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유행된 적이 있다.
2002년 월드컵 무렵이었다.
붉은 악마 티를 입고 광화문에 모여 목이 터져라고 '필승 코리아!'를 외쳐대던 때였다.
그 바람에 4강까지 올라갔는지도 모른다.
무슨 일이든지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빈 말은 아닌 모양이다.
우선 관심을 두고서 계획과 전략을 짜서 몰두하여 전력질주하면 안될 것도 없다.
나도 처음에는 북극이 나와 무슨 상관인가? 하고 별 괸심이 없었다.
그러다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북극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북극을 일단 가 보아야 북극에 대하여 글을 한 자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과 같이 그렇게 해서 쇄빙선 아라온호가 2010년 처음으로 북극탐사를 갈 때
동행을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가 2013년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할 때
책임자로 북극항로(NSR)을 성공리에 횡단하게 된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처음 열린 것은 2007년이었다. 2007년은 북극해빙이 2012년 다음으로 두번째로 많이 녹았던 해이다.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단코스로 러시아의 시베리아 연안을 통하는 북동항로(NSR)와 캐나다 연안을 통하는 북서항로가 있다. 북서항로는 작은 섬들이 산재해 있고 또 두꺼운 얼음조각들이 항로를 막고 있어 통행하기가 쉽지 않다.
옛날부터 북극항로를 개척하려고 유럽 여러나라에서 수많은 노력을 기울려왔었다. 그 중에서 북극항로 탐험에 나섰던 영국의 귀족 프랭클린경이 이끄는 탐험대 129명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전원 몰사하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북극항로가 열리자 처음으로 통과한 선박은 독일의 벨루가 쉬핑사 소속의 프래터니티호와 포 사이트호였다. 둘 다 중량물 운반선인데 우리나라 부산항에서 화물을 싣고 블라디보스톡에 잠시 들렀다가 베링해를 거쳐 NSR을 통과하여 유럽의 간문인 로텔담에 입항했다.
사실 나는 벨루가에 대해 그때까지만 해도 잘 알지 못했다.
무슨 고유명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북극에 사는 흰고래의 이름이었다.
얼마전 롯데월드 아쿠아룸에 있던 12살배기 벨루가가 죽었다고 한다.
2016년 4월에도 5살배기 수컷이 폐사한 바 있다. 벨루가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 '관심필요'종이라고 한다.
북극곰도 지구온난화로 북극얼음이 점차 줄어들자 먹이감인 물개등의 개체수 감소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사냥을 금지하고 있다.
고래는 수염고래와 이빨고래로 나뉘는데, 벨루가는 이빨고래중에서도 돌고래, 범고래,상괭이 일각고래와 더불어 참고래상과에 속한다. 주로 북극 근해에 살지만 철따라 멀게는 6천km나 이동하며 산다고 한다.
이런 동물을 좁다란 수조에 가두어 놓으니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롯데아쿠아룸에는 벨루가가 한 쌍으로 있다가 수컷 한마리가 죽고 이제 암놈만 한마리 남았다고 한다.
얼마나 오래 견딜지 두고 볼 일이다.