. 저것들은 그냥 숫자만 많아도 충분히 강하거든.'
"흥. 불꽃자체인 나한테 막무가내로 공격해봤자 통하지 않는다는걸 알텐데?"
드윈의 눈초리가 매섭게 좁아졌다.
"과연 그럴까나?"
"흥. 공격한다 하더라도 네창과 내검. 누가 먼저 상대에게 닿을지, 승부해보겠어? 무슨수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 몸이 안움직여.'
활활타오르던 불꽃이 사그라지며 유리아가 추락했다.
"승부가 났군. 데스 스피어 레인."
드윈이 죽음의 창을 컨트롤했다.
드윈의 클래스로는 역시 다수의 창을 컨트롤하는것은 힘든듯, 총알처럼 빨랐던 좀전과는달리 보라색 창들은 중력가속도에 따라 자유낙하를 했다.
그러나 행동불능상태가된 유리아는 자신을 노리며 떨어지는 검은색 창들을 바라볼수밖에 없었다.
방금전 근접전을 펼쳤을때, 유리아에게 먹혀든 한방. 그것이 능력의 유효타로 적중한것이다.
패럴리시스란 물질을 경직화 시키는 능력으로 공기중에 떠돌아다니는 어떠한 분자, 그것이 공기 그자체라도 굳어버리게 만드는 능력으로 발동조건은 보라색 기운에 접촉시키는것이다.
그것을 응용한다면 창따위를 만드는것은 식은죽먹기다.
섬천에 당한 드윈의 몸이 바로 두쪽나지 않은것도 뇌가 기능을 멈추기 전에 자신의 몸을 경직시켰기 때문이다.
특정 대상에대한 연산도 아니고, 자기자신에 대한 즉결 연산은 딜레이가 0에 수렴하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순간이동한듯한 모션은 패럴리시스를 응용해서 정지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킬때 나타나는 순간적인 파워를 이용한것.
인간의 육체라면 자신에게도 대미지가 들어오기때문에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유리아와 싸우기위해서 무리하는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않는 당연한 것이다.
그녀라면 자신보다 하위 클래스의 능력자의 패럴리시스를 10초안에 풀어버릴수 있지만 그전에 수백개의 차에찔려 죽게 될것이다.
드윈의 콧구멍 양쪽에서 패럴리시스로 굳혀놓았던 피가 흘러나왔다.
순간이라고는 하나 뇌를 포함한 전신이 베어진 영향탓이다.
꽤나 큰 충격을 받은듯 드윈은 돌바닥에 털푸덕 않아서 몸이 굳은체 십여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는 유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는 치아를 보이지않고 입술만을 늘리며 웃었다.
자조적인 웃음. 결코 싸움의 승자가 지을만한 웃음이 아니다.
그저 힘에 부친듯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큭..!@#!$..."
바람에 묻힐듯이 작은 중얼거림.
보라색 창이 그녀의 봉긋할락 말락한 가슴에 닿으려고한 순간이었다.
창끝과 피부의 거리는 그야말로 세탁탭에 쓰여진 섬유의 굵기정도.
부드럽고 딱딱한 물질의 접촉면에서 붉은것이 튀어나왔다.
붉은것들은 분수터지듯이 피어올라 기세좋아 유리아의 주변으로 흩뿌려졌다가 넘실거리는 아지랑이를 만들어낸다.
화륵- 하고 무엇인가 점화되는 소리가 나면서 공기중으로 열기가 전파된다.
보라빛으로 넘실거리는 수백개의 창들이 바스라지며 사라지고 천지는 순식간에 새빨간 불꽃에 휩싸였다.
"적열지옥(赤熱地獄)."
파아아아--.
공간이 울렁이는듯한 파동이 유리아에게서 나오더니 그 울렁임이 전달되는 곳마다 화염이 타올랐다.
"타임패럴러시스."
"소용없다 자식아!"
터업.
"끄악."
어느센가 지면에 착지한 유리아가 순식간에 드윈에게 다가와 명치에 손바닥을 대었다.
둘의 위에는 빨갛게 타오르는 화염이 천천히 쏟아져 내려오고 있다.
"너같이 막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녀석한테 힘을 개방하게 될줄은 몰랐어. 이제곧 가겠지만 말이야. 어때, 저것보다는 부드러운 내 손에 죽는게 더 낫겠지?"
저항하려한다면 저항할수 있지만 그것은 내장이 다타버린자의 연명수단일 뿐이다.
유리아가 손을 대었을때, 이미 초능력을 사용하지 못할정도의 내상(內家)을 입힌것이다.
"남은 녀석들은 살려줘라. 우리는 분명 부산항에서의 거래때 너희들에게 훼방을..아니, 아예 망쳐버리긴 했지만 그런 평범한 아타셰케이스에 담긴것이 그런 엄청난 물건일줄은 정말 몰랐다고."
입주변으로 피를 주륵주륵 흘리면서 말도 잘하는 드윈이다.
"엄청난것..?"
"뭐야. 너정도의 인간에게도 전달되지 못할정도의 물건인것인가. 칫, 죽을만도 하구만."
"어이, 자세히 말해보라고."
"아아, 흔들지마. 내장이 죄다 섞여지는 느낌이라고. 신경회로를 패럴러시스시켜서 겨우 참고있는중이구만. 꿀럭."
"...흥 뭐됐어, 내 일은 여기서 끝이다."
머리체를 잡았던 손을 놓고서 거슬린다는듯이 천천히 떨어지는 새빨간 불덩어리들을 바라봤다.
후룩.
그것이 유리아의 손짓한번에 사라져버리고 맑고 푸르른 하늘이 나타났다.
"아아, 좋은 날씨로구만. 퉤에엣."
하늘을 향해 뱉어진 침은 유리아의 얼굴로 떨어지기 전에 증발했다.
"...?"
드윈은 땅바닥에 엎어져 영문모른체 유리아를 바라봤다.
"영문모르겠다는 표정이네? 내가 하프헤븐의 간부. 정식멤버가 되기위한 조건은 스콜피온이라는 조직의 해체. 단지 그것뿐이니까 굳이 죽일 필요는 없는거잖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자비로우신 공주의 은총인가. 터무니가 없군."
"뭐, 내가좀 공주병이지. 너와 싸운건 단순한 몸풀이일 뿐이었어. 나참, 몸풀이에 죽을뻔 하다니 모처럼의 간부시험인데 이러면 곤란하다고? 진짜 곤란한 건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지만."
"훗. 눈치챈건가. 젠장, 괜히 나와서 너랑 1:1로 싸운건 정말 손해투성이였군."
드윈은 냉소적인 웃음을 지었다.
"처음왔을때부터 알고있었어. 굳이 싸움을 건건 뭐랄까.. 재로 만들어 버리기전에 주인에게 얘기하는게 예의같아서."
삐삐빅-
삐비빅- 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삐-
끼이이이이이이이잉-콰지지직 콰득콰득 콰직.
돌바닥에서 의미불명인 기계음이 들린다 싶을 무렵, 갈라지고 박살나더니, 검은색 물체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
콰아아아아아..
"하아.. 일을 꼭 이렇게까지 키워야 겠냐. 너, 내 자비심을 너무 과대평가하는거 아냐?"
"봐달라고 공주. 나같은 서민이 인생전부를 바쳐서 만들어낸 이 걸작을. 고작 너희들의 거래를 방해했다고 해서 잃을 순없잖아?
"너를 서민의 범주에 넣는건 좀 아니지않..우-앗!"
쿠쿠쿠쿠쿠쿠쿠-
바람에 나부끼는 흑발을 매만지는 흑안소녀. 그녀의 발밑에 있는것은 아스팔트에 노란색 페인트로 그어진 비행 유도선이다.
길이 30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플라잉 배틀쉽 한척이 드넓은 황야에 흙먼지를 일으키며 떠올랐다.
부스러기가 모두 떨어져 나가자 선미에는 한마리의 전갈마크와 스콜피온이라는 문구가 보였다.
"대단하잖아 이거.. 이러니 하프헤븐이 나설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구만."
"이 플라잉쉽에는 텔레포트 스테이션이 설치되있어서 허가된 자라면 플라잉쉽의 어느곳이든지 일순간에 갈수있지. 어디, 한번 쫓아와 보라구."
"술래잡기라. 유치한 놀이 할것없이 그냥 이 배를 태워버리면 될거같은데."
유리아는 섬광화도를 들어올렸다.
"...?"
'불꽃이 나오질 않아...?'
칼을 들어올린체 멍하니 있는 유리아를 보면서 드윈이 낄낄거렸다.
"푸하하핫. 이세상 어느전함이 능력자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단 말이냐. 뭐, 내가 만든 이 전함은 특별한것이 추가되어 있지만 말이야 하하핫."
자기가 만든 걸작에 대해 소리높여 떠들어 대는 분위기 없는 장인처럼 드윈이 말했다.
"이정도 전함이라면 당연하잖아. 리얼제네레이터가 기동중이라고."
"뭐.. UN의 독자장치를 대체 어떻게 입수한거지."
"그에대한 우리들의 멋드러진 무용담에대해 설명하자면 시간이 너무걸려."
"그런가."
최초의 초능력자이자 창조능력자인 시조가 이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는 이유.
국가와 정부, 비능력자, 저능력자들의 최선의 보호장치이자 세계를 유지시키는 최후의 시스템.
어느나라의 신원불명인 연구원이 만들어낸 리얼제네레이터는 현신을 뛰어넘는 힘인 초능력을 배재하고 본래의 현실계에만 존재하는 힘만을 작동하게 만들어주는 물질이다.
정품. 공식적으로 제조되는 리얼제네레이터 한개당 그 효과가 적용되는 범위는 반경 1km이지만 초능력을 무효화 하거나 막아주는 기능이 있는것은 아니다.
즉, 에너지파-를 쏘는 초능력자가 1km밖에서 리얼제네레이터를 저격했을경우 제네레이터는 박살이 난다.
특수목적으로 제작된 리얼제네레이터는 사물이나 사람에게 적용되어 초능력에대한 완전저항력을 가질수도 있게 해주는 기능이 있어 건물이나 수갑, 경찰,군용 탄환및 무기에 사용된다.
다만, 영혼과 정신뿐만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재구성된 3차 각성을 거친 신인류라 불러도 좋을만한 신체구조를 지니고 있으니 딱히 능력을 사용할수없게 되었어도 무지막지하게 강하다는게 정평이다.
유리아가 단념하고 검을 내렸을즈음에는 이미 드윈은 사라져있었다.
단념했다는것은 임무를 포기했다는 의미의 것이 아니라 편하게 흘러가지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느긋했던 감정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하아. 뭔가 커다란게 지하에 묻여있길레 뭔가 했는데 설마 이런 천공 군함일 줄이야.. 게다가 녀석들 이걸 직접 제작한건가?"
후우우웅-
군함은 일상이라는 느낌으로 유유자적하게 하늘위를 저속 비행중이었다.
꽈악.
흑발의 소녀는 매만지던 머리카락 대신 검을 다잡았다.
'내가무슨 소설지에 나오는 칼잡이도 아니고. 능력을 쓰지못한다면 사람을 죽지않게 베는것은 불가능해. 어째서 저속비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둔다면 놓칠게 뻔하다. 지금 놓치게되면 아마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나서야 만나게 되겠지...'
"이런 군함을 보유하고있는 녀석들이 용케도 잠잠하게 살았군."
하프헤븐의 시험이고 자시고 이런 거물이 눈앞에 드러난이상 물러설수 있을리가 없다.
푸르스름할 정도로 날카로운 섬광화도의 칼날에 자신의 눈동자를 비추던 유리아는 하늘을 떠다니는 군함의 갑판 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단편연재 칼라트라바 하프헤븐 <유리아 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